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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11화 (11/111)

11화

나무 위에서 뛰어내린 승현은 처음으로 동화를 사용했다.

그러자 승현의 뒤로 진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승현이 움직일 때마다 검은 잔상이 남았다.

‘이거 상당히 마력을 잡아먹네. 거기다 지속적으로 마력을 소모해.’

동화를 사용한 승현의 첫 감상이었다.

하지만 뭔가 몸이 아주 가벼워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승현은 뛰어내리는 중간에 그림자밟기를 사용해 일행들이 상대하는 리자드맨 뒤로 이동했다.

갑자기 나타난 승현에 놀란 링첸 파티의 딜러들이 멈칫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승현은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는 리자드맨의 목에 그대로 단검을 꽂았다.

푹!

아직도 일격필살이 적용된 상태라 단검이 빠져나오며 살점을 뜯어갔다.

그 상태로 한 번에 즉사 판정을 받은 리자드맨이 쓰러지며 사라졌다.

“조심해!”

그때 승현의 뒤를 점한 리자드맨이 도끼를 들어 내리찍었다.

육감을 통해 이미 그 사실을 어느 정도 잡아낸 승현은 이번에는 이면 지배를 사용해 리자드맨의 그림자로 벽을 세웠다.

쿵.

‘좋았어!’

생각대로 그림자로 만들어진 벽은 리자드맨의 공격을 거뜬히 막아냈다.

한 번 생겨났던 벽은 제 역할을 하고 사라지고 승현은 무극검법을 상용해 리자드맨의 몸통을 절단했다.

그러는 동시에 페른의 독니는 옆에서 달려드는 리자드맨의 다리를 찔렀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나중에 가면 더 많은 것들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걸 아는 승현은 연습 차원에서 더욱 단검을 사용했다.

요리조리 춤추는 단검과 마치 축지법을 쓰듯 리자드맨의 사이사이로 나타나는 승현은 리자드맨에게 치명상을 남겼다.

승현의 검에 베이면 살점이 함께 떨어져 나갔다.

그로 인해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상당한 데미지를 입힐 수 있었다.

눈 깜박하는 사이에 다섯 마리의 리자드맨을 처리한 승현을 보며 입을 벌린 링첸의 파티원들은 이내 정신을 차린 링첸에 의해 다시 움직였다.

“저분을 도와서 리자드맨을 처리합시다!”

“예!”

링첸의 파티가 합류하자 리자드맨 처리에 속도가 붙었다.

동서남북으로 등장하며 시선을 끄는 승현 덕분에 쉽게 리자드맨을 처리할 수 있게 된 파티원들과 링첸은 하나씩 리자드맨을 상대했다.

그러면서 탱커들의 방어를 받은 마법사들이 마법을 날리면서 상황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승현은 소란에 몰려든 세 마리 정도가 남았을 때 모든 기술을 해제했다.

무극심법에 의해 천천히 마력이 채워지는 걸 느끼며 마법사들 근처로 간 승현은 포션을 꺼내 마력 회복에 속도를 붙였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단하시던데요? 대체 레벨이 몇입니까?”

“그보다 무슨 기술을 익히신 건가요? 혹시 히든 클래스?”

상황이 종료되는 듯 보이자 탱커들과 마법사와 사제들이 인사와 질문을 해왔다.

승현은 그저 작게 미소를 지어보이는 걸로 답을 대신했다.

“휴우, 감사합니다. 도움을 주신 덕분에 전멸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아니요. 사실 도와드릴지 망설였거든요.”

“후후, 그러신가요? 전 링첸이라고 합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중국에서는 나름 유명인이라고요?”

“최승현입니다.”

“아······!”

이름을 밝힌 승현에 다들 놀라움을 표현했다.

가장 먼저 테스트 서버를 통과한 것도 모자라 압도적인 기록을 세운 한국의 유명 프로게이머.

게임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인기 절정의 게임 판타지아를 모를 수가 없다.

그런 판타지아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불가능이란 SSS급 스킬을 선보이며 은퇴를 선언한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

그가 보인 스킬과 컨트롤 능력은 대대로 화자가 되었다.

게이머 중에서 새로운 역사를 남겼다고 평가되는 인물이 바로 승현이었다.

링첸은 승현의 이름을 듣고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청했다.

“정말 팬이에요! 승현 님의 놀라운 실력에 반했습니다.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신 데에는 역시 다 이유가 있었군요.”

“하하, 링첸 님이 제 팬이라니 영광입니다.”

“저야말로 영광이죠. 판타지아 유저라면 모두 전설을 쓰신 승현 님의 팬일 겁니다.”

링첸의 칭찬에 승현은 기분이 좋아졌다.

다른 이들도 승현을 알아보고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그들과도 일일이 통성명을 나눴다.

유명 스포츠인부터 연예인 등 다양한 직업에 다양한 인종의 파티였다.

하지만 한 가지가 있다면 다들 현실에서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이들이라는 점이다.

“다들 어쩌다 이렇게 파티를 결성하신 겁니까?”

“아, 다들 저와 인연이 있어서요.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답니다.”

과연 세계적인 스타인 링첸이라서 그런가.

이 많은 유명인들과도 다 친분이 있나 보다.

“그렇군요. 그러면 이곳까지는 왜 오셨는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승현의 질문에 다들 링첸에게 시선이 향했다.

“제 직업과 관련이 있어서 이렇게 모이게 되었습니다.”

“직업이요?”

“제가 베타테스트 때 특별한 직업을 하나 얻었거든요. 그 직업 임무 중 하나로 검 하나를 얻기 위해 다들 여기까지 온 겁니다.”

“아아, 그러시군요.”

드래곤을 벤 무명의 검사가 검제였나 보다.

그리고 용살검은 아마도 검제의 검일 확률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니 왜 이전에 링첸이 용살검을 늘 가지고 다녔는지 알 수 있었다.

직업 관련 무기라면 전설적인 등급 이상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터.

승현은 그 말을 듣고 용살검에 대한 미련을 깔끔하게 버리기로 했다.

이미 임자가 있는 검을 노릴 정도로 탐욕스럽지도 않고 전설적인 등급의 아이템은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여기를 제외하고도 확정적으로 28곳이나 더 있지 않은가.

그중 자세히 알고 있는 것만 해도 4개나 된다.

승현은 선뜻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승현 님께서 도와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겁니다.”

링첸은 승현의 도움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이미 풀파티를 이류고 있는 탓에 승현은 따로 움직이기로 했다.

함께 이동하길 얼마.

[리자드 왕국에 입장합니다]

특수 필드에 입장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메시지를 본 링첸 파티는 모두 긴장한 듯 말수가 부쩍 줄었다.

“아마 필드 보스가 나타날 겁니다. 대부분 보스를 처리하면 모인 몬스터는 자연히 흩어지니 보스가 등장하면 딜러는 보스에게 딜을 집중하세요.”

승현은 간단한 충고를 해준 뒤 먼저 앞으로 나갔다.

그러면서 한 가지 말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되도록 기술서는 제가 가졌으면 하네요.”

“도움을 주시는데 그 정도 배려는 당연히 해드려야지요.”

“그럼 먼저 길을 트겠습니다.”

말을 마친 승현은 은신과 일격필살을 사용해 앞으로 쭉쭉 나아갔다.

180레벨 대의 리자드 워리어들이 하나 둘 돌아다니는 게 보였다.

승현은 은신한 상태로 한 마리의 리자드 워리어의 뒤로 가 그대로 뒷목에 단검을 꽂았다.

파삭!

일격필살이 터지면서 리자드 워리어의 목이 날아갔다.

그걸 기점으로 리자드 워리어들의 주의가 승현에게 모였다.

“놀아보자고!”

승현은 장검과 단검을 허공에 띄우고 권갑을 부딪쳤다.

이번에는 신명나게 리자드맨들을 두들길 생각이었다.

무극보법에 윈드 워커를 사용해 리자드 워리어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와 함께 무극권법을 활성화했다.

퍼버벅.

리자드 워리어의 안면에 주먹이 꽂혔다.

등 뒤를 노리는 리자드 워리어의 공격은 허공에 띄워둔 장검으로 막고 빙그르 돌아 손등 부분으로 놈의 갈빗대를 부숴놓았다.

“키아악!”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리자드 워리어를 무시하고 놈을 상대했다.

한편 멀리서 그런 승현의 모습을 본 링첸 파티는 혀를 내둘렀다.

“와, 판타지아 때 알아봤지만 검부터 주먹까지 완전 인간병기네.”

“저렇게 움직일 수 있다니. 정말 놀랍네. 현실이 어느 정도 반영된 걸 생각하면 현실에서 선수로 뛰어도 되겠어.”

다들 승현의 현란한 움직임에 그저 감탄을 터트렸다.

링첸도 그런 승현의 움직임을 눈에 담으며 눈을 반짝였다.

그녀의 눈은 영락없이 스타를 보는 팬의 눈이었다.

“정말 대단해······.”

작게 중얼거린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파티원들과 함께 전장에 합류했다.

링첸 일행이 도착하자 승현은 그대로 보법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미 대부분 중상을 입은 리자드 워리어들은 링첸 일행에게 어렵지 않게 제압되었다.

승현은 필드 안으로 들어가며 연신 리자드맨들을 격파했다.

행동 경험치가 인정되어 링첸 일행이 잡은 걸로도 레벨이 올랐다.

길을 여는 승현은 저 멀리서 느껴지는 살기에 직감적으로 리자드 킹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보스가 등장합니다]

“캬아아아!!”

원래 리자드맨에 두 배에 달하는 크기를 자랑하는 리자드 킹이 등장했다.

승현은 입을 쩍 벌리며 위협적으로 우는 리자드 킹의 얼굴에 불덩이 하나를 날려주었다.

보스라면 으래 그렇듯 높은 항마력을 가져서 그리 큰 타격을 입진 않았겠지만 가벼운 인사 정도는 됐을 거다.

거대한 대검을 든 리자드 킹은 분노한 건지 그대로 괴성을 지르며 돌진해왔다.

‘저 대검을 막으면 이쪽이 손해지.’

승현은 보법을 이용해 물 흐르듯 대검을 피했다.

콰앙!

“200대 보스라 이건가.”

대검이 찍힌 땅이 크게 파였다.

만약 저 대검을 막았다면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을 것이다.

승현은 허공에 뜬 페른의 독니를 잡아채고 일격필살을 대사용해 리자드 킹의 무릎에 꽂았다.

무릎 안쪽의 연한 살에 박힌 단검은 그대로 폭발을 일으키며 리자드 킹의 한쪽 무릎을 망가트렸다. 하지만 리자드 킹도 만만치 않았다.

공격을 받으면서도 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후웅―.

단검을 비틀어 빼내려던 승현은 머리를 노리고 휘둘러지는 대검에 단검에서 손을 때고 허리를 뒤로 젖혀 대검을 피했다.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대검의 검신을 보고는 허리를 펴고 자리를 피했다.

그러자 승현이 서있던 자리로 리자드 킹의 날카로운 손톱이 박혔다.

무릎관절에 치명상을 입었음에도 리자드 킹은 자리에서 일어나 절뚝거리며 승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졸들이 모이는데.”

승현은 주변을 감싼 리자드맨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워리어가 15마리, 아쳐가 6마리, 매지션이 3마리라. 슬슬 동화를 써야겠네.’

승현은 모여든 리자드맨들의 구성을 빠르게 살피고 동화를 사용했다.

“이런 것도 가능하려나!”

승현은 회수해둔 단검을 리자드 킹의 머리쯤에 띄웠다.

마침 해가 리자드 킹에게 비추고 있어 단검의 그림자가 리자드 킹의 몸에 그려졌다.

승현은 그 단검의 그림자로 그림자밟기를 시도했다.

순간 시선이 옆으로 눕혀지는 걸 확인한 승현은 자신이 리자드 킹의 등판 위로 이동했음을 깨닫고 등에 주먹을 꽂았다.

“호오, 이것도 가능하구나. 대단한 걸?”

“캬아아!!”

한 가지 실험을 하느라 리자드 킹의 신경만 더 돋게 한 승현이었다.

그때 리자드 킹에게 화염 마법이 작렬했다.

링첸 일행이 때맞춰 등장해주었다.

승현은 리자드 킹을 그들에게 넘기고 주위를 포위한 리자드맨들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동화를 사용한 상태라서 빠르게 고갈되는 마력 때문에 가장 뒤쪽에 있는 리자드 매지션의 뒤로 이동하고 동화를 멈췄다.

그리고는 단검으로 코앞의 리자드 매지션의 등을 찌르고 단검의 손잡이에 대고 정권을 찔러 단검을 깊숙이 박았다.

“켁!”

한 마리를 처리한 다음 장검을 들어 옆에 있는 다른 놈의 목을 정확히 그었다.

리자드 매지션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대신에 방어력이나 신체능력이 떨어지기에 쉽게 정리할 수 있었다.

세 마리의 리자드 매지션을 정리한 후 달려드는 리자드 워리어를 상대했다.

무극검법을 펼치며 리자드 워리어 사이를 누비며 리자드맨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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