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레커닝-130화 (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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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

이곳은 본도의 남쪽지역.

해변과 인접한 숲속에서 쟝 카발리에(Jean Cavalier)가 이끄는 프랑스 탐사대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그들은 별 어려움 없이 부속 섬들을 점령하고 본도에 상륙했지만 본도의 괴수들은 부속 섬의 괴수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들이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수십마리의 괴수가 탐사대를 포위했다.

카발리에 지부장은 즉시 후퇴를 지시했지만 프랑스 전사들이 숲을 채 벗어나기도 전에 괴수의 대군이 그들의 퇴로를 차단하고 사방에서 조여들었다.

"으악!"

"크억!"

죽어가는 전사들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천지를 울렸다.

카발리에 지부장은 몸을 아끼지 않고 싸웠지만 그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괴수를 상대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까웠다.이곳의 괴수들은 평균 레벨이 50을 넘어가는 최상급 괴수들이었다.상대가 50레벨의 괴수라면 프랑스 지부의 모든 전력을 총동원해야 한두마리를 겨우 사냥할 정도였다.그런 괴수들이 무려 40여마리나 나타났으니 프랑스 전사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삽시간에 추풍낙엽이 됐다.

이 괴수들을 상대할수 있는건 오직 지부장인 카발리에뿐이었다.

이리뛰고 저리뛰며 정신없이 괴수들을 막아내던 지부장의 눈앞으로 물뱀괴수 한마리가 순식간에 쇄도했다.체장이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물뱀이 마치 한발의 화살처럼 굉음을 내며 날아들었다.지부장은 온 힘을 다해 몸을 뒤틀었고 물뱀 괴수의 날카로운 이빨이 지부장의 옆구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쳐갔다.

"라크! 조심해!"

물뱀의 공격을 겨우겨우 피했지만 숨을 돌릴 틈도 없었다.

카발리에를 놓친 물뱀이 근처에 있던 다른 탐사대원을 향해 달려들었기 때문이다.카발리에 지부장은 그놈에게 검기를 날리며 어떻게든 자신쪽으로 유인하려했지만 물뱀은 그 거대한 아가리를 딱 벌리고 쉼없이 다가갔고 결국 탐사대원 라크를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으아아아아! 이놈!"

눈앞에서 괴물에게 잡아먹힌 동료.

그걸 보면서도 막을수 없었던 이 지독한 무력감과 절망감과 좌절감.반쯤 이성을 잃은 카발리에 지부장은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그 물뱀을 향해 달려들었다.라크를 삼키고 입을 쩝쩝대던 물뱀은 이번엔 카발리에를 돌아보며 그 길다랗고 흉칙한 혀를 낼름거렸다.

지부장은 온 몸의 힘을 일제히 폭발시켰다.

[버서커 스피릿!]

온몸의 근육이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고 넘쳐나는 에너지에 의해 그의 몸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한줄기의 혜성처럼 카발리에의 몸이 물뱀을 향해 쇄도했다.그의 주먹이 굉음을 내며 물뱀의 머리통을 가격했다.강렬한 충격파가 용솟음치며 물뱀의 몸이 잠시 기우뚱했지만 카발리에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그의 주먹이 빗발치며 물뱀의 비늘이 하나둘 떨어져나갔다.물뱀은 몸을 뒤들며 어떻게든 카발리에를 떨치려 했지만 음속으로 날아오는 소나기 펀치에서 벗어나는건 거의 불가능했다.

카발리에가 물뱀을 몰아붙이고 있을때 등뒤에서 다른 괴수가 달려들었다.

바로 모든 토끼들의 지배자인 맘보 킹이었다.

"맘보! 맘보!"

맹수의 감각은 등뒤에서 달려드는 맘보 킹의 기척을 용하게 감지했다.

카발리에는 물뱀을 냅따 걷어차고는 달려드는 맘보 킹에 맞섰다.맘보 킹이 칼을 힘껏 쳐들었고 카발리에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놈의 공격에 정면으로 맞섰다.

칼을 뽑고 그걸 두 손으로 잡고 쳐들고 공격을 날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0.2초!

맘보 킹의 칼날이 마치 한발의 벼락처럼 전장의 하늘을 두쪽으로 갈랐다.

카발리에 지부장의 얼굴위로 한줄기 피분수가 맹렬하게 용솟음쳤다.

음속을 수십배나 초월한 맘보 킹의 칼날이 지부장의 얼굴을 정확히 둘로 갈랐고 그와 동시에 지부장의 주먹이 맘보 킹의 턱을 정확히 맞췄다.

"으아아아!"

솟구치는 피가 시야를 완전히 가렸지만 지부장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맘보 킹을 향해 끈질기게 공격을 퍼부었다.지부장의 기세에 질린 맘보 킹은 마침내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맘보 킹이 전의를 상실하면서 몇몇 괴수가 덩달아 꽁무니를 빼기 시작했다.

만약 여기가 프랑스 본토였거나 최소한 아틀란티스의 부속섬이었다면 이쯤에서 카발리에의 탐사팀은 승리를 거머쥐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의 괴수는 맘보 킹뿐만이 아니었다.

맘보 킹을 물리치고 거친 숨을 헐떡이던 카발리에를 향해 뭔가 길고 육중한 것이 순식간에 날아들었다.그것은 단단한 각질로 뒤덮인 거대한 꼬리.바닥의 땅이 미친듯이 요동 치며 눈 앞에서 거대한 모래산이 솟아났다.땅속에 숨어있던 거대괴수가 모습을 드러내며 주변의 지반이 한순간 융기했고 그것이 거대한 모래 산을 이룬 것이다.

모래가 무너지며 그 안에 있던 것이 드디어 본모습을 드러냈다.

'킬러 스콜피온?'

카발리에의 얼굴위로 한줄기 절망의 감정이 순식간에 스쳐갔다.

저 거대한 전갈 괴물은 공대지 미사일을 견딜만큼 강인한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다.양쪽의 집게는 그 무게가 무려 4톤에 달했고 그 크고 튼튼한 집게를 쳐들고 달려들면 어떻게 막아낼 방법이 없는 놈이었다.하지만 카발리에는 주먹을 꾹 쥐고 응전태세를 취했다.

사방에서 들려오던 비명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었다.

털썩털썩 시체 쓰러지는 소리도 어느새 들리지 않게 됐다.

이 넓고 넓은 전장에 홀로 남았다는걸 알았을때 이미 죽음을 각오했다.

"우오오오오오오!"

카발리에는 그 거대한 전갈을 향해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전갈도 그 커다란 집게를 내밀며 카발리에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쇄도해왔다.

바로 그때.

카발리에의 눈앞에서 한줄기 빛이 번쩍였다.

눈앞에서 뭔가가 맹렬한 기세로 폭발했다.

폭발의 막대한 충격은 근육으로 가득찬 카발리에의 몸을 마치 폭풍앞에 맞선 낙엽처럼 정신없이 뒤흔들어놨다.사방으로 날아가는 거대한 각질조각.앞을 막고 있던 거대한 전갈의 몸은 이미 흔적도 없었다.전갈의 몸체 대부분은 뭔가에 의해 완전히 증발했고 몸을 잃은 그 거대한 집게가 쿵하고 땅을 때리며 국지적인 지진을 일으켰다.

"뭐....?"

뭔가가 전장을 빛의 속도로 누비며 그 강력한 괴수들을 닥치는대로 도륙하고 있었다.

그건 분명 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쓴 여인이 커다란 검을 들고 괴수 진영을 누비고 있었다.그녀는 카발리에가 보는 앞에서 조금전 라크를 잡아먹었던 그 거대 물뱀을 향해 몸을 날렸다.물뱀은 커다란 아가리를 양껏 벌리고 여인을 삼키려했지만 그녀가 가볍게 검을 휘두르자 거대 물뱀의 몸뚱이가 마치 두부처럼 썰렸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카발리에는 무심코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비벼봐도 지금 눈앞에 보이는 광경은 분명 꿈이나 단순한 환상이 아닌 분명한 현실이었다.

"아틀란티스의 전사들아! 공격하라!"

그 여인은 멀리 산쪽을 바라보며 칼을 높이 쳐들자 어디선가 골램들이 나타났다.그들은 손에 손에 무기를 들고 있었고 개중엔 깃발을 든 골램도 있었다.그 골램들은 마치 중세시대의 기사단을 보는듯 했다.분명 괴수였지만 그들은 군대 못지않게 질서정연하게 움직였고 조금전 그 여인의 말을 똑똑히 알아듣는거 같았다.

창을 든 골램들이 대열의 앞에 나서 그 창을 쭉 내밀었다.

이번엔 활을 든 골램들이 창병의 뒤에서 나타나 거대 괴수들을 향해 활을 겨누고 시위를 당겼다.수천발의 화살이 하늘을 까맣게 물들이며 마치 비처럼 쏟아졌다.여인의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하던 괴수들은 온몸에 화살을 맞고 쉴새없이 쓰러졌다.

"돌격! 창병부대는 밀집대형으로 일제히 돌격한다!"

창을 든 골램들이 쿵쿵 발소리를 내며 괴수들을 향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그 뒤를 검과 방패를 든 골램들이 뒤따랐고 맨 마지막에 궁수들이 뒤따랐다.이미 퇴로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카발리에를 공격하던 괴수들도 이를 악물고 골램들의 돌격에 맞섰다.

두 무리의 괴수가 카발리에의 눈앞에서 격렬히 싸우기 시작했다.

"말도 안돼...저 괴수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어?"

골램을 지휘하는 그 여인도 분명 괴수였다.

등에 붙어있는 8장의 날개는 그녀가 결코 인간이 아니라는 증거였다.그녀가 그 아름다운 날개를 퍼덕이며 전장을 누빌때마다 하얀 깃털이 사방으로 날며 충격파가 일어났다.

죽어가는 괴수들의 비명소리가 천지를 울렸고 여인을 따르는 골램군단의 함성도 끝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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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전세계는 아틀란티스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괴수들이 바다를 건너 아틀란티스에 모이면서 전세계 사람들은 자국의 전사들이 그 새로운 괴수의 근거지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해 했다.각국의 탐사대는 미국이 정한 루트를 따라 부속 섬을 점령하고 속속 본도에 상륙했지만 그 대부분은 본도에 상륙하자마자 되돌아와야 했다.그건 본도의 괴수가 너무도 강했기 때문이다.

섬 깊숙한 곳에 들어갔던 탐사대는 예외없이 거대괴수의 공격을 받고 괴멸의 위기에 처했다.그런데 그때마다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날개 달린 아름다운 괴수'가 부하들을 이끌고 나타나서 그들을 도와줬다.본도 탐사를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대원들은 하나같이 그 아름다운 괴수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름다운 괴수! 그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뉴욕 타임즈)

-선한 괴수가 등장했다. 괴수는 모두 악한 존재가 아니었단 말인가? (AP 통신)

-아틀란티스의 구원자. 8장의 날개를 가진 천사같은 괴수.(타스 통신)

프랑스와 이탈리아등 탐사대가 귀환한 나라들은 자국 전사들의 한계를 느끼고 실망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전사단의 실패보다는 자국 전사들을 구해준 그 아름다운 괴수에게 더 관심을 가졌다.각 신문사를 비롯한 수많은 매체들이 지금도 그 괴수에 대한 온갖 추측성 기사를 내놓았지만 그 정체가 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건 그 괴수가 위기에 몰린 전사단을 구해주자마자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욕심을 냈지만 그렇다고 그 괴수를 몰래 잡아갈수도 없었다.이미 다른 나라들도 전부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 괴수 덕분에 전사단의 전멸을 면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예 그 괴수를 은인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그러니 이제 미국에서 섯불리 그 괴수를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국제적인 비난을 면할 길이 없었다.

선한 괴수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흥분하고 있을때.

용철은 마침내 공주의 궁전을 떠나 제네럴 피에르 호로 돌아갔다.

원래는 좀 더 일찍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공주가 유입된 괴수들을 토벌하면서 왕궁을 자주 비웠기에 그녀를 대신해서 궁전을 지킬 사람이 필요했다.전 세계가 아름다운 괴수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있을때 용철은 이미 그 괴수와 같은 건물에서 지내고 있었다.

"음?"

용철이 세희와 함께 배가 정박한 해변으로 나오니 벌써 배 앞에는 샬럿과 마리엘을 비롯한 전 승조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빠!"

"마리엘!"

이제나저제나 용철이 올까 북쪽 산을 눈이 빠지게 바라보던 마리엘은 멀리서 용철이 나타나자마자 온 힘을 다해 달려갔다.용철도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힘껏 달려갔다.

"오빠아!"

"마리엘!"

마리엘은 두 팔을 활짝 펴고 달려와 용철에게 안겼다.

용철도 그녀를 으스러져라 껴안으며 그간의 회포를 풀었다.혹시나 자신을 걱정하며 울지는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그녀는 전에 없이 밝은 얼굴로 용철을 맞아줬다.마리엘을 껴안고 등을 토닥거리고 있을라니 멀찌감치 서있던 샬럿이 천천히 다가왔다.

"용철씨. 왜 이렇게 늦었어요?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죄송합니다. 지부장님."

"아니에요. 이번에 큰일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큰일이라뇨. 별거 아닙니다."

그 큰일이란 바로 왕텐하이 일당의 야욕을 보란듯이 박살낸 일이었다.

그들은 자국에 대한 비뚤어진 충성심으로 다른 탐사팀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용철이 놈들을 때려잡지 않았다면 그들의 손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죽었을지 모른다.

샬럿은 용철의 편지를 받고 그 모든 진실을 알았고 즉시 영국과 필리핀 정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중국인들이 다른 탐사팀을 학살했다는 증거가 명백했으니 왕텐하이 일당은 이제 그 악행에 대한 벌을 받고 용철은 진실을 밝힌 공로자로서 그에 걸맞는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샬럿은 용철의 손을 꼭 잡으며 이제까지의 노고를 치하했다.

"용철!"

"용철아!"

배의 외부해치가 열리더니 범석과 존슨, 그리고 나인철이 헐레벌떡 달려왔다.마침 근처에서 바다표범을 잡고 있던 제임스도 용철을 보자마자 물 밖으로 튀어나왔다.

"야! 이새끼! 너 무사했구나!"

"내가 겨우 그런걸로 죽을 놈이냐?"

"이새끼야!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아?"

범석은 눈물까지 글썽이더니 용철을 힘껏 얼싸안았다.

"야. 임마. 남자끼리 이게 뭔 짓이냐? 너 게이냐?"

사실은 반가웠고 그렇게 걱정해준게 고마웠지만 늘 그랬듯 반 농담으로 이 상황을 넘기려했다.오랫동안 친구로 지냈던 놈이기에 이런 모습이 오히려 더 어색했기 때문이다.

"게이라도 좋다! 게이라도 좋아! 구용철이가 돌아왔으니까! 으하하!"

그놈은 손등으로 눈물을 슥 닦더니 갑자기 호탕하게 웃어댔다.

제 딴에는 반가워서 껴안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게 좀 쑥스러웠던 모양이다.

용철은 이번엔 마중을 나온 제임스와 나인철, 존슨의 손을 하나하나 잡으며 감사를 표했다.나인철은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고 존슨은 유난히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아마 그놈들도 이런 상황에는 그다지 익숙하지 못했던 모양이다.물론 그들이 말이 없었다고 해서 그 마음을 모르는건 아니었다.

이번엔 제임스가 뚜벅뚜벅 걸어와 용철을 힘껏 껴안았다.

남자의 포옹은 영 적응이 안됐지만 그렇다고 밀칠수도 없었다.용철도 제임스를 꼭 껴안고 그의 등을 토닥거렸다.

"구용철씨. 저 때문에 고생이 많았습니다."

"아니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정말 미안합니다. 구용철씨.

사과의 뜻에서 제가 특제 영국식 바다표범 요리를..."

"아...괜찮습니다."

"사양하지 마십시오. 구용철씨가 오시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제임스는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 머물면서 승조원들의 식사를 담당했었다.그건 사고를 친게 너무 미안했고 언젠가 용철이 돌아온다면 반드시 사과를 하고 싶어서였다.

물론 용철은 그 작은 실수를 탓할만큼 속이 좁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 실수 덕분에 아가사 공주를 만났고 고대 괴수들을 동료로 만들수 있었으니 지금은 오히려 제임스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자! 구용철씨가 돌아왔으니 오늘은 신나는 영국식 파티를 합시다!"

제임스가 오른 손을 높이들며 외쳤다.

영국식 파티라는 말에 다들 표정이 굳었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이 인상을 쓰던말던 방금전에 잡은 바다표범을 질질 끌고 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못 말리겠네요."

"그러게요."

샬럿은 그런 제임스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했고 용철도 쓴웃음을 지었다.따지고보면 저놈 때문에 죽을뻔했지만 그렇게 밉지는 않을걸 보면 벌써 정이 든 모양이었다.

용철은 배 앞에 서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돌아봤다.

마리엘, 샬럿, 범석, 존슨, 나인철.

비록 태어난 곳은 다들 다르지만 이제는 한국 팀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동료들.

그 모든 사람들이 진심으로 자신의 생환을 기뻐해줬다.

============================ 작품 후기 ============================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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