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화 (20/264)

이튿날 아침부터 로타나 마을은 분주해졌다.

여자들은 남편의 낡은 가죽 방어구를 손질하고 끈이 풀리지 않게 단단히 조였으며,

집안마다 쓸만한 장비를 모아서 분배하고 대장간에서는 튼튼한 장검을 만들어 냈다.

작은 마을의 힘없는 사람들일지라도

마물과 싸워야 한다는 현실과 맞닥뜨렸을 때 인간은 강하게 결속한다.

로타나 마을도 예외는 아니었다.

"옆 마을에서 사람을 더 데려왔어요."

"프린델 씨! 로튼도 우릴 도와주겠대요!"

"좋아."

사람이 모이면 음식도 많이 필요해진다.

마을에는 간이 급식소가 생겼고, 모두 가진 식량을 나누었다.

"아빠, 나도 도울게!"

"아네스!"

앞치마를 두른 아네스를 보고 프린델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아네스의 마음이 기특하지만, 아이는 역시 아무런 걱정 없이 놀고 있는 모습이 가장 좋으니까.

'다시는, 누구도 잃지 않겠다.'

프린델은 큰딸을 잃었다.

죽은 아내를 쏙 빼닮은 사랑스러운 딸.

딸의 흔적만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소원이 없으리라.

어쩌면 자신이 아직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딸의 죽음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프린델을 움직였다.

사람들은 힘을 모아 로타나 마을에 큰 나무 울타리를 세우고, 순찰 인원을 두 배로 늘렸다.

이어서 프린델은 발이 빠른 사람들을 모아서 천천히 수색 범위를 늘렸다.

가끔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덜떨어진 고블린이나 오크가 그들 손에 잡히기도 했다.

수색 작전은 신중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프린델 씨!"

"밖으로 나와 보세요!"

"무슨 일이지?"

"아빠!"

헛것을 보고 있는 건가?

프린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비인 그조차 딸이 살아있다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눈앞에 너무나도 건강한 딸이 나타났으니까.

"리아, 리아!!"

"아빠, 아빠…!"

이게 꿈이라면 깨지 않길!

"단장님의 딸이 살아있을 줄이야."

"실종된 지 한 달 가까이 되지 않았어?"

"그러게, 어디 있었던 거지…?"

"무언가 덮을 거 가져와!"

프라가는 알몸으로 숲을 헤쳐 나왔다.

뭐가 튀어나오든 공격할 태세였던 자경단원들이 박력 넘치는 젖가슴과 엉덩이를 보고 깜짝 놀란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나 오늘 본 거 평생 못 잊을지도."

"출렁출렁…. 개쩔어…."

"이상하네, 실종된 사람치고 너무 멀쩡해 보이지 않아?"

"그러게. 마을에 있을 때보다 더 건강해 보여."

프라가는 척 봐도 숲에서 살다 온 행색은 아니었다.

일단 피부가 너무 깨끗했고, 어디 사소하게 긁히거나 다친 상처도 없었다.

갈색 머리카락은 예쁘게 정돈돼 있었으며 눈자위는 수분기를 머금고 반짝반짝 빛나는 듯했다.

남자를 홀리는 악마가 있었다면 딱 저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프라가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쩌면 고블린들한테 붙잡혀 있었을지도."

"걔네가 씻겨주고 먹여주기도 해?"

"고블린 소굴에서 3, 4년 살다가 발견된 여자도 있다고 하더라."

"네 망상 속에서?"

"진짜라니까."

"그만해. 지금 그런 게 중요하냐?"

"맞아. 무사히 돌아온 게 중요하지."

프린델은 딸을 꼭 껴안았다.

그럴 때마다 프라가의 자궁 속에서는, 무수히 심어진 육화가 꿈틀거렸다.

"응…. 오홋…♡"

"프라가?"

그녀는 다급히 표정을 숨겼다.

"으, 응?"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응? 말해보거라."

"괴물한테 붙잡혀 있었어요……."

"다친 데는? 다친 데는 없어?"

프라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큰일 나기 전에 도망쳐 왔어요. 아빠. 여긴 위험해요. 괴물이 저를 쫓고 있어요."

"아빠한테 맡겨라, 너는 마을 안에 들어가서 쉬고 있어."

"…아네스는 어디에 있어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어서 얼굴을 보여주거라."

프린델은 딸을 마을에 들여보내고 지시를 내렸다.

"경계 중인 인원을 이쪽으로 불러들여라! 적의 공격에 대비한다!"

"옛!"

"프라가를 쫓아서 올까요?"

"그럼 저런 엉덩이를 놓쳤는데 안 오겠어?"

"킥킥킥."

"장난칠 때가 아니다. 준비!"

"옛!"

자경단이 싸울 준비를 하는 동안 프라가는 서둘러 마을 중앙에 이동했다.

자궁 속을 꿈틀거리는 애벌레들의 준동을, 프라가는 마음 편하게 느끼고 있었다.

심장 박동처럼 자연스럽다.

물결처럼 밀려오는 쾌감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어진다.

'성공했어요. 서방님.'

촉괴와 촉괴수는 한 몸처럼 연결되어 있다.

프라가의 자궁 내벽에 달라붙어 영양을 섭취하고 있는 작은 애벌레가 촉괴라면.

현재 마을의 모든 인간은 촉괴의 레이더에 걸려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네스를 대피시켜도 좋아」

그것이 프라가가 서방님께 얻어낸 단 하나의 약조였다.

아네스를 무사히 벗어나게 해줄 것.

그 외에는 마을 강습에 협조해야 하며, 다른 뜻을 품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

지금 프라가는 소중한 아기방을 인질로 잡혀 있는 셈이다.

이것들이 지금은 쭙쭙거리며 어미에게 쾌감을 주고 있지만,

고기를 씹어먹는 이빨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촉괴의 모판들은 전부 알고 있다.

물론, 프라가는 서방님의 뜻을 거스를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아네스!"

"언니?"

아네스는 1층에서 브리트니─그녀가 좋아하는 광대 인형─을 안고 웅크려 있었다.

"언니, 언니 괜찮아?"

"아네스…. 잘 들어!"

움찔움찔.

프라가는 자궁 속을 기어가는 애벌레들의 쾌감에 살짝 눈이 풀려버렸다.

"응오옷…."

'이런 때에, 서방님….'

"언니?"

"미, 미안해. 신경 쓰지 마…."

"무슨 일 있었어?"

"지금은 언니 얘기를 할 시간이 없어. 마을에서 도망쳐야 해, 아네스."

"마을에서?"

"서두르자!"

동생을 데리고 마을 외곽으로 나온 프라가는 급하게 숨을 몰아쉬었다.

"언니, 신발도 없이 맨발로… 안 아파……?"

"아네스. 여길 곧장 나아가는 것만 생각해. 도시가 나올 때까지 뛰는 거야."

"여기 아빠도 있고, 강한 아저씨들도 있어! 괴물이 쳐들어와도 이제 괜찮아, 언니!"

"안 돼!"

촉괴는 모두 듣고 있다.

다름 아닌 프라가의 보지 속을 기어가는 애벌레를 통해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프라가는, 동생이 서방님의 비위를 거스르는 말을 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아네스, 왕국에 가서 무슨 일이든 해. 살아남는 거야."

"언니, 숲에서 무슨 일 있었어? 괴물이 언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흠칫.

가끔 이렇게,

어린아이의 직감은 필요 이상으로 날카로울 때가 있다.

프라가의 표정을 본 아네스는 오히려 언니의 손을 꽉 잡았다.

"무슨 일 있었던 거지? 전부 말해줘. 언니."

"……."

"나쁜 괴물…! 내가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프라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제발, 언니 말대로 해줘. 아네스."

설명할 수 있을 리 없다.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고, 지금 일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순진한 동생에게 말해줄 수 있을 리도 없고, 말한다고 무엇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너는 아직 어려. 자기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는…… 보호받아야 해."

"난 언니랑, 아빠랑 같이 있고 싶단 말이야. 왜 우리가 떨어져야 해?"

아네스가 울기 시작했다.

프라가도 따라서 엉엉 울었다.

"미안해, 아네스. 언니의 몸, 이렇게 돼버려서…."

"언니? 무슨 뜻이야?"

"아네스만은 돌이킬 수 없게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어딘가 멀리 가는 거야. 응? 언니 말대로 해줄 수 있지?"

아네스는 너무나 절박해 보이는 프라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응…."

"사랑해, 아네스. 언니는 어떤 꼴이 돼도 너랑 아빠랑, 엄마를 사랑해."

"언니, 나도…. 나도 사랑해."

"가! 돌아보면 안 돼!"

아네스를 떠나보내기 무섭게,

촉괴의 강습이 시작되었다.

"이놈들은 대체 뭐지!"

"옆에서도 옵니다!"

자경단 앞에 모습을 드러낸 괴물은 온몸이 붉은 개였다.

겉으로 본 형상은 그럤지만 느낌은 전혀 달랐다.

눈알은 새까맣고, 입에서는 혀 대신에 기다란 촉수가 뻗어 나와 있다.

그것은 괴물 개의 다리 사이에도 마찬가지로 돋아나 있었다.

털 대신 몸의 절반은 점막으로 돼 있고 숨 쉴 때마다 물고기의 아가미처럼 들썩거린다.

"개…?"

"아냐… 개의 형상을 한 무언가야."

흉측한.

너무나도 흉측한 생물을 앞에 두고 자경단은 바짝 굳어 있었다.

"무기를 들어라! 한놈도 여길 들여보내선 안 돼!"

개들은 마치 신호를 기다리는 것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시작해」

"꺄아아악!"

"안으로 마물이 들어왔어요!"

개들이 마을 안으로 침투했다.

침입 경로는 다양했지만 모두 방어가 허술한 틈을 노리고 들어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프린델이 인원을 한곳에 모으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아뿔싸!'

다들 사색이 되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치명적인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프린델 씨!"

"로튼, 빨리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라! 여긴 우리가 막는다!"

"옛!"

촉수 개들은 이미 마을의 젊은 여자들을 겁탈하고 있었다.

우선 힘으로 자빠뜨린 후 혀에 달린 촉수를 입에 넣어 마비액을 먹이고…….

저항할 수 없게 된 암컷의 보지 구멍에 자지를 처박아 그대로 먼지털이 하듯이 허리를 격렬하게 흔든다.

"싫어어엇!!!"

"아악!"

"이런 씨발! 저게 뭐야."

"다 죽여!"

프린델은 마을 밖에서 몰려드는 촉수 개를 하나씩 검으로 쓰러뜨렸다.

검에 깃든 강렬한 기운.

스킬 「강검」은 보편적으로 쓰이는 만큼 믿음직한 공격 스킬이지만 위력은 대단하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평범한 스킬이라도 긴 세월 갈고닦은,

노련함으로 벼려진 강검은 촉수 개의 몸통도 두 쪽으로 갈라놓고도 남을 위력이었다.

촤악!!

"수가 많지만 죽일 수 있다! 하나씩 정리해라!"

"예!"

촉수 개는 민첩했지만, 전투력만 놓고 봤을 때 그렇게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프린델의 활약으로 자신감을 얻은 병사들이 검을 휘둘러 촉수 개를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랭글, 이쪽은 괜찮으니 안으로 가보게!"

"알았네!"

마을은 이미 여러 사람이 비참한 지경에 이르러 울부짖고 있었다.

촉수 개는 암컷을 사냥하는 솜씨만은 대단했다.

이리저리 도망가던 여자들도 얼마 못 가 촉수 개에게 뒤로 붙잡혀, 구멍을 강제로 범해진다.

자지 촉수는 유연하게 스커트와 속옷 틈을 파고들어 보지 구멍을 털어댔다.

"당신…. 당신…! 아아아…!"

마침 랭글의 와이프(단발·C컵·딸 하나·38세)도 바닥에 깔려 범해지고 있었다.

뷰르르릇! 븃! 뷰르르릇! 븃!!

이미 그녀의 보지 구멍으로 자지를 잔뜩 훑어낸 촉수 개는 질내사정까지 완수해 버린다.

"떨어져!!"

랭글은 힘껏 검을 휘둘러 와이프의 보지를 탐하고 있는 개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속이 시원해진 것도 잠시.

촉수 개는 머리가 떨어진 상태로도 허리를 털어 와이프의 보지를 계속 찔러댔다.

찌걱찌걱찌걱찌걱.

뷰르릇. 뷰릇. 뷰릇!

"떨어져! 떨어지라고!"

"도망쳐요. 당신…. 앗…. 흐으윽…!"

"제기랄! 씨발, 신이시여!"

"랭글 씨, 위험합니다!"

촉수 개들이 몰려든다.

그의 아내는 촉수 개들에게 둘러싸여 자지로 린치당하기 시작했다.

똥구멍, 입, 보지, 넣을 수 있는 구멍은 기가 막히게 찾아내서 쑤셔대고,

필연적으로 놀게 된 촉수 개들은 빨리 기분 좋은 구멍을 내놓으란 듯이 그녀의 몸을 자지로 때리며 학대했다.

랭글은 주변에서도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수가, 너무 많아…!'

다음화 보기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