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레커닝-35화 (3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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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능력자들을 보강한 BOPE의 공격앞에 리우 시내의 파벨라들은 하나하나 정리됐다.중장갑차와 헬기까지 동원한 고강도 토벌작전으로 갱들은 거의 전멸직전에 몰렸고 토벌을 염려한 일부조직은 투항, 또 일부는 국경을 넘어 베네수엘라로 도망쳤다.

브라질 신문은 날마다 BOPE소식을 제1면 기사로 다뤘다.

-자랑스런 BOPE! 서남부 최대의 파벨라 '엘-드레시코'를 토벌!

12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된 대규모 진압작전은 불과 6시간만에 BOPE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용감한 대원들은 조직의 두목인 파르코를 비롯한 400여명의 갱들을 사살하고 무사히 파벨라 상공에 영광스런 브라질 국기를 내걸었다.

-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건 'killer KOO'.

BOPE의 활약뒤엔 외국에서 온 초인들의 활약이 있었다.특히 한국에서 온 능력자 구용철은 압도적인 힘을 발휘해서 모든 갱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그의 전투는 무자비하다.죽은 갱들은 모두 머리가 터지거나 사지가 분해됐다.BOPE 사령관은 구용철이 죽인 갱들의 시체를 파벨라 외곽에 전시하며 그들의 공포심을 극대화했다.현재 파벨라의 갱들은 구용철을'killer KOO'라고 부르며 보기만 해도 무기를 버리고 도망친다고 한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 '브라질 형제들을 위해 투쟁할 것'

멕시코 갱단의 두목을 자처하는 인물이 오늘 오전 가명을 사용한 국제우편을 통해 그들의 입장을 밝혔다.그는 국경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를 거점으로 한 멕시코 갱단의 두목으로 브라질 갱단과 형제의 의를 맺었다고 밝혔으며 형제들을 살육하는 BOPE와 브라질 정부에 곧 피의 보복을 할것을 공언했다.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BOPE 사령관은 코웃음을 쳤고 이 정보를 제공한 정부당국자도 딱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곳은 리우 동남쪽 최대의 파벨라인 '데-캄팔랄라'.

이곳의 갱들은 엘-트레시코가 점령됐다는 소식을 듣고 벌써부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그들은 파벨라 요소요소에 기관총 진지를 구축하고 수십명의 전문 스나이퍼를 배치했다.이번에 참가한 스나이퍼들은 전부 콜롬비아 내전에서 활약했던 1류 저격수들이었다.그들의 제1목표는 가는 곳마다 공포를 몰고다니는 'killer KOO'였다.

"킬러 쿠다!"

"킬러 쿠가 나타났다!"

BOPE의 장갑차와 탱크부대가 파벨라 입구에 나타나자마자 진지를 지키던 갱들이 발광을하기 시작했다.커다란 기관총을 둘러맨 남자를 따라 수백명의 대규모 토벌대가 완전 무장을 한채 파벨라의 비탈길을 올라오고 있다.

갱단의 두목은 진지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맨 앞에서 걸어오는 그 사나이를 날카롭게 노려봤다.

"저놈이 킬러 쿠인가? 듣던대로 보통 놈이 아니구나."

"중기관총을 매고 다니는 말도 안되는 놈입니다."

"대체 힘이 얼마나 세길래 캘리버 50을 한손으로 들고다닌단 말인가.

모두들 전투 준비하라! 놈들에게 목적이 있듯 우리에게도 목적이 있다! 이 싸움은 우리의 최후의 싸움이다! 모두들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라!"

"와아!!"

두목은 권총을 들고 진지에 납짝 엎드렸다.

그의 명이 떨어지자마자 수십명의 전문 저격수들이 건물의 요소요소에 숨었고 RPG-7을 든 갱들이 드럼통과 폐가의 구석에 숨어 BOPE 대원들을 기다렸다.그리고 마침내 BOPE의 대부대가 전부 비탈길로 올라왔을때 진지에 숨어있던 두목이 손을 번쩍 들었다.

"공격개시!"

비탈길 인근에 설치된 9대의 기관총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BOPE 대원들은 그제서야 총을 겨누고 응사하려 했지만 건물 옥상에 진지를 구축하고 갈겨대는 기관총을 제압하긴 역부족이었다.앞장섰던 대원들이 하나 하나 쓰러졌다.방탄조끼와 케블라 헬멧도 중기관총의 공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으악!"

"컥!"

"후퇴! 후퇴다! 모두 엄폐물 뒤로 숨어라! 장갑차는 뭘하고 있나!"

앞에서 지휘하던 BOPE 사령관이 지휘봉을 휘두르며 악을 썼다.

앞장서서 걸어가던 10여명의 대원이 순식간에 전멸.나머지 대원들은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서 드럼통을 비롯한 은폐물을 찾아 허겁지겁 도망치기 시작했다.

선발대가 전멸하자 놈들의 총탄은 BOPE 사령관을 향해 집중됐다.사령관의 머리위로 뿌연 먼지가 치솟으며 그의 케블러 헬멧이 격렬하게 흔들렸다.숨어있던 저격수가 그의 머리를 정확히 노린 것이다.놀란 사령관은 허겁지겁 장갑차 뒤로 숨었다.

장갑차 뒤로 도망친 사령관은 미리 대기하고있던 능력자들을 돌아봤다.

"장갑차는 보병을 엄호하라! 능력자들은 일제히 돌격하라!"

"와아----!"

"놈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이 땅을 더럽히는 악질 범죄자들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자!"

뒤에서 따라오던 중장갑차가 건물위의 기관총 진지를 향해 4신 기관총을 난사했다.이 기관총은 비행기를 잡기위해 만들어진 4연발 대구경 기관총이다.기관총이 불을 뿜을때마다 건물 벽에 움푹움푹 파이고 커다란 시멘트 조각이 쉴새없이 떨어졌다.놈들은 기관총 앞에 모래주머니로 방벽까지 만들었지만 압도적인 화력은 방어벽을 관통하여 그 안의 갱들을 한순간에 걸레조각으로 만들었다.

"으악!"

"에이잇! 응사하라! 응사하라!"

기관총 사수가 죽자 옆에 있던 두목이 직접 기관총을 잡았다.

"킬러 쿠!!!!!!"

앞장서서 싸우던 용철을 발견한 갱단 두목은 입에 거품을 물었다.

그는 기관총을 용철쪽으로 돌리고 미친듯이 총탄을 갈겨댔다.사방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총탄.BOPE대원들은 벌써 뒷쪽으로 물러섰고 적진으로 들어온건 능력자들 뿐이었다.

"악!"

막 건물로 뛰어오르려던 대원하나가 피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그 대원은 일반인이 아닌 능력자였지만 입은 옷이 문제였다.그가 입은 하드 레더 메일은 기관총탄을 막긴 역부족이었다.처음 몇발정도는 운좋게 막는다고 해도 같은 곳에 또 맞으면 갑옷이 속절없이 뚫렸다.그는 용철의 눈앞에서 온몸이 벌집이 된채 나뒹굴었다.용철이 기관총 진지를 향해 고개를 들고 막 기관총을 조준하려 할때 눈 앞에서 다른 능력자 하나가 배를 감싸쥐고 주저앉았다.적들의 총탄은 용철에게 집중됐고 용철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능력자들은 삽시간에 엄청난 사상자를 냈다.

-중기관총에 맞아 2의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중기관총에 맞아 4의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뭐하고 있어! 옆으로 흩어져! 흩어지라는 말 안들리나!"

용철은 따라오던 능력자들을 옆길로 쫓아버렸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 킬러 쿠!!!!"

누군가 악을 쓰는 소리가 들렸고 용철은 얼른 그쪽을 올려다봤다.

건너편 건물위에 새까만 안대를 한 남자가 고함을 지르며 기관총을 난사하고 있었다.놈이 쏜 총알이 용철의 몸에 쉴새없이 명중했지만 몸에 박힌건 하나도 없었다.용철은 그 남자를 향해 캘리버 50을 겨냥하고 드르륵 갈겨버렸다.수십발의 기관총탄이 갱단두목에게 적중했다.총탄의 무시무시한 장력이 그의 몸을 정신없이 휘청이게 만들었다.온 몸에 총을 맞은 갱단 두목은 시뻘건 피를 울컥 토해냈다.총을 잡고있던 손은 팔목과 분리된채 방아쇠에 걸려있었고 오른쪽 발목도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으으.....킬러.....쿠....!"

이미 숨이 끊어져도 이상할게 없었지만 그는 아직 살아있었다.

그는 반쯤 잘린 두 팔을 정신없이 허우적거리며 마지막으로 용철을 부르짖었다.

"닥치고 뒈져버려!"

용철은 녀석을 또 한번 갈겨버렸다.

이미 걸레조각처럼 너덜너덜하던 그의 몸이 사방으로 피를 뿌리며 조각조각 났다.용철의 기관총은 단 1초만에 그의 상체를 흔적도 없이 분해했다.다리만 남은 두목의 몸이 앞뒤로 휘청거리다가 옥상에서 곤두박질쳤다.

"이새끼들이! 다 뒈지고 싶다 이거지!"

용철은 질풍처럼 전장을 누비며 적의 기관총 진지를 하나하나 파괴했다.

놈들은 건물 옥상에 몸을 숨기고 쉴새없이 기관총을 난사했지만 아무리 총을 쏴도 용철은 쓰러질줄을 몰랐다.용철이 켈리버를 들고 드르륵 갈기자 2층건물의 벽이 벌집 뚫리듯 움푹움푹 파이더니 결국은 무너지기 시작했다.건물위에서 기관총을 쏘던 갱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온 몸이 박살났다.

"우오오오오오오!"

용철의 기관총이 정신없이 불을 뿜었다.

벽이 종이조각처럼 뻥뻥 뚫리면서 뿌연 분진이 쉴새없이 솟구쳤다.

산산조각난 팔다리가 사방으로 날고 죽어가는 갱들의 비명소리가 천지를 울렸다.놈들은 스나이퍼까지 동원해서 용철을 죽이려했지만 아무리 조준사격을 해봐도 용철의 옷을 뚫을수 없었다.용철의 무지막지한 기관총 앞에 적의 스나이퍼들은 속절없이 죽어갔다.

-콜롬비아 저격수를 처리했습니다.

-2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구용철이 200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마리엘이 200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흑인 갱을 처리했습니다.

-5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구용철이 5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마리엘이 5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구용철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마리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적들의 무장이 뛰어나고 숫자가 많을수록 용철은 절대적인 힘을 발휘했다.

이런 기관총이 난무하는 곳은 일반대원들은 장갑차 지원없이는 감히 접근할 엄두도 못냈고 이건 BOPE 소속의 능력자들도 마찬가지였다.능력자들은 AK정도는 별 어려움 없이 방어했지만 적이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을땐 일반대원과 별로 다를게 없었다.그들이 엄폐물뒤에 숨어서 소극적으로 응전할때 용철은 놈들의 총탄을 다 맞으며 격렬하게 싸웠다.

기관총을 보자마자 벽 뒤에 숨었던 나인철은 벽 틈으로 용철을 훔쳐보며 이를 꾹 깨물었다.

'구용철....대체 저놈은 뭐지?

내가 BOPE에서 1년이나 일했지만 기관총을 맞고 버티는 놈은 본적이 없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가 있지.대체 저놈은 뭐냐고!'

처음 용철이 이곳에 왔을때만 해도 자신의 부하정도로 여겼다.

그런데 그놈은 오자마자 단 며칠만에 사령관의 신임을 얻고 신문 지상에 이름을 올렸다.처음 용철이 모든 능력자를 대표해서 표창을 받았을땐 그걸 시기하면서도 용철과 사령관 사이에 뭔가 은밀한 거래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용철이 싸우는걸 바로 옆에서 보고나서 생각이 바뀌었다.저런 괴물은 이제껏 본적도 들은적도 없었다.게다가 용철이 입고 있는 저 옷도 자신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 물품이었다.저런 비슷한 물건이 있을까해서 몇번이고 비밀상인을 찾아갔지만 나인철의 담당상인이 파는건 항상 하드 레더 메일뿐이었다.기껏 잘해봐야 AK탄밖에 못막는 그 가죽갑옷!

나인철은 질투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우오오오오-----------!"

용철은 총탄이 떨어진 기관총을 던져버리고 기관총 진지가 있던 건물을 주먹으로 냅따 후려쳤다.한대 치자마자 기둥이 옆으로 꺾이면서 건물이 무너질듯 흔들렸다.옥상에서 기관총을 신나게 난사하던 갱은 건물이 흔들리며 무너진 모래주머니에 깔려 죽었다.용철이 또 한번 발길질을 하자 건물이 통채로 내려앉았다.

-흑인 갱이 압사했습니다.

-50포인트를 얻었습니다.

-구용철이 5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마리엘이 5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마리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메세지가 연속으로 뜨기 시작했다.

안에 숨어있던 갱들이 차례차례 깔려죽으면서 막대한 포인트와 경험치를 상납했다.용철은 신들린듯 날뛰며 놈들을 닥치는대로 죽였다.건물 하나를 무너뜨릴때마다 경험치 게이지가 쑥쑥 차올랐고 특히 마리엘은 미친듯이 레벨업을 했다.

모든 능력자는 포인트를 가진 악한 생명체를 스스로 죽여야 경험치를 얻을수있다.

이때문에 전투능력이 없는 힐러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레벨업을 할 길이 없었다.결국 지금 용철이 EXP 디바이더를 착용하고 마리엘에게 경험치를 몰아주는 것처럼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수밖에 없었다.얼핏보면 자기 먹기도 모자란 경험치를 남에게 나눠주는게 어리석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용철은 획득하는 경험치의 절반만 먹어도 충분히 레벨업을 할수있었다.전세계적으로 힐러는 몇명안되고 그중 대부분이 1레벨에 머물러있다.때문에 어느정도 경험치를 나눠줘서 키워놓으면 나중엔 반드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용철이 기관총 진지를 다 파괴하고 나서야 숨어있던 다른 대원들이 합류했지만 갱들은 이미 전멸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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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님. 아직이에요? 아직도 싸우나요?"

장갑차 뒤에서 기다리던 마리엘은 여전히 안절부절 못했다.

그녀는 용철을 따라 파벨라 앞까지 왔지만 진압작전에 참가하지는 못했다.그녀는 용철을 따라가려고 했지만 용철은 따라오면 때려죽일듯 마구 눈을 부라렸다.끝내 용철은 혼자 파벨라로 들어갔고 그녀는 장갑차 뒤에 홀로 남았다.

"글쎄. 슬슬 끝나는거 같긴한데."

마리엘은 사령관이 장갑차 뒤로 오자마자 쪼르르 달려가서 그 표정을 살폈다.

사령관은 마리엘의 말은 듣는둥마는둥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만 물었지만 그녀는 사령관의 얼굴을 면밀히 살피고 있었다.혼자 들어간 용철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몰라서 너무 불안했기 때문이다.만약 사령관의 얼굴이 어둡다면 그건 용철을 비롯한 대원들의 신상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것이다.

사령관의 표정은 이전과 별로 다를게 없었다.

그가 원래부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긴 했지만 조금전에 지휘를 하면서 소리를 지른걸 보면 그가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건 아닌거 같았다.사령관이 오자마자 그 얼굴을 자세히 본건 바로 그때문이었다.

마리엘은 엄폐물 뒤에서 간혹 고개를 내밀며 용철이 오는지 살폈다.

멀리서 고막을 찢을듯 맹렬하게 울리던 총소리가 조금은 잦아들었고 그 덕분에 불안이 조금은 가셨지만 그래도 아직 마음을 푹 놓을순 없었다.

'내가 조금만 더 강했다면...'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단지 곁에 있고 싶어서 따라왔을뿐이고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서 같이 가려고 했는데 용철은 고맙다는 말 대신 마구 화를 냈다.물론 그게 자신이 미워서 그런게 아니라는건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다만 아직까지 용철에게 믿음직한 동료가 되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가 한탄스러웠고 저 위험한 곳에서 늘 혼자 싸우는 용철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오빠....'

그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꼭 부여잡고 용철의 무사귀환을 빌었다.

부모를 잃고 그 복수를 위해 BOPE를 찾아왔지만 반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사령관은 다른 능력자들을 다 정식대원으로 고용하면서 마리엘만은 '준 대원'에 임명했다.준 대원은 원칙적으로 BOPE에 속하지만 정식작전에 참가할 자격도 없고 설령 참가한다고 해도 수당도 없는 유령대원이다.

그녀가 BOPE의 일원이라는 증거는 오직 숙소 사용권뿐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 숙소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다른 대원들은 도움도 안되는 힐러라는 이유로 마리엘을 외면했고 그중 몇몇은 대놓고 괴롭혔다.그녀가 숙소로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를 맴돌았던건 바로 그때문이었다.그런데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은 그녀를 오직 용철만은 따뜻하게 대해줬다.용철이 개인숙소에서 같이 지내자고 권했을때 망설임없이 그 말에 응했던건 그녀가 갈 곳은 더이상 아무데도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단지 그 숙소로 돌아가고 싶지않아서 용철의 호의에 응했다.하지만 며칠 같이 생활하고보니 지금 여전히 그곳에 머무는게 단지 괴롭힘을 면하기위해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냥 용철의 곁에 있는게 너무 편하고 좋았다.부모를 잃은후 이 세상에 기댈 곳이라곤 단 하나도 없었는데 이제 드디어 기댈 곳이 생겼다.

그걸 잃고 싶지않았고 그걸 지키기위해서라면 뭐든 하고 싶었다.

'나...강해지고 싶은데....짐이 되지않을만큼 강해지고 싶은데.....'

'강해져서 오빠를 따라다니고 싶어. 도울수있는만큼 돕고 싶어.'

그녀는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를 꽉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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