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항해-아티팩트 에이지-32화 (3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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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1573년 5월 16일 수요일

빠빠빠빠빰~~!

나팔수들이 도시 곳곳을 다니며 나팔을 불고 있다. 나팔수들이 도시를 돌아다니는 이유는 도시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공고가 있을 때 만이다.

-위대한 에흐몬트의 지배자이자 플랑드르 지역의 진정한 주인이신 발터님의 탄신일이 내일이다! 위대한 에흐몬트의 지배자이자 플랑드르 지역의 진정한 주인이신 발터님의 넓은 아량으로 앞으로 3일간 오븐에서 만드는 빵에 세금을 물리지 않을 것이고 내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성문 앞에서 음식과 술을 나눠 줄 것이다!

빠빠빠빠빰~~!

다시 나팔을 불더니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목 되게 아플 것 같은데.

그렇다. 내일은 내 생일. 즉, 나와 같은 날 태어나 나와 함께 에흐몬트인의 축복을 단 둘이 나눠받은 발터의 생일도 내일이다. 보통 생일에는 이웃에게 음식과 술을 나눠주는 것이 보통인데 에흐몬트령의 영주님답게 통 크게도 영지민 전체에게 음식과 술을 나눠주는구나.

거기에 영지의 주요 수입 중 하나인 오븐 사용세까지 3일 동안이나 면제해주다니. 오븐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빵에 세금을 붙이는 오븐 사용세는 빵이 주식인 이 땅에서는 큰 수익 중 하나다.

영주님만 통이 큰 것이 아니었다. 내 생일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통도 컸다. 우리 집도 내일 내 생일 때 이웃에 나눠줄 음식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어머니가 이번엔 큰 잔치를 하기로 마음먹었는지. 귀중한 노동력인 수소도 한 마리 잡고, 달걀 150개, 양 2마리, 수탉 20마리, 암탉 5마리, 치즈 30덩이를 준비하고 나팔수들이 알리고 다니는 것처럼 오늘부터 3일간 무료인 도시 오븐에서 빵 200개를 구워낼 예정이었다. 거기에 각종 과일에 포도주까지 한가득 준비했으며 도시에 넘쳐나는 청어는 달구지로 한차 가득 채워 준비해두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사부를 주기 위해 값비싼 에메랄드 반지도 준비했으며 어제 토마스에게서 하는 이야기론 나를 주기위해 원제국의 비단을 준비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정말 엄청난 규모다. 이런 큰 잔치는 내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선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아마 못해도 20만 오션은 쏟아 부었을 것이다. 20만 오션이라니. 잔치 한번에 20만 오션이라니. 소상인이었던, 그리고 지금은 소상인조차도 아닌 우리가 그런 큰돈을 잔치 한 번에 사용할 여유가 있었던가? 집안의 재산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던 나조차 은근 신경이 쓰일 정도였다.

내가 유물을 얻은 것이 기쁘셨던 것일까. 아니면 사부라는 걸출한 사람의 제자가 된 것이 기쁘셨던 것일까. 어쩌면 둘 다 일지도.

이런 모습을 보면 어쩌면 어머니는 표현이 서투르셨던 것일 뿐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버지 못지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

“저 사람은 누구지?”

“쿤라트 히벤달님 이십니다. 에흐몬트 영지의 제1가신이며 제1기사이기도 합니다.”

“제1기사?”

“제일 강하고 높은 기사분이라는 뜻입니다.”

“호. 제일 강해? 제일 강하다면 유물도 가지고 있겠지?”

“네.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문에는 네덜란드 최강의 초인 빌럼님과 호각을 이루는 무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오. 침묵공 빌럼님과 호각? 그럼 엄청 센 거잖아. 과연 어떤 유물을 가지고 있기에 그 빌럼님과 호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일까.”

나와 토마스가 보고 있는 자. 화려한 컴뱃 아머를 입고 위용 넘치는 말 위에 앉아 긴 랜스를 들고 있는 쿤라트 히벤달이었다. 쿤라트는 많은 병사들을 이끌고 도시 밖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그들이 지나는 길 양편에는 도시의 주민들이 나와 쉽게 보지 못할 기사와 병사들의 행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쿤라트님 옆에 있는 소년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데? 아직 열대여섯 살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이는데도 무거운 컴뱃 아머를 입고 랜스를 한손으로 들고 있잖아. 엄청 무거울 텐데 말이야.”

“그분은 아마도 마르텐 히벤달님이실 겁니다. 쿤라트님의 장자로서 올해 열다섯. 또래에 비해 체격이 크고 힘이 좋으며 벌써부터 무예에 소질을 보여서 쿤라트님의 아들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아. 그 에흐몬트의 차세대 쌍두마차라는 두 사람 중 하나인 마르텐님이구나.”

마르텐의 이야기라면 많이 들었다. 내 또래 아이들의 가장 큰 호기심 중 하나는 자신들을 다스리는 귀족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특히 자신들과 나이가 비슷한 귀족가의 자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지. 딱 1년 전만 해도 나도 그런 것을 좋아했고 좋아하는 아이들과 어울렸으니 들어봤다.

문관인 파울 로트세이와 무관인 마르텐 히벤달. 그리고 그들의 군주인 에흐몬트 백작 발터. 이 셋이 차세대 에흐몬트를 이끌어갈 주인공이란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이상한데? 내일이 저들의 군주인 발터의 생일인데 어째서 저들은 지금 에흐몬트를 떠나는 거지?”

“아마도 전장에 나서야 할 일이 생겼을 겁니다. 주군의 생일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그것도 설 땅이 있어야 지킬 수 있는 것. 전장에 변화가 생겼다면 생일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 했을 것입니다.

“흐음... 도대체 주군의 생일을 챙길 수 없을 정도의 일이 뭘까...”

의심이 가는 것은 있다. 우리가 전해주었던 빌럼의 편지. 그 안에 무언가 중요한 말이 적혀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편지를 전해준 지 이틀 만에 병력을 이끌고 에흐몬트에서 가장 강한 기사가 전쟁터로 나가지.

“궁금하다. 나중에 위트레흐트로 돌아가면 알아봐야겠어.”

위트레흐트는 현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 당연히 흘러들어오는 정보도 많다. 그곳에 가면 이들이 어떤 전장에 가는 것인지. 그리고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도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병사들이 도시를 나서 남쪽으로 향하는 것까지 지켜보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서 쉬려하다가 좋은 구경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부의 허락을 맡고 나온 것인데 나오길 잘했다. 절도 있는 기사와 훈련 잘된 병사들의 행진을 보았으니 말이다.

***

1573년 5월 17일 목요일

내 생일이다. 딱히 생일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없지만 오늘 사부가 수련을 쉬어도 좋다고 한 것이 너무 기뻤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수련을 빠져서 좋아하는 것을 생일이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지 밝게 웃으며 나를 축복해주었다.

일단 아침 일찍 제대로 갖춰 입고 집에서 만든 음식을 싸들고 도시 중앙에 있는 성 바로 옆에 있는 교회로 갔다. 교회의 크기는 성보다 작다뿐이지 도시에 있는 어떤 건물보다도 크고 화려하다. 그곳에서 이름도 모르는 어떤 목사님에게 축복을 받았다. 교회의 책임 목사는 발터를 축복해주기 위해 성으로 갔다고 한다. 이 목사는 내 머리에 얹고 뭔가 기도를 해주셨는데 대충 앞으로 건강하고 명성을 떨치는 자가 되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길거리는 아침부터 떠들썩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전부 일을 나가서 조용해야 할 시간인데 말이다. 들은 바로는 오늘은 대부분이 일을 쉬고 성에서 나눠주는 음식과 술을 먹으며 즐긴다고 들었다. 내 생일은 항상 이랬다. 그렇기 때문에 딱히 우리 집에서 많은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었었는데 말이지.

오늘은 다르다. 어머니가 마음먹고 준비한 푸짐한 음식 덕분인지 집안 소유의 땅을 경작하고 있는 소작농이 많아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에 와서 음식과 포도주를 먹고 나를 축복해주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말을 거는 것이 딱히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와서 귀찮기는 했다. 이래서야 차라리 수련을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하... 피곤하다.”

날이 어두워지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모든 손님이 돌아갔다. 왜 이리 남의 집에 오래 있는 거야. 다 자기들 집 있잖아. 아무리 음식이랑 술이 공짜라곤 하지만... 아니. 음식과 술이 공짜면 밤늦게까지 있긴 해야지. 공짠데.

“이 정도로 피곤해하시면 안됩니다. 상인은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 제대로 된 상인이 되려면 이것보다 훨씬 피곤해질 겁니다.”

“으으. 벌써부터 무서워지는데.”

말만 무서운 게 아니라 정말 무섭다. 오늘은 나랑 비슷한 신분의 사람들만 상대했는데도 힘들었는데... 아니, 우리 집의 땅을 소작하는 사람들이니 나보다 나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었나. 하지만 나중에 상인이 되면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나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 귀족들까지도. 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할지는 감조차도 잡히지 않았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전 주인님께서도 처음에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하셨습니다.”

이젠 아버지를 전 주인이라 부르고 나를 주인이라 부른다. 나를 진정한 주인으로 인정했다는 뜻이겠지. 기분이 좋아지는 호칭이다.

“그래? 흠... 그럼 나도 언젠가는 아버지처럼 능숙해질 수 있을까?”

“물론입니다. 당연히 그러실 겁니다.”

토마스의 말은 왠지 진실처럼 들려서 위로가 된다.

“좋아. 그럼 대상인이 되기 위해 오늘도 포르투갈어를 익혀보자. 부탁해. 토마스.”

“알겠습니다.”

나는 토마스와 1시간가량의 포르투갈어 수업을 끝내고 넘버127의 ‘언어 습득을 통해 문재 포인트 1을 얻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하루를 마쳤다.

***

“어머니. 혹시 10~20만 오션정도 여유가 된다면 제가 좀 쓸 수 있을까요?”

“음? 왜 그러느냐. 혹시 필요한 물건이라도 있는 것이더냐.”

“음. 잠시만 주변을 물려주시겠어요? 조용한 가운데 말씀드리고 싶네요.”

“혹시 1년 전 얻은 그 것 때문이더냐.”

1년 전이라면 내가 집을 떠났고 유물을 얻었으며 사부를 만난 시기다. 그리고 그 중에서 ‘그것’이라 불릴만한 것은 유물밖에 없다.

“네.”

“그렇다면 알겠다. 20만 오션을 준비하도록 하마. 땅을 조금 처분해야 하니 며칠 정도 걸릴 텐데 괜찮으냐.”

아니 무슨 땅을 팔기까지. 땅을 팔겠다고 말하는 어머니의 눈빛을 보니 내 유물과 관련된 일이라면 뭐든지 내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실 것까지는 없습니다. 땅은 어머니를 위해 남겨두세요.

“아뇨. 그렇게까지 중요한 일은 아니에요. 얼마간 편력상인의 일을 할 생각인지라 자본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에요.”

편력상인은 도시와 도시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하는 상인이다.

“편력상인의 일을 한다? 그 일이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냐?”

“네.”

“좀 특이하구나. 10만오션이라면 지금 가진 것이 있기는 하다. 그것만 준비해주면 되는 것이냐.”

“10만오션어치의 치즈를 실을 달구지와 짐마차도 필요합니다.”

좀 부끄럽네. 이건 뭐. 내가 준비하는 건 하나도 없이 어머니에게 다 해달라는 꼴이니... 편력상인을 하기로 한 내 첫 목적지는 알크마르였다. 내 첫 여행지이기도 하고 마침 지금이 치즈시장이 열리는 시기이기도 했다.

“달구지와 짐마차라.... 어찌어찌 빌리면 5개 정도는 구할 수 있을 것 같구나. 거기에 네가 이번에 가져온 달구지에 집에 있는 달구지 2개를 더하면 대충 8개. 10만오션어치의 치즈라면 8개면 충분할거다. 추가로 달구지를 관리할 일꾼도 수배해보도록 하마. 경호원은.... 필요 하느냐?”

“아뇨. 경호원은 없어도 됩니다.”

“그래. 출발은 언제 할 것이냐.”

“알크마르에 들렸다가겠다 말씀드렸더니 사부님께서 20일 점심에 출발한다 하셨습니다. 저녁 전에 알크마르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다음날 아침에 거래를 한 다음 바로 위트레흐트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그래. 알겠다. 모레 아침까지는 전부 준비해두도록 하마.”

“감사합니다. 어머니.”

좀 진즉에 말했다면 좋았을 것을 출발 이틀 남겨두고 말하는 것이 죄송하기는 했다. 오늘은 18일, 출발을 20일 점심이라고 말했으니 어머니가 내가 말해준 것을 준비할 때까지 오늘과 내일밖에 시간이 없는 것이다.

사실 금요일에만 열리는 치즈시장이니 좀 머물다가 금요일에 맞춰 출발해도 되지만 물건은 농장을 찾아가서 직접 사도되는 것이니까. 지금은 하루라도 빨리 포인트를 올리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싶었다.

그나저나 내가 준비하는 것도 없고 어머니한테 전부 해달라고 하는 주제에 시간까지 촉박하게 말하다니. 참 면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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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8,480 (일명 워리어) - 버서커와 한세트로 제작됨.

형태 : 갑옷

출력 : 1만5천K

목적 : 신체능력 강화(보호형. 신체능력을 한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과도한 힘의 사용으로 인한 반발을 억제.)

특이사항 : 평소엔 간단한 브레스트 아머의 형태. 전투용으로 변신할 시 컴뱃아머로 변함.

변신 주문 "워리어 전투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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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하루 종일 새로고침을 하면서

어. 댓글 달렸다.

어. 추천이 1 올랐어!

오오. 조회수가 2 올랐다! 오케!

오오. 5초전에 쿠폰이 들어왔구나!

아아. 왜 신작버프를 받았으면서도 투베에서 튕겨나가려고 하는거냐~~~.

등등을 하고 있습니다.

글쓰는 시간의 약 2배를 여기에 투자하고 있는 것 같네요.

글을 써 임마. 글을.

근데 그게 안돼요.

나도 모르게 1분에 한번씩 확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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