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5화 (55/264)

밖은 예상대로 번화가였다.

왕국 기사단이 있다는 것은 여기가 퓌르나울이란 뜻이겠지?

우리 모판들과 재회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했다.

이쪽이 준비만 된다면 말이다.

내 몸. 작아진 만큼 흉물스러움도 줄었지만, 사람 눈에 띄면 큰 소동이다.

밤일지라도 조심해서 움직여야 한다.

골목에 숨어있다가 술에 취한 사람들 사이로 잽싸게 빠져나온 나는,

바로 하수도에 몸을 숨겼다.

'윽, 냄새.'

촉수 괴물은 이래 봬도 깔끔한 생물이다.

늘 미끈거리는 액체를 분비해서 몸을 깨끗이 한다.

사람의 관점으로 보면 내 체액이 좆밥보다 불결해 보이겠지만.

더러운 하수도에 몸을 숨기는 건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일단 오수의 냄새가 심하고, 바닥이 더럽다.

대로도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어서 몸에 먼지가 달라붙지만, 하수도만큼은 아니었다.

'으윽.'

조금 전까지 깨끗한 집에서 매력적인 유부녀와 섹스하다가, 냄새나는 하수도라니.

견디기 힘든 갭.

그래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내 흔적까지 남겼는데 다친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면…….

죽은 척으로 위기를 넘긴 보람이 없다.

'젠장, 더럽게 아프네.'

백화가 남긴 상처 때문에 온몸이 욱신거린다.

대체 무슨 메커니즘으로 날 공격하는 거야?

내 원래 몸은 깨끗이 불타 없어졌을 텐데, 시공간을 넘어 내 생명력을 좀먹다니…….

레벨 차이가 커서 순식간에 불탄 게 오히려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애매하게 버텼으면 지금보다 몇백 배 강한 고통을 숨 끊어지는 순간까지 겪어야 했을 테니까.

'후우…….'

천천히 다스리자.

조금씩 괜찮아진다. 다이애나가 혜자로 퍼준 찐 절정 보지즙 덕분이다.

하지만 발작은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른다.

…백화의 잔재가 내 생명력을 모두 좀먹기 전에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티아를 만나기도 전에 쇠약사할지도 몰라.

우선 통증이 가라앉은 김에 물에 비친 내 모습을 확인해 보았다.

'으흠? 호오.'

그놈 참 잘 생겼다.

크기는 성인 남자의 머리통 정도. 전체적인 형태는 불가사리와 매우 흡사하다.

표면은 변형하지 않은 원시 촉수처럼 매끄럽고 피부는 회백색이지만 정확히 반쯤 붉었다.

피가 쏠리면 발기 자지처럼 몸 전체가 붉게 물들기도 한다.

저벅저벅.

이족 보행해본다.

이 상태로 뛰어다니면 좀 웃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 영화를 찍는다면 '잘린 채로 움직이는 손' 같은 배역 정도는 해낼 수 있을지도.

'생김새가 단순해졌네.'

귀여워진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겠지.

일단 지금 해야 할 것을 생각해 봤다.

하나, 지속적인 영양 보급.

백화의 잔재로 쇠약사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보지 즙이 필요하다.

둘, 모판 찾기.

내 지시를 받고 인간 사회에 스며든 모판들과 접촉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왕국 기사단을 쓰러뜨릴 만큼 강해지지 않으면, 이제 다음은 없을 테니까.

'영양 보급'과 '모판 찾기'는 겹치는 점이 있다.

동시에 충족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수도 밑을 돌아다니며 지상에 교신 할 수 있는 모판이 있나 찾아볼까?

'…어렵겠어.'

내 촉감각은 전과 달리 너무 약해져 있었다.

이미 수신 감도가 뛰어난 전충과 교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모두 불통.

촉괴수들은 모두 죽었겠지.

몇몇은 모판의 보지 속에 안전하게 숨어 있었다고 해도.

그것들은 내가 빙의하거나,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죽은 거나 다름없다.

즉… 나는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야 한다.

바로 이곳, 왕국 지하 하수도에서.

슈욱!

나는 벽, 천장에 난 파이프를 촉수로 휘감아 몸을 날렸다.

공중 기동!

먼저, 도시 곳곳에 있는 맨홀 뚜껑의 위치를 파악한다!

벽에 바짝 붙으면 대충 거리의 윤곽을 알 수 있고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도 볼 수 있다.

사냥감 찾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왜냐, 보지는 널리고 널렸기 때문이다.

여기가 티아와 함께 구경했던 왕국의 수도 퓌르나울이 맞다면, 숲에서 모험가들을 맞이할 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여성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

좋아. 여기까진 예상대로다.

레벨은 낮아졌지만, 1회차 경험치가 어디로 갔을 리 없잖아?

'흐읍.'

질감 변형.

처음에는 옷감 흉내 내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지만, 이젠 제법 공예 느낌이 난다.

나는 몸에서 부글부글 거품이 끓어오르듯 팽창하는 살점 몇 개를 따로 떼어내서 맨홀 뚜껑을 만들었다.

진짜 뚜껑을 힘으로 밀어서 여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현대에 있는 쇳덩어리 맨홀 뚜껑보다는 사이즈도 작고 두께도 얇아서 치울만 했다.

그러고 나서 내가 그럴싸하게 만든 '가짜 맨홀 뚜껑'으로 입구를 막는다.

좋아, 완성.

하지만 내용물은 아직이다.

이게 뭐냐고 묻는다면, 에로 트랩이다.

지나가는 여자들을 붙잡아서 영양 만점 보지 즙을 캐내기 위한.

<촉수 구멍 함정>이라고 해두자.

직접 사냥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나는 간만에 뭔가를 만드는 일에 꼼꼼히 집중했다.

맨홀 밑으로 쭉 이어진 수직으로 된 하수도관에 미끈거리는 살점을 도배하듯 덕지덕지 펴 발랐다.

'좋아. 냄새 안 나.'

미끈거리는 액체에 살균 소독 효과가 있다는 것이 다시 증명되었다.

물론, 여기 빠지게 될 여자는… 차라리 오염된 물이 낫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증식한 살점으로 떨어진 여자를 받아줄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을 촘촘하게 변형했다.

<텐더>에 쓰이는 작은 돌기가 빽빽하게 자라난 모습이다.

이것들이 여자의 체액을 흡수하기에도 좋고, 내 분비물을 내보내기에도 좋다.

벌써 미끈거리는 액체가 고여 내부가 촉촉해지고, 뜨끈~한 열기로 가득 찼다.

사람 체온보다 살짝 높은 내 체온으로 잘 달궈진 듯하다.

나의 원래 모습이 내장형 촉수 괴물이었기 때문에

또 비슷한 내장형 함정을 구현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부에 여러 촉수를 돋아나게 해서,

<촉수 구멍 함정> 3개 완성.

맨홀 뚜껑을 경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현대에도 맨홀에 빠지는 사고가 적지 않다.

공사하느라 열어 놓았는데 스마트폰을 보다가 쑥 빠진다거나 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제 기다리자.'

함정 특, 수동적임.

이 위로 예쁜 여자가 지나가야 되는데 그것만은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촉감각으로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건 나뿐이니까, 함정 수를 늘리는 것도 의미 없다.

외롭고 고독한 싸움.

하지만 촉수 함정, 낭만 있었다.

왠지 두근두근 한다.

'앗, 저 여자…!'

이쪽으로! 이쪽으로!

와, 그 큰 엉덩이 흔들면서 이쪽으로 와주세요.

맘마통 큰 누나, 제발!

'큭.'

옆으로 쓱 지나간다.

완전 이상형이었기 때문에 매우 안타까웠다.

왕국에 예쁜 여자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근데 그중에 트랩 밟는 년이 한 명도 없네?

매우 슬픈 일이었다.

군침만 뚝뚝 흘리며 밖을 지켜보는 내가 왠지 한심하게 느껴지려던 찰나.

입질이 왔다.

"거기 진짜 맛있대. 나중에 같이 가보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피부톤이 밝은 여자 셋.

중앙에 있는 엉덩이 큰 핫팬츠녀가 맨홀 뚜껑을 밟는 순간.

나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앗!"

그대로 허리까지 쑥 잠길 줄 알았는데,

여자의 자세가 내 예상과는 좀 달랐다.

순간 맨홀 뚜껑이 흐물해지면서 균형이 무너진 탓에

허리까지 잠기긴 했지만, 엉덩이만 틀어박히고 다리는 위로 쭉 뻗어 있었다.

굉장히 민망한 자세로 끼어 버린 모습이다.

"아…. 아…. 이거, 뭐야…!!"

"푸하핫."

"뭐야, 무거워서 땅이 꺼진 거야?"

"뭐, 뭐래! 나 하나도 안 무겁거든?"

우스꽝스럽게 엉덩이만 바닥에 매몰돼 있으니까,

친구들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배를 잡고 웃는다.

핫팬츠녀의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아이씨…. 뭐야! 나 좀 꺼내줘!"

"엉덩이 커서 다행이다. 빠지면 어쩔 뻔했어?"

"엉덩이 크기는 상관없거든?"

"엉덩이가 안에서 낀 것 같은데?"

"이씨, 너희들…. 아, 안 구해줄 거야? 여기 뭔가 축축하고 뜨거워…. 기분 나빠."

핫팬츠녀는 스스로 엉덩이를 꺼내기 위해 바닥을 손으로 짚고 끙끙거렸다.

쭈웁.

바로 엉덩이에 달라붙어, 허벅지 맛부터 본다.

쭈웁…. 쭈웁….

맛있어!

"뭐, 뭔 벌레 같은 게! 다리 많은 게 기어 다녀… 허벅지에…! 싫어!"

"꺼내줄게. 조금만 참아."

파랗게 질린 핫팬츠녀가 가여웠는지, 친구들이 팔을 잡고 꺼내준다.

하지만.

놓아줄 내가 아니었다.

큰 빵댕이를 꽉 붙잡는다.

"으으응! 잘 안 되는데…."

"단단히 꼈어…!"

"아, 하씨…."

그냥 일어나면 될 줄 알았나 보다.

하지만 상황이 생각보다 쉽게 해소되지 않자,

여자는 민망한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행인들의 시선을 피했다.

좀 힘을 주어 당기던 친구들도 망연자실하게 쳐다본다.

맨홀 뚜껑은 딱딱한 질감을 연기하고 있었을 뿐, 내가 부드럽게 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허리 부근이 꽉 조여서 탈출할 수 없다.

나는 민망해서 어쩔 줄 모르는 핫팬츠녀의 팬티 속에, 자지 촉수를 쓱 집어 넣어서 뻔뻔하게 문질렀다.

찔걱찔걱찔걱♡

즉시 최음액을 스며들게 한다.

농도는…… 30배.

"읏… 여기서 꺼내줘!"

"다, 다시 한번… 하나, 둘!"

"끄으응!"

"응!"

친구들이 양옆에서 팔을 잡고 당기지만, 소용없다.

나는 속에서 곰장어 같은 원시 촉수를 여럿 뽑아서 핫팬츠녀의 다리와 허리를 단단히 휘감고,

소화액으로 옷을 천천히 녹였다.

바동거리는 다리.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걸 느꼈는지, 엉덩이 놀림이 과격해진다.

"축축해…. 미끈거려…."

"밑은 하수도니까 축축하지."

"우리 힘으론 못 뺄 것 같은데…."

엉덩이만 매몰된 게 행운이었어.

몸을 흔들어 봤자 무방비한 상태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보지 구멍에 순조롭게 귀두를 쪼옥 맞추고 힘을 준다.

꾹…♡

"앙…. 아…!! 아…. 뭔가…."

꾹, 꾹…♡

촉촉하게 젖은 비좁은 구멍이, 자지를 밀어내고 있다.

핫팬츠녀는 엉덩이를 좌우로 살살 비틀며 내 자지를 피하려고 애썼다.

오일을 바른 듯 탐스럽게 젖은 엉덩이와, 최음액이 스며들어 마비된 통각.

삽입은 시간문제였다.

휘리릭.

나는 허리에 휘감은 촉수를 더욱더 긴밀하게 조여,

자지 쪽으로 확 잡아당겼다.

쮸보옵♡

"오옥…!!"

단숨에, 그녀의 처녀 보지 속으로 발기 자지가 미끄러져 들어갔다.

에로 트랩,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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