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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
한편. 이곳은 경기도 고양시 인근에 위치한 서문식의 별장.
서문식은 비밀상인들과 손을 잡고 전성호를 비롯한 악성향 능력자들을 풀어준 장본인.그는 그 범죄자들을 이용해 지부장 자리를 되찾아주겠다는 비밀상인들의 말을 철저히 믿고 있었다.때문에 그 범죄자들을 경북 청송의 오지에 위치한 한미평화기술의 비밀 가공공장으로 끌고간다음 그는 쾌재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왔다.
지부장의 꿈에 부풀었기 때문인지 그는 정말 오랜만에 푹 잘 잤다.
"여보. 배고파. 밥 좀 줘."
서문식은 평소때보다 1시간정도 일찍 일어났다.
그 가공공장에서 대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물론 그는 비밀상인들을 철저히 믿고 있었기에 그들의 진의를 의심한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풀어준 그 죄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가공되어 어떤 식으로 힘이 되어줄지 궁금했다.
"으흐흐흐. 내 마음대로 부릴수 있는 괴수라...그거 멋지군."
서문식은 어제 간부상인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입을 헤벌렸다.
어제 접선했던 조직의 간부상인은 그 범죄자들의 뇌를 조작하여 조종 가능한 괴수로 만들어준다고 했었다.그럼 그 괴수를 서울 인근에 풀어서 혼란을 조장할수 있다.서문식은 대통령이 적당히 겁을 먹었을때 그놈들을 멋지게 해치우고 공을 세울 작정이었다.
그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괴수들은 무조건 서문식의 명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즉 서문식의 명에 따라 서울을 공격하고 몇몇 능력자를 해치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장할 것이다.다만 인위적으로 가공된 그들의 뇌는 절대로 서문식을 거역할수 없도록 되어있으니 서문식이 나타나 그들을 공격한다고 해도 제대로 반격할수 없게된다.
반격할수 없는 괴수라면 놈들을 해치우는건 식은죽 먹기였다.
"이 서문식의 꿈을 위해서라면 그깟 능력자 몇놈쯤이 대순가.
흐흐흐흐흐! 이거이거 참. 정말 기대되는데? 이 서문식님이 괴수를 부린단 말이지."
한참 혼자 낄낄대던 서문식은 곧 인상을 찡그리며 주변을 돌아봤다.
조금전에 부인을 불러대며 밥을 달라고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놈의 여편네가? 남편이 배고파 죽겠다는데 잠만 퍼자고 있어?"
서문식은 잔뜩 짜증을 내며 안방쪽으로 걸어갔다.
그가 거칠게 문을 열었지만 부인은 여전히 죽은듯이 자고 있었다.잠든 부인을 내려다보며 잔뜩 인상을 쓰던 서문식은 곧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려버렸다.어제 부인을 때린게 미안했기 때문이다.그 당시엔 너무 화가 나서 무의식중에 그랬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자신도 영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서문식은 잠든 부인의 이불을 덮어주고 거실로 나왔다.
"알아서 일어나겠지. 일단 TV나 좀 볼까."
서문식은 리모컨을 집어들자마자 무감각하게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뉴스를 제외한 다른 프로그램엔 거의 관심이 없었다.서문식은 부인이 잘 들을수 있게 일부러 음량을 높여놓은채 뉴스 채널을 선택했다.
"뉴스 특보?"
뉴스 채널을 선택하자마자 화면 상단에 빨간 글씨로 특보라고 떴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고속도로에서 200중 추돌사고라도 났나? 아니면 아파트가 무너졌나?
우리나라는 이게 문제라니깐. 일들을 너무 대충대충하니 자꾸 그런 사고가 나지."
서문식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TV 화면에 시선을 붙박았다.
[다음 소식입니다!]
[김덕배 대통령은 전군 동원령을 내리고 괴수와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현재 강북 지역은 사실상 괴수들에게 점거된 상황이고 수도경비사령부 이하 경기도 일대의 모든 군단이 총출동하며 한강에서 괴수들의 진격을 막고 있습니다!]
[현재 특전사령부의 예하 부대가 괴수의 근거지인 능력개발부 청사를 포위하고 총 공격을 감행하고 있습니다.김덕배 대통령은 서울의 괴수는 곧 일망타진될 것이니 모든 국민들은 일절 동요하지 말고 생업에 종사하라며.....]
아무 생각없이 TV를 보던 서문식은 그만 리모컨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이게 뭐야. 이게 어떻게 된거야? 능력부가 괴수의 근거지라고?!
각성한 괴수가 서울에서 난동을 부리면 내가 능력자들을 이끌고 그놈들을 당당히 처리하는거잖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왜 내 부하들이 괴수란말야!"
"이게 어떻게 된거야!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야! 이건 말도 안돼!!!"
서문식은 입에 거품을 물고 방방 뛰기 시작했다.
그 비밀상인들이 죄수들을 괴수로 만든다는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모든 작전의 지휘권은 분명 자신에게 있었다.괴수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명에 의해 서울을 공격해야 했고 자신이 능력자들을 소집하기전까지 서울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혀선 안된다.그런데 조금전 뉴스의 자료화면을 보니 강북 전역이 이미 불바다로 변해 있었다.
"이...이것들이! 이것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서울이 저렇게 망가지면 나는 대체 어떻게 되는거야! 왜! 대체 왜!!!!!!"
광분한 서문식은 의자를 집어던지고 TV를 걷어차며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쳐 잠들었던 부인이 그 소리를 듣고 깨어나 허겁지겁 뛰어나왔다.그녀는 혼자 씩씩대며 서있는 남편과 지금도 서울의 위기를 알리는 TV를 번갈아가며 돌아봤다.
그녀는 제법 눈치가 빠르고 세를 읽을줄 아는 여자였다.
TV를 통해 서울이 사실상 괴멸됐다는 사실을 알았고 능력부의 모든 능력자가 괴수로 변했다는 것도 알았다.남편 서문식의 기반은 능력부였고 그 능력부가 최우선적으로 지켜야하는건 바로 수도 서울이었다.그런데 서울이 사실상 괴멸상황에 처했다면 남편의 운명은 이제 돌이킬수 없었다.서울을 방어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도 할말이 없었다.
루시아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남편의 파멸을 직감했기 때문이다.이제 남은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쳐서 죽은듯이 사는 그 방법뿐이다.
"왜! 왜! 왜!!!"
서문식은 가슴을 치며 미친듯이 절규했다.
루시아는 현실을 인식하고 그걸 인정했지만 서문식은 그렇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파멸을 받아들일수 없었고 이 참담한 현실을 무조건 부정하려 했다.그녀는 발광하는 남편을 만류하려 했지만 이미 반쯤 미친 남편은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문식씨. 이제 너무 늦었어요. 능력부는 이제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이제 남은 길은 단 하나뿐이에요. 우리 멀리 도망쳐요.여기선 더이상 살수 없다구요."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성을 잃은 서문식은 창문을 뚫고 튀어나갔다.
"문식씨!"
아내가 그를 쫓아나갔지만 붙잡지는 못했다.
이미 반쯤 미친 서문식이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폭발시켰기 때문이다.죽음을 각오하고 모든 힘을 폭발시킨 능력자는 이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보다 빠르다.
루시아도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폭발시켜 서문식을 뒤따랐다.
고양시에서 서울 시내까진 1시간이 넘는 거리였지만 서문식은 그 거리를 단 2분만에 주파했다.뉴스에서 봤던 그대로 서울은 아수라장이었다.거의 모든 건물은 무너져 폐허로 변했고 그 폐허위를 온갖 괴물들이 활보하고 있었다.뉴스에선 이미 군대가 출동했다고 했지만 어디를 봐도 군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 능력자들의 수장은 나다! 나 서문식이다!
바로 나 서문식이야! 구용철도 샬럿도 아닌 바로 나 서문식이다! 누구든지 덤벼라! 내가 능력부의 고문 서문식이다! 부하들이 전부 괴물이 됐다면 나 혼자서라도 싸우겠다!"
서문식은 고함을 치며 괴수들에게 달려들었다.
"문식씨! 제발! 제발 그만해요! 당신 혼자서 이놈들을 다 이길순없어요!"
부인 루시아가 울면서 만류했지만 이미 미친 서문식의 귀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그는 정신없이 싸우며 괴수들의 근거지로 뛰어들었고 루시아도 그를 따랐다.
"우오오오오오! 내가 서문식이다!"
서문식은 괴수가 보일때마다 정신없이 달려들었다.
마치 공룡처럼 생긴 거대한 괴수가 앞을 막았지만 서문식의 검이 작열하자 괴수가 순식간에 고기조각으로 변했다.비록 용철과 샬럿의 그늘에 가리워 빛을 잃었지만 그는 분명 대한민국 최강급 능력자였다.
수많은 괴수들이 달려왔지만 나타나는 족족 서문식의 칼날앞에 쓰러졌다.
그렇게 얼마나 싸웠을까.서문식의 발밑엔 괴수의 사체가 수북하게 쌓였다.고막을 찢을듯 주변을 쩌렁쩌렁 울리던 괴수들의 울음소리도 어느덧 조금씩 잦아들었다.
"하아....하아....."
서문식은 피 묻은 검에 몸을 기댄채 한참동안 숨을 헐떡였다.
대한민국 최강의 능력자였지만 혼자 힘으로 수백마리의 괴수를 상대하는건 무리였다.이미 그 어디를 둘러봐도 아군은 없었다.한때 수많은 능력자를 호령하며 세계지존을 꿈꿨지만 지금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건 오직 부인뿐이었다.
"응?"
그때. 한참 숨을 고르던 서문식의 눈에 뭔가 특이한게 보였다.
저 멀리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건 지금까지 봤던 괴수와는 뭔가 좀 달랐다.외견은 누가봐도 사람.그것도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다만 그녀가 보통 사람하고 다른 점이라곤 등에 날개가 달려있었다는 것뿐이었다.
날개 달린 여인은 그런 서문식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왔다.
"너는 이 나라 전사들의 수장.
발레리누스를 상대하기 전에 연습게임을 하긴 제격이군."
"무슨 개소리야! 오냐! 너도 괴수구나! 죽여주마!! 이 서문식이 죽여주마!"
이성을 잃고 날뛰는 남편을 그저 옆에서 지켜볼수밖에 없었던 루시아.
그는 남편과 자신의 파멸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직감했다.저 날개달린 여인이 누군지는 그녀가 제일 잘알았다.저 여자는 지금 남편의 힘으로 상대할수 있는 자가 아니었다.만약 설득할수 있다면 어떻게든 남편을 설득해서 이 자리를 피해야했다.
하지만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알았다.
루시아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기왕 이렇게 됐다면 선택지는 오직 하나뿐이었다.
부인이 보는 앞에서 서문식은 용감히 싸웠다.
그의 검이 바람을 가르며 샤르테의 목을 쉼없이 노렸다.하지만 아무리 치고 또 쳐도 샤르테는 조금도 다친 기색이 없었다.세계 정상급의 능력자들은 잠시잠깐 상대의 눈을 보는 것만으로도 승패를 예상할수 있다.하지만 이미 눈이 뒤집힌 서문식은 그런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그는 이미 모든걸 잃었고 잃은걸 되찾을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
서울이 괴멸됐다는걸 안 시점에서 서문식은 이미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렸다.
서문식은 모든 힘을 다해 공격을 퍼부었지만 샤르테는 그 모든 공격을 가볍게 흘렸다.단지 그 자리에 서서 고개만 까딱까딱하는거 같은데 아무리 용을 써도 그 목을 벨수가 없었다.샤르테는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별 어려움없이 전부 흘려버렸다.
"겨우 이정도로 이 나라 전사들의 수장이 됐다?
지상인의 수준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구나. 여전히 밑바닥이야."
"무슨 개소리야! 죽어랏!"
광분한 서문식이 칼을 높이 쳐들었다.
이 일격으로 샤르테의 머리를 쪼개버릴 작정이었다.
하지만 음속을 넘어선 이 공격이 샤르테의 눈엔 마치 슬로우 비디오처럼 보였다.
"하찮은 놈. 그만 죽어라."
슉!
샤르테의 검이 바람을 갈랐다.
마치 귀찮은 모기를 쫓듯 살짝 후려친 검.그 아무렇게나 휘두른 검이 대한민국 최강을 자부하던 서문식의 허리를 반쯤 끊어버렸다.
"크악!!"
서문식의 몸이 마치 걸레조각처럼 처절하게 구겨졌다.
깊숙히 잘려나간 옆구리에선 검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서문식은 울음섞인 비명을 내지르며 그 자리에서 데굴데굴 굴렀다.칼을 맞자마자 본능적으로 상처를 감싸쥐었지만 다섯손가락 사이에 붉은 피가 쉴새없이 뿜어졌다.
"흥! 꿈틀꿈틀 바닥을 기는게 하찮은 버러지같군.그 마지막 숨통을 끊어주마."
샤르테가 냅따 칼을 쳐들었다.
그녀에겐 대한민국 최강급 능력자 서문식도 벌레 이하의 존재였다.샤르테의 검이 굉음을 내며 서문식을 향해 작열했다.
"문식씨!"
옆에 서있던 루시아가 용감히 몸을 날렸다.
그녀는 감히 샤르테에게 덤벼들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목숨을 구걸할 생각은 없었다.남편 서문식이 꿈꾸던 세상이 완전히 사라진 지금.자신 역시 살아갈 이유가 없었다.루시아가 달려들어 서문식을 감싸고 샤르테의 칼날이 그녀의 등을 깊숙히 꿰뚫었다.
"루시아!"
서문식은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모든걸 잃었으니 더이상 살아갈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무모한 행동때문에 죄 없는 부인이 자신을 대신해서 칼을 맞았다.자신이 부인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하지만 귄력에 미쳐서 그 모든걸 까맣게 잊어버렸다.
피로 물든 부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서문식의 눈에도 어느덧 눈물이 고였다.
"이제 그만 해요....다....끝났...."
"루시아! 루시아! 죽으면 안돼! 죽으면 안돼!! 으아아아아악!"
죽은 부인을 안고 서문식은 미친듯이 절규했다.
권력을 잃어버리고 마지막까지 곁에 남아있던 부인까지 잃었다.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린 서문식은 부인의 시체를 밀치고 샤르테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겨우 목숨만 붙어있는 그가 샤르테의 상대가 될리가 없었다.
마지막 일격이 허공을 치고 샤르테의 칼이 서문식의 목을 관통했다.
"읍! 크윽! 루.....루시아.......!"
잠시 부인의 시체를 내려다보던 서문식은 곧 휘청거리며 주저앉았다.
두 무릎으로 땅을 후려치며 그의 지친 몸이 곧 축 늘어졌다.한때 대한민국 최강의 능력자.샬럿과 용철이 없었다면 지부장이 되어 모든 능력자를 이끌었을 사람.하지만 그는 결국 최강이 되지 못했고 같은 꿈을 꾸던 부인과 함께 이 세상을 버리고 말았다.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던 샤르테는 그가 이미 죽었다는걸 알고 칼을 거두었다.아직도 이 세상에 미련이 남았는지 눈을 뜬채 죽은 서문식.
샤르테는 그런 서문식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중얼댔다.
"너는 가장 먼저 눈을 뜬 전사.
하지만 각성한 발레리누스에게 모든걸 빼앗길 운명.아무 것도 모르던 발레리누스를 전사의 길로 인도한게 바로 너였지.그런데 결국 넌 그 발레리누스때문에 마지막 희망까지 철저히 짓밟히고 죽었다.죽어서도 그 영혼은 영원히 분노하리라.가슴을 치며 슬퍼하리라. 이를 갈며 발레리누스를 저주하리라.그럼 내가 네 원한까지 짊어지도록 하마."
"오너라. 발레리누스.
아틀란티스의 내 병사들은 어디까지나 너를 위해 준비한 희생양."
"그 희생양의 피를 듬뿍 묻힌채 죄 많은 내 목을 가져가려무나."
샤르테는 두 팔을 활짝 펴고 하늘을 우러러봤다.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던 그 날개는 이미 망자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능력부 고문 서문식이 죽으면서 한국 능력자 조직은 완전히 붕괴됐다.
일부는 괴수가 됐고 또 일부는 그들을 막다가 죽었다.모든 능력자들이 사라진 지금.샤르테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 모든 일을 계획하고 실행한 자.
모든 혼돈의 근원인 아프로스는 비교적 안전한 남산에서 불바다로 변한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는 멀리서 솟구치는 불기둥을 보며 정신없이 낄낄 댔다.
"중국은 사분오열됐고 서울은 사실상 괴멸상태.
이걸로 끝이 아니다. 끝 없는 전쟁이 지상을 갈기갈기 찢을 것이다.
이 모든게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다.지구의 자원을 파먹고 오염시키는 인간의 수를 줄이기 위해선 그에 합당한 포식자가 필요한 법.두 포식자가 완벽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영구히 싸운다면 벌레같은 인간들의 숫자도 그만큼 줄어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