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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커닝-83화 (8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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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뭐? 네가 5급이라고?"

자랑해봐야 딱히 남는 것도 없지만 그냥 자랑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생각대로 두놈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고 특히 성재는 느물느물 웃으면서 달라붙었다.

달라붙는 성재를 보는순간 뭔가 중대한 실수를 한거 같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너희들보다 조금 일찍 각성했어.

일전에 범석이 네가 한국 왔을때 내가 미국 특수부대 어쩌고 했었잖아."

"그랬었지."

범석이는 잠시 머리를 긁적이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벌써 각성했었어."

"그랬구나. 난 네가 왜 그런 소리를 하는가 했다."

"근데 둘다 TV도 안보냐?

한 일주일전에 지부장 입국하면서 난리였는데...

내가 그때 지부장 바로 옆에 있었단말야."

사실 이놈들이 보자마자 그 이야기부터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언급이 없어서 좀 섭섭했다.사실 유명해진다고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이 생기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놈들이 우와~ 하며 감탄해주는게 바로 성공의 증거가 아니겠나.

"그래? 능력개발부 신설됐다는 소리는 당연히 들었지.

그러니까 내가 만사를 제쳐두고 돌아온거 아냐? 근데 네 이야기가 있었냐?"

"이런."

답답해진 용철은 스마트 폰으로 관련기사를 검색해보였다.

"오호. 브라질의 영웅 구용철? 난 왜 이걸 못봤지?"

범석이는 그제서야 감탄하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했고 그 옆에 붙어있던 성재가 슬금슬금 다가왔다.사실 범석이한데만 물어본건 성재가 뉴스를 볼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서였다.성재는 전형적인 게임 폐인에 은둔형외톨이였다.세상 돌아가는 것도 관심이 없고 그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게임에 접속하는게 일상인 바로 그런 인간이다.

용철은 성재가 달라붙던 말던 무시하고 다시 범석이를 쳐다봤다.

"별로 관심이 없는거 아냐? 지부장 이름은 아냐?"

"샬럿 베르나르."

"얼씨구? 그럼 능력부 고문 이름은?"

"서문식."

"이..."

지부장은 물론이고 알아도 별 쓸데도 없는 능력부 고문 이름도 아는 놈이 친구가 출세한 것만 모르다니 이건 섭섭해도 너무 섭섭했다.생각같으면 욕을 한바가지 퍼붓고 싶었지만 이제는 당당한 공무원이니 체면관리할때도 됐다.

"요....용철아. 너 진짜 대단하다아."

"붙지마 이새끼야."

성재는 남들이 보던말던 옷 소매를 마구 붙들었다.

이전부터 그랬지만 이놈은 외모며 행동이며 전부 비호감 그 자체였다.그래도 대학시절 친구라서 상대해주는거지 그게 아니라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을 놈이다.용철이 이놈을 꺼리는건 1차적으로는 그 지저분한 외모때문이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는 빈대짓때문이었다.

용철과 범석은 그래도 밥은 먹고 사는 집이지만 성재네 집은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다.

보통 집이 가난한 친구들은 자신이 가난하다는걸 내색하지 않는 편이다.

남자의 자존심때문이다.성재만큼 어려운 친구들도 많았지만 그놈들은 동정받는걸 싫어했다.그런데 성재는 그게 아니었다.자존심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놈이다.이놈은 엄청난 골초였는데 대학 4년동안 자기 돈으로 담배를 사 본적이 없었다.

성재는 항상 용철이나 범석등 친구들을 이용해서 담배를 조달했다.

이놈은 친구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옆에 슬며시 다가가서 담배를 얻는데 자세히보면 그걸 피우는게 아니라 피우는 척만 했다.주머니엔 항상 빈 담뱃갑이 있었는데 그 안에 얻은 담배를 슬쩍 집어넣는다.그리고는 또 다른 친구에게 뻔히 담배 구걸을 했다.

친구들은 알면서도 당해줬다.

호탕한 범석은 성재에게 담배를 한보루씩 사주기도 했다.

용철은 범석만큼 통이 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담배를 구걸할때 그걸 거절한 적은 없다.

[야. 이새끼야. 좀 사 피워라. 넌 쪽팔리는 것도 모르냐?]

[네가 진짜 아무리 노력해도 담배 살 돈을 못구하면 내가 사줄게.

그런데 피시방 같은데서 돈을 다 쓰고 친구들한데 담배 구걸하는게 말이 되냐?]

범석은 한번씩 담배를 사주면서도 그렇게 성재를 꾸짖었다.

물론 그게 미워서 그러는게 아니라는걸 용철이 제일 잘 알았다.가난해도 자존심만은 지키는 남자가 되라는 뜻에서 그런 소리를 했던거다.하지만 이놈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전혀 없었다.범석이 넓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생경험을 쌓을 동안 성재는 집구석에 틀어박혀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범석이가 예나지금이나 멋있었다면 이놈은 언제봐도 추레하다.

하긴 둘의 삶이 180도 달랐으니 똑같은 모습으로 이 자리에서 설순 없었을 것이다.

"너희들 면접은 봤냐?"

"응. 면접이야 봤지."

"잘 봤어?"

"허허. 이제 5급이라고 상전행세하는거야?"

"상전은 무슨..."

용철은 범석의 엉덩이를 장난삼아 툭툭 건드렸다.

옆에는 성재도 있었지만 용철의 주 관심사는 범석이였다.대학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놈을 이제 같은 직장에서 보게 됐으니 생각해보면 감회가 새로웠다.용철은 범석과 보조를 맞춰 걸으면서 그를 현관쪽의 자판기 앞으로 이끌었다.성재는 푸대접을 받던 말던 상관없다는듯 둘을 졸졸 따라왔다.

원래 이 삼총사는 근육질 범석과 빼빼 마른 용철, 그리고 난쟁이 똥자루 성재로 닮은 놈은 하나도 없었다.그런데 용철이 급격히 근육을 키우면서 오히려 범석보다 체격이 더 좋아졌다.둘이 근육질이 되자 성재는 그냥 옆에 서있기만 해도 소외되는 분위기였고 실제로 용철과 범석도 성재에겐 거의 관심을 주지 않았다.

용철은 친구들을 자판기 앞으로 부르곤 천원짜리 두장을 집어넣었다.

"대민 제2과 계장? 계장이면 레이드 팀의 리더라던데?"

"음. 그렇게 됐지."

음료수가 나오자마자 우선 범석에게 주고 성재에게도 줬다.

범석은 그냥 받아먹었지만 성재자식은 실실 웃으면서 또 달라붙었다.

"고...고맙다. 용철아..."

"아. 이새끼가 진짜. 자꾸 달라붙지 말라고 했지?

나 지금 결혼할 사람도 있는 몸이니까 괜한 오해 불러일으키지 말구..."

"뭐?"

성재는 무안을 당하고 뒤로 슬쩍 물러섰지만 범석은 꽤 놀란 얼굴이었다.

"아니? 벌써 결혼을 해? 그 나이에? 야 임마. 인생은 즐기는거야.

벌써부터 마누라한데 코 꿰일 생각이야? 앞으로 5년은 더 즐겨도 되잖아?"

"됐어. 내가 너처럼 노는거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구."

"근데 재수씨도 결혼 생각이 있데?

하긴 여자 나이 스물여덟이면 그렇게 이른건 아니다만."

"재수씨는 무슨..."

용철은 슬쩍 담배를 빼물면서 시선을 피했다.

그러고보니 이놈이 알고 있는 여자친구는 바로 정수아였다.물론 정수아와 직접적으로 대면한 적은 없었지만 이전에 이놈이 한국에 왔을때 애인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오빠!"

그때 현관쪽에서 마리엘이 걸어나왔다.

조금전에 지부장 샬럿이 마리엘을 호출했고 그때문에 잠시 지부장실에 갔었다.

"어. 왔어? 지부장님이 뭐래?"

"그냥. 오빠 잘 따라다니면서 도와주래요."

겨우 그 말을 하려고 불렀다고 생각하니 조금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그게 샬럿 답다는 생각도 들었다.그녀는 분명 자신을 믿는다고 했었고 믿어주는만큼 의리를 지켜달라고 했었다.그러니 마리엘을 부른 것도 아마 그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마리엘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면 집무실로 부르는건 고사하고 아예 관심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집무실에 다른 분들도 많았는데 거의 저하고만 이야기 하셨어요."

"그래?"

능력개발부는 신생조직이라서 장관과 지부장으로 이어지는 라인의 힘이 막강했다.부서의 중추를 담당하는 과장과 계장급들은 따로 시험을 쳐서 들어온게 아니라 전부 서문식과 샬럿의 추천을 받은 자들이다.그들은 전부 해능취 카페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활동했거나 그게 아니면 외국에 나갔다 온 사람들이다.때문에 일단 경력적인 면에서는 하자가 없지만 그걸 판단하기위해선 시험이라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경력직이라고 시험을 치지 않는건 아니니까.그런데 용철을 비롯한 간부들은 시험을 친 적이 없다.

즉 그들은 과장 자리 하나쯤은 마음대로 붙이고 뗄수 있는 사람들이고 이런 상황에서 그들과 말이라도 한마디 나누는건 사실 대단한 영광이었다.

집무실엔 분명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그럼 그들이 이번에 채용된 하급직들일까? 샬럿 지부장이 굳이 마리엘을 집무실로 부른건 그렇게 함으로서 그녀가 자기사람이라는걸 다른 간부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일 것이다.일단 지부장이 봐주는 사람은 아무리 과장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건드릴수 없었다.

'이걸로 확실히 샬럿 라인을 탔군.'

아직 다른 계장들을 비롯한 간부들을 만난 적은 없지만 샬럿이 일부러 마리엘을 집무실까지 끌어들였다는건 벌써부터 능력부 내에 분파가 생기고 있다는 증거다.갓 채용된 하급 능력자들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간부들의 성향은 제각각이었고 지지하는 사람도 다르다.용철은 초반엔 서문식의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샬럿쪽이었다.

일단 샬럿이 호의를 표하고 있는데 그걸 마다하고 서문식 라인을 탄다는건 너무 위험했다.샬럿을 버리고 서문식에게 갔는데 거부당하면 완전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것이다.

"요...용철아...누...누군데?"

마리엘이 다가오자 성재가 갑자기 관심을 보였다.

그놈은 조금전까지만 해도 용철과 범석사이에서 소외된채 꿔다놓은 보리자루처럼 서있었지만 마리엘이 나타나자마자 용철의 팔을 마구 붙들었다.

"이 새...음! 놔라. 좀..."

용철은 욕을 하려다가 그만뒀다.

친구들 사이에서 새끼정도는 욕도 아니었지만 마리엘이 차고 있는 동시통역기가 문제였다.한국어로 새끼라고 하면 마리엘에겐 포르투갈어 욕으로 번역되서 들리는데 번역되는 욕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용철은 찰거머리 성재를 슬쩍 밀치고 그놈들이 보란듯이 마리엘의 손을 잡았다.

"이쪽은 마리엘이야. 내가 브라질에서 일할때 사귄 여자친구."

용철은 우선 그들에게 마리엘을 소개하곤 그녀를 슬쩍 쳐다봤다.

마리엘은 약간 까치발을 한채 용철을 올려다보다가 그제서야 그쪽을 쳐다봤다.그녀는 원래부터 시야가 약간 좁은 편이었고 용철을 워낙 좋아해서 다른 사람들에겐 거의 신경을 못썼다.범석은 마리엘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씨익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바로 그때. 서문식 고문이 지나가는걸 발견한 용철은 얼른 그쪽으로 뛰어갔다.

"마리엘. 내 친구들이니까 잠시 인사 좀 하고 있어. 나 고문님한데 갔다올게."

"응."

용철이 서문식에게 뛰어가면서 마리엘은 낯선 남자들의 부담스런 시선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그녀가 믿는 남자라곤 오직 용철뿐이었다.만약 이 사람들이 용철의 친구가 아니었다면 당장 이 자리를 피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게 예의가 아니라는걸 알기에 그녀는 꾹 참고 그 자리를 지켰다.

"안녕하세요. 장범석이라고 합니다."

"저는 마리엘 쉬미츠에요. 브라질에서 왔어요."

"네에.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놈은 냅따 손을 내밀었고 마리엘이 엉겁결에 그 손을 잡았다.

사실 용철외의 다른 남자의 손을 잡는다는건 생각해본 적도 없었지만 그가 용철의 친구였기에 먼저 내미는 손을 무시할순 없었다.

"바...박....박성재...입니다."

성재도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

성재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마리엘의 얼굴이 급격히 굳었다.

범석과 인사를 할때는 그래도 억지웃음이라도 지었지만 성재를 상대론 그것도 힘들었다.그녀는 원래부터 낯을 가리고 겁도 많아서 용철이외의 남자는 무조건 경계했다.그런 마리엘에게 성재의 외모는 솔직히 감당이 안됐다.

성재의 키는 겨우 152다.

여자인 마리엘보다도 무려 10센티나 작았다.게다가 지금은 그녀가 힐을 신으면서 차이가 더더욱 벌어졌다.이제껏 남자를 내려다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마리엘에게 자신을 올려다보는 남자의 눈빛은 분명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었다.그것보다 더 문제가 되는건 그 지저분한 옷차림과 음산한 얼굴.이놈의 피부는 무슨 멍게처럼 울룩불룩하고 안색은 흙빛에 가깝다.게다가 그 눈까지도 살기가 도는 실눈이었다.

"아....네......."

마리엘은 슬쩍 시선을 떨구며 그 손을 마지못해 잡았다.

너무 당황했기때문인지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시선은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다.그건 비단 성재의 그 괴상한 외모때문만은 아니었다.그냥 악수만 했던 범석과는 달리, 성재는 악수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였다.놈의 손가락이 어느덧 마리엘의 손등을 슬금슬금 더듬고 있었다.

"그거 너무 오래잡고 있는거 아니냐?"

보다못한 범석이 성재의 손등을 냅따 후려쳤다.

마리엘의 손을 잡고 입을 헤벌리던 성재는 찔끔하면서 두어걸음 물러섰다.

"죽고 싶냐? 새끼야?"

"미...미안해. 범석아."

"사람새끼가 할 짓이 있고 안할 짓이 있는거다."

범석이가 인상을 쓰자 성재는 슬금슬금 시선을 피했다.

둘 사이의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마리엘은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발만 동동 굴렀다.얼른 용철이 달려와줬으면 좋겠는데 용철은 서문식 고문과 아직도 붙어있었다.

"저놈이 장난을 좀 친거 같아요. 너그럽게 봐주세요."

"네에..."

범석은 잠시 머리를 긁적이더니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겁에 질려있던 마리엘은 그제서야 조금은 안심했지만 그 눈은 여전히 용철에게 붙박혀 있었다.

그때 서문식 고문과 이야기를 끝낸 용철이 마리엘쪽으로 걸어왔다.

용철이 있던 곳과 여기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기에 용철은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인사들 나눴어?"

"응."

"그런데 다들 얼굴이 왜들 그러냐?"

"아무 것도 아니에요. 제가 좀 긴장해서 그랬나봐요."

"그래? 에이~ 내 친구들이니까 그렇게 겁 먹을 필요 없어."

용철은 상큼하게 웃으면서 마리엘의 손을 꼭 잡았다.

마리엘과 약간 거리를 유지하며 서있던 범석은 유난히 사이가 좋아보이는 이 커플을 향해 피식 웃어줬다.그런 범석을 잠시 쳐다보던 용철은 발끝으로 바닥을 툭 걷어찼다.

"그건 그렇고..너희들 어디로 지원할건데?"

"지원? 알아서 배정해주는거 아냐?"

"능력개발부는 지원제야.

면접 합격자는 따로 불러서 종이를 주거든. 거기 원하는 과를 순서대로 써넣으면 돼."

"오호. 그래? 그럼 1지망은 너 있는데다가 넣어야겠네?"

"내 밑에서 일하고 싶냐?"

용철은 슬쩍 실눈을 떴다.

친구랑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건 좋지만 부하로 두고 싶진 않았다.일단 여기도 직장이라서 상하관계가 명백한데 용철은 친구에게 일을 시킬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때문에 이놈이 같은 과에 들어오면 오히려 신경쓰일 일만 늘어나는 셈이다.

용철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을때 범석이 피식 웃으면서 담배를 꺼냈다.

"군대하고 같은거 아냐?"

"군대라니?"

"사회에선 친구라도 하루라도 먼저 들어온 놈이 상전아냐?"

"그건 그렇지. 그럼 너도 날 고참으로 모실수있다는거야?"

"고참이 까라면 까야지. 남자는 군대고 남자는 의리다!"

그놈은 의리를 외치며 주먹을 쳐들었다.

"어이구...말이라도 못하면..."

한번씩 오버하면 영 정신없지만 그래도 남자답고 의리는 있는 놈이다.

"근데 성재는 어디갔어?"

"몰라."

범석이는 성재따윈 아무래도 좋다는듯 잔뜩 인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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