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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커닝-163화 (16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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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우오오오오오!!!"

용철의 괴성이 바그다드의 하늘을 쩌렁쩌렁 울렸다.

입구의 벙커는 용철이 난입하며 거의 모두 파괴당했고 파죽지세로 달려온 용철이 바그다드 성곽을 냅따 걷어찼다.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기어오를 곳을 찾거나 우회할 길을 찾았겠지만 용철은 성곽을 기어오르는 대신 때려부수려 했다.

쾅!

용철이 주먹질을 하고 발차기를 날릴때마다 두터운 석벽이 움푹움푹 들어갔다.

미국의 최고위급 능력자라고 해도 맨주먹으로 이런 성곽을 파괴한다는건 불가능했다.하지만 용철의 힘은 이미 보통 사람의 상식으론 설명할수 없었다.처음 공격을 가했을땐 석벽에 균열이 생기고 돌조각이 떨어지는 정도였지만 몇번 주먹질을 반복하자 굉음과 함께 성곽 자체가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저 미친 놈은 대체 뭐야!"

"벽을 때리잖아?!"

성벽위의 게릴라들은 혼자 달려와서 벽을 때리는 용철을 그저 비웃었었다.그런데 주먹질이 거듭되면서 그 견고한 성벽이 점차 흔들렸고 성벽위에 구축한 진지가 통채로 흔들렸다.용철을 비웃던 게릴라들은 그제서야 성벽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진지에 설치된 모든 화기를 총동원해 용철을 죽이려했다.

"뭣들하고 있어! 전부 기관총을 잡아!"

"쏠수있는건 전부 갖고와!"

주변 성벽에 설치된 모든 기관총이 용철을 향했다.

어느새 날은 조금씩 어두워졌고 적들의 조명탄이 검은 하늘을 향해 쉼없이 솟구쳤다.

"사격! 저놈을 죽여! 집중 사격!"

이 성곽위에 설치된 기관총은 무려 8000문.

수천대의 기관총이 용철을 향해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적들의 예광탄이 오랜지색 불빛을 흩뿌리며 정신없이 날아들었다.고막을 찢을듯한 굉음이 천지를 울리고 자욱한 탄연이 주변을 집어삼켰다.단 몇초만에 수만발의 총탄이 용철을 향해 작열했다.안그래도 걸레조각 같던 군복은 이제 그 흔적도 없었다.단지 어깨에 걸린 얼룩무늬 천조각만이 그것이 군복의 파편이라는걸 말해줄뿐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총을 맞아도 용철은 끄떡도 없었다.

놀란 게릴라들은 RPG-7 대전차로켓을 발사하고 수류탄을 쉴새없이 던졌다.

쇅!

높다란 성곽 여기저기서 시뻘건 불꽃과 함께 로켓탄이 날아들었다.

성곽을 때리던 용철의 몸주위에서 거센 폭발과 함께 뿌연 연기가 쉴새없이 솟구쳤다.

"우오오오오!"

하지만 아무리 공격하고 또 공격해도 용철의 포효는 멈추지 않았다.

끝끝내 목표물의 목을 물어뜯는 상처입은 사자처럼 용철은 그 모든 공격을 맞아가며 성벽을 정신없이 두들겼다.

바그다드의 성벽은 단단한 화강암으로 뼈대를 만들고 콘크리트를 보강한 철옹성이었다.이제껏 미군의 공대지 미사일을 몇방이나 얻어맞았음에도 이 성곽은 거의 피해가 없었다.그런데 구용철이라는 한 능력자가 그 철옹성을 맨손으로 파괴하고 있었다.

용철이 주먹질을 할때마다 한개에 몇톤씩 나가는 화강암 외장석들이 무른 땅에 박히는 말뚝처럼 쑥쑥 들어갔다.외장석이 밀려나며 그안에 있던 콘트리트 구조물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그 충격은 성곽을 정신없이 뒤흔들었다.

"으악! 이게 뭐야?! 무너진다!"

"말도 안돼! 저게 대체 사람이야?! 괴물이야?!"

"아무리 능력자라고 해도 이건 말도 안돼! 대체 저런게 어디서 나왔지?!"

성곽위에서 총을 난사하던 게릴라들은 성이 무너지고 있다는걸 알고 경악했다.그들은 공격을 포기하고 도망치려했지만 이미 성곽은 지지력을 상실하고 있었다.성곽위엔 게릴라들의 진지와 대공포등 무거운 것들이 숱했다.이런 상황에서 하중을 지탱하던 외장석재들이 하나씩 빠지고 있었으니 성곽 자체가 붕괴하는 것도 이젠 시간문제였다.

지축을 흔드는 굉음.

바그다드 서쪽의 성곽 일부가 통채로 내려앉았다.

두께가 무려 15미터에 달하는 견고한 석벽을 맨주먹으로 박살낸 것이다.성이 무너지며 그위에 있던 진지와 무거운 대공포들이 성곽의 잔해속으로 순식간에 빨려들었다.무너지는 성위에서 비명을 지르던 게릴라들은 육중한 화강암의 잔해와 무너진 진지에서 쏟아진 모래주머니 그리고 거대한 대공포의 포신에 깔린채 흔적도 없이 분해됐다.

"우오오오오! 어떤 놈이 죽고 싶냐?!"

성곽을 무너뜨린 용철은 어른 가슴높이의 거대한 바윗덩이들을 가볍게 밀치며 바그다드 시가지로 진입했다.주변 성곽의 게릴라들은 여전히 발악하며 공격을 계속했지만 그깟 기관총탄따윈 이미 용철의 몸에 작은 생채기 하나 낼수 없는 수준이었다.

성곽을 통과한 용철은 가슴을 딱 펴고 뚜벅뚜벅 걸었다.

성벽을 부수고 들어간 용철이 이미 시가지에 진입했지만 그 앞을 막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성벽과 인접한 시가지 변두리엔 몇몇 게릴라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용철을 보자마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채 도망쳤다.

"자자! 죽고 싶은 놈만 덤벼라! 형은 관대해서 아무나 죽이는 성미가 못된다!"

용철이 마침내 대로로 진입했을때 양쪽 골목에서 총을 든 게릴라들이 나타났다.

"저 새끼 죽여!"

"핫?! 네놈들이 나를 죽여?! 이런 피라미 새끼들이?!"

"닥치고 죽어! 이새끼야!"

그들은 아예 처음부터 여기서 용철을 습격할 생각이었다.

모스크 주변의 좁은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게릴라는 20명이 넘었지만 용철은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용철은 놈들은 한번 슥 쳐다보다가 두 팔을 활짝 폈다.

"덤벼. 덤비라고~ 이 하찮은 피라미 새끼들아."

"모두 공격해! 저놈을 죽여!"

"퍽이나 잘 죽이겠다! 이새끼들아!"

게릴라들이 총검을 장착하고 일제히 달려들었다.

용철도 두 주먹을 불끈쥐고 놈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근육으로 똘똘 뭉친 용철의 몸이 마치 거대한 탄환처럼 놈들의 대열을 순식간에 무너뜨렸다.단지 곁을 스쳐갔을뿐인데 게릴라들의 팔 다리가 뚝뚝 끊어졌다.아무렇게나 손을 휘두를때마다 게릴라들의 목이 마치 꽈배기처럼 뒤틀리며 순식간에 뽑혀나갔다.

능력자의 강대한 힘 앞에 일개 인간의 몸은 너무도 약했다.

주먹질을 한 것도 아니고 단지 곁을 지났을뿐인데 놈들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용철은 그 무궁무진한 힘을 마음껏 발휘하며 놈들을 닥치는대로 죽였다.

20여명의 게릴라가 전원 고기조각으로 변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4초였다.

용철은 길바닥에 흩어진 놈들의 고기조각을 밟아뭉개며 시가지쪽으로 걸어갔다.

시가지에 깊숙히 들어서자 육중한 엔진소리와 함께 역한 기름냄새가 코를 찔렀다.

근처의 조잡한 집들이 하나하나 내려앉으며 그 뒤에 숨어있던 것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그건 전차.약 40대의 에이브라함 탱크가 주포를 겨누며 거침없이 밀려들고 있었다.

용철은 그 전차들 앞에 당당히 버티고 섰다.

무기라곤 부모에게 물려받은 몸뚱이 하나.

하지만 그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피는 이 세상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뜨겁다.비밀상인의 선택을 받고 힘을 얻은 사람은 많았지만 그 힘을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쓴 사람은 거의 없었다.파벨라를 토벌하며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그 브라질의 영웅이 지금 이순간 세상의 영웅으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탱크 끌고 온다고 달라지는게 있을거 같아?! 오우오오오!!"

용철은 40대의 탱크를 향해 용감하게 달려들었다.

탱크의 거대한 주포가 용철을 향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사방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아스팔트 바닥이 마치 벌집처럼 짓뭉개졌다.사방팔방에서 피어오르는 매캐한 탄연과 쉼없이 솟구치는 충격파.고성능 포탄의 폭발이 주변의 모든 것을 삽시간에 날려버렸다.하지만 그 집중포화속에서도 용철의 진격은 거침없이 이어졌다.

탄환 비를 뚫고 달려든 용철이 맨 앞의 전차를 향해 훌쩍 몸을 날렸다.

전차의 주포를 향해 힘껏 발차기를 날리자 그 견고한 포신이 마치 엿가락처럼 휘어졌다.몇톤을 가뿐히 넘어가는 거대한 포탑이 좌우로 흔들리며 삐그덕거렸고 그와 동시에 중심을 잃은 차체가 옆으로 기울어졌다.

무서운 힘이었다.

용철이 발차기를 날릴때마다 무게가 수십톤이 넘어가는 전차들이 마치 썩은 짚단처럼 쓰러졌다.전차의 두터운 철판과 강력한 주포도 용철의 짐승같은 힘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용철의 주먹과 발차기 앞에 적 전차들은 쉴새없이 박살났다.

이번 작전의 근간은 능력자들이 적의 혼을 빼놨을때 대기하고 있던 평화유지군이 적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용철의 강함은 평화유지군 지휘부의 상상이상이었고 미끼로 출격한 용철이 적의 주력 대다수를 괴멸시켰다.

적 전차들을 전부 고철로 만든 용철은 그제서야 땀을 닦으며 잠시 숨을 골랐다.

이제보니 웃옷은 흔적도 없고 바지도 걸레조각처럼 너덜너덜한게 꽤 꼴불견이었다.

"이거 참...완전 거지가 따로 없구만."

용철이 투덜거리며 땀을 닦고있을때 어디선가 전투기의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평화유지군의 전투기들이 바그다드 상공을 날고있었다.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적들의 방어망은 갑자기 달려든 용철때문에 거의 무력화됐다.성곽위의 대공포는 용철의 공격으로 성곽이 무너지며 힘을 상실했고 그 틈에 평화유지군의 항공기들이 성공적으로 적진의 상공에 진입했다.

만약 용철이 없었다면 엄청난 사상자만 내고 진입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홀홀단신 성곽을 무너뜨린 용철은 분명 중동의 구세주였고 세계의 영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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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 3시간만에 게릴라들은 거의 전멸당했다.

그들은 성곽을 중심으로 튼튼한 방공망을 구축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상식도 안통하는 용철의 힘 앞에선 모든게 무용지물이었다.앞장서서 달려든 용철때문에 적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본격적인 공습이 시작되자 진지를 버리고 달아나기 바빴다.

파즈르 조직의 핵심기지였던 바그다드는 너무도 허망하게 무너졌다.

바그다드 시가지를 점령한 평화유지군은 남아있는 파즈르 조직원들을 남김없이 섬멸하고 항복한 자들을 무장해제 시켰다.

미군병사들은 시가지 곳곳을 누비며 파즈르 조직원들을 체포했다.

끝까지 저항하던 자들은 즉시 사살됐고 그외의 자들은 두 팔을 쳐들며 항복의사를 밝혔다.국제법상 교전의사가 없는 포로를 함부로 살상할수는 없었지만 파즈르 조직원들에 대한 미군의 증오심은 이미 극에 달해있었다.

"빨리 빨리 걸어! 이새끼들아!"

"으억!"

"이새끼가! 어디서 엄살을 부려!"

미군병사들은 항복한 파즈르 조직원들을 끌어내며 몽둥이를 마구 휘둘렀다.

미군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근처에서 한숨돌리고 있던 용철은 마침 지휘막사로 가다가 광분하는 미군병사들과 그들에게 처절하게 얻어맞는 포로들을 보게됐다.

사실 저놈들은 당장 이 자리에서 맞아죽어도 할말없는 놈들이었다.저항의사가 없는 포로를 마구 때리는건 분명 보기좋은 광경은 아니었지만 이제껏 그들이 했던 짓을 생각하면 몽둥이 찜질정도는 지극히 점잖은 처우였다.물론 저놈들도 일단은 포로니 그냥 죽인다면 분명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었다.게다가 이 바그다드는 파즈르 조직의 핵심기지였던만큼 이곳의 포로들은 조직의 중요한 기밀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고! 구용철씨!"

용철이 지휘막사로 들어서자마자 브라운 대령이 얼른 일어서 용철을 반겼다.

그는 용철이 처음 핸튼 대령을 따라갔을때 마뜩잖게 대하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회의는 끝났습니까?"

"뭐...회의라고 할거나 있나요. 엄청난 대승을 거뒀는데요."

그는 용철을 지휘막사의 상석으로 안내하더니 내내 싱글벙글댔다.

상황에 따라 태도가 180도로 달라지는 이런 놈은 별로 믿음직한 인간은 아니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브라운 대령을 적대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자신은 어디까지나 전 지구적인 위기에 맞서 스스로 이 전장을 택한 사람이다.그러니 이 미군장교가 어떤 인간이던 그런건 생각할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늘 그랬지만 용철은 싸움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용철은 자리에 앉자마자 아무렇지도 않은듯 팔짱을 낀채 눈을 감았지만 동석한 장교들은 잔뜩 들뜬 얼굴로 히히덕거린다고 정신이 없었다.

"이번 전투에서 우리측 피해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피해라고 해봐야 고작 가벼운 부상 셋에 전차 한대가 약간 파손된거밖에 없어요.이제껏 중동에서 싸우면서 이런 대승리를 거둔건 정말 처음이네요!"

"그럼요! 그럼요! 이건 전부 구용철씨 덕분입니다!

브라질 최강으로 이름을 날리셨다더니 역시나 그 이름이 허명이 아니었군요!"

"하하하! 그 게릴라놈들 꽁지빠지게 도망가는 꼴이라니.

아주 십년묵은 체증이 쑥 내려갔다니까요!"

그들은 오랜만의 대승리에 도취된채 정신없이 히히덕거렸다.

물론 조금전 그 싸움은 용철에겐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다.때문에 용철은 그들이 떠들던 말던 눈을 지그시 감고 앉아있었다.

그때. 막사바깥쪽이 소란해지며 한 미군병사가 헐떡이며 뛰어들어왔다.

"무례가 됐다면 용서하십시오! 워낙 중요한 일이라!"

"뭐냐? 넌! 경례도 안하고!"

병사를 보자마자 한 장교가 잔뜩 얼굴을 찡그리며 일어섰다.

오랜만의 승리에 도취된채 신나게 떠들던 장교들은 한순간 입을 한일자로 다물며 그 병사를 잡아먹을듯 노려봤다.병사는 분명 막사에 들어오자마자 뭔가를 말하려했지만 장교들의 기세에 질린듯 선뜻 입을 열지못하고 있었다.

"뭐냐! 말을 해보라고!"

"잠깐만요. 그렇게 윽박지르면 할 말도 못하게 됩니다."

눈을 감고 앉아있던 용철이 일어서 그 장교를 진정시켰다.

당장 병사를 잡아먹을듯 날뛰던 장교는 용철을 보자마자 찍소리도 못하고 물러섰다.

"무슨 일인가? 경례도 없이 장교막사에 들어왔으니 그만큼 급한 일이겠지?"

용철은 장교들을 물러서게하고 그 병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사실 용철은 미군 병사에게 보고를 받을 권한이 없었다.하지만 이번 전투에서 영웅적인 활약을 보이며 이미 대령급 이상으로 대우받고 있었고 실제로 미군병사들 대다수가 용철을 보면 깍듯이 경례를 했다.

그 병사는 장교들에게 욕을 먹고 겁에 질린 기색이 역력했지만 용철이 나서자 안심이라는듯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예! 그게...이번에 포로로 잡은 놈들을 수색하다가 이걸 발견했습니다."

그 병사는 주머니 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리고 그걸 보는 순간 용철의 눈이 번쩍 빛났다.

"이건...."

그건 바로 금으로 만든 조그만 뱃지였다.

일전에 용철이 브라질에서 샬럿에게 받은 뱃지도 이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이 뱃지는 미국 능력자협회의 회원.

그것도 지부장이나 협회장의 신임을 받는 상위회원의 표식이었다.

그런데 이 표식을 어떻게 게릴라들이 갖고있을까?

물론 이곳에 파견됐던 미국 능력자가 게릴라에 의해 살해됐다면 그 소지품을 놈들이 챙겼을 가능성도 충분했다.하지만 중동으로 파견된 협회원은 전부 말단 일반능력자들이었다.그들중에 이런 뱃지를 가지고 있을 놈은 단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이 뱃지는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물건이라 위조하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게릴라들이 이런 조그만 뱃지를 굳이 위조할 이유도 없었다.만약 그들이 미국인 행세를 하려고 했다면 그냥 미군의 복장을 위조하는게 여러모로 유리했다.뱃지는 너무 작아서 활용도가 극히 낮기 때문이다.

생각이 여기에 이른 용철은 그 병사의 어깨를 힘껏 붙들었다.

"어거 어떤 놈이 갖고 있었는지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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