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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커닝-26화 (26/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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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싸 버렸다.

그녀를 안고 침대위로 뛰어오른게 바로 조금전 같았는데 뜨겁게 타오르던 육봉은 격렬한 방출과 함께 조금씩 힘을 잃어갔다.사정을 끝내고 천천히 뽑아냈다.뒤엉켰던 새까만 음모가 마침내 떨어지며 그 사이에서 굵고 단단한 육봉이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후우~~"

방출을 향한 격렬한 욕구가 조금은 사그라들었을때 용철은 다시금 그녀를 조금은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볼수 있었다.한참 쾌락에 절정에 이르렀을때는 허리를 흔들고 싸는 것외에 다른 생각은 도저히 할수가 없었지만 한번의 사정을 통해 만족감을 얻은 지금은 그녀의 질이 아닌 다른 곳에도 충분히 관심을 줄수있게 됐다.마침내 육봉이 뽑히고 맞붙었던 육체가 천천히 떨어졌을때 꼭 감겨있던 그녀의 눈이 스스륵 떠졌다.

용철은 유라가 눈을 뜨자마자 그녀를 꼭 안았다.

키스를 할때마다 새로운 촉촉한 입술과 언제 만져도 기분좋은 말랑말랑한 젖.그리고 너무 쫀득쫀득 해서 입안에 넣으면 꼭꼭 깨물고 싶어지는 젖꼭지까지.지금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은 오직 구용철 단 한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그녀의 등을 받쳐들고 침대위에 앉혔다.

젖에 얼굴을 비비면서 목을 핥고 그대로 입술을 공략하면서 다른 손으로 아랫도리를 건드렸다.뽀송뽀송 음모아래로 살짝 찢겨진 틈새.그 안에서 미끌미끌하고 끈끈한 액체가 줄줄 흘러나와 용철의 손과 침대 시트를 축축하게 적셨다.음핵을 살살 간지럽히며 그녀의 귓볼에 입을 가져갔다.

"아웅.....아하하!"

몸을 뒤틀던 그녀가 갑자기 꺄르르 웃었다.

유방과 음핵을 자극하던 두 손이 어느덧 그녀의 어깨를 붙들고 슬쩍 밀었다.가깝던 얼굴이 멀어지면서 눈 코 입만 보이던 얼굴이 전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아직도 조금전 섹스의 흥분이 그대인지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옅은 홍조를 뛴채 조용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이걸로 꼭 다섯번째.다시 만나고부터 나흘동안 하루도 쉬지않고 만났다.

수업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근처에서 데이트를 하고 마지막엔 항상 모텔로 왔다.

쉴새없이 관계를 가졌고 지칠때까지 하다가 마지막엔 그녀의 품에 안겨 잠을 청했다.

처음엔 오직 포인트때문에 만났고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시작한 관계가 이렇게 이어질줄은 몰랐고 지금도 이곳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됐다.분명한건 능력자가 되면서 찾아온 변화가 단지 육체뿐만이 아닌 정신적 변화도 수반했다는 사실이었다.특정한 사람, 특정한 사실, 특정한 상황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고 그 덕분에 새로운 인연을 만든 셈이다.

유라를 다시 만났을때 조만간 출국할거라는 사실을 밝혔었다.

지금 나가면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고 그걸로 이 관계는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상황을 정리할지 이어갈지는 오직 그녀의 몫이었다.더이상 국내에 남을수없게 된 이상 선택의 주체는 결코 자신이 될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말을 듣기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게 없었다.

그래서 편했고 또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관계를 가질때마다 그녀는 간혹 사랑하는지를 물어왔지만 그 말에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단순한 섹스 파트너로 인식하는건 아니었지만 아직도 뭔가가 그 말을 받아들이기를 망설였고 그때문인지 입안에서 뱅뱅 돌던 말을 끝내 입밖으로 내지못하게 만들었다.

끌어안고 애무를 하다가 또 한번 정신없이 덮쳤다.

어떻게 넣었고 또 얼마나 흔들었는지도 기억에 없었다.

눈 앞이 캄캄해지며 머리속에 찌릿해졌다.아랫도리가 욱씬거렸고 온 몸의 힘이 전부 그곳에 쏠린거 같았다.달아오른 육봉은 또 한번 거세게 용트림하며 남아있던 정액을 남김없이 쏟아냈다.이제는 한계였다.더 쏟으려 해도 쏟을 것도 없었고 격렬한 피로가 온 몸을 잠식하고 있었다.용철은 그녀를 끌어안은채 침대에 몸을 맡겼다.

"오빠. 자?"

막 눈을 불이려할때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아니."

"내일가지? 브라질."

"응."

"안가면 안되지?"

"어쩔수 없어. 중요한 일이라서."

"응..."

어제도 안가면 안되느냐고 물어봤었다.

왜 그런걸 물어보는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그만큼 헤어지기가 싫은 모양이다.하긴 이제까지 계속 만남을 이어올수 있었던건 둘이 뭔가가 통했기 때문이다.그녀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알수가 없었지만 이쪽의 생각은 명백했다.명품백 같은 말도 안되는 비싼건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말도 잘 듣는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물론 누군가 이 여자와 평생을 같이갈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시원하게 답변을 내줄수 없을지 몰라도 최소한 연애상대로는 충분하다는게 용철의 생각이었다.

하긴 브라질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

거기서 큰 부상을 입을지도 모르고 죽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다리라고 하는건 너무 잔인한 짓이다.모든건 그녀의 판단에 맡기고 기다릴지 말지도 오직 그녀의 몫으로 남기기로 했다.지금 갈팡질팡하는 마음은 아마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그때쯤 정리될 것이다.그때쯤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할지 대충은 그 윤곽을 파악했을 것이다.

물론...살아 돌아온다는 가정하에서지만.

단지 일하러 브라질 갔다고 했고 능력자나 BOPE에 관련된 그딴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괜히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런 걱정을 끼치면서 사람을 괴롭게 만드느니 차라리 자신이 죽었을경우 그녀가 자신을 깨끗하게 잊고 새출발하도록 미리 도와해주는게 옳은 일이었다.물론 단지 브라질에 간다는 이유만으로 관계정리를 요구하는건 너무 가혹한 짓거리다.다각도로 생각해봤지만 지금은 이게 최선이었다.

"잠이나 자자. 오늘은 네 가슴 만지면서 자고 싶네."

"그래. 실컷 만져."

"말랑말랑~ 흐흐흐흐."

용철은 젖을 만지면서 음흉하게 웃었다.

"기분 좋아?"

"그럼. 난 여기가 제일 좋더라.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빠는 한번씩 보면 좀 애기같아.

처음 봤을때 그 모습하고는 너무 틀리다고 해야하나."

"내가 애기같다고?"

"응. 가슴만질때보면 좀 그런 기분이 들어.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속마음은 너무 여린거 같아서...."

그녀는 용철의 머리를 꼭 껴안았다.

약간은 멀어보이던 젖가슴이 눈앞으로 다가오며 용철의 얼굴이 젖사이에 파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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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용철은 브라질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해능취 카페에서 취업비자를 비롯해서 브라질 입국을 위한 이것저것을 준비했고 서류문제는 전부 정리가 된 모양이었다.만약 이게 단순한 취업이었다면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일도 없었겠지만 BOPE는 엄밀히 말해서 브라질 경찰이었다.남의 나라 경찰 밑에서 하는 일이니 위험하기도 하고 사고가 났을 경우에 그에 따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아마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렸던건 그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덕분에 유라를 만나서 회포를 풀수가 있었다.

인천공항 게이트로 가는도중엔 꽤 이쁜 가게들이 여럿 보였다.

전통문화센터라는 한국의 민속인형이나 가마 모형같은걸 파는 전시관도 보였고 헬로키X나 찰리X라운 같은 외국의 유명 캐릭터 상품을 전시해놓은 가게도 있었다.용철은 그 가게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플렛폼으로 향하는 계단에 올랐다.

막 플렛폼에 들어서자 해능취 카페의 서문식 매니저가 보였다.

용철은 얼른 달려가서 그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그는 비록 인터넷 카페 운영자에 불과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밝혀진 능력자 거의 대부분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다.만약 그가 없었다면 브라질 취업에 대해서도 몰랐을 것이고 갑자기 얻은 힘을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고있었을지도 모른다.

"아. 매니저님."

"오오. 용철씨. 완전 상남자가 됐구먼."

"상남자라뇨. 과찬이십니다."

"아니야. 멀리서 봐도 남자냄새가 풀풀나는데 뭘."

그는 키가 크고 마른체격에 테가 굵은 안경을 썼다.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의외로 말도 잘 통하고 너그러운 편이다.그는 용철의 인사를 받자마자 일 잘하고 오라는듯 어깨를 툭툭 두드려줬다.

"집안 일은 해결이 됐는가?"

"네. 국내에 일 자리에 없어서 외국에 나간다고 했죠."

"그래. 하긴...일반인이나 능력자나 어디서 일을 하던 일을 하는게 중요하지."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식사는 했나? 아직 비행기 시간이 좀 남았는데 뭐라도 좀 먹을까?"

"아뇨. 괜찮습니다."

"그래도 뭐라도 좀 먹어두는게 좋을거야.

비행기를 자주 타본 사람이 아니면 기내식이 입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여기서 브라질까지는 먼 거리야.그동안 쫄쫄 굶는다고 생각해봐."

"네. 그것도 그렇네요."

"자. 일단 저쪽으로 가세."

그는 용철을 바깥쪽 계단으로 이끌었다.

서문식을 따라 한참 내려가니 X니X스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패밀리 레스토랑중에서 나름 유명한 브렌드였다.이 레스토랑은 인천공항 활주로가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가게 한쪽 벽은 유리로 되어있고 멀리서 날아오르는 비행기가 똑똑히 보였다.

"자. 뭘 먹을건가? 아무거나 한번 골라보게."

"아...네. 그럼 염치불고하고."

"염치불고는 무슨...뭘 시킬까?"

"매니저님이 결정하시죠.

저는 이런데는 자주 안와봐서 뭐가 맛있는지 모릅니다."

"어허. 돈을 쓸려고 버는거지 장롱속에 쳐박아두려고 버는게 아닐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맛있는것도 먹고 여행도 다니고 그렇게 재미있게 살아야지.끙끙거리면서 일만하면 나중에 손해보는건 자기뿐이야."

"맞습니다."

그가 말하는 '손해볼 사람'은 바로 각성전 자신의 모습이었다.

담배값까지 아끼면서 끙끙댔지만 남는건 하나도 없었다.차라리 좀 적게 모아도 즐길거 다 즐기면서 사는게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미래가 중요한만큼 현재도 중요하니까.

"그럼 내가 늘 먹는걸로 시키겠네. 괜찮겠지?"

"네. 저는 뭐라도 잘먹으니 매니저님 뜻대로 하시죠."

"흐흠. 뭐라도 잘먹으면 참 다행이네.

외국 처음 나가면 물이 안맞아서 고생하는 경우가 많거든.브라질은 한국보다 경제규모는 크지만 여전히 후진국을 못벗어났어.제대로 된 수도관은 오직 부촌에만 깔려있어.자네가 처음에 어디에서 머물지는 모르겠다면 좋은 물을 먹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그러니 미리 설사약같은걸 챙기라고 한거야."

"아...그렇군요. 몰랐습니다."

"그래. 급히 준비하면 모를수도 있지."

서문식은 탁자옆에 달린 버튼을 꾹 눌렀다.

곧 깨끗하게 차려입은 웨이터가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바비큐 폭립이랑 핫라이스 그리고 까르보나라, 스테이크는 미디엄웰던.

와인은 이태리 '세떼 퐁띠 크로뇰로' 이렇게 주세요."

"네. 조금만 기다리세요."

서문식은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주문을 했다.

용철은 그걸 보고 혀를 내둘렀다.대체 이런 곳을 얼마나 자주와야 메뉴를 다 외울수 있을까.이제껏 기껏 먹어봐야 짜장면 짬뽕이었고 간혹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도 여자에게 주문을 맡기고 먼산만 보고 있었다.뭐가 맛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때문인지 서문식의 까맣고 반들반들거리는 양복이 더더욱 세련되고 멋있어보였다.

곧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

탁자가 조금 작기는 했지만 여러개의 음식접시로 탁자가 꽉 차는걸 보자 갑자기 눈 앞이 아찔해졌다.돈 밝히는 수아가 패밀리 레스토랑을 자주 간다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봤는데 지금은 이게 짜장면 짬뽕이랑은 비교가 안될만큼 고급스러워 보였다.

"배고플텐데 어서 먹자고."

"예. 그럼 잘먹겠습니다."

"음. 사양하지말고 많이 먹게. 모자라면 더 시켜줄테니깐."

서문식은 능숙하게 칼질을 했지만 용철의 나이프는 항상 어긋났다.그때문에 조금 쪽팔린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모르는걸 배우는 마음으로 열심히 칼질을 했다.

폭립은 간단히 말하면 돼지갈비 통구이였다.

덩치가 작은 새끼돼지의 갈비부위 살을 통채로 발라내서 구운건데 훈제향이 나는 고기는 쫀득쫀득하고 맛있었다.폭립위에는 꼬챙이에 끼운 새우가 얹혀있었는데 엄지손가락만한 새우는 살이 많고 양념을 제대로해서인지 입에서 살살 녹았다.

다만 카르보나라는 전혀 입에 안맞았다.

홍합과 모시조개 같은걸 잔뜩 넣은 해물 파스타였는데 너무 느끼했다.

용철은 파스타를 제외한 나머지를 아주 신들린듯 먹어댔다.

핫라이스라면서 나온건 그냥 김치볶음밥하고 비슷한 맛이었는데 그것도 먹을만 했다.이것저것 손에 잡히는대로 먹다보니 어느새 배가 빵빵했다.식사를 끝내고 마지막엔 서문식이 직접 따라주는 와인으로 우아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서문식은 와인을 마시면서 천천히 시계를 봤다.

"이제 한 3~40분 남았구만."

"그렇네요."

"어디가도 사람사는 땅이야. 긴장하지말고 열심히 해."

"네. 매니저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용철과 서문식은 다시 플렛폼쪽으로 올라왔다.

브라질행 비행기 도착시간이 가까워져서인지 조금전까지만해도 한산하던 그곳에 꽤 많은 사람들이 서성대고 있었다.대부분은 단순 여행객같았지만 개중에는 뭔가 알수없는 분위기를 풍기는 자들도 몇명이나 섞여있었다.저들은 아마 능력자.

"약 20분후 파리행 XX항공 KE 901 출발예정입니다."

안내방송이 나오자 사람들의 표정에 왠지 긴장감이 감도는거 같았다.

사람들이 승강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용철도 여행가방을 끌며 그들을 뒤따랐다.브라질로 바로 가는건 없고 일단 파리나 LA를 경유해서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루로 가야한다.비행시간을 다 합치면 거의 20시간을 넘는 긴 여정이었고 그만큼 굳건한 체력이 필요하다.서문식이 미리 식사를 챙겨준건 아마 그때문일 것이다.

"일 잘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음."

한참 걸어가던 용철은 뒤를 돌아봤다.

서문식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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