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의 쥐새끼.
그 말을 들었을 때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먼저, 상대가 우리를 알아보려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었다는 것.
언제부터지?
불과 며칠 전까지, 검은 괴물의 역장 피해로 데세발은 외부 정보가 차단된 상태로 있었을 테니.
적어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역장이 없어진 날.
클레어가 나만의 오나홀 기사가 된 날부터라고 유추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상대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
이건 좋은 기회다.
데세발 입장에서 봤을 때, 현재 왕국의 상태는 미스터리 그 자체일 것이다.
아이라 왕녀는 왜 살아서 괴물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신민들은 왜 괴물과의 공생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는가.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쥐새끼가 치즈 조각을 물어서 본진에 전달하기 전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촉수 기사단 부단장, 리아나에 의해서.
"이름은 마고 셀레스트. 셀레스트 가문의 영애, 19세. 여덟 살에 S급 스킬을 익히고 데세발 초등부에 입학한 엘리트입니다."
리아나는 그녀의 신상 정보를 술술 읊었다.
새빨간 적발에 젖가슴이 그럭저럭 크고 몸매가 예쁜 여학생이라는 사실은,
그냥 척 보면 알 수 있으니 생략하고.
나는 리아나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어떻게 잡은 거야?」
상대가 바보처럼 교복 입고 돌아다녔을 리도 없고.
이렇게 빨리 잡은 것이 너무 신기했다.
"미리 정보원을 심어두었습니다."
「정보원?」
리아나는 원래 성율 기사단 단장이며,
정보부 엘리트 요원을 수족으로 부리는 비밀 조직의 수장이기도 했지.
리아나의 능력은 몸으로 겪어 봤으니 잘 안다.
근데….
내가 이런 말 하긴 좀 뭣하지만.
「……리아나의 정보원은 흑잠 불알 냄새 맡고 펠라치오 머신으로 전직하지 않았나?」
얼굴은 잘 기억 안 나지만, 예쁜 애들이었다.
혀 놀림도 상당히 좋았다. 떠올린 것만으로 자지가 민감해진다.
백화 작전 때 리아나의 정보원들은, 날 따라왔다가 흑잠의 개변태 불알에 함락당해서,
반나절 이상 흑잠의 발정 불알을 혀로 토닥토닥 핥다가 넋이 나갔을 텐데.
내가 적당히 방치하는 바람에, 그때 자아가 붕괴한 애도 좀 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첩보 임무를 수행하다니. 대단한데.
"그 애들은 아니에요."
「응?」
"상대는 데세발, 얼굴이 알려진 정보원을 쓰면 이쪽이 역으로 추적당할 가능성이 컸어요."
붙잡힌 마고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교단복의 두 사람.
어째 낯익은 얼굴이었다.
붙잡힌 귀족 영애의 몸 구경하느라 바빠서, 솔직히 누군지 신경 쓰지도 않았는데.
흑발 폭유 리비아와 엘프 모험가 에피잖아.
"주인님이 데려오신 리비아와 에피에게 일을 맡겼어요."
「리비아는 원래 기사단 소속이었으니까 그렇다 치고, 에피는 용케 이런 걸 할 마음이 들었네」
에피의 볼이 붉어졌다.
"열심히 하라고 해서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야, 뭐. 나는 남들보다 가슴도 작으니까…."
「삐지지 마. 잘했어」
작은 열등감 표출이 꽤 귀엽다.
엘프 몸매는 날렵하고 예쁜 게 특징이지만, 사실 에피도 상당한 거유다.
단지 그녀 곁에 서 있는 음침한 흑발을 늘어뜨린 리비아부터, 부단장인 리아나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이 모두 규격 외의 폭유라서 그렇지.
에피는 그만큼 예쁜 요정 같은 인상이다.
역시 엘프는 엘프야. 고점끼리 붙으면 인간도 좋은 승부가 가능하지만, 엘프 보정은 무시할 수 없다.
"둘은 아카데미 쪽에도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으니까요. 쥐새끼를 검거하기에 적절했답니다."
「훌륭해」
"후읏."
내 <촉신호>를 받은 리아나는 등허리를 곧게 펴고,
에피와는 비교도 안 되는 박력 넘치는 젖가슴을 손으로 쓸며 기쁘게 허덕였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우선 기본적인 것부터 알아내 볼까」
"자, 붙잡도록 해요. 에피."
"저, 정말로 할 거야…?"
"촉수 기사단이 되어 새로운 삶을 받아들인 게 아니었나요~?"
에피는 리아나의 위압감에 짓눌려, 시키는 대로 마고의 몸을 억눌렀다.
리비아는 그동안 재갈과 눈가리개를 풀었다.
"준비됐습니다. 부단장님."
"검지 손톱부터 시작할게요."
"으…. 우읏……. 하지 마…!"
빠드득.
"아아악!"
"우선 하나."
리아나는 마고에게 다짜고짜 끔찍한 고통을 주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기억하게 했다.
"나한테, 나한테 이런 짓하고도 무사할 것 같아!?"
원한 가득한 눈빛으로 리아나를 올려보지만…….
"……."
리아나의 푸른 눈은 매우 차갑게 느껴진다.
저거 무섭지. 티아의 보지 속에서 정면으로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잘 안다.
그녀는 지금껏 왕국을 위해 온갖 더러운 일을 도맡아 왔다.
누군가의 신체를 훼손하는 일에, 이제 와서 마음이 동요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이 쥐새끼라면 더더욱.
리아나의 차가운 태도는 피고문자로 하여금 상상 이상의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마고는 예상대로 금방 눈을 내리깔았다.
"어리다고 봐주기라도 할 줄 알았나요?"
덜덜덜.
손톱 뽑힌 마고의 하얀 손은 주체할 수 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를 억누르고 있는 에피는 자기가 더 아픈 듯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당신의 괴물 주인님은 어딨어?"
"질문하는 건 저랍니다."
"한때는 왕국 기사단이었으면서… 왜 이런 짓을 해?"
슥.
조수 역할을 자처한 리비아가 다시 눈가리개를 씌운다.
그녀가 직접 고문 기구를 손가락에 끼워 넣고 손톱을 뜯기 시작했다.
"악!!"
"질문하는 건 저라고 했잖아요. 마고 양."
리아나는 의자를 끌어와 정면에 앉았다.
한차례 몸이 뻣뻣해지는 고통의 폭풍이 마고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간 후,
리아나는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지금도 왕국 기사단이랍니다."
"흐윽…. 후읏……. 왕국의, 배신자!!"
"섬기는 대상은 달라졌지만, 하는 일은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신기하지 않나요? 후후."
리아나는 기쁜 듯했다.
"엘프리데 님이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학생회장 엘프리데. 그게 당신의 주인님인가요?"
"……."
마고가 입을 다문다.
리비아는 묵묵히 그녀의 손톱을 하나 더 뽑았다.
"아악!"
"가엾게도, 주인님을 잘못 만나서……."
"그만해…. 다 말 할 테니까…. 이제 그만……."
손톱 세 개.
아무리 마왕의 대적자를 기르는 아카데미 학원생이라도,
갓 약관을 넘은 소녀치고는 잘 버틴 편이라고 생각한다.
"회장님이 시킨 거 맞아……. 밖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어."
"좋아요. 계속해요."
"마, 말하면…… 살려줄 거야?"
"그럼요. 어렵게 갈 필요 없잖아요. 우리가 원하는 비밀을 제공해 준다면, 마고 씨의 목숨을 보장할게요."
"…당신들 예상대로 나는 학생회 임원이야."
「도시에 온 이유를 물어봐」
"몰래 숨어서 정찰한 이유는?"
"도시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고."
성곽에는 윤홍지주와 촉수룡이 보란 듯이 붙어 있으니,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부회장은 당신네가 진작 괴물한테 먹혀서 세뇌당했을 거라고 하던데. 딱 맞았네."
마고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데세발은 엘프리데 님을 중심으로 왕성 탈환 작전을 준비하고 있어. 이제 끝이야."
"탈환 작전? 자세히 말해 보세요."
"뻔하지. 왕성과 왕성 주변을 장악한 괴물을 제거하고, 도시 내부를 정화할 거야."
어쩐지 이쪽의 대화 요청을 묵살하더라니.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군…….
하긴.
괴물이 말을 건다고 진지하게 대화에 응해줄 인간이 몇이나 있겠어.
그건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붙잡았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정도면 됐어」
"네. 주인님."
「나머지는 내가 할게」
리아나는 차분히 목례하고 부하들과 함께 방을 나갔다.
"어디 가는 거야? 기다려…. 다 말했잖아. 풀어 줘…! 읍, 읍읍!!"
잠시 후.
나는 홀로 남아 불안에 떨고 있는 마고 셀레스트의 방에 촉괴수를 투입했다.
이 촉괴수는 리아나가 낳은 <가희>다.
생식 능력은 없지만, 노래를 불러 다양한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여성체 촉괴수다.
멀리서 보면 소녀의 실루엣이라고 착각할만했다.
그 밖에도 <촉수 파리>와 <무면 원숭이> 등, 무난하게 빙의할 수 있는 촉괴수를 교단 본부로 보냈다.
파리 몸으로 바닥을 사사삭 기어간다.
"흡! 읍! 흡!"
감이 좋은데.
마고는 문이 열리는 소리와, 뒤이어 사람 같지 않은 인기척을 느낀 듯.
호흡이 크게 불안정해졌다.
예쁜 속옷에 감싸인 큰 젖가슴이 숨 쉴 때마다 크게 오르락내리락한다.
「치료부터 해줘」
나는 마고에게 들리도록 말했다.
<촉신호>가 뇌를 직접 파고들자, 마고의 허벅지가 단단히 긴장한다.
다리 사이를 닫으려는 것은 촉수 괴물로부터 정조를 지키기 위한 암컷의 본능인 걸까.
기특한 방어 행동이다.
가희는 작은 손에 쥐고 있던 치유 거머리를 마고의 다친 손 위에 풀어 놓았다.
꾸물꾸물꾸물.
거머리들은 서둘러 암컷의 상처를 치유한다.
"흐븝!!"
「가만히 있어. 상처를 낫게 하고 있는 거니까」
아픔이 누그러들자, 발작도 멎는다.
고개를 쳐든 마고는 내게 호기심을 느끼는 듯했다.
「눈가리개 풀어줘」
가희는 내 지시를 이해하고 움직였다.
키가 불과 140c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촉수 소녀가 손을 뻗어 눈가리개를 치운다.
"흡…. 흡……."
「바닥을 잘 봐」
마고의 갈색 눈동자가 아래로 깔린다.
파르르.
나는 마침 날개를 움직이고 있었다.
"히브읍[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예상했던 반응이다.
사람 피부에 저렇게 닭살이 빨리 돋는 건 프라가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다.
「보이지? 네가 찾던 괴물 주인님이다」
"……읍! 읍! 으브븝! 읍! 흐으브붑!!"
구멍 뚫린 재갈에서 19살 여학생의 군침이 질질 샌다.
그렇게 몸부림친다고 탈출할 수 있으면, 애초에 묶어 놓지도 않았겠지만 말이야.
「아까 다 말했다고 했지」
"…읍…. 읍!!"
「근데 가장 중요한 걸 말 안 했잖아」
나는 촉수 파리로 서서히 마고의 종아리를 짚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힉! 히극! 히기익!"
혀를 놀리면서 성대를 억지로 쥐어짜니까, 조금만 더 하면 돼지 멱 따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내 모습이 싫어?
촉괴적으로 너무 불타오르는데.
「다른 쥐새끼는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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