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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헌터:암왕 강림-2화 (2/111)

2화

다음 날.

잠에서 깨어난 승현은 평상시처럼 명상에 잠겼다.

가만히 명상에 잠긴 후 집 안에 걸어둔 샌드백을 때리기 시작했다.

출렁, 출렁.

“후욱, 후욱. 좋아. 오늘도 접속해 볼까?”

운동을 마친 승현은 그대로 캡슐에 들어갔다.

다음으로 테스트 서버에 접속한 승현은 넓게 펼쳐진 초원을 훑어봤다.

아마 다들 이 초원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돌아다녔을 것이다.

그들 중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한 이들도 분명 존재할 테고 말이다.

자신보다 먼저 무언가를 발견한 사람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 사이트의 최초 게시물은 무려 1년 전이니까.

1년 동안 테스트 서버를 열었으니 뭔가 있다면 발견한 사람이 존재할 것이다.

후발주자인 승현은 남은 4개월 동안 그들의 뒤를 쫓아야 한다.

“그러면 일단 앞으로 가보자.”

승현은 앞으로 무작정 뛰었다.

테스트 서버라고는 해도 단련한 몸 덕분인지 현실에서보다 더 오래 뛰고 덜 지쳤다.

그렇게 뛰고 또 뛰며 무려 이주나 흘렀다.

이주 동안 있는 거라곤 넓게 펼쳐진 초원뿐이었다.

마치 테스트 서버에 들어온 이들에게 이리 말하는 것 같았다.

‘무엇도 없으니 더 이상 움직이는 걸 포기해라.’

하지만 승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같은 풍경을 계속해서 보며 마라톤을 하듯 뛸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저 멀리 숲이 보였다. 숲 앞에 멈춰선 승현은 잠시 숲 안을 바라봤다.

드디어 초원이 아닌 다른 지형물이 등장했다.

“후후, 보람이 있네.”

과연 이 숲은 얼마나 이어져 있을지.

또 무엇을 감추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일단 숲이란 지형물이 있다면 또 다른 지형물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고 NPC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무언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어두운 숲.

승현은 과감히 안으로 들어갔다.

[비밀의 숲에 입장합니다]

[조잡한 단검이 주어집니다]

[조건을 만족하여 임무가 주어집니다]

[임무 : 숲 안으로]

-비밀을 간직한 숲에 입장하였습니다. 숲의 중심으로 가십시오.

숲 안에 발을 들여놓자 바로 임무가 떠올랐다.

창고를 열어 네모 칸 안에 들어 있는 단검을 꺼낸 승현은 단검을 살폈다.

이가 나가고 끝이 뭉뚝한 단검은 찌르기에도 베기에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승현은 단검을 꼭 쥐고 숲 안을 걸어갔다.

임무는 숲 중심으로 가라고 하였다. 그리고 단검을 주었다.

“그 말은 무언가 날 위협할 것이 튀어나온다는 말이지.”

단검을 위로 던졌다가 받아든 승현은 주위를 경계하며 숲 안을 걸었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키익.”

“고블린인가.”

녹색 피부의 작은 난쟁이가 승현의 앞길을 막았다.

날카로운 발톱과 뾰족한 송곳니를 가진 고블린은 붉게 물든 눈으로 승현을 노려보고 있었다.

“키에엑!”

고블린이 먼저 승현에게 달려들었다.

승현은 옆으로 몸을 피하고 단검을 역수로 잡고 고블린의 어깨를 찔렀다.

녹색 피가 흐르며 고블린이 비명을 질렀다.

“케에에!”

“빠르게 죽여주마.”

단검을 뽑아든 승현은 단검을 쥔 손으로 고블린의 뺨을 강하게 쳤다.

뻑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얻어맞은 고블린.

고블린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무릎으로 고블린의 턱을 올려 찍은 후 목에 단검을 박았다.

목에 뭉뚝한 단검이 박히고 승현은 단검을 비틀어 치명상을 만들었다.

그 후 쓰러진 고블린은 녹색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몬스터를 사냥하셨습니다. 특전이 제공합니다]

[특전은 정식 오픈 때부터 적용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역시 게임이라서 저절로 사라지는 건 편리하네.”

단검에 묻은 피를 대충 나뭇잎으로 닦은 승현은 고블린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봤다.

아쉽지만 어떤 아이템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에 상태를 연 승현은 추가 능력을 올렸다.

[상태]

이름: 최승현.

레벨: 2.

직업: 예비 모험가.

근력: 14. 체력: 15. 지력: 13. 정신력: 15. 마력: 1

추가 능력: 3.

근력과 체력 그리고 마력에 각각 1씩 투자한 승현은 다시 숲을 걸었다.

숲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고블린이 한 마리씩 튀어나왔는데 5마리의 고블린을 상대하자 다시 레벨이 올랐다.

또한 평범한 단검 두 자루와 가죽 부츠와 벨트 하나, 가죽 갑옷 하나를 얻었다.

원래 복장이었던 천옷 위에 갑옷과 벨트를 걸치고 샌들 대신 부츠를 신었다.

“한층 편하군.”

단검 두 자루를 얻었지만 조잡한 단검은 버리지 않았다.

조잡하다고는 하나 내구도 하나만은 이보다 높은 게 없었다.

[아이템]

조잡한 단검

-등급: 특별함

-내구도 189/400

-조잡하다고 얕볼 수 없는 단검. 수리하면 어지간한 단검보다 좋을 것입니다.

평번한 단검의 내구도가 200인 걸 감안하면 이 조잡한 단검은 수리할 경우 썩 쓸 만한 단검으로 탈바꿈 할 것이다.

평범함과 희귀함 다음 등급인 특별함 등급인 것도 뭔가 이유가 있을 거다.

그게 아니더라도 시작 시에 주어지는 아이템은 승현에게 행운의 부적 같은 거다.

그렇게 숲 안으로 들어갈수록 승현의 무장은 더욱 충실해졌다.

한 달이 지나자 승현은 초보자 세트라 불리는 고블린 세트를 모두 맞출 수 있었다.

상하의 갑옷과 장갑, 가죽 투구와 벨트 그리고 부츠짜지.

또 목걸이와 반지. 마지막으로 장검과 방패도 있었다.

“풀 세트를 맞춰본 건 또 처음이네.”

충실한 무장을 갖춘 승현의 레벨은 이제 5레벨이다.

고블린 정도는 열 마리가 뭉쳐 와도 승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단검 한 자루만으로도 열 마리를 상대할 수 있는데 방어구에 장검까지 있으니 말이다.

여전히 숲의 중앙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무려 한 달이나 지났는데도 말이다.

“슬슬 중심부에 도착할 때가 되지 않았나.”

승현은 방패를 앞세운 채 말했다.

현재 무기를 든 고블린 전사 열 마리에게 둘러싸여 대치중이다.

고블린 전사의 추정 레벨은 5레벨.

그냥 고블린과는 비교가 안 되는 레벨이다.

‘아직까지 주술사나 궁수가 나오지 않았어. 하지만 이 기세라면 곧 등장하겠지.’

잠시 생각을 한 승현은 곧바로 방패를 앞세워 앞에 있는 고블린을 밀치고 장검으로 고블린의 가슴을 찔렀다.

“케에엑!!”

승현의 선공을 시작으로 모든 고블린이 승현에게 달려들었다.

검이 박힌 고블린을 발로 차 검을 회수한 승현은 검을 크게 휘둘러 달려드는 고블린을 뒤로 물렸다.

“하아압!”

승현은 뛰어난 전투감각을 발휘해 다수의 고블린을 상대했다.

방패로 고블린의 공격을 막고 검으로 찌르거나 베며 고블린 전사를 상대한 끝에 열 마리의 고블린 전사 모두를 해치웠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후아, 아직 체력이 낮아서 힘들군.”

승현은 몸을 풀며 전리품을 수거했다.

창고에 차곡차곡 쌓이는 전리품을 보며 흐뭇하게 웃은 승현은 다시 앞으로 걸었다.

마력을 찍으면서 점점 몸에서 마력이 생겨나는 게 느껴졌다.

‘조금만 마력에 투자하면 기술도 쓸 수 있겠는데?’

승현은 곧 10을 바라보는 마력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술을 익힌 상태라면 마력이 1이라도 사용할 수 있지만 기술서나 NPC의 지도 없이 스스로 기술을 터득하려면 최소 마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 최소 조건이 바로 마력 10이고 말이다.

승현은 일주일을 더 숲 안으로 들어갔다.

고블린 궁수와 주술사까지 등장하면서 퍽 힘든 싸움을 이어나갔지만 상처 없이 이길 수 있었다.

‘고블린한테 상처를 입기엔 여태까지의 경험이 아깝잖아?’

열심히 앞으로 나아간 승현은 피라미드 같은 건물 앞에 섰다.

[임무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이 피라미드가 숲의 중심이었나 보다.

“보상을 뭘 받았나.”

창고를 열어 들어온 보상을 보니 팔찌 하나가 들어 있었다.

금색 팔찌는 퍽 정교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범상치 않아 보였다.

[아이템]

시작의 팔찌

-등급: 특별함

-내구도: 200/200

-시작하는 자의 팔찌입니다. 하루에 한 번 모든 해로운 효과를 제거합니다. 단, 효과를 사용하면 내구도가 영구적으로 10이 떨어집니다.

“흠, 디버프 해제인가. 나쁘지 않네.”

딱히 제한이 없는 걸로 봐선 모든 디버프를 해제하는 효과에 제한이 없어 보였다.

이런 아이템은 고레벨이 되어서도 쓸 수 있으니 잘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적절히 사용하면 될 듯싶다.

일단은 팔찌를 착용하고 건축물을 살폈다.

바위를 계단식으로 쌓아올린 피라미드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네 방향에 나 있었다. 망설임 없이 피라미드 안으로 발을 들이자 갑자기 입구에 철창이 내려오며 닫혔다.

[임무 : 증명하다]

-자신을 증명하십시오. 그리고 승리를 쟁취하세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임무를 살핀 승현은 검과 방패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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