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0화 (60/264)

* * *

1일 차.

나는 잠도 안 자고 모판 확보를 위해 돌아다녔다.

'가짜 맨홀 뚜껑'에 인기척이 느껴지면 즉시 이동해서 촉감각으로 바깥 상황을 내다보고….

쓸만한 암컷이 지나간다 싶으면 포획한다.

에로 트랩을 가동한 후에는 작은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가짜 맨홀에 낀 모습은 보여줘도 상관없다.

사람이 그 안으로 사라져서 괴물 씨받이가 되었다는 사실.

즉, 나와 이어지는 인과만 모르게 처리하면 그만이니까.

애초에 목격자 눈이 너무 많아서 난처할 것 같을 때는 그냥 삼킨 후에 천천히 먹었다.

첫날에 제일 과감하게 움직여서 추가로 12명의 모판을 확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7시간.

새벽이 되어 통행량이 적어지면, 촉수 둥지를 만들었다.

내장형 괴물일 때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어본 덕일까?

두 번째 둥지는 첫 번째 둥지보다 좀 더 정교하게 만들었다.

이를테면 축사.

보지 가축을 기르기 위한 공간은 꼭 필요하지만,

촉괴수와 여자를 좁은 공간에 한꺼번에 욱여넣는 구조는 효율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핫팬츠녀와 안경녀를 구속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로잡은 여자들을 살점 고치에 가두어 일정 간격으로 정렬했다.

'좋아.'

1 모판 1 고치.

보지 가축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서 바닥에는 살점 판막을 깔았다.

오염된 물에서 올라오는 안 좋은 공기와 악취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인간이 맛있는 소고기를 위해 가축을 돌보는 것처럼.

보지들이 병에 걸리지 않게 돕는 건 촉수 괴물의 당연한 의무다.

'흐흠.'

뿌듯하게 가슴을 폈다.

"으, 으으…. 흐으…."

"윽…. 흐읏…."

"으…. 우우…."

"으으…."

내가 이렇게 애써서 보금자리를 만들어 줬는데,

사로잡힌 보지들의 신음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가 무슨 지옥의 구렁텅이라도 되는 양.

은혜도 모르는 괘씸한 보지 가축들♡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울부짖는 것도 지쳤는지 다들 지친 듯 간신히 숨만 몰아쉬고 있다.

나는 이미 크림 빵 공장처럼 그녀들의 준비된 보지 구멍에 진한 정액을 싸질러 놓았다.

사로잡을 때 이미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보지들 대부분은 이미 배가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최음액이 밴 채로 탈진할 때까지 보지 즙을 질질 싸다가, 영양액으로 보급받는 것만 종일 반복하게 되면.

촉수 괴물의 집중 케어를 받은 암컷은 금방 수태하게 된다.

촉괴수들은 어미의 자궁에서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출산 시기가 가깝다.

열심히 씨를 뿌리고 수확의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지금만은 에로 트랩에서 신경을 거두고 둥지에서 헐떡이는 보지들을 가만히 구경하고 있었다.

"읏… 흐윽…."

생동감 넘치게 넘실거리는 허벅지.

"아…. 아아…."

절망으로 물드는 눈빛.

"…왜…. 내가… 여기…?"

장 보던 중에 다짜고짜 끌려온 20대 후반의 유부녀.

"읏…. 싫어…. 싫어…. 안에서 꿈틀거려……."

아침 조깅하던 가슴 큰 운동녀.

"집에… 집에 보내줘…."

화사한 원피스 빼입고 남자친구랑 데이트하다가 빠져 버린 흑발 처녀.

모두 어쩌다 에로 트랩을 밟았다는 이유만으로 다짜고짜 질내사정 당한 후에 여기에 끌려와서.

아기 공장이 되어 버렸다.

'과연, 이번 가챠는 어떨까.'

초 희귀하고 강력한 촉괴수가 필요하다.

이렇게 말하면 좀 노골적인데, 모바일 게임 가챠랑 닮았다.

내가 많은 여자를 임신시키고 알게 된 건, 모판에도 소질이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요소가 자궁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레벨이다.

참고로 여기 잡힌 여자들 평균 레벨은 10도 안 된다.

좀 실망스럽지만, 인간 사회에서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세계의 '레벨'이란 강함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여자가 이게 높은 경우는 진짜 업계 최정상까지 올라가 봐야 보이는 케이스고.

아래쪽의 흔한 구간에는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모험가들 상대할 때도 그런 느낌이었지.

그렇다고 아주 가망이 없는 건 아니다.

가끔 태어나는 2세대 '희소 개체'처럼.

다양한 교배를 통해 더욱더 강한 개체를 만들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허벅지가 튼실하던 운동녀가 제일 먼저 보지에서 촉괴수를 출산하기 시작했다.

"으…. 응호…. 오오옷…!!"

발가락을 꽉 오므리고 입술을 내민 채,

그녀는 열띤 한숨을 토해냈다.

"오…. 오옥…. 나오지 맛. 나오지 맛. 나오지 마아아앗……!!"

쥬부부부부붓.

어미의 애절한 외침도 신경 쓰지 않고.

새끼에 빙의한 나는 꾸득꾸득 기어나가서 태어나 주었다.

응애!

'철퍽.'

바닥에 떨어진 촉괴수는…….

음. 실패작이다. 뭐야, 이건? 나물무침인가?

그냥 어미 젖이나 빨게 해야지.

아직 괜찮다.

사로잡은 14명의 보지 중 첫 번째 보지만 실패했을 뿐이니까.

솔직히 대박까지는 기대 안 한다.

……모독 정도면 좋겠어.

티아가 낳아준 모독 정도만 있어도 하수도관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

전투도 가능하고, 분비물도 내보낼 줄 알고, 스스로 여자를 범할 수도 있는.

"응…. 으으읏…. 흐으응…. 나온다…. 나온다아…."

"아…. 아아응…. 기분 좋아…. 어째서……. 아…. 아아…. 하지 맛…. 하지 마아…!"

여자들이 차례대로 출산한다.

뜨끈뜨끈한 출산의 열기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듯하다.

나는 근엄한 감별사처럼 척척, 태어난 촉괴수를 이리저리 확인했다.

'실패.'

촉수 애벌레 육화나 촉수 개 적련을 낳은 어미는 있었다.

그것들이 꼭 프라가나 베스여야만 낳을 수 있는 촉괴수는 아니다.

구식 축사를 굴릴 때도 많이 봤으니까.

희귀도로 치면 한 E에서 C 사이 아닐까?

문제는 모판의 자질이 빅빵댕이 프라가나 여격가 베스만하지 못해서,

안 그래도 전투력이 약한 녀석들이 '미성숙' 상태로 태어나는 게 문제였다.

'미성숙'

촉괴수가 덜 자란 상태로 나오는 것을 뜻한다.

자궁에서 충분한 영양분을 받지 못했다. 즉. 자궁이 허접이란 뜻이다.

'쯧.'

나는 어미의 아랫배를 촉수로 강타했다.

퍼억!!

"오오……옥…!!"

퍽! 퍽!

"끅! 흐윽…!!"

「기껏 섹스해 줬더니」

여자는 움찔움찔,

자궁 타격에 의한 보지 절정으로 몸을 떨었다.

「반성해」

모판의 자질이 부족한 년에게 내 목소리가 들릴 리도 없지만.

그렇게 쏘아 붙이고는 다른 보지도 체크한다.

실패, 실패, 실패.

레어도로 치면 F 랭크 미만.

이런 것들은 수를 아무리 늘려 봐야 도움이 안 된다.

'자궁이 허접한 년들은 기억해 둬야겠어.'

현재 13명 중 9명.

허접 자궁 낙인을 찍힌 보지 가축이다.

보지 가축에도 서열이 있다면 자궁이 허접한 년들은 그중에서도 최하위.

다른 모판이 출산한 촉괴수의 씨받이가 되어 그저 양산화에 힘쓰는 것 말고는 역할이 없다.

'쓸만한 촉괴수가 하나도 없다고?'

좀 실망스럽다.

오늘 종일 하수도관을 뛰어다니며 예쁜 년들 보지에 질싸한 것까진 좋았는데.

길거리에서 얼굴만 보고 막 잡은 년들이라 그런가.

모험가 낚던 시절보다 명백하게 촉괴수의 질이 떨어졌다.

은 등급 모험가, 엘프 보지에 씨 뿌리기 할 때만 해도 이러진 않았는데.

거리의 여자들은 군것질하듯 따먹을 만은 하다.

하지만 모판으로서의 자질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뿐이었다.

바로 그때.

"응…. 응구우우…♡♡"

오옷!?

보지 가축 중 빅 사이즈 엉덩이를 뽐내는 핫팬츠녀.

뭔가 심상치 않다. 촉괴수에게 끈덕지게 자궁을 괴롭힘당하는 듯, 까뒤집은 눈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마, 그마해애……. 오, 오호오옷……. 뽀득뽀득하지 마아아아…."

나는 황급히 핫팬츠녀에게 뛰어갔다.

꿉적꿉적꿉적꿉적.

보지 속에서 우글거리는 촉괴수의 모습을 촉감각으로 확인한다.

'오.'

처음 보는 녀석이야!

레어도가 좀 기대되는데?

그녀는 레벨이 낮지만, 모판으로서의 자질이 있었다는 얘기다.

천만다행이다.

처음 잡은 여자가 당첨이었구나.

"아…. 아힉…. 아…. 앗… 아아아앗…!! 아! 악! 악!"

뭐야?

맞은편에서 또 엄청난 비명이 들린다.

안경녀였다.

그녀는 거의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허벅지를 경련하듯 떨었다.

'오.'

이 녀석도 보지에 뭔가 품고 있어.

새로운 얼굴을 만날 것 같은 예감!!

와라!

아니, 내가 빙의해서 직접 태어나겠어. 그편이 빠르다!

오오옷! 기어나간다!

"응호오오옷♡♡"

"흐구우웃…!! 앙대, 앙대애애앳…!!"

프츳프츳프츳.

마치 가챠 성공 알림처럼, 두 모판의 보지가 화려한 분수 쇼를 보여주었다.

핫팬츠녀 보지에서 꾸물거리며 기어 나온 것은…… 달팽이.

엄청나게 큰 촉수 달팽이 <적와赤蝸>였다.

'당첨!'

이상한 살점 찌꺼기 같은 것들만 보다가, 겨우 뭔가 역할이 있을 것 같은 놈이 나왔다.

완전 초특급 대박은 아니더라도 너무 반가웠다.

핫팬츠녀, 해냈구나.

네 빵댕이 크기를 보고 나는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다니까?

토닥토닥!

내 원시 촉수로 열심히 토닥거려 칭찬해 준다.

「잘했어! 진짜 잘했어!」

"에… 에우…. 윽…? 오…? 감… 감샤합니다…?"

핫팬츠녀가 그토록 빵댕이 떨며 절정했던 이유를 알겠다.

수십 마리의 달팽이가 꾸물꾸물 질벽과 자궁을 빨아 대면서 전진하니까, 그럴 수밖에.

육화 뺨치는 출산 절정이었을 게 분명하다.

적와는 달팽이처럼 연질의 몸을 가지고 있어서 움직임부터 참 느긋했다.

꾸물, 꾸물, 꾸물.

보지 밖으로 나온 후에는 더듬이로 바깥세상의 모습을 확인한다.

「엄마 젖이랑 가슴 빨고 있어」

주룩, 주루룩, 주루룩.

"오…. 오호오오옷…!!"

프츳프츳.

핫팬츠녀는 적와를 낳으면서 보지 즙을 질질 싸댔다.

갓 태어난 촉수 달팽이, 적와는 허벅지, 겨드랑이, 젖탱이 등 마음에 드는 위치를 찾아서 달라붙었다.

'분비액이 나보다 많은 것 같은데….'

달팽이 바디의 특징인가?

핫팬츠녀의 몸은 벌써 적와가 내뿜는 미끈거리는 액체로 질펀하게 젖어 버렸다.

"아…. 익…. 히…. 히힛……."

그녀는 가엾게도, 자기 몸을 기어 다니는 거대한 촉수 달팽이를 보고 살짝 넋이 나갔다.

뭐. 개만큼 큰 촉수 달팽이가 몸을 기어 다니면 그럴 만도 하다.

'미성숙인가?'

…어쩌면 몸이 살짝 더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보지 가축이 레벨이 아예 없으면 진짜 써먹기 힘들구나.

하지만.

새로운 촉괴수를 낳을 정도의 잠재력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예전의 촉괴수 데이터는 원래 몸을 잃으면서 소실됐지만.

그녀가 촉수 달팽이를 낳은 후에는 그 데이터가 내 몸에 저장된다.

즉, 핫팬츠녀가 더는 촉수 달팽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되더라도

내가 직접 촉수 달팽이알을 다른 년들 자궁에 까서 언제든 낳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집 완료.'

006번 촉수 달팽이. 환영한다.

소실된 다른 넘버도 얼른 찾아야지.

그리고, 007번.

나는 안경녀 쪽으로 주의를 돌렸다.

'오옷, 이건…….'

잠시 눈을 뗀 틈에 엄청난 일이 벌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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