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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7화 (7/111)

7화

[다운로드를 시작합니다]

조금씩 차오르는 게이지를 보며 승현은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정식 오픈에 얻을 수 있는 특전이 몇 개였더라.’

보상까지 합해서 얻은 건 모두 7개다.

과연 뭐가 주어질지 기대가 되었다.

다운로드가 완료되고 승현은 바로 로그인을 시도했다.

바로 접속이 성공하고 검은색 일체의 공간에 서 있었다.

“환영합니다. 유저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기록을 불러올까요?”

“그래주세요.”

“기록을 불러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답하자 곧이어 고블린 세트로 무장이 바뀌어 있었다.

자잘한 상처나 흠이 있는 거나 착용중인 권갑을 보면 종료 때 모습 그대로인 것 같다.

어째서 89레벨 때까지 고블린 세트냐면.

고블린 이상의 몬스터는 아무런 아이템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돈은 주어서 꼬박꼬박 주워두었다.

“기록을 불러왔습니다. 시작할 곳을 지정하세요. 단, 마을 이하의 지역에선 시작이 불가능합니다.”

“이곳도 불가능한가?”

승현은 펼쳐진 지도 중 한 곳을 가리켰다.

그곳은 초원이었는데 당연히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시작할 순 없을 것 같았다.

“가능합니다. 지저도시, 헤이프에서 시작하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먼 여정을 떠나는 그대에게 축복이 함께하길.”

번쩍.

순간 눈이 부시는 빛과 함께 검은 공간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승현이 나타난 곳은 어두침침한 도시 한 가운데였다.

잠시 몸 상태를 점검해본 승현은 아무 이상이 없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로 근처 여관을 찾아 방을 하나 잡았다.

“자, 그러면 확인을 해볼까.”

창고를 연 승현은 안에 든 물건을 모두 꺼냈다.

총 여섯 개의 상자가 나왔는데 크기가 제각각이었다.

“한 개는 뭐지? 상태에 적용된 건가?”

[상태]

이름: 최승현.

레벨: 89.

직업: 모험가.

근력: 129. 체력: 136. 지력: 114. 정신력: 117. 마력: 115

추가 능력: 0.

동화율: 0.19%

-신수, 알타의 힘을 받아들여 화염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화상을 입지 않습니다.

-신수 알타의 힘을 받아들여 화염에 대한 친화력이 생깁니다.

-스타팅 부스터로 인해 추가 경험치를 얻습니다. 이 효과는 한 달 동안 유지됩니다.

-스타팅 부스터로 인해 아이템 드랍 확률이 올라갑니다. 이 효과는 한 달 동안 유지됩니다.

스타팅 부스터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한 가지는 이 스타팅 부스터가 다시 적용된 듯 보였다.

스타팅 부스터의 효과는 무척 좋은 편이니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인 다음 하나씩 상자를 개봉했다.

“오, 이건 갑옷 일체인가?”

상자 하나에는 은색의 판금갑옷이 들어 있었다.

그중 세트 아이템으로 보였는데 놀랍게도 세트 아이템 효과까지 붙어 있는 진짜 세트 아이템이었다.

[아이템]

은빛 기사단의 갑옷 세트

-등급: 희귀함

-은빛 기사단이 착용하는 갑옷입니다. 은빛 기사단의 자존심이 묻어나는 갑옷입니다.

-세트를 모두 착용할 경우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심어줍니다.

-세트를 모두 착용할 경우에 한해 은빛 가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은빛 가호는 보호 기술로 일정 데미지를 막아주는 반구 형태의 막을 생성시키는 기술이다.

세트 효과로는 퍽 좋은 기술이 달려 있는 거다.

다음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검이 한 자루 들어 있었다.

희귀함 등급의 검으로 딱히 효과는 없지만 내구도가 높았다.

두고두고 오래 쓸 수 있는 그런 평범한 검이었다.

나머지 네 개의 상자도 모두 열었다.

하나의 상자에는 많은 양의 은화가 들어있었는데 은화를 창고에 쏟아 넣으니 총 2만 5천 은화가 들어와 있었다.

2만 5천 은화면 금화로 2천 5백 개의 가치를 가진다.

이는 상당히 큰돈이다.

지금 머무는 여관의 하루 가격이 1은화인 걸 생각하면 쉽게 계산이 나오려나?

조금 더 실질적으로 가면 특별함 등급의 아이템이 대략 천 금화에 팔리고 있다.

자주 등장하지 않는 등급인 특별함 등급인 만큼 그 값이 상당한 것이다.

“이걸로 당분간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

남은 세 개의 상자에는 각각 두 권의 책과 한 개의 아이템이 들어있었다.

두 권의 책은 특별함 등급의 기술서였고 한 개의 아이템은 유일함 등급의 단검이었다.

“정령술이라. 이런 것도 있었지. 이건 솔직히 특별함 등급이 아니지.”

정령술은 아주 유용한 기술이다.

그저 유용한 것을 넘어서 위력적인 기술인데 특히 정령왕과 계약을 맺은 한 유저의 경우 거의 국가 단위의 전력을 자랑했다.

이 정령술 기술은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기술서의 등급은 특별함이지만 구하는 건 전설적인 등급 못지않다는 말이 있다. 그런 정령술 기술서가 지금 승현의 손에 들려 있었다.

“이건 꼭 배워둬야지.”

또 다른 기술서도 정령술과 비슷하게 희귀한 기술서였다.

“정신 고양이라. 이걸 여기서 얻을 줄이야.”

정신 고양은 일시적으로 정신력을 극도로 높여주어 찰나의 순간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기술을 극도로 익히면 총알보다 빠른 초고수의 발검조차도 느리게 보인다고 한다.

이걸 얻는 법은 간단하지만 무척 힘들다.

우선 정신력이 일정 이상이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그 상태로 정신 고양을 얻을 때까지 명상에 잠겨야 한다.

긴 명상 끝에서 겨우 반짝 빛을 보면 얻을 수 있는 기술이 정신 고양이다.

참고로 명상도 기술 중 하나로서 명상 기술을 얻는 것도 까다롭다.

물론 위에서 쭉 한 말들 모두가 기어가 동기화되고 나서부터의 일이다.

지금은 이렇게 기술서로 얻어서 쉽게 배울 수 있다.

기술서를 얻으려면 관련된 임무를 깨거나 던전 보상으로 얻거나 혹은 각 NPC에게서 배울 수 있다.

“얻을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은 모두 얻어놔야겠다.”

마지막으로 유일함 등급의 단검을 보자면.

[아이템]

페른의 독니

-등급: 유일함

-내구도: 700/700

-페른의 앞니로 만든 단검. 아주 강한 독이 서려있어 단검에 베인 대상은 확정적으로 중독됩니다. 중독 증상은 미약하지만 중첩될수록 엄청난 위력을 발휘합니다.

이런 아이템이다.

불꽃이 깃든 권갑처럼 기술이 붙은 건 아니지만 그 효과 자체는 상당하다. 중첩되는 중독 효과인데 어느 정도의 위력일지는 아직 모르나 유일함 등급들이 다 그렇듯 제값을 한다.

무엇보다 확정적으로 중독이 되니 말이다.

승현은 앉은 자리에서두 기술을 모두 배웠다.

[기술, 정령술을 습득하시겠습니까?]

[기술, 정신 고양을 습득하시겠습니까?]

“습득한다.”

[기술을 습득하셨습니다]

간단하게 두 기술을 습득한 승현은 우선 은빛 기사단의 갑옷을 착용하고 검과 단검도 모두 착용했다.

그러니 얼추 기사 느낌이 나는 복장이 되었다.

기사단의 갑옷이니 당연히 그럴 테다.

승현이 이 지하도시를 시작점으로 택한 이유는 한 가지다.

레벨을 올리기 좋으냐고 하면 아니었고 기술이나 아이템이 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오직 암왕의 후예가 되기 위해 이곳에서 시작을 했다.

직업을 얻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직업에 따른 기술도 있어 그 기술에 맞춰서 다른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알맞다.

그런 점에서 아이템이나 기술, 레벨을 모두 떠나서 암왕의 후예란 직업을 얻는 게 우선이다.

승현은 잠시 일지에 적힌 내용을 떠올렸다.

“일지의 내용대로라면 이 지하도시 밖에 없어. 이곳 어딘가에 암왕의 후예가 될 방법이 있을 거야.”

승현은 잠시 일지를 꺼내 읽었었다.

‘어둠을 따르라.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 땅 아래 잠든 도시에 가라.’

승현이 알기에 지하도시는 이곳, 헤이프 하나뿐이다.

다음 문장을 보면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한 단서가 나와 있다.

‘도시 아래, 호수에 잠든 여왕을 깨워라. 그녀에게 장송곡을 들려주고 그녀의 치마폭에 감싸인 무덤을 열어라.’

지하도시 안에 호수에 잠든 여왕.

짚이는 것이 있다.

“던전이 하나 있지. 추정 레벨 150레벨의 깊은 호수의 고목. 놈이 메시지 속 여왕이겠지. 장송곡이면 놈을 죽이라는 소리일 테고 그 고목 아래에 무언가가 있다.”

승현은 추측을 하고 여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상점에 들러 여러 가지 소모품을 잔뜩 사들고 레벨을 올리기 위해 도시 밖으로 나갔다. 헤이프는 언데드로 유명한 곳이다.

승현이 예상한 고목도 따지면 식물형 언데드이다.

아직은 89레벨이라서 바로 갈 순 없지만 우선은 빠르게 레벨을 올릴 생각이다.

“이참에 정령술을 사용해 보자.”

도시 밖으로 나온 승현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정령술을 펼쳤다.

가볍게 주문을 외우고 마력을 풀자 곧이어 승현의 주변으로 불길이 일어났다.

화르륵.

가까이에서 피어오른 불길에 뜨거울 법도 했지만 전혀 뜨겁지 않았다.

사람의 특성에 따라서 소환되는 정령이 다른데 승현의 경우 화염의 친화력이 있어서 그런지 불의 정령이 응답했다.

“나를 부른 자 누구인가.”

“내가 불렀다. 불의 정령이여.”

“나와 계약을 맺겠는가.”

“그렇다.”

“우리의 계약은 성립되었다.”

불길에서 웅웅 울리는 목소리가 들렸는데 바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계약을 맺자 정령과 계약을 했다는 표시가 손등에 남았다.

“오라, 불의 정령이여.”

승현의 말에 손등에서부터 따듯한 느낌이 들더니 허공에서 붉은색 도마뱀 한 마리가 등장했다. 불의 하급 정령이 소환된 것이다.

“계속 소환해 두면 레벨이 오르겠지.”

승현의 레벨이 89에 달하다 보니 이 정도 마력 소모는 티도 나지 않았다.

어두운 거리를 밝혀주는 불의 정령 덕분에 승현은 빠르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언데드를 잡기 시작했다.

가끔은 정령을 이용해 공격을 시도했는데 직접 불을 뿜어 공격하거나 검에 깃들게 해 속성을 부여하며 정령을 활용했다.

될 때마다 정신 고양도 사용하며 골고루 기술 레벨을 챙겼다.

헤이프에서 출몰하는 언데드 대부분이 100레벨 이상의 몬스터였기에 레벨은 빠르게 올랐다. 만약에 능력치가 레벨에 비해 높지 않았다면 이곳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사냥에만 전념한 결과 100레벨을 찍을 수 있었다.

충분히 던전에 도전할 수 있는 스펙이 되자 승현은 곧장 던전으로 향했다.

던전을 찾으러 가기 전에 헤이프에 들러 모자란 소모품을 챙겼다.

성수와 삽, 포션을 챙긴 후 헤이프를 벗어났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위가 점점 어두워졌다.

“분위기는 참 으스스하군.”

기억을 더듬으며 던전을 찾으러 가는 길.

빠른 속도로 던전이 있을 위치로 달리며 주위를 살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 석실 같은 곳에 도착했다.

망설임 없이 석실의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자 메시지가 떴다.

[던전, 썩은 호수에 입장합니다]

드디어 던전 안에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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