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항해-아티팩트 에이지-42화 (4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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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력상인

1576년 6월 22일 화요일

“달다.”

“햇밀로 만들었으니까요.”

오늘은 렐리가의 수확제 날이다. 소작농들은 어제 푹 쉬었겠지만 우리 집안의 하인들은 수확제 준비를 위해 어제 하루 종일 힘들게 일했다. 내가 지금 먹고 있는 빵도 어제 하녀들이 열심히 만든 것 중에 하나다.

이번에 수확한 밀을 제분해 만든 빵. 다른 빵에 비해 특별히 더 첨가한 것이 없는데도 더 쫄깃하고 단맛이 느껴진다.

음. 단맛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예전에 사부님 집에서 수련할 때 먹었던 카카오차가 생각난다. 듬뿍 들어간 설탕으로 인해 느껴지는 단맛은 천상의 음료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맛이었는데. 사부님의 집을 나온 이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이번에 밀을 싣고 사부님 댁에 가면 먹을 수 있을까? 사부님은 빌럼가에 들어가 있으니 없을 것도 같은데.

최고의 수확제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아론님!

토마스와 함께 집안을 한 바퀴 돈다. 내가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디씩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적당히 맞장구 쳐주었다. 수확제는 이미 시작해서 한창 무르익어 가는 중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어머니가 주재했던 수확제이지만 올해는 내가 주재하고 있다.

그나저나 사람이 정말 많다. 우리 집에서 일하는 소작농이 이렇게 많은 건가. 한 150명 가까이 되어 보인다. 물론 아이들까지 포함한 숫자다. 그렇다곤 해도 많긴 많다. 대충 스무 가구에서 스물다섯 가구정도는 되는 것 같다.

저 사람들 먹이려고 우리 집 하녀와 하인들이 며칠 동안 엄청 고생했지. 지금은 하녀와 하인들도 저마다 수확제를 즐기고 있다. 아. 저 150명 가까이 되어 보이는 자들 중에 하녀와 하인들도 있겠구나, 그들의 가족도 있을 테고 말이야.

그렇다고 해도 많다. 저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에서 일하며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니. 우리 집이 그다지 큰 집안도 아닌데 말이야. 내 목표인 대상인이 되고 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안의 아래에서 살게 되겠지.

상상이 잘 안 된다. 내가 목표로 하는 대상인이 먹여 살리는 사람은 몇 명 정도나 될까.

으하하하하하!

여기저기서 호탕한 웃음이 이어진다. 술에 취한 사람들의 웃음소리다. 내 생일 때도 그렇고 귀한 날에는 고급술이라고 말하긴 좀 그래도 제법 비싼 와인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 양이 적다. 와인을 무한대로 내놓으면 우리 집안은 그날로 망할 것이다.

오늘도 좋은 날이니 와인을 내놓았지만 한 사람에 한 잔정도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와인은 병 채로 내놓지 않고 노예들이 한잔씩 날라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냥 맛이나 보라고 주는 거다.

하인과 하녀들까지 참여한 파티에서 그들의 수발을 들어주는 이들은 전부 노예다. 우리 집은 노예가 많은 편이다. 아버지가 집안이나 상단에서나 노예를 활용하시는 걸 좋아했던지라 어머니도 노예를 쓰는데 있어 망설이지 않으신다.

집안에서만 쓰는 노예만 해도 토마스를 제외하고 여자 여섯, 남자 셋이 있다. 토마스를 제외한 숫자지. 여자들은 북유럽계도 있고 아프리카계도 있지만 남자는 전부 아프리카계다.

북유럽계 노예는 아프리카계처럼 종신 노예가 아닌 계약노예가 대부분이라 여자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남자들은 아직 노예로서의 정신상태가 제대로 서지 않은 자들이 많아 거친 자들이 더러 있다. 그런 자들은 여자인 어머니로서는 다루기가 힘들지.

그래서 어머니는 남자노예는 꼭 2세대 아프리카계만 구입하고 계시다. 태어날 때부터 노예인 자들이다 보니 다루기가 쉬우니 말이다.

노예들도 내일 하루는 푹 쉬며 먹고 싶은 것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들도 수확제는 누려야 하니까.

와인으로 목을 축인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은 맥주다. 맥주는 값이 싸고 양도 많기에 부담 없이 내놓을 수 있는 술이다. 우리나라 맥주는 제법 도수도 높고 맛도 좋기로 유명하니까. 다들 좋아한다.

소작농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에게는 비싼 와인보다도 많이 먹고 취할 수 있게 해주는 맥주가 훨씬 좋은 술이겠지.

“난 슬슬 빠져야겠어.”

술 취한 사람들 곁에서 홀로 제정신인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지. 난 맥주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아깝다고 한잔씩만 돌린 와인을 혼자 병째로 마실 수는 없으니까. 빠지는 게 좋겠어.

“적당히 마무리하고 오늘 일이 마무리 되면 노예들이 하루 정도 푹 쉴 수 있게 해줘.”

“감사합니다. 주인님. 주인님처럼 자비로운 분을 만난 것에 저를 비롯한 노예들은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아. 그래. 토마스도 노예지. 노예란 것을 알고는 있지만 다른 노예들처럼 문자 뜻 그대로의 노예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내 가신처럼 생각하는 노예였던지라 다른 노예들과 신분은 같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으음.... 토마스를 노예로 계속 두는 것도 좀 그런데... 확 노예에서 해방시켜버려? 근데 그랬다가 토마스가 떠나버리면 난감한데....

엄청 고민된다.

***

1576년 6월 29일 월요일

드디어 내 첫 상단이 출발하는 날이다. 3년 전에도 출발은 했었지만 거래를 하지 못했으니 상행으로 치지 말아야지.

수확제가 끝나고 다시 하루 쉰 다음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팔기 원하는 소작농의 밀과 다른 농부들의 밀을 끌어 모았다.

보통 밀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우리처럼 상단을 운용하지 않고 찾아오는 상인들에게 팔아버린다.

그 상인들이 이제부터 내가 하려는 편력상인이다. 보통 밀을 사기 위해 찾아오는 편력상인은 대부분 달구지 한두 개를 끌고 다니는 소규모 상인들이다.

밀은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큰 이익을 얻기는 힘든 분야니까. 일부러 산지까지 찾아와서 사들이고 도시로 가서 팔고 하는 것은 힘들고 큰 이익도 안 되지. 그래서 제법 규모가 있는 상인이라면 직접 밀을 사러 다니지 않는다. 도시에 상관을 열고 소규모 편력상인들이 사온 밀을 사들인 후 제법 양이 모이면 그때 대규모로 다른 곳으로 운송해 거래를 하거나 휘하의 새끼 상인들로 하여금 사오게 만든다.

여하튼 그런 소규모의 상인들이 무슨 정보망이 있어서 수확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딱 맞춰서 오겠는가. 대충 수확이 무조건 끝났겠다 싶은 때에 찾아와서 농부들이 수확해서 창고에 쌓아놓은 밀들을 구입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직 밀을 사려는 상인들이 찾아오지 않은 상태고 아직 창고에 많은 밀이 구입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

어차피 밀 팔러 가는 길이고 이번에 성에 밀을 팔아서 제법 여윳돈도 있는데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머니는 항상 밀을 팔고 들어온 여윳돈으로 땅을 사셨지만 올해는 밀을 사는데 쓰겠다고 말씀드렸고 흔쾌히 허락하셨다.

그렇게 해서 에흐몬트 산지가격으로 우리 집 창고(지주가 되면서 새로 만들었다.)에 쌓인 40만 오션어치의 밀에 추가로 20만 오션어치의 밀을 구입해 총 60만 오션어치의 밀을 준비했다. 이 중에서 집안에서 1년간 사용할 10만 오션어치의 밀을 제외하고 총 50만 오션어치의 밀을 위트레흐트로 운반할 생각이다.

그나저나 50만 오션어치의 밀이라... 꽤 많다. 집안 하인과 이번에 고용한 일꾼들이 총 동원되어 달구지에 싣고 있는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빨리 다 실어야 출발을 할 텐데 말이야. 드디어 본격적인 상행을 떠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아쉽네. 아직 돈이 20만 오션이나 남아있고 밀을 팔겠다는 사람들도 넘쳐나는데.”

“어쩔 수 없지요. 에흐몬트에서 구할 수 있는 달구지는 전부 구했는데도 실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원래 밀이 부피가 꽤 큰 상품이라 그렇습니다.”

“응. 그나저나 위트레흐트에 가면 달구지, 노새랑 일꾼 좀 더 구해야겠어. 이번 상행에 포함된 21개의 달구지 중 14개가 빌린 거다 보니까 임대료가 만만치 않잖아. 어차피 구해야 할 달구지라면 미리 구하는 게 이익일 것 같은데. 그리고 일꾼들도 전부 임시로 고용한 사람들이라 내 사람이라는 생각도 안 들어.”

“계속 식품상을 하실 거라면 더 구입하시는 것도 좋지요. 식품상이 거래하는 품목은 부피가 크니까요. 그리고 상단 일꾼으로 쓸 인력이라면 위트레흐트나 최근 발전하고 있는 암스테르담으로 가면 쉽게 고용할 수 있을 겁니다. 단순한 일꾼이라면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것은 일꾼이 아니라 전문 상단원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요.”

하긴. 도시는 인력이 넘쳐난다. 보통 집안의 모든 것을 장남이 물려받으니까. 2남, 3남 등 장남이 아닌 자들은 나이가 들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도시로 몰려온다. 그들 대부분이 평생 농사나 어부 일을 하다 온 사람들이니 도시에서 전문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당연히 단순한 일꾼이 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 그러니 언제나 도시에는 상단의 일꾼이 되려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토마스 말대로 전문 인력은 부족하다. 보통 상단의 전문 인력이라 함은 글을 읽을 줄 알고 셈을 할 줄 아는 자들을 말한다. 그런 이들이 많을 리 없고 있다고 해도 이미 다른 상단에서 다 데려갔겠지.

에이. 어떻게 구하지. 셈은 와서 일하다보면 알아서 배우게 되겠지만 글은 무조건 읽을 줄 알아야 하는데 말이야.

“차라리 나도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노예를 사서 가르칠까?”

“그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노예는 다른 사람들처럼 상단을 떠날 수도 없으니까요. 한번 잘 가르쳐놓으면 평생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과 키우는 비용이 꽤 든다는 것이 문제죠.”

“으음... 그러고 보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가 다른 일은 잘 처리하셨지만 상단 노예 두 명을 팔아버린 것은 잘못하신 것 같네.”

물로 그 두 명의 노예들이 토마스처럼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야.

“노예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하지?”

“예전이라면 그로닝겐이나 헬데르까지 가야 했겠지만 지금이라면 암스테르담으로 가면 됩니다. 위트레흐트에서 가깝고 최근 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져서 많은 상인들이 몰리니까요. 노예상도 있을 겁니다.”

“응. 그러면 위트레흐트로 갔다가 암스테르담에 들려보자.”

“알겠습니다.”

이번에 고용한 임시 일꾼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임이 다가와 모든 밀을 실었음을 알려주었다. 모두 임시 일꾼이지만 그래도 일꾼들을 통솔하는 선임이 한명정도는 있어야할 것 같아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을 약간의 급료를 더 주고 선임으로 임명했다. 어차피 이웃사촌이고 형, 동생, 아저씨 하는 사이들이기에 나이가 많은 사람의 말을 잘 듣는다.

“그럼. 출발하자.”

21개의 달구지.

21마리의 노새와 버새.

21명의 일꾼.

8명의 호위 용병.

그리고 토마스와 나.

내 진정한 첫 상행의 상단 규모였다.

***

1576년 7월 6일 월요일

“오. 이게 누구야. 우리 아론 아냐.”

위트레흐트에 도착하니 애니이모가 반갑게 맞아준다. 나도 반갑다. 3년 만에 보는구나. 많이 늙었네. 애니이모.

위트레흐트까지 오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다. 빠르면 3~4일, 늦어도 5일이면 오는 거린데 일행의 규모도 크고 밀의 무게도 나가다 보니 이동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오랜만입니다.”

“입니다는 무슨 입니다야. 나이 들었다고 어른말투 흉내 내는 거냐.”

“흉내 내는 거 아니거든요. 저도 이제 제법 나이가 들었습니다. 이렇게 가문의 가장으로서 상단도 이끌고 있는데.”

“웃기네. 키만 커가지고 얼굴은 아직 예전 그대로면서 뭐가 나이가 들었다는 거니. 징그러우니까 예전말투대로 해.”

“......”

이놈의 애니이모는 여전히 왈가닥이다.

“가져온 밀 계산이나 해주시죠.”

“흠. 알았어. 일단 거래부터하고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애니이모가 자신의 곡물상 직원에게 밀의 상태를 확인하고 무게를 재라고 한다. 나와 함께 온 일꾼도 함께 도왔는데도 양이 많다보니 꽤 시간이 걸렸다.

“뭐 이리 많아. 작년의 두 배는 되는 거 같은데? 대풍년이라도 든 거야? 아니면 갑자기 땅이 늘었나?”

“아뇨. 이번엔 여윳돈이 좀 있어서 다른 사람들 것까지 구입해서 가져온 겁니다. 달구지만 여유 있었어도 지금 가져온 것의 50%는 더 가져올 수 있었을 텐데.”

“이 정도만 해도 규모가 큰 거야. 편력상인 중에 달구지를 21개나 끌고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니.”

“저 중에 14개를 빌린 겁니다. 7개만 제거에요.”

“그래? 여하튼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으니까. 응접실로 가자. 먼 길 오느라 피곤할 텐데 차라도 마시면서 좀 쉬어.”

“그러죠. 직원한테 가격 좀 잘 쳐달라고 이야기 좀 해주세요. 성에 들어오는데 세금을 얼마나 많이 뜯던지. 10만 오션이나 냈다니까요.”

실은 8만 오션이지만 상인은 원래 좀 더해서 말해야 하는 법이지. 물건에 붙는 세금이 7만 오션, 사람과 노새, 버새 출입료가 1만 오션이었다. 날강도 같은 놈들.

“뭔 10만 오션이야. 척 보니 대충 8만 오션 쯤 냈겠는데.”

귀신이다. 역시 중견 상인. 척하면 척이다.

나와 애니이모는 응접실로 향했다. 물론 토마스를 비롯한 다른 일꾼들은 일이 마무리 될 때까지 열심히 일할 거다. 다른 이들이 일할 때 쉬는 것은 상단주의 특권이지. 훗.

“그나저나 완전히 편력상인이 되기로 한 거야? 편력상인은 힘들 텐데. 대충 도시에 상관 하나 만들어서 하는 게 좋지 않아?”

“이제 처음 거래하는 초보상인인데 바로 상관을 여는 것은 좀 난이도가 높지 않아요? 상관을 관리할 직원도 없고. 이번에 데려온 일꾼들도 전부 임시 일꾼이라 이번에 위트레흐트에서 일꾼도 고용해야 합니다.”

“그렇긴 하네. 상관을 바로 여는 건 좀 힘들지. 그럼 뭘 거래하려고?”

“마침 알크마르에 치즈시장이 열리는 시기니까요. 9월까지는 치즈를 거래해보려고요.”

“치즈 좋지. 값도 안정되어 있고 팔기도 쉽고.”

또 치즈다. 3번째 치즈 거래를 시도하는 거다. 처음엔 중간에 유물을 발견하는 바람에 이동속도 올리려고 길가에 다 버렸고 두 번째엔 에스파냐 군과 싸우느라 거래를 못했고 이번이 세 번째... 그러고 보니 치즈거래를 시도할 때마다 큰일이 터졌는데 설마 이번도 그러는 건 아니겠지.

“음... 좋아. 이 이모가 조카한테 좋은 일 한번 하자. 따라와 봐.”

응접실로 향하던 잠깐 고민하더니 애니이모가 갑자기 방향을 확 틀어 다시 창고 쪽으로 움직인다. 밀을 내리던 창고는 아니고 다른 창고. 위트레흐트라는 중심도시에서 곡물상을 하는 사부님의 상관엔 창고가 하나가 아니라 몇 개가 있다.

“짜잔~~~.”

창고로 들어간 애니이모가 호들갑을 떨며 뭔가를 가리켰다. 이 아줌마는 도대체 언제쯤 철들려고 하는 건지. 벌써 23살이나 된 사람이 말이야. 우리 어머니는 23살 때 6살인 나를 키우고 계셨다.

“와인이잖아요. 와인을 왜 보여주는 거예요?”

“어?! 와인인지 어떻게 알았어?”

“척 보니까 딱 와인이라고 쓰여 있는데. 뭐.”

내가 한눈에 알아보니까 애니이모가 놀란다. 그런데 정말 와인이라고 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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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산 와인(4등급)

-프랑크 남서부 지롱드강 주변의 5개 지역에서 나오는 와인. 보르도는 세계최대의 고급 와인 산지. 이 와인은 보르도산 와인 중 중하급 품질.

현 위치 적정 도매 구입 가격 : 1배럴당 22,570오션

현 위치 적정 소매 구입 가격 : 1배럴당 27,340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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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이 내가 보고 있는 와인이 담겨 있는 오크통 위에 적혀 있다. 상재가 7(+6), 즉 13단계나 되니까. 희귀한 상품이 아니면 대부분 이렇게 표시된다.

1배럴이 오크통 하나고... 오크통 하나에서 대략 와인 200병정도 나오니까.... 1병당 110오션정도 하는 거구나. 아니지. 이건 도매가고 내가 사먹는 가격은 소매가니까 대충 140오션 정도겠네.

이정도 가격이면 고급은 아니고 하급도 아닌 그럭저럭 먹을 만한 와인이다. 보통 우리 집에서 먹는 와인이 이정도 가격이지. 더 싼 와인은 2~30오션 와인도 있으니까. 물론 한 병에 몇 만 오션 하는 와인도 있어서 고급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 작품 후기 ============================

전편 댓글로 에흐몬트와 알크마르에 대한 질문이 올라왔는데 그 부분은 앞으로 본문에서 언급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에흐몬트는 작은 어촌도시이고 알크마르는 그 옆에 있는 작은 상업도시입니다. 양 도시는 지배자가 다른 독립적인 곳이죠. 에흐몬트에 알크마르가 속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에흐몬트가 큰 영지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아주 작은 어촌 영지이죠. 그런데 어째서 작은 어촌 영지의 영주인 라모랄이 대영주에 들어갔느냐.

펠리페2세의 아버지이자 신성로마제국과 에스파냐 네덜란드의 지배자였던 카를 5세의 조언자였으며 지금의 벨기에 북부지역인 플랑드르와 아르투아의 총독 직위도 역임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에는 넓은 평야와 부유한 항구도시인 안트워프도 포함되어 있죠. 덕분에 네덜란드 10대 부자이자 7명의 대영주 중 하나가 됩니다. 지금은 에스파냐의 점령지이기 때문에 에흐몬트 하나만 남아있지만 지난 세월 쌓아온 부와 군사력이 남아있습니다.

나중에 영토를 회복하면 다시 플랑드르와 아르투아를 되찾을 것이랑 희망을 에흐몬트의 가신들은 갖고 있습니다. 발터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위의 이야기는 제 소설 속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실제와 비슷한 것도 있지만 제가 지어낸 허구도 들어가 있으니 절대로 진짜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가짜 역사에요.

그 외에도 주변의 상황 중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댓글로 물어봐주세요. 앞으로 나올 내용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후기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의 댓글 질문은 제가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본문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댓글은 하나하나 전부 읽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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