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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창 너머 밤이 조용히 깊어갔다.
처음엔 갑자기 나타난 외국 여자때문에 다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것도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았다.막상 가장 걱정스러웠던 아버지조차도 귀국인사를 드리고 마리엘을 소개했을때는 별 말이 없었다.하긴 외국에 몇달이나 나가있었는데 그 동안 외국 여자랑 정분이 나는 것도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가족들은 벌써 마리엘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듯 했다.
하긴 한국을 떠나기전에 잠시 동생과 수아 문제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부모님 앞에서는 낯 부끄러워서 도저히 그런 이야기를 할수가 없었지만 연년생인 동생이라면 충분히 상담을 받을만했다.아마 브라질에 체류하는동안 수아에 관련된 이야기가 동생의 입에서 부모님의 귀로 옮겨진거 같다.물론 저놈도 뇌가 없는건 아니니 수아년이 흑인과 붙어먹었다고 곧이곧대로 말하기보단 좀더 완곡한 표현을 썼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마리엘을 보던 부모님의 눈빛속에 놀라움과 함께 안도의 감정이 교대로 스쳤던거 같았다.
하긴 이정도면 나무랄데 없는 외국인 며느리다.
이 동네는 가까운 곳에 염색공단이 있어서 베트남 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많이 산다.동네 자체가 쇠락하면서 1층의 전세방은 외국인들의 독무대가 됐는데 용철네 집도 얼마전에 1층에 베트남 인을 받은 적이 있다.분명 처음 방을 계약한건 젊은 남자 하나였다.그런데 그놈이 근처의 베트남인들을 다 불러모아서 밤낮없이 떠들어댔고 끝내 받은 돈을 고스란히 돌려주고 쫓아버렸다.웬만하면 같이 살려고 했지만 너무 시끄러웠다.
이렇게 근처에서 외국인을 많이보니 브라질 사람이라고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예비 며느리가 예쁘면 더 좋다.
지금의 마리엘은 수아년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했다.
얼굴도 비교가 안될만큼 예쁘고 그년처럼 성격이 드세지도 않다.
이전에 몇번 수아를 데리고 온 적이 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도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리고 명품백을 껴안는등 남보기에 마뜩잖은 짓만 골라서 했다.외국여자를 데리고 왔는데도 별 거부감이 없었던건 바로 그때문인지도 모른다.마리엘이 수아년보다 못한건 단지 말이 안통한다는 것뿐이었다.
어쨌든 마리엘이 아직 낯선환경에 적응하지 못했으므로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즉시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여기가 오빠 방이에요?"
"응. 좀 좁지?"
"아니요. 이정도면 충분히 넓은데요 뭘."
한국을 떠나기전에 이 방에 있던거라곤 컴퓨터와 책상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귀국하고보니 방 한쪽에 작은 침대 하나가 떡하니 놓여있었다.아마 아들 방이 휑한게 안쓰러워서 부모님이 침대를 들여놓은 모양이었다.
근데 지금은 이게 없는거보다 못했다.
원래 컴퓨터와 책상이 차지한 자리를 제외하고도 남자 둘은 넉넉히 누울만한 공간이 남았다.그런데 침대가 들어오면서 남은 공간이 상당히 어중간해졌다.일단 한국 지부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까지는 1주일이 남았고 그동안 여기서 머물러야 한다.그런데 방이 이 모양이니 따로 숙소를 잡든지 그게 아니면 침대를 치워야했다.
문득 더블 침대를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모님 보기에 좀 민망했다.
"이리 와. 좀 편하게 있어. 그렇게 긴장안해도 돼."
"응."
부모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마리엘을 혼자 둘수가 없었다.그래서 인사를 드리자마자 그녀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와버렸는데 다들 지금쯤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언제 결혼해도 이상할게 없는 아들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건데 그것 갖고 왈가왈부할 이유도 없었지만 부모님이 있는 집에서 부부관계를 가지는 것도 기본 예의에 어긋나는 짓이다.침대를 보자마자 무슨 발정난 똥개처럼 성욕이 일어났지만 꾹 참았다.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였는지 그녀는 침대에 앉자마자 다리를 까딱까딱거렸다.
"너 절 잘하더라?"
"엄마한데 배웠어요."
"응. 그래.."
용철은 흐뭇하게 웃으며 마리엘의 등을 토닥거렸고 그녀는 기분좋게 쌕 웃었다.
마리엘은 처음 부모님과 마주쳤을땐 겁먹은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안방으로 데리고 가자 아버지께 예의를 갖춰 절을 올렸다.마침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장기를 두던 아버지는 갑자기 나타난 외국여자에 놀라면서도 절을 받고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었다.
"아참. 이제 이거 너 줄게."
용철은 귀에 꽂고있던 동시통역기를 빼냈다.
"이게 뭐에요?"
"포르투갈어 통역기. 이거 덕분에 너랑 말이 통했었잖아."
"아....! 맞아요. 그게 있었어요."
그녀는 이제야 생각났다는듯 환하게 웃으며 두 손을 꼭 모아쥐었다.
사실 조금전에 부모님이 마리엘을 보자마자 뭔가 말을 걸어보려고 무지 애를 썼지만 전부 허사로 끝났다.그건 말이 안통했기 때문이다.마리엘도 부모님께 예를 갖춰 인사를 드리고 자기 소개를 했지만 부모님은 멍하게 눈만 깜빡거렸다.
마리엘은 한국에 오자마자 높디높은 언어의 장벽을 몸소 느끼고 곧 시무룩해졌었다.
그런데 이 통역기만 있으면 언어의 장벽따윈 아무것도 아니었다.용철은 그걸 마리엘의 귀에 손수 꽂아주고 사용법을 세밀하게 가르쳤다.
"이거 절대로 잃어버리면 안돼. 돈 주고도 못사는거야. 알겠지?"
"응."
그녀는 절대 잃어버리지 않겠다는듯 아주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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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저녁식사시간이 됐다.
주방쪽에선 달그닥거리는 그릇소리와 함께 뭔가를 지지고 볶는 소리가 요란했다.
"자. 얼른 가보자."
"응! 나 어머님께 다시 인사 드릴게요."
마리엘이 통역기의 사용법을 완전히 익히자 용철은 그녀를 정식으로 인사시키기로 했다.안그래도 마리엘이 예비 시부모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으니 통역기의 존재는 가뭄끝의 단비였다.용철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그녀는 살포시 문을 열고 주방쪽으로 나갔다.
마침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던 어머니는 뒤에서 은근슬쩍 다가오는 마리엘을 발견하고 약간 놀란 얼굴이었다.
"엄마. 마리엘이 엄마한데 하고싶은 말이 있데요."
"응? 누구? 얘가? 우리 말 못하잖아."
"아..우리 말 어느정도는 할줄 아는데 갑자기 와서 좀 긴장했나봐요."
"그래? 진짜?"
어머니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마리엘을 쳐다봤다.
그와 동시에 마리엘이 두손을 모으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마리엘 쉬미츠. 어머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올려요."
"아이고."
"용철 오빠랑은 리우에서 만나서 같은 직장에서 일했어요.
앞으로는 아버님 어머님을 제 친 부모님처럼 모시고 싶어요."
어머니는 깜짝 놀랐는지 그저 감탄사만 내뱉었다.
까만 머리카락과 까만 눈은 한국인과 다를게 없었지만 그 얼굴 모양새는 분명 서양인이었다.그런데 그런 서양인이 한국말을 이렇게 유창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실 아들이 외국 여자를 데리고 오는걸 봤을땐 그 언어의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지 그게 제일 걱정이었다.그런데 예비 며느리가 이렇게 한국말을 능통하게 한다면 언어의 장벽은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잠시 멍하게 서있던 어머니는 곧 성큼성큼 다가와 마리엘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거리며 그녀를 반겨줬다.
'으흐!'
그 광경을 보며 용철은 어깨를 으쓱했다.
이번엔 마리엘을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가 아버지에게도 인사를 시켰다.뉴스대신 인터넷 장기에 푹 빠져있던 아버지도 마리엘이 한국말을 하는걸보고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어허...얘가 우리 말을 이렇게 잘했냐?"
"원래 브라질에 있을때부터 한국말 좀 하던 애였어요."
"하긴 말이 안통하면 사귀는 것도 힘들었겠지."
사실 모든건 동시통역기 덕분이었지만 그런걸 구구절절 설명하려면 하루종일 설명해도 부족했다.또 어차피 가족들은 능력자가 아닌 일반인이었기에 그런걸 알 필요도 없었다.
방 웃목에 용철이 앉고 그 옆에 마리엘이 다소곳이 앉았다.
생긴건 외국인이었지만 하는 짓은 영락없는 한국인, 그것도 교육을 아주 잘받은 양가집 아가씨였다.물론 그건 그녀가 한국인 외할아버지를 뒀고 그때문에 한국에 어느정도 관심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어쨌든 아버지도 마리엘을 제법 마음에 들어하는듯 했다.
그때 주방쪽에서 어머니가 소리를 꽥 질렀다.
"영감! 오랜만에 아들이 왔는데 장기만 두고 있어요? 좀 나와서 거들어요."
"젠장....난 아들 얼굴도 못보나?"
"아들 얼굴 본다는 양반이 계속 장기만 두고 있나?"
"아..알았어. 하면 되잖아."
어머니가 계속 성화를 부리자 아버지는 못이긴듯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어서려했다.
마침 주방에선 4구 가스렌지가 부족할만큼 이것저것 잔뜩 하는 모양이었다.용철이 방에서 마리엘과 잠시 시간을 보내는동안 어머니는 뭔가를 끊임없이 볶고 지져댔었다.
"어머니. 제가 할게요."
"뭐? 네가?"
"네. 제가 할게요."
아버지가 귀찮다는 얼굴로 일어서기도전에 마리엘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녀는 주방쪽으로 사뿐사뿐 걸어가더니 우선 싱크대에 널려있던 설거지 거리를 빤히 쳐다봤다.근데 어머니는 이 외국인 며느리가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한 모양이었다.
"아니야. 영감 시키면 돼."
어머니는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사실 지금은 어머니가 아버지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10년쯤에는 상황이 정반대였다.아버지는 유달리 주사가 심했고 그때문에 허구헌날 부부싸움을 했다.그때는 완전 지옥이 따로없었다.그런데 용철형제가 다 크고 나름대로 직장을 잡으면서 아들들의 발언권이 점점 강해졌고 아버지가 퇴직을 하면서 그때의 위세는 더이상 찾아볼수 없게 됐다.한때는 집안의 폭군이었지만 지금은 별로 존재감이 없었다.
"안돼요. 제가 할게요."
이제는 말이 통해서인지 그녀도 고집을 부려댔다.
"용철아. 얘 좀 데리고 방에 들어가 있어라."
"냅둬요. 걔가 집안 일을 얼마나 잘하는데."
어머니는 이 이쁘장한 며느리에게 벌써 일을 시키는게 영 내키지 않는듯 했지만 용철은 그녀의 고집을 잘 알고 있었다.브라질에 있을때도 넓은 집에서 식모를 두고 살았지만 끝끝내 부엌을 기웃거리면서 음식 한가지라도 배우려고 했었다.
"어흠. 그럼 이 장남이 설거지를 좀 할까요?"
용철은 어슬렁어슬렁 주방쪽으로 걸어가 기름묻은 접시에 냅따 손을 갖다댔다.
"야. 이리 와. 설거지 같이 하자."
혼자 시키는게 영 미덥지가 않다면 아들이 같이 하면 된다.
어머니는 아직도 뭔가 영 내키지 않는 얼굴이었지만 하고싶다는 일을 굳이 못하게 할 이유도 없었다.용철은 마리엘과 싱크대 앞에 서서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사실 브라질에 있을때는 마리엘 덕분에 손에 물 한번 묻혀본적 없었다.설거지는 고사하고 침대 옆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번 주운 적이 없다.그렇게 게으른 용철이었지만 낯선 타향에 와서 적응하려고 애쓰는 여자를 두고 그냥 방안에 쳐박혀 있을수는 없었다.
아마 그녀는 부모님과 안면을 트는걸로 한국에 적응할 준비를 하는 모양이었다.용철은 엉덩이로 어머니를 툭 쳐내고 마리엘과 둘이서 싱크대 앞을 장악했다.
"이 구용철님이 그래도 설거지는 엄청 잘하지."
"정말요?"
"진짜야. 밥도 내가 제일 잘 해. 자자...내가 하는거 잘 봐."
"응."
용철이 직접 밥솥을 갖고와서 쌀을 퍼담으며 밥 짓는 시범을 보였다.마리엘은 무조건 배우겠다는듯 결의에 가득찬 얼굴로 눈을 반짝였다.
"일단 이 계량컵으로 쌀을 담고...
지금 집에 너까지 포함해서 다섯 사람이지? 그러니까 네컵정도 하면 딱 맞거나 조금 남을거야.특별히 많이 먹는 사람이 있으면 다섯컵인데 지금은 네컵으로도 충분해."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그다음엔 쌀뜨물이 나오지 않을때까지 박박 잘 씻어야한다.쌀을 제대로 안 씻으면 나중에 밥을 했을때 끈적끈적해서 못 먹어.근데 하얀 물이 아예 안나올때까지 씻으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영양학적으로도 안좋으니까 약간은 나와도 돼."
용철은 밥솥안에 물을 채워놓고 아주 능숙하게 쌀을 씻었다.
마리엘은 용철의 어깨에 살짝 턱을 괸채 쌀 씻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지켜봤다.브라질도 쌀이 주식이다.다만 그쪽 쌀이 우리가 먹는 찰진 자포니카(japonica)종이 아니라 흔히 안남미라고 부르는 인디카(Indica)종이고 전기밥솥대신 냄비 밥을 주로 짓는다는게 차이점일뿐이다.브라질 사람들은 냄비밥을 지으면서 밥에 조미료를 섞는게 특징이다.때문에 그들의 취향은 딱 중국집 볶음밥.그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쨌든 밀이 주식이 아니라 쌀이 주식이었기때문인지 조금만 가르쳐도 알아들었다.
"자. 이렇게 씻고...이제 전기밥솥에 앉히면 돼. 냄비에 밥하면 안돼. 알겠지?"
"응."
"엄마. 마리엘이 밥 짓는거 다 배웠....음?"
예비 며느리가 밥 짓는거 배웠다고 자랑하려 했는데 옆에 있던 어머니는 이미 안방으로 도망친 뒤였다.아마 둘이 딱 붙어서 속삭이는게 너무 오글거렸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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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밥도 다됐고 가족들이 상에 둘러앉았다.
밥상은 제법 푸짐했다.
용철이 오면서 한우셋트도 사왔고 오랜만에 아들이 왔다고 어머니가 이것저것 장을 봐왔기 때문이다.사놓고 이제껏 거의 안쓰던 전기그릴팬도 꺼내놓고 즉석에서 쇠고기를 구워먹었다.마리엘이 서툰 솜씨로 도와준 덕분에 식사준비는 조금 일찍 끝났다.
고기가 어느정도 구워지자마자 마리엘이 젓가락을 턱 가져가더니 그걸 아버지 밥 위에 얹었다.
"아버님. 식기전에 드세요."
"어어. 그래. 너도 얼른 먹어라."
아버지는 이미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결혼할 여자랍시고 수아년을 몇번 데리고 왔지만 그년은 부모님 눈에 거슬리는 짓만 골라했었다.그 예의없는 년에 비하면 이 외국인 며느리는 얼마나 이쁘고 싹싹한가.외모도 수아년보다 백배는 나았고 조금만 수틀리면 용철에게 고함을 지르던 수아와는 달리 너무 얌전했다.그때문인지 가족들은 순식간에 마음을 열었다.
"얘야. 꿇어앉지말고 편하게 앉아라."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괜찮아. 다리 쭉 펴고 앉아라."
수아년을 볼때마다 늘 못마땅해하던 어머니도 벌써부터 마리엘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애정을 표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부모님은 물론이고 동생도 예쁘고 얌전한 형수를 마음에 들어했다.
그건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동생 훈철도 평소에 수아년을 마뜩잖게 여겼기때문이다.훈철은 한달에 400이상을 고정으로 버는 외제차 딜러였지만 수아년은 미래가 불안정한 영업직이라는 이유로 훈철을 은근슬쩍 무시했다.훈철은 용철보다는 눈치가 훨씬 빨랐고 그때문에 그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고 용철에게 미리 주의를 주기도 했었다.그때 그 말을 귓가로 흘려버리지만 않았다면 그년에게 끝까지 뜯어먹히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빌어먹을 썅년에 비하면 이 여자는 완전 천사였다.
가족들이 좋아하는만큼 마리엘도 기뻐했다.
갱단에게 부모를 잃고 모든 희망을 잃었던 소녀.그녀가 용철을 만나면서 비로소 삶의 희망을 얻었고 이제는 이 이역만리 한국에서 드디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