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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5화 (5/111)

5화

알타 섬은 스토리상으로만 존재하는 지역인 줄 알았다.

각종 범죄를 저지른 이들 중 가진 무력이 뛰어난 이들을 가두는 곳으로 무려 대륙에서 이주나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모험가들이 등장하기 50년 전까지 운영되었다고 전해진다.

즉, 50년 전부터는 완전히 독립된 곳이라 이거다.

가는 배편도 없고 항로도 끊겨서 사실상 갈 수 없는 땅이었다.

승현은 이것이 기회라고 여겼다.

“여기 숨겨진 장소나 뭔가 특별한 장소 혹은 소문이 있습니까?”

“특별한 장소를 찾는 거라면 동쪽에 있는 산으로 가게. 그중 꼭대기로 가면 안개가 낀 곳이 있는데 그곳은 아주 특별한 곳이지.”

“안개가 낀 곳이요?”

“그래, 그곳은 이 섬이 감옥으로 불리기 전부터 신령스러운 곳이었다고 하는데 뭐가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승현은 직감적으로 그곳에 불가해 등급 아이템이 있을 거란 느낌을 받았다.

“혹시 암왕에 대해 아는 것이 있으십니까?”

“암왕? 자네, 별 걸 다 알고 있군. 암왕의 전설은 여기도 유명하지. 이 감옥섬 안에 있는 전설적인 세 명의 인물 중 한 명이 아닌가.”

“아십니까?”

“암왕에 관련된 거라면 나보단 산 중턱에 있는 미치광이 빌이 더 잘 알거야. 대충 어딘지 위치를 알려주지.”

남자는 밖으로 나와 저 멀리 보이는 산 중턱을 가리키며 설명해주었다.

설명을 들은 승현은 감사의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승현이 암왕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앞으로 1년 뒤.

이벤트가 발생한다.

세 개의 거대한 미궁이 등장하는데 그 미궁 끝에 다다르면 또 다른 이벤트가 열린다.

바로 전직 이벤트인인데 각각 입장 조건이 있었다.

그중 한 곳의 조건이 암왕의 후예일 것.

당연히 아주 특별한 이 전직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보를 긁어모으기 시작한 유저들이었고 그 결과 세 미궁 모두 이 감옥섬에 마지막 단서가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감옥섬으로 가는 방법을 찾지 못했고 두 미궁의 경우 누군가가 이미 입장을 했지만 끝내 암왕의 후예는 나타나지 않는다.

즉, 두 미궁은 모두 베타테스터들 중에 관련된 직업을 얻은 이들이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암왕의 후예만은 베타테스터 중 누구도 얻지 못했다는 것.

‘특별한 전직이라. 아마 검제 링첸과 대마법사 아이실 트라이센이 여기서 직업을 얻은 거겠지.’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여성에 강대국인 중국과 미국의 국민이었는데.

때문에 아주 특별한 대접을 받은 건 당연하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링첸의 경우 원래 연예인이어서 더더욱 그 인기가 뜨거웠다.

그건 아이실도 비슷했는데 다국적 기업인 트라이센 회장의 손녀로서 그녀 또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인기는 필요 없어. 최고의 직업을 얻는다.’

승현은 눈을 빛내며 빠르게 빌이란 인물이 사는 곳으로 향했다.

산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가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

그러는 동안 16레벨을 더 올려 47레벨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한 달 동안 100레벨을 찍는 건 무리가 아닐까 싶다.

이것도 스타팅 부스터와 영약의 힘 덕에 이런 경이로운 속도로 레벨을 올릴 수 있었던 거지 부스터가 아니었다면 이제 20레벨을 찍었을 지도 모른다.

정확히 일주일이 걸려 빌이 있다는 산 중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 근처라고 했는데.”

폭포 근처에 도착한 승현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때 소리 없이 다가온 그림자 하나가 승현의 뒤에 섰다.

스윽.

“누구냐?”

쇠를 긁는 듯한 탁한 목소리와 함께 승현의 목에 검 하나가 닿았다.

승현은 그 자세에서 행동을 멈춘 채 물었다.

“혹시 빌입니까?”

“내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저 아래 있는 한슨이란 분의 소개로 왔습니다.”

“한슨이라. 그렇군.”

검이 거둬지고 승현은 뒤를 돌아봤다.

거기엔 누더기를 걸친 남자가 서 있었다.

“반갑습니다, 최승현이라고 합니다.”

“빌이다. 날 찾아온 이유가 뭐냐?”

“암왕에 대해 잘 알고 계신다고 하여 찾아왔습니다.”

빌은 승현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는 말없이 폭포 뒤로 들어갔다. 승현도 조심히 그를 따라 폭포 뒤에 있는 동굴로 들어갔다.

“암왕이 누군진 알고 있나?”

“암살자들의 왕. 또 그림자의 지배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잘 아는군.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지. 이 감옥섬을 탈출한 세 명 중 한 명이야.”

“그렇습니까? 이 섬은 탈출 불가능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지. 그래서 전설인 거야. 그리고 이 동굴 안으로 가면 암왕의 흔적이 남아 있어. 그런데 난 못 들어가. 아마 모험가인 너라면 들어갈 수 있겠지.”

“제가 이 섬을 탈출할 비밀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단 말씀이군요.”

“눈치가 빨라서 좋군. 이 안으로 들어가서 비밀을 알아 와라. 그러면 난 여길 탈출할 수 있고 넌 암왕이 남긴 걸 가질 수 있다.”

“좋습니다. 협력하죠.”

“난 인내심이 없어. 빠르게 처리하고 오는 게 좋을 거야.”

승현은 빌의 강압적인 말투가 거슬렸지만 일단 수긍하기로 했다.

암왕의 흔적이라고 하니 이 안으로 들어가면 암왕의 후예가 될 무언가가 있을 확률이 높다.

“자, 안으로 들어가라.”

승현은 동굴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안으로 들어갔을까.

투명한 막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조심히 손을 뻗자 손이 통과했다. 아마 이것이 빌을 막은 건가 보다.

막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니 습한 공기가 건조하게 바뀌었다.

밖과 완전히 차단된 것 같았다.

“여기가 암왕이 머문 곳인가.”

동굴 끝에는 주위를 밝게 비추는 돌 하나와 갖가지 잡동사니가 쌓여 있었다.

빛나는 돌, 문 스톤을 들고 주위를 살폈다. 돌로 된 탁자 위에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책을 펼쳐든 승현은 조심히 책의 내용을 읽었다.

그건 암왕이 쓴 일지였다.

세세한 기록들이 적힌 것이 그의 행적을 잘 알 수 있었다.

또한 이곳에 어떻게 탈출했는지도 나와 있었는데 자세히는 아니지만 어떤 식인지는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이면 빌은 탈출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일지를 모두 읽었을 때였다.

[임무 : 암왕의 후예]

-암왕의 일지를 읽었습니다. 그를 통해 암왕의 메시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메시지를 따라 암왕의 안배를 받아들이십시오.

마지막 장에 나와 있는 글귀를 읽자 임무가 떠올랐다.

임무를 받아든 승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원하던 걸 얻을 수 있었다.

승현은 책을 덮어 창고에 넣고 주위를 살폈다.

책 말고는 별다른 건 없었다. 샅샅이 주위를 살핀 후 밖으로 나가자 빌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지?”

“방법을 알았습니다.”

“그래? 그는 어떻게 탈출했나?”

“산 정상에 있는 워프 게이트를 통해 탈출했더군요.”

“후후, 후하하!! 그렇군! 신령스럽긴. 다 놈들이 지어낸 거짓말이었어. 역시, 좋아. 이제 안에서 얻은 걸 모두 내놔라.”

“아?”

“말귀를 못 알아듣나? 가진 걸 모두 내놓으라고.”

“······.”

승현은 상대의 별명이 왜 미치광이인지 간과하고 있었다.

어째서 한슨이 그걸 알려주지 않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악질이었다.

“당신. 한슨과 한 패인가?”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꼭대기로 가도 내가 없으면 탈출은 불가능해.”

“뭐라고?”

“아쉽게도 워프 게이트를 작동하는 특별한 주문이 있다. 그건 나만 알고 있지. 또 안으로 가는 길도 오직 나만 알고 있다.”

“······거짓말일 경우 네 머리는 바닥을 굴러다닐 거야.”

“진짜다. 못 믿겠으면 같이 가보던가.”

승현은 배짱을 부렸다.

사실이기도 했으니 빌이 여기서 자신을 죽인다면 손해는 그만 보는 것이다. 자신은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것 중 하나를 이미 얻었다.

잠시 침국하던 빌은 이내 어깨를 늘어트렸다.

“좋다. 널 살려주마. 대신에 주문을 알려줘.”

“네가 워프 게이트 위에 올라설 때까지는 절대 말해줄 수 없겠는 걸?”

“큭, 좋다. 함께 산 정상으로 가지. 길을 안내해라.”

빌은 순순히 승현의 말에 따랏다.

승현은 빌을 뒤에 달고 산 위로 올라갔다.

하루 정도 걸으니 서서히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정방 1미터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였다.

뒤로 바짝 붙은 빌은 으름장을 놓았다.

“설마 길을 모른다는 말은 하지 않겠지?”

“날 따라오기나 해.”

워프 게이트를 여는 주문이 있는 건 맞으나 길에 대한 건 거짓이다.

사실 승현도 길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감작에 집중해 산 정상으로 올라갈 뿐이었다. 그렇게 산을 헤매길 얼마나 했을까.

승현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창고에서 시작의 목걸이를 꺼내 착용했다.

만반의 준비를 한 승현의 시야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알타의 안개 늪에 입장합니다]

[던전의 효과로 인해 한 시간마다 모든 능력이 5%씩 감소합니다. 최대 90%까지 감소합니다]

어느새 특수한 필드에 입장을 하게 되었다.

디버프를 가진 필드인데 상당한 디버프를 가지고 있었다.

승현은 이것이 기회임을 알 수 있었다.

빌이 얼마나 강한지는 몰라도 90%까지 약화된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부터 한참 걸어야 해. 집중해야 하니 말 걸지 마.”

“길만 잘 찾아라.”

아무렇게나 발이 가는 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쩐지 주위를 빙빙 도는 것 같지만 적어도 19시간은 이렇게 걸어야 하니 어쩔 수 없다.

한참을 걷던 승현은 저 앞에 동굴 같아 보이는 걸 발견했다.

“저기인가?”

설마하니 동굴을 발견할 줄은 몰랐던 승현은 당황했다.

‘이게 아닌데. 어쩌지? 저기가 맞으면 정말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데.’

아직 5시간 정도만 걸었을 뿐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승현은 고민을 계속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또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던전, 알타의 심장부에 입장합니다]

다행이도 동굴은 던전이었다.

승현은 던전에 진입하자 빌에게 말했다.

“이 안에서부턴 몬스터가 있다. 난 약해서 그 몬스터를 처리할 수 없어.”

“비켜라.”

빌은 승현의 말에 빌은 앞으로 나섰다.

그 후부터는 쾌속 전진이었다.

등장하는 몬스터 모두 적어도 100레벨은 되어 보였는데 빌은 어렵지 않게 몬스터를 처치했다. 승현은 생각보다 강한 빌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보다 빌은 강했다.

몇 시간 만에 긴 통로를 뚫고 던전 중심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건 심장이잖아? 여기가 어디지?”

“글쎄. 아무래도 잘못 온 것 같은데.”

“장난하는 거냐? 목숨이 아깝지 않나 보지?”

“난 사람이야. 실수할 수도 있지. 나도 자세히 아는 건 아니라고.”

던전의 끝에는 사람 주먹 크기의 심장이 영롱한 빛을 받으며 공중에 떠 있었다.

승현은 저 심장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살벌한 기세를 뿌리는 빌 때문에 확인할 수 없었다. 그때 사방에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바람을 일으키며 어떤 형상을 만들었다.

[보스가 등장합니다]

“이곳에 발을 들인 자. 처단한다!”

보스 등장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전신갑옷 하나로 완전한 형상을 갖췄다.

갑옷 기사는 곧장 가장 가까이 있는 빌을 공격했다. 빌은 그런 갑옷 기사를 귀찮다는 듯이 털었는데 갑옷 기사는 생각보다 강력했다.

“큭, 이 놈. 뭐야?”

“처단한다!”

갑옷 기사와 빌이 격전을 벌이기 시작할 때 승현은 조심히 허공에 떠 있는 심장으로 다가갔다. 가까이에서 본 심장은 작게 약동하고 있었다.

“으음, 아이템, 인가?”

[아이템]

알타의 심장

-등급: 불가해

-신수, 알타의 심장입니다. 섭취 시 알타의 힘을 받아들이며 능력이 상승합니다. 단, 고통이 따르니 주의.

맵에 하나 있다는 불가해 아이템을 본 승현의 얼굴을 뭐 씹은 듯 찌푸려졌다.

“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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