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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
그로부터 며칠후.
유휴인 인근 료칸의 다다미 방에서 하루종일 자고 있던 용철은 해가 막 떨어질 무렵 자리에서 일어났다.지금의 용철 일행은 홋카이도에서 놀러온 관광객으로 위장하고 있었지만 동시통역기를 착용한 용철의 일본어 실력이 현지인 이상이었기에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덕분에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쉬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물론 여기 있으면서 생각없이 놀기만 한건 아니었다.
이곳에 온 궁극적인 목적은 일본 우익정치인들의 처단이었다.
물론 그들이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일본 국회에 직접 난입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은 이미 얼굴이 팔릴대로 팔린 사람이었다.이 온천지역의 관광객이나 여관주인같은 일반인들은 잘 몰랐지만 일본의 국회의원쯤 되는 놈들이라면 한국의 대표 능력자인 구용철의 얼굴을 모를리가 없었다.때문에 국회에 난입해서 놈들을 직접 쳐죽인다면 차후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즉 될수있는대로 놈들을 조용히 처리하고 그들의 침략 제1선을 맡을 가능성이 큰 일본측 비밀상인들을 바로 이곳 북 큐슈에서 전멸시켜야 한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용철은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힘껏 기지개를 켰다.
어두워질때까지 기다릴 작정으로 잠이 오지않는데도 억지로 눈을 붙였다.
물론 대낮에 늘어지게 잘수있었던건 조금전에 양껏 퍼마신 청주의 공이 컸다.
"온천에 가시나봐요?"
"네. 그냥 바람이나 좀 쏘일까 싶어서요."
다다미 방 문을 열자 50대초반의 여관주인이 싹싹하게 말을 걸어왔다.
한국에선 쪽바리 쪽바리 하면서 일본인이라면 치를 떨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본인이 나쁘다고 생각하는건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현재 일본 정계를 중심으로 군국주의 회귀를 꿈꾸는 정신나간 놈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그들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러니 죽일 놈들은 바로 그 우익 놈들뿐이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의 정치인중에서도 기척을 숨기고 인두겁을 쓰고 활동하는 괴수들이 많다.상인조직에서는 그들을 능력자로 분류했지만 실제로 생각하는 사고방식라던지 행동양식이 인간보다는 오히려 괴수에 가깝다.묻지마 살인범으로 대표되는 블루칼라 괴수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지금.은밀히 숨어서 사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던 그 화이트칼라 괴수들이 이제 사라진 블루칼라 괴수를 대신해서 세상을 도탄에 빠트리려 한다.
그러니 놈들이 행동을 개시하기 전에 한놈도 남김없이 없애야 했다.
'귀국하면 국내의 괴수들도 전부 찾아 처단하겠다.'
괴수일 가능성은 정치쪽 인물중에서도 특히 국회의원이 높은 편이다.
밀리아가 따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 국회의원중에 약 40%가 괴수라고 했다.그들은 스스로를 국민의 대표자라고 부르짖으며 실은 자신들의 사욕을 채웠다.그리고 그 욕심의 댓가는 항상 국회의원 개인이 아닌 사회가 비싸게 치뤄야 했다.
사회의 극단적인 양극화와 날이가면 갈수록 진화하는 권력층의 부정비리는 모두 사회의 음지에서 암약하는 이 괴수들때문이다.
놈들을 모두 없애고 이 세상을 능력자와 괴수가 없었던 평화로운 과거로 돌려놓는다.
그게 바로 전사 발레리누스의 화신으로 태어난 자신의 숙명이다.
숙소로 쓰던 료칸을 나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 한켠을 하얀 물안개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다들 하루 일을 끝내고 저녁 식사를 생각할 시간이지만 유휴인의 온천마을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종일 흥청거렸다.낮에는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긴린코 호수를 비롯한 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았다면 지금은 전부 나무로 만든 바께스를 들고 온천을 찾는 사람들이었다.
"어! 여기야! 여기!"
숙소를 벗어나서 좀 걸어가니 멀리서 범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을안 삼거리 인근에는 제법 큰 료칸(여관)이 있었는데 그 앞에 동료들 전원이 모여있었다.그 료칸은 마을의 다른 료칸과는 달리 서양식으로 지어졌는데 입구 옆엔 제법 넓직한 테라스가 있었다.바로 이 료칸이 밤마다 모여서 술을 마시는 곳이었다.잠을 자는 숙소와 모여서 노는 곳을 따로 잡은 이유는 술을 좋아하는 인철이나 존슨등이 술기운에 이상한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보다는 여자들때문이었다.
"다들 일찍 나왔네."
"네가 하도 안나와서 가볼까 했는데 지부장님이 가지말라고 하셔서.."
"그랬어?"
용철은 대수롭지않게 반응했지만 동료들은 그를 보고 반가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날마다 이 료칸에 모여서 놀다가 잘때가 되면 헤어졌지만 그들에겐 그 짧은 밤 시간이 무척 길었던 모양이었다.마리엘이 자신에게 의지한다는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건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모두들 서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다른 삶을 살다가 능력자가 됐고 어쩌다가 이렇게 같은 팀으로 활동하게 됐다.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모든 대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했지만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팀원들이 자신을 100% 믿을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을 보자마자 반기는 팀원들을 보니 그 생각이 정말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던거 같다.개개인의 이질성은 교류를 막는 커다란 장벽이지만 일단 한번 마음을 터놓으면 그런건 누구나 넘을수 있는 작은 돌부리에 불과하다.한 몇년전까지만 해도 백인과 친구가 될수 있을까 의심했었지만 지금은 샬럿이나 제임스와 아주 친하다.
"다들 오랫동안 고생이 많았습니다.
모두 저의 미흡함으로 인한 것이니 지금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렇게 말문을 열자마자 샬럿이 쌕 웃으며 다가왔다.
"고생은 뭘요. 용철씨 덕분에 좋은 구경 많이 했는걸요."
사실 며칠동안 온천을 들락거리며 시간을 보내는게 굉장히 지루했는지도 모른다.
그때문에 이렇게 동료들을 모아놓고 사과부터 했지만 그 말이 나오자마자 샬럿이 용철을 편들었다.오랫동안 미국의 지부장으로 괴수토벌을 맡아왔던 그녀에게 이 유휴인은 창살없는 감옥과 같았을지도 모른다.항상 날뛰고 싶은게 바로 전사였기 때문이다.그런데도 그녀는 단 한마디의 불평도 없이 항상 용철을 지지하고 편들었다.
"그렇게 같이 서있으니 그림이 좋네요."
"사진이라도 한방 박아 드릴까요?"
바로 옆으로 다가온 그녀가 이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을때.
근처에 있던 제임스와 존슨이 실실 웃으면서 둘을 놀리기 시작했다.제임스는 아틀란티스에서부터 샬럿에게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들이댔지만 얼마전부터 그 공세를 멈췄다.그건 물론 샬럿의 마음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다는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마음에 둔 여인이 다른 놈을 보고 있다면 누구나 분노하기 마련이지만 그는 역시 정통 영국 신사였다.지금은 영국신사라는 말도 옛말이었고 10대 청소년이 가장 타락한 나라중 하나로 영국이 꼽히고 있지만 영국의 최상위 귀족들은 여전히 품위를 지킬줄 안다.
그는 남자답게 한발 물러서서 마음속으로 둘을 축복했다.
한쪽이 유부남이라서 이 둘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진 여전히 알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 옆에 눈치없이 끼어드는 것보단 차라리 조용히 지켜보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어흠! 흠!"
제임스와 존슨이 농담을 하자 마주보던 둘의 얼굴이 빨개졌다.
용철은 헛기침을 하면서 얼른 돌아섰고 샬럿도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작전 개시인가요?"
제임스가 여전히 손에 깍지를 낀채 물었다.
"네. 준비들 단단히 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낮에 충분히 주무셨을테구."
"잠이야 아주 실컷 잤죠. 앞으로 일주일동안 안자도 충분할거 같아요."
"그래요? 다들 푹 주무셨다니 다행이군요.
이제부터 이번 작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하겠습니다."
용철은 마리엘의 의자뒤로 걸어가 그녀의 어깨를 살살 주무르며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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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후쿠오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야산.
얼마전에 밀리아가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워프 게이트를 열었던 곳이었다.
대마도 인근의 무인도에 대기하고 있던 아가사 공주의 아틀란티스 전사들은 이 워프 게이트를 통해 큐슈로 잠입했다.그중 일부는 각지로 흩어져 지금도 제국정파 소속의 국회의원등 일본 사회에서 섞여있던 괴수들을 은밀히 처단하고 있었다.
일본 사회를 좌지우지하던 괴수들이 하나 둘 사라지게 되면 그들과 협력하며 전쟁을 준비하던 상인들이 초조해질건 안봐도 뻔했다.그들은 정치인등 인두겁을 쓴 괴수들을 이용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그걸 배후조종하려했지만 조종할 대상이 사라지면 필경 더 기다리지 못하고 행동을 개시할 것이다.
그들이 워프 게이트를 열 곳은 바로 이곳 후쿠오카였다.
현재 용철 일행을 비롯한 능력자들은 전원 스텔스 포션으로 기척을 숨기고 있다.그렇다면 놈들이 감지할수 있는 대상은 아가사 공주의 아틀란티스 전사들로 한정된다.즉 아틀란티스의 전사들이 한 곳에 모여있다는걸 알면 놈들은 이 산을 중심으로 여러군데에 워프 게이트를 열고 사방에서 이곳을 공격해올 것이다.
일본 상인들의 행동을 예측하고 작전을 짠 것은 밀리아였고 현장지휘관은 용철이었다.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놈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용철은 작전 지역에 도착하자마자 마법안경을 착용하고 밀리아와 통신을 시도했다.
일행은 현재 아가사 공주의 본대가 있는 산에서 약 1km정도 남쪽에 있었다.
현재 공주는 거의 200명에 가까운 최정예 아틀란티스 전사들을 대동하고 있다.때문에 일본 상인들이 사방에서 게이트를 열고 협공을 가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버틸수 있었다.문제는 그 일본 상인들이 아가사 공주와 싸우다가 한반도로 넘어갈 경우였다.
여기서 넘어가면 다음 게이트의 위치는 분명 부산.
물론 부산과 양산과 밀리아와 협력하는 몇몇 비밀상인이 잠복하고 있지만 그들만으로 일본 상인 전원을 막는건 불가능에 가깝다.때문에 아가사 공주의 진지를 중심으로 놈들을 끌여들인후에 이 일대에서 완전히 소탕해야 했다.
즉 공주와 아틀란티스 전사들은 어디까지나 미끼였고 척살조는 바로 용철 일행이었다.
"방금전 쿄토와 도쿄에 가있던 동료들이 연락을 해왔어요.
도시 중심가에 광범위하게 흩어져있던 상인들의 기척이 오늘 새벽을 기해 전원 사라졌습니다.그들은 필경 이 근처에 워프 게이트를 열고 기회를 노리고 있을겁니다."
용철일행은 물론이고 밀리아등 상인들도 전원 스텔스 포션을 복용했다.
포션을 마시지 않고 기척을 그대로 드러낸건 아가사 공주 일행뿐이었다.
상인들은 아틀란티스 전사중에서 기척감지능력이 가장 뛰어난 자들이다.
그들은 잠든 왕을 깨우기위해 존재해왔기에 자신이 섬기는 왕과 대립하는 왕의 기척을 최우선적으로 감지하도록 되어 있다.그들이 지금 일본에서 어떤 영웅을 섬기는지는 알길이 없지만 전쟁에 반대하는 아가사는 분명 그들과 대립하는 영웅이었다.
일본 전역에서 극우정치인들이 실종되고 피살되는 지금.
그들은 분명 위협을 느끼고 정치인들을 공격하는 자를 찾기위해 혈안이 되어있을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신념과 완전히 반대되는 길을 걷고있는 아가사라는 영웅이 일본에 와있다면 그들은 아가사의 척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된다.
"기류가 뒤틀리고 있어요.
곧 워프 게이트가 열린다는 신호에요. 용철씨. 부디 조심하세요."
송수신기 너머에서 들리던 밀리아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염려마세요. 제가 정말 영웅의 화신이라면 그렇게 쉽게 당할리는 없잖아요?"
"그래도 조심하세요. 타락한 영웅들을 막을 분은 오직 구용철씨뿐이에요."
"네. 조심할게요. 그러니 걱정마세요."
용철은 우선 송수신기의 전원을 끄고 근처의 풀숲에 몸을 숨겼다.
샬럿을 비롯한 다른 대원들도 용철의 지시에 따라 주변에 몸을 숨기고 숨을 골랐다.
"내가 지시하면 즉시 공격한다."
"막 죽이면 되는거야?"
범석이 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누가 뭐래도 1등급 전사였지만 팀의 2진이라는 자괴감이 항상 그를 초라하게 만들었다.물론 용철도 그 마음을 잘 알기에 그놈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막 죽여버려. 한놈도 살려둬선 안돼.
모든 지휘는 내가 할테니 존슨은 우선 음악을 준비해줘."
"오케이~"
"제임스씨는 놈들의 배후로 돌아가서 공격하세요."
"네. 안그래도 정면승부는 취향이 아니네요."
"범석이 인철이는 내가 게이트로 뛰어가면 양쪽으로 도망치는 놈들을 부탁한다."
"맡겨라."
용철은 모든 기력을 집중시켰다.
오러 배틀러 계열은 다른 어떤 능력자보다도 뛰어난 기척감지 능력을 지니고 있다.이것이 히든 클래스인 더 레커닝으로 전직하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능력자보다도 예민한 감각을 갖게됐다.사실 이 풀숲에 숨은건 이곳의 지형상 게이트를 열기에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만 딱히 이 근처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지금의 용철은 100km밖에 있는 적도 능히 감지할수 있다.
"온다...아직 게이트가 열리진 않았지만 곧 근처에 나온다."
용철은 눈을 감은채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 옆에서 대기하던 대원들은 하나같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싸움의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된다.
일본에 협력하는 모든 비밀상인을 없앤다면 전쟁을 막을수 있다.하지만 놈들이 여기서 부산으로 건너간다면 경상도 전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만다.지금의 용철에게 비밀상인들쯤은 손쉬운 사냥감이었다.하지만 놈들이 마음먹고 도망친다면 그걸 잡는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놈들은 게이트를 열수있지만 용철은 그런 능력이 없다.
그러니 놈들이 도망치기 전에 여기서 결판을 내야한다.
"왔다."
용철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근처에 있던 동료들은 하나같이 무기를 꾹 쥔채 용철의 지시를 기다렸다.
약 200미터쯤 떨어진 공터에서 환한 빛이 비치며 바닥에 거대한 마법진이 그려졌다.그리고 그 마법진위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수십명의 비밀상인이 나타났다.
용철은 놈들의 동태를 예의주시하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일본측 상인들이 확실하다."
"어떡해? 지금 공격해?"
"아니야. 잠시만..."
근처에 나타난 비밀상인은 약 스무명.
특수능력자 한명당 한사람씩 상인이 따라붙는걸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그런데 일본 전역의 특수능력자가 고작 스무명뿐일까? 용철은 지금 나타난 놈들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만약 지금 달려들면 저 앞에 있는 놈들을 다 죽일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다음 게이트를 타고 나타날 놈들은 눈치를 채고 도망치게된다.
그럼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 일대는 놈들의 복수로 피바다로 변하고 만다.
"조금 더 기다려. 저것보다 훨씬 많을거다."
용철은 눈을 비벼가며 주변을 면밀히 살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자 저 멀리 산 너머에서도 한순간 밝은 빛이 번쩍하는게 보였다.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하는군.
전부 기척을 숨기세요. 이제부터 말을 해선 안됩니다.놈들의 목표는 바로 아가사 공주입니다.놈들이 공주 주변에 모일때까지 기다리세요."
"네. 알고 있어요."
샬럿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철의 지시에따라 일행은 전부 바닥에 엎드렸다.
조금전 빛이 번쩍인 곳은 북쪽의 산기슭이다.지금 있는 이곳이 아가사 공주의 진영에서 남쪽에 있다는걸 감안하면 놈들은 공주의 진영을 포위하고 한번에 몰아칠 작정인거같다.다행스럽게도 용철 일행이 잠복한 곳은 놈들의 이동경로 밖에 있었다.
용철은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단전에서 꾹 멈췄다.
'어서 미끼를 물어라...한놈도 살려두지 않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