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6화 (6/111)

6화

아이템을 확인한 승현은 고민에 빠졌다.

영약 때만 해도 이런 아이템이 나오면 기꺼이 포기하겠다고 생각했지만 무려 불가해 등급이었다. 이걸 놓치면 멍청한 것이다.

“후우, 좋아, 좋다고. 먹으면 될 거 아니야. 그 전에······.”

“이봐! 너도 도우라고!”

승현은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빌을 바라봤다.

여태까지의 여유와 다르게 빌은 고전을 하고 있었다.

역시 부실한 복장에 비슷한 실력을 갖춘 몬스터와 싸우니 버거운 것일 테다.

어째서 보스가 빌과 동등한 능력을 갖췄는지 이해는 할 수 없지만 말이다.

다만 추측하는데 상대의 실력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승현은 알타의 심장에 손을 대지 않고 우선 구석으로 가 자리에 앉았다.

“잘 해봐.”

“너! 죽인다!!”

“할 수 있으면 해보던가.”

여유를 부리는 승현을 보며 얼굴을 붉히는 빌이었지만 쉽게 승현을 죽이러 올 수 없었다. 그를 압박하는 갑옷 기사는 상당히 까다로웠으니까 말이다.

알타의 심장을 건드리지 않은 건 자칫 보스의 시선을 이쪽으로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척 보기에도 저걸 지키는 보스 같은데 괜히 건드려서 일을 망칠 일은 없으니까.

캉캉캉!

빌은 낡은 검을 가지고 잘도 싸웠다.

하지만 슬슬 장비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금씩 몸에 상처가 남은 것이다. 작은 상처였지만 누적되면 될수록 빌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렇게 되자 빌이 다급히 외쳤다.

“너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나!?! 날 도우는 게 네 목숨을 부지하는 길이다!”

“그러시던가.”

“으아아!!”

빌은 함성을 질렀다.

승현은 그저 빌과 갑옷 기사의 전투를 감상할 따름이었다.

그때 갑옷기사의 검이 빌의 어깨에 박혔다. 그와 함께 빌의 검이 갑옷 기사의 가슴에 박혔다. 빌이 승리한 것 같자 승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차하면 알타의 심장을 취하고 도망칠 생각이었다.

‘아직 죽으면 안 돼. 조금 더 힘을 내라고.’

갑옷 기사는 승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처, 단한다.”

“아직 안 죽었나?”

빌과 갑옷 기사의 2차전이 벌어졌다.

가슴에 구멍이 뚫린 갑옷 기사는 계속해서 빌을 압박했다. 빌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갑옷 기사는 움직일 때마다 서서히 부서졌지만 그럼에도 어깨에 큰 상처를 입은 빌을 상대하기엔 무리가 없었다.

치열한 전투 끝에 승자는 갑옷 기사였다.

“커억, 제, 젠장······.”

“저, 단, 한다.”

빌의 심장에 검이 박혔다.

이로서 긴 전투의 끝이 났다. 다만 갑옷 기사도 무사하진 못했다.

상체 대부분이 부서져 사라져 있었는데 조금만 건드려도 상체가 부러질 것 같았다.

승현은 빌에게 말했다.

“아쉽네. 이길 수 있었는데.”

“너, 널 저주할 테다.”

“좋으실 대로.”

승현은 갑옷 기사에게 다가가 주먹에 마력을 방출한 상태로 휘둘렀다.

무극권법에 의해 강해진 주먹은 손쉽게 갑옷 기사의 척추 부분을 부러트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두 개의 레벨이 오르면서 보스를 처리한 걸 알 수 있었다.

승현은 죽어가는 빌 앞에 쪼그려 앉아 말했다.

“그러게 마음을 곱게 써야지. 그냥 보냈으면 이런 일은 안 생겼잖아?”

“크으······.”

“잘 가고. 선물은 잘 받을게.”

승현은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렇게 마지막을 지켜본 승현은 이내 알타의 심장으로 다가갔다.

이 던전 자체는 100레벨의 풀 파티가 와야 깰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이다.

그렇지만 빌의 무력을 빌어 손 안 대고 코를 푼 승현은 알타의 심장에게 다가갔다.

그그긍.

“던전 보상인가. 그보단 이쪽이 먼저지.”

승현은 알타의 심장을 움켜쥐었다.

물컹한 감촉이 실로 좋지 못했지만 두 눈 딱 감고 입에 우겨넣었다.

뭔가 터지는 느낌이 생생하게 들며 입에 액체가 가득 들어왔다.

심장을 모두 목구멍에 넘기고 나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이상하네? 아, 온다.”

승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가 단전에서부터 퍼지는 통증에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시작되는 극한의 통증.

그래도 처음 영약을 통해 느꼈던 고통보단 덜했다.

덜했다는 거지 고통이 약하다는 건 아니라서 꽉 쥔 승현의 손은 덜덜 떨렸다.

한참 통증에 허덕이고 있자니 메시지가 울렸다.

[신수의 힘을 받아들입니다]

[신수의 힘이 몸에 깃듭니다]

[기술, 신수화 : 알타를 습득하셨습니다]

아득해지는 정신 너머로 보이는 메시지 덕에 정신을 똑바로 차린 승현은 서서히 고통이 줄어드는 걸 느꼈다.

“허억, 헉. 죽는 줄 알았네.”

숨을 헐떡인 승현은 상태를 열람했다.

[상태]

이름: 최승현.

레벨: 47.

직업: 초보 모험가.

근력: 100. 체력: 105. 지력: 87. 정신력: 89. 마력: 88

추가 능력: 0.

동화율: 0.01%

-신수, 알타의 힘을 받아들여 화염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화상을 입지 않습니다.

-신수 알타의 힘을 받아들여 화염에 대한 친화력이 생깁니다.

-스타팅 부스터로 인해 추가 경험치를 얻습니다. 이 효과는 한 달 동안 유지됩니다.

-스타팅 부스터로 인해 아이템 드랍 확률이 올라갑니다. 이 효과는 한 달 동안 유지됩니다.

동화율이란 것이 새로 생기고 두 가지가 추가로 설명이 붙었다.

화염 내성과 친화력 증가였는데 아마도 저 동화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였다.

능력은 각각 30씩 올랐는데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다음으로 새로 얻은 기술을 확인했다.

[기술]

신수화 : 알타

-등급: 불가해. 0레벨

-신수의 힘을 온전히 받아들여 신수의 힘을 사용합니다. 신체 능력이 두 배로 상승하며 불을 자유로이 다룰 수 있습니다.

0레벨은 레벨이 없다는 뜻이다.

온전히 완성된 하나의 기술이란 소리.

성장이 불가능하지만 대신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신수화란 기술도 과연 불가해 등급다운 능력을 보이고 있었다.

신체 능력을 두 배로 상승시키는 것부터가 사기적인 능력이다.

소유자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그 능력이 증가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이 불을 자유로이 다룰 수 있는 기술.

이건 사용하기에 따라서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

과연 불가해 등급 기술이라는 말이 나왔다.

“좋아. 이제 거의 90레벨에 가까운 능력치를 가졌어. 이 숲에서 NPC를 제외하면 다 상대할 수 있다.”

승현은 가볍게 주먹을 쥐어보이곤 던전 클리어 보상을 살폈다.

살펴볼 것도 없이 아이템은 하나 밖에 나오지 않았다.

들어온 유저가 승현 혼자뿐이니 당연한 일이다.

“권갑인가. 조금 커 보이는데?”

아무래도 보스를 주먹으로 마무리 지어서 그런지 권갑이 나왔다.

권갑은 손가락 부분이 두꺼운 금속으로 툭 튀어나와 있었는데 무언갈 쥐는데 방해를 하지 않으면서 주먹의 위력을 더해주었다.

[이이템]

불꽃이 깃든 권갑

-등급: 유일함

-내구도: 1,000/1,000

-신수, 알타의 비늘로 만든 권갑. 불의 신수인 알타의 비늘을 재료로 삼아 강도가 남다릅니다. 강한 불꽃의 염이 깃들어 있습니다.

-기술, 화염 분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 기술이 붙은 아이템이군.”

승현은 바로 권갑을 착용했다.

권갑은 마치 승현에 손에 맞춘 듯 딱 맞았다.

잠시 권갑을 낀 채 주먹을 휘둘러본 승현은 곧 내장된 기술을 사용해봤다.

화르륵, 펑!

상당양의 마력이 빠져나가면서 주먹을 뻗은 방향으로 불덩이가 날아갔다. 다른 주먹도 휘둘러보자 역시 마력이 빠져나가며 불덩이가 날아갔다.

지금 상태면 최대 여섯 번까지 불덩이를 날릴 수 있을 것 같다.

권갑으로 흐르는 마력을 차단해 기술을 해제한 승현은 던전 밖으로 나갔다.

던전 밖으로 나오니 깊게 끼여 있던 안개가 모두 걷혀있었다.

아마도 승현이 알타의 심장을 먹어서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이참에 워프 게이트를 파괴해야겠어.”

이곳의 범죄자들이 빠져나가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

워프 게이트는 산 정산에 있다고 했다. 위로 쭉 올라가자 오두막 하나가 보였다.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자 협소한 공간이 나왔는데 그 안에는 일지에 기록된 대로 워프 게이트로 이어지는 마법진이 있었다.

바로 권갑의 화염 분출을 이용해 마법진에 주먹을 날렸다.

퍼엉, 퍼엉!

주변에 불이 붙자 승현은 바로 오두막을 나왔다.

오두막은 곧 빠르게 타올랐다.

이로서 이 섬을 탈출할 수 있는 이들은 사라졌다.

할 일을 마친 승현은 이내 레벨을 올리기 위해 돌아다녔다.

남은 시간은 이제 대략 2주가 조금 넘는다.

불가해 등급 아이템도 얻었으니 착실히 섬을 돌아다니며 던전을 탐사할 생각이다.

운이 좋다면 전설적인 등급의 아이템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산을 중심으로 해서 돌아다닌 승현은 남은 시간 동안 빠르게 레벨을 올렸다.

종종 발견되는 던전을 휩쓸며 쾌속한 레벨 업을 한 승현은 특별함 등급 아이템 2개와 유일함 등급 아이템 1개를 더 얻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전설적인 등급은 먹지 못했다.

그래도 불가해 등급 아이템을 얻은 것에서 크게 만족했기에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총 한 달 동안 올린 레벨은 89레벨.

90레벨에 1레벨 부족한 레벨이었다.

만약 레벨에만 집중했다면 100레벨까지 올릴 수도 있었겠지만 던전을 탐사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임무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보상은 정식 오픈 날 주어집니다]

[성과에 따라 특전이 차등 지급됩니다]

[최후의 100인에 들었습니다]

[최후의 50인에 들었습니다]

[최후의 20인에 들었습니다]

[최후의 13인에 들었습니다]

[불가해 등급 아이템을 습득하셨습니다]

[최고 레벨을 올리셨습니다]

[특전은 정식 오픈 날, 창고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생존했나 보다.

13명이나 생존해 있었다.

틈틈이 사이트에 들어가 실황을 살핀 덕에 이런 메시지가 떠오른다는 걸 알고 있어서 주르륵 뜬 메시지에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아쉬울 따름이었다.

“생각해 보니 여태까지 한 번도 유저와 마주치지 않았네.”

섬이 넓기도 했지만 산을 중점으로 움직이다 보니 사람과 마주치지 않았다.

그렇게 메시지를 쭉 읽던 승현은 곧 강제 로그아웃을 당했다.

사이트로 들어가 보니 여태까지 쓰였던 모든 글이 삭제되고 사이트가 공개로 전환되어 있었다. 또한 여러 가지 기어에 대한 정보들이 쓰인 게시판 등도 생겼는데 유입 인구가 상당했다.

알고 보니 대형 포털 등에 광고를 하고 있었다.

체험 서버도 열려 있었는데 체험 서버에 들어가 보니 다양한 무기가 배치된 수련실 같은 곳에 들어왔다.

“흠, 느낄 수 있는 건 다 느껴보라 이건가.”

잠시 몇 가지 무기를 실험해본 후 나온 승현은 앞으로 두 달 뒤에 열리는 정식 오픈을 기다리기로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