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항해-아티팩트 에이지-258화 (258/290)

0258 / 0290 ----------------------------------------------

발트해

솔코는 나를 매단 상태로도 약 80km에 이르는 아른헴-암스테르담 사이를 2시간만에 주파했다. 혼자 날아가면 3~40분이면 갈 수 있겠지. 하늘 높이 날아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우리 집 지붕 위에 내렸다. 나만의 공간. 문을 열고 내려가 가면을 벗고 바로 나갔다. 원래는 최대한 정체를 숨기기 위해 옷도 갈아입어야 하겠지만 변형시켜두었던 워리어나 퀴버의 형태를 원래대로 돌리는 정도로 끝냈다. 지금은 어머니를 만나는 게 중요하니까.

솔코와 감각을 공유해 저택을 살폈다.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다. 상관 쪽에 있나? 솔코를 그쪽으로 보내 확인했지만 역시나 없다. 그렇다면 마우리츠의 집이다. 마우리츠가로 솔코를 보내니 역시나 그곳에 있다. 토마스와 플로라, 로레나까지 함께 있다. 밖으로 나가 하인을 불러 마차를 불렀다.

아론의 모습으로 활동하려면 출발지는 반드시 이곳이어야 한다. 항상 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가는 모습이 잡히지 않고 갑자기 마우리츠가에 나타나거나 하면 의심받을 수 있다.

“서둘러주시오.”

마부에게 부탁했다. 특별히 부탁해서인지 속도가 꽤 빨랐다. 마우리츠가 정문은 마차 커튼을 걷어 내 얼굴을 보여 주는 것으로 바로 통과했다. 나를 마중나온 집사의 안내로 모두가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론! 빨리 왔군.”

가장 먼저 마우리츠의 모습이 보였다.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마우리츠는 여리여리하던 예전과 달리 꽤 살집이 있었다. 유물로 변신하는 모습도 마우리츠의 본 모습을 참고해서 변하는 모양이다. 배가 나오는 정도에 따라 남자 형태에서 살집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총독 각하.”

어머니는 마우리츠에 대해 알고 있지만 플로라나 로레나는 모른다. 조심해야지. 마우리츠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바로 어머니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머니. 괜찮으십니까?”

솔코의 공간감각으로 이미 상처가 없음은 확인했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별 상처는 없었다. 토마스가 잘 막은 모양이다. 하긴 토마스 녀석도 꽤 강한 편이다. 유물의 능력으로는 사부님이나 나에 비해서 약할지 모르지만 토마스 녀석 자체가 무술의 천재라 불리던 녀석인지라 유물의 능력 이상으로 강한 편이다.

모두 상처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내가 괜찮냐고 물은 것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지 않았는지 걱정되어서였다. 어머니는 아버지께 시집온 이후로 에흐몬트를 떠나본 적이 없다. 전쟁터도 보지 못했고 험한 일을 당한적은 더 없었다. 그래서 혹시 이번 공격으로 충격을 받지는 않으셨을지 걱정되었다.

“괜찮다. 토마스가 잘 막아주었다.”

“고맙다. 토마스.”

“아닙니다. 이번 호위에서 전 실수했습니다. 호위의 경험이 없다보니 당황해서 마차에서 떨어져버렸습니다. 그래서 마님께 초인 둘이 접근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음?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아무도 다치지 않은 거지?’라고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말은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 좋지. 내가 말을 끝마치지 않아도 머리가 좋은 토마스가 알아서 잘 대답해주었다.

“마님께서 싸우셨습니다.”

“어머니가?”

“네. 마님께서 마차를 공격해오는 초인 둘을 상대해 물리치셨습니다.”

라고 말하며 토마스가 손가락을 올려 목 앞을 살짝 긋는다. 죽였다는 뜻이다. 어머니가 초인 둘을? 물론 예전에 어머니에게 유물을 하나 준 적은 있지만, 초인과 싸워 이기길 바라며 준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상대함에 있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라고 준거였는데....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자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도 태연한 표정으로 좋아하는 블랙티를 마시고 계셨다. 별일 아니었다는 것처럼.

“죄송합니다. 어머니. 저 때문에....”

“미안할 것 없다. 습격을 당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가문이 어느 정도 위치 이상으로 올라왔다는 뜻. 나는 오히려 기쁘구나. 그런데 네 정체가 들킨 것이더냐.”

마우리츠의 정체는 몰라도 내가 빌럼 루이스라는 것은 플로라나 로레나도 알고 있었다. 가족만 들어올 수 있는 저택 최고층에 함께 사는 이들이니 모를 수가 없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머니를 공격할 자들이....”

“알아보니 제국에서 출발한 한자동맹의 배를 타고 왔더구나. 그러니 꼭 에스파냐가 아니라 한자동맹에서 요청한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은 최근 발트해에 진출한 네덜란드 상인들 때문에 제법 피해를 입고 있으니까.”

“그럴수도 있지만 한자동맹의 상인들이 초인을 두 명 씩이나.”

“세 명입니다.”

토마스가 정정해주었다.

“세 명?”

“네. 제가 상대한 자 1명, 마님께서 상대하신 2명. 합해서 3명입니다.”

“토마스가 상대한 자는 전승 이상의 유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내가 상대한 자들은 명품급이었지. 별로 강한 자들이 아니었어.”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더 확실하군요. 전승급 1명에 명품급 2명을 네덜란드로 보내 네덜란드의 중심 상인 중 하나를 암살하라고 시킬 정도면 돈이 보통 들어간 것이 아닐 터. 한자동맹의 상인들은 어머니나 저를 죽인다고 해서 상황이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테니 그런 일에 큰돈을 쓸 리 없습니다. 에스파냐의 짓이 확실한 듯싶습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다면.... 제가 빌럼 루이스로서 활동하는 것이 힘들어지겠죠.”

“뭐가 힘들겠느냐. 그냥 상단은 하벨에게 맡기면 될 것을.”

“상단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어머니의 죽음을 견디지 못할 테니까요.”

“.... 그래. 그렇구나.”

아버지의 죽음은 담담했다. 잠깐 슬퍼서 울기도 했었지만 그 슬픈 마음은 며칠 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면.... 난 견디지 못할 것 같다. 나 자신의 무능력함을.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더 좋아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따진다면 오히려 아버지를 좋아한다.

하지만 어릴 때와 지금은 다르다. 그때는 내게 책임이 없었다. 내가 무슨 일을 해도 아버지의 죽음을 막지 못했을 것이고 아버지의 죽음은 필연적으로 찾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게 책임이 있다. 지금의 어머니는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이다. 난 가문의 책임자고 어머니는 가문의 일원이다. 내게는 충분히 어머니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네덜란드가 멸망한다하더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어머니를 잃게 된다면... 할 수 있음에도 하지 못한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

“어머니. 제가 이일을 바로 잡겠습니다. 그러니 잠시 동안만 마우리츠가에 계실 수 있겠습니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 알겠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너는 렐리가의 가주이자 렐리 상단의 상단주다. 그리고...”

어머니가 마우리츠의 배를 잠시 주시했다가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절대... 절대 무리하지 않습니다. 제가 지켜야할 것들. 그것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저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말입니다.”

“그래. 그러면 된다.”

“토마스, 플로라. 3일 안에 전장에 나설 준비를 해라. 너희 둘은 나와 함께 떠난다.”

“네. 주인님.”

“네. 알겠어요. 단주님.”

이 둘은 렐리가 최고의 전력이다. 이 외에도 어머니, 하벨, 그리고 최근에 내 할버드 스승이었다가 하벨의 경호원이 되었던 드노 베리타가 내가 준 명품급 유물로 초인이 되었지만 그들은 내가 생각할 때 큰 전력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솔코를 불러 쪽지를 발목에 묶어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1시간 만에 내가 쪽지를 전하고 싶었던 사람에게 도달했다. 바로 사부님. 사부님은 솔코의 발목에 메여있는 쪽지를 풀러 읽고는 바로 총사령관인 레스터 백작을 찾아가 보름정도 자리를 비우겠다고 이야기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아니 사부님이 도착하기 전에는 별 성과 없는 공격만을 반복하다가 사부님이 도착하고 나서 꽤 성과를 내고 있었던 레스터 백작이 절대 안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사부님은 표정 변화없이 계속해서 보름간 자리를 비우겠다고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레스터 백작이 이유도 묻고 설득도 해보았지만 요지부동. 결국 레스터 백작은 두 손 들고 사부님에게 보름의 시간을 허락해주었다.

보름이라...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내가 할 일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바로 알바 공작 암살. 이번 어머니의 습격건은 그가 관여한 것이 분명했다. 그 말고는 없다. 그가 내 정체를 알아차리고 나를 동요시키기 위해 어머니의 암살을 초인 용병에게 의뢰한 것이다. 토마스가 지키고 있기는 했지만 만약 어머니가 초인이 아니었다면 습격은 성공했을 것이고 나는 분명 전장을 이탈했을 것이다. 그때 알바 공작이 밀고 들어왔겠지.

생각해보니 보름간 아른헴을 포위공격 한 것도 초인 용병이 습격할 때 내가 암스테르담에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암스테르담으로 갔다면 어머니와 함께 다녔을 것이고 그렇다면 습격은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을 테니까. 이런저런 상황을 합쳐보면 어머니의 암살을 의뢰한 것은 알바 공작이 확실했다.

그러니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최대 전력을 동원해서 알바 공작을 암살한다. 그러면 될 것이다. 힘들겠지만.... 나와 사부님, 토마스에게 플로라가 강화를 걸어준다면 성공 확률은 60%까지 올라갈 것이다. 제법 괜찮지만 나에게 60%는 충분한 확률이 아니기에 그 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급해졌으니까 어쩔 수 없지.

그리고 등급만 오른다면..... 그래서 내 전력이 더욱 올라간다면 성공확률은 60%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다. 제발 등급이 올랐으면 좋겠군. 나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모르기에 일단 집으로 돌아와 수련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보너스 단계 포인트를 분배했다.

‘넘버 127. 보너스 단계 포인트를 무재에 1포인트, 문재에 4포인트 투자한다.’

-보너스 단계 포인트를 무재에 1포인트, 문재에 4포인트 투자합니다. 맞습니까?

‘맞아.’

-보너스 단계 포인트를 무재에 1포인트, 문재에 4포인트 투자합니다.

무재가 35(+10)단계, 문재가 25(+20)단계, 상재가 32(+14)단계가 되었습니다. 다이아몬드 등급의 요건을 전부 갖추었습니다.

됐다! 등급이 요건을 전부 갖추었다는 것은 등급이 상승한다는 뜻. 정말 각 재능을 45단계로 만드는 것이 등급 상승의 조건이었구나. 다음 등급은 각 재능을 60단계쯤 올려야 하는 걸까?

-등급이 다이아몬드로 상승합니다.

....

.......

.........

등급 다이아몬드 적용 완료.

다이아몬드 등급 직업의 제한이 풀립니다. 새로운 직업 1개가 추가되었습니다.

직업 ‘대제독’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직업 ‘대모험가’가 활성화 되었습니다.

예전 상재가 45단계에 이르렀을 때 ‘대상인’이라는 직업을 얻었었다. ‘대상인’은 모든 거래 상대에게 호감을 얻어 거래가 유리하게 해주고 상단의 직원들에게 존경심을 심어주며 내가 파는 모든 물건의 품질을 유지시켜주고 향상이 가능한 물품은 향상시켜준다는 효과가 달려 있었다. 꽤 좋은 효과였던 만큼 ‘대제독’이나 ‘대모험가’가 어떤 효과를 줄지도 상당히 기대된다. 특히 ‘대제독’. 아무래도 ‘대제독’이 무재 계열의 재능인 듯 싶으니 전투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주어지겠지.

-새로운 혜택 ‘성능 조정’이 추가 됩니다.

....

.......

..........

혜택 ‘성능조정’ 적용 완료

성능 조정? 항상 그렇지만 새롭게 추가되는 혜택들은 어떤 종류인지 가늠이 힘들다.

-성능조정은 보조아이템이나 사용자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다른 사용자의 유물을 조정 가능 범위 내에서 재조정할 수 있는 혜택입니다. 예로 보조 아이템 ‘워리어’에서 신체강화 능력을 제거하고 방어 능력을 더 올리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상당히 괜찮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능력을 더 강화한다면 내 전투력이 더 올라가겠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유물도 해줄 수 있다라... 이건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각자의 능력이니 각자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 있겠지.

-혜택 ‘장인의혼’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장인의혼’으로 숨겨진 힘을 끌어낸 물품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장인의혼’으로 만들어낸 유물을 강화할 수 있다? 이건 좀 지켜봐야겠다. 처음에도 ‘장인의혼’이 엄청난 혜택인줄 알았지만 막상 써보니 별로였거든. 강화한다고 해도 아주 조금 강해지는 정도면 소용이 없지.

-혜택 ‘보조 아이템’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보조 아이템 등록 가능 출력이 18만2,278k이하에서 29만5,174k이하로.

보조 아이템 사용 가능 출력이 8만k에서 15만k로.

보조 아이템 등록 한도가 5개에서 6개로 늘었습니다.

보조 아이템 등록 가능 출력이 29만5,174k인걸 보면 지금 넘버127의 출력이 29만5,174k인 모양이구나. 처음에는 13만k였는데 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혜택 ‘보조 아이템’의 사용 가능 출력 제한이 15만k로 오르면서 보조 아이템 ‘콜레가’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콜레가의 소환물인 ‘거대 돌고래’가 새로운 특수 능력을 각성했습니다.

새로운 특수 능력은 ‘순풍’입니다.

콜레가가 새로운 소환물을 소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소환물은 ‘거대 켈베로스’입니다.

‘거대 켈베로스’의 특수 능력은 ‘화염’과 ‘철벽’입니다.

‘거대 켈베로스’? 마리아를 에스파냐군이 켈베로스라 부르며 두려워하고 있지만 콜레가와 거대 켈베로스라는 이름을 연동하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처음 콜레가를 얻을 때 죽음의 위기에서 겨우 이겨낸 괴물. 설마 그것일까?

============================ 작품 후기 ============================

오늘은 좀 돌아다니다가 글을 쓰는 것이 늦었습니다.

제가 17분에 올리겠다고 해놓고 자꾸 어기네요.

죄송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