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공략 LIVE-73화 (74/185)

073.

"흐아. 이거 진짜 뭐가 있긴 있나본데요?"

털썩.

상현이 길가의 벤치에 앉았다.

도시 곳곳을 뒤지다시피 돌아다닌 끝에, 상현이 추가로 얻어낸 정보는 4가지였다.

슥.

수첩을 펼치자, 주르륵 떠오르는 메시지들.

무언가를 발견할 때마다 물음표가 하나씩 사라지더니, 나타난 것들이었다.

- 도시는 총 8개 구역으로 나뉩니다. 현재 위치는 시간 우측에 표시됩니다.

- 도시 곳곳에 놓인 보물상자는, 최초로 상자를 연 길잡이에게 무작위로 일정한 효과를 부여합니다. 상자는 시험이 시작된 후에 열 수 있습니다.

- 빨간 전화기를 발견했습니다. 각 구역. 파출소에 위치한 전화기들 중, 다섯 개를 작동시키면, 남은 길잡이 전원이 합격합니다. 전화기는 시험이 시작된 후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의 세 가지와, 마지막 한 줄.

- 몬스터 무리를 발견했습니다. 몬스터는 1, 3, 5, 7구역에 무작위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언제든 이동할 수 있으니, 안심해선 안 됩니다.

그 외의 나머지는 아직까지도 물음표에 가려져 있었다.

"형님들, 아까 그 몬스터들 보셨죠? 다 오크나, 뭐 그런 녀석들밖에 없었잖아요. 제가 본 거 맞지 않습니까? 아니, 그럼 너무 쉬운데?"

상현이 아까의 기억을 되새기며 말했다.

[ㅇㅇ쉬울거같더라]

[아니 드래곤인가 머 나오는거아님??]

예상대로의 대답.

상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건, 너무 자잘한 시스템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게 다가 아닐 거야.'

아까 본 몬스터들.

녀석들은 무언가에 묶인 듯, 꿈틀댈 뿐 이동하진 못하고 있었다.

"크르륵!"

"취에에엑!"

그리고 포효를 내지르면서도, 바로 앞까지 다가간 상현을 발견하지도 못했다.

'저 시간이 끝나면 풀리는 거겠지?'

상현이 그렇게 추측하며 위의 시간을 올려다보았다.

[시작까지 남은 시간 00:35;17 - 8구역]

처음 주어졌던 시간은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상현은, 느긋하게 벤치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무언가 있다고 하더라도, 녀석들은 기본적으로 C급 몬스터였다.

'건물 안에만 들어가도 안전하니까. 시험 중간에 뭐, 다른 보스 몬스터가 나온다든가… 그런 건가.'

그리고 흐름상 그런 녀석이 나오기까진 아직 여유가 있었다.

더 이상의 예측은 불필요했다.

어차피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었고, 결국 몬스터를 직접 마주해야 구체적인 대응 방법이 생각날 터였다.

그러나 경찰서에서 발견했던 붉은 전화기가 마음에 걸렸다.

그런 장치가 괜히 있는 건 아닐 테고, 결국 써먹어야 할 상황이 올 거라는 뜻이었으니까.

"이거, 설마 굶겨 죽이려는 건 아니겠죠?"

대충 헛소리를 하며 머리를 굴려보았으나, 당연하게도 마땅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에이, 뭐. 쉬우면 쉬운 거죠.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이번 12시간은 그냥 토크나 좀 하면 되지 않습니까, 형님들? 추천과! 즐겨찾기 한 번씩만 눌러주시구요, 일단 상자 근처로 이동하겠습니다!"

상현이 생각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모르니 시작과 동시에 상자나 열어둘 생각이었다.

비교적 자그마한 건물의 4층.

그 안, 상자 앞에 상현이 자리를 깔고 앉았다.

"…쉬웠으니까요! 근데 멀리뛰기라는 시험이 사실……."

올라오는 채팅을 보며 상현이 가벼운 멘트를 이어갔다.

시험 초반에 긴장했던 몸이 사르르 풀렸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남은 시간이 흘렀다.

[시작까지 남은 시간 00:00:37 - 8구역]

마침내 1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스르륵.

상현이 몸을 일으켜 상자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위이이잉! 위이이잉!

사이렌 울리는 듯한 소리에 이어, 시계의 숫자가 확 바뀌었다.

[종료까지 남은 시간 11:59:57 - 8구역]

상현이 바로 상자 뚜껑을 열었다.

철컥. 파아아앗!

빛이 터져 나오고.

띠링!

예의 효과음과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 보상으로 '주시자의 눈' 효과를 획득했습니다.

'주시자의 눈'이라고?'

그리고 미처 효과를 확인할 틈도 없이, 다음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위험구역 선정 - 8]

[1시간 30분마다 구역 하나가 폐쇄됩니다. 폐쇄되기 전까진 어느 구역이 폐쇄될지 알 수 없습니다. 30분 안에 벗어나지 않으면, 몬스터에게 위치가 노출됩니다.]

상현의 입이 벌어졌다.

"뭔가 있을 것 같더라니!"

[ㅋㅋㅋㅋㅋㅋ미친]

[여기가 8구역 아니냐?ㅋㅋㅋㅋ]

[뛰어라상현아ㅋㅋㅋㅋㅋ]

채팅이 마구 올라왔다.

파라락.

상현이 황급히 수첩을 펼쳐, 지도 비슷한 그림을 찾아냈다.

눈앞에 떠오르는 홀로그램.

그곳엔 이번 시험장의 전체적인 지도가 나와 있었다.

'8구역이니까, 7이랑 6. 그리고 5.'

지금 있는 곳과 연결된 구역은, 위의 세 곳이었다.

그중 7과 5는 몬스터가 나타나는 지점이었고, 유일한 선택지는 6!

'10분이면 충분해!'

결정하는 즉시 상현이 몸을 날렸다.

타다다닥.

네 개의 구역이 맞닿는 포인트.

그 부근만 조심한다면, 문제는 없었다.

오크 따위의 몬스터들이 10분 안에 6구역까지 넘어오긴 힘들 테니까.

빌딩 사이를 지나고, 길을 따라 정신없이 달리던 와중.

"어?"

옆에 띄워놓은 지도에 붉은 반점들이 생겨났다.

그 개수는 총 아홉.

상현 자신을 알리는 노란 점을 포함해, 총 열 개의 점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스스슥.

각 점의 옆에, 간략한 정보들이 떠올랐다.

[5F - 안전]

[1F - 위협]

[4F - 안전]

점이 위치한 층수와, 현재 상태를 알려주는 듯했다.

헉헉대며 달리던 상현이 눈을 빛냈다.

'주시자의 눈. 이런 기능인가.'

상자를 열고 얻은 기능.

추측했을 때, 붉은 점들은 다른 길잡이들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의 상태를 보여주는 게, 주시자의 눈.

'큰 쓸모는 없겠지만… 나쁘진 않아.'

몬스터의 위치라면 좋았겠지만, 이것도 앞으로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괜찮은 효과였다.

"후욱. 후욱."

타다다닥.

끊임없이 주변을 확인하며 상현이 속도를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이 순간 번뜩였다.

6구역으로 들어왔다는 의미.

[11:46:13 - 6구역]

시간을 확인하고, 상현이 전체적인 건물의 외형을 훑었다.

바깥이 잘 보이면서도, 노출은 되지 않는.

그리고 곧 한참 앞에 그런 녀석이 보였다.

6구역의 중앙부.

바로 다음 위험구역으로 지정되더라도 도망칠 수 있게, 다음 구역과 인접한 부분이었다.

속도를 늦춰 상현이 천천히 건물로 다가갔다.

만에 하나 안에 몬스터가 있다면 먼저 발견하고, 물러나야했다.

그러나 중간쯤 가던 상현이 멈추었다.

확 차오르는 위화감.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했었나?'

의문이 들었다.

안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직접 몸을 던진다는 선택.

시험에 불과하니 실제로 다치진 않겠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어서 마치 데자뷰처럼, 지금과 겹치는 기억이 떠올랐다.

UEL이 치솟아 남부터미널에 게이트가 열렸던 그날.

그날도 지금과 비슷했다.

배경도 시험장과 같은 도심이었고, 몬스터가 어디에 어떻게 숨어있는지 알아내야 했다.

'몬스터 수준도 비슷해. 오크 같은, C급 몬스터들.'

다만 그땐 찾아내는 거였고, 지금은 반대로 모습을 감춰야 한다는 정도의 차이.

상현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땐 어떻게 했더라? 이런 방식… 이었나?'

생각과 동시에 상현이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절대 아니었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지 않고, 무언가를 통해서 상황을 알아냈었다.

'맞아. 정찰. 정찰을 했었지. 하지만 어떻게? 어떤 식으로……?'

아무리 떠올려도 기억은 마치 뿌연 안개처럼 흐릿했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건, 무언가가 날아가며…….

"흡."

상현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눈을 부릅뜨더니, 스르륵. 입을 천천히 벌렸다.

왜 지금까지 생각을 못 한 건가 싶을 정도였다.

"뾰롱이! 형님들, 뾰롱이 어디…!"

상현이 극도로 당황하면서 외쳤다.

시험장으로 들어오고부터 여섯 시간 동안이나 곁에 없었음에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칫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요정에 대한 기억은 희미했고, 상현은 마치 무언가가 머릿속에 손을 댄 것 같다는 기분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 생각을 떠올린 순간.

띠링! 띠링! 띠링!

메시지가 떠오르는 효과음과 함께, 요정이 상현의 옆에 모습을 드러냈다.

"……."

상현이 입을 닫고 바라보았다.

활발하게 팔랑거리는 요정의 모습은 멀리뛰기를 할 때와 조금도 바뀐 게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상현이 미간을 좁히며 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읽었다.

- 던전에선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릅니다. 파티의 위험을 알아차리는 길잡이의 통찰력은 언제나 필요한 법이죠.

- 강한 정신력으로 몽마(夢魔) 아리엘의 정신 지배에서 벗어났습니다.

- 뛰어난 통찰력을 발휘해, 잊혀진 아이템을 기억해 냈습니다. 5위 안에 들어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정신 지배라니……."

아무래도 시험 안에 숨겨둔 장치인 것 같았다.

허탈하게 중얼거리면서도, 상현은 자신이 잘못한 게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게 더 있는 건가? 하아아. 망할. 진짜 놀랐네.'

누군가가 머리에 손을 댔다는 감각은 정말이지 너무 끔찍했다.

잔뜩 당황했던 감정을 애써 진정시키고, 상현이 고개를 몇 번 흔들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지금 가진 아이템들을 점검해보았다.

요정과 핸드폰.

더불어 요정의 손에 낀 반지 역시 그대로였다.

"후우우."

상현이 길게 숨을 내쉬고, 방금 봐두었던 건물로 향했다.

어쩌면 꽤나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6구역. 중심가 건물의 옥상에서, 머피는 흥미진진하게 길잡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벽의 끄트머리에 엉덩이를 걸친 그의 앞엔.

허리띠와 신발을 비롯한, 여섯 개의 아이템들이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방금까지 요정도 있었지만, 상현이 알아채는 순간 그 곁으로 보내 버린 것이었다.

"벌써 네 명 째라. 상당히 감각적이야, 응?"

머피가 히죽 웃었다.

지원자들이 늘 익숙하게 써온 아이템들.

이번 시험에서 얻은 게 아닌, C급 시험에서 골랐던 아이템들에 '인식장애'를 걸고, 눈치 챌 때까지 지켜보는 것.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미션이었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길잡이는 말이지. 흐음."

머피가 어깨를 으쓱하던 그때.

"장갑! 뭐야! 내 장갑!"

또 다른 길잡이 한 명이 아이템이 사라졌다는 걸 눈치 챘다.

"다섯."

머피가 짧게 말하며 손을 툭 저었고, 떠있던 장갑이 모습을 감추었다.

전투계열 헌터들에 비해, 길잡이의 신체능력은 압도적으로 부족했다.

그런 상황에 아이템이 모자란다는 사실은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였다.

"그걸 끝까지 모른다면……."

머피가 중얼거리고.

"너무 빠르잖아!"

"아니, 왜……!"

홀로그램에서 비명이 터졌다.

연달아 두 명의 길잡이들이 몬스터에게 잡혔고, 시험에서 불합격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아이템만 떠올렸다면 초반은 버텼을 터였다.

허리띠를 떠올렸다면, 속도를 올려 잡히지 않았을 테고, 반지를 이용했다면, 순간 모습을 감추어 벗어날 수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그들은 떠올리지 못했고, 결국 잡혔다.

팟. 팟.

두 개의 아이템이 모습을 감추었다.

이제 남은 아이템은 세 개.

나머지도 서둘러 기억해 내지 못한다면, 같은 결과를 얻을 터였다.

후루루루룩.

머피가 음식 그릇을 들고 면발을 한 입 가득 삼켰다.

새까만 양념이 입가에 묻었지만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이어서 와그작.

샛노란 단무지까지 크게 베어 물고, 그가 만족스레 입을 움직였다.

"Damn~ 너무 맛있잖아? 망할 김치보다 훨씬 나은데?"

그가 그저께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협회 한국지부장은, 만나자마자 머피에게 이것저것 물어왔다.

그리고 머피가 김치를 모른다 말하자, 강제로 끌고 가선 온갖 음식들을 먹였다.

특히 고춧가루 범벅된 배추.

그걸 먹었을 땐,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김치! 김치 맛있어요! 이제 그만……!"

지독한 기억에 머피가 반사적으로 외치다가, 곧 진정했다.

그리고 식은땀을 흘리며 다시 화면에 집중했다.

마침 요정과 함께 건물로 들어가는 상현의 모습이 보였다.

"나쁘지 않은 판단이야."

머피가 어깨를 으쓱하고 눈을 돌렸다.

돌아가면 재밌을 거라 해준 동료에게 거하게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머피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폈다.

시험장이 3D 홀로그램으로 그의 앞에 펼쳐졌다.

남은 건 여덟 명.

"허리띠!"

마친 한 명이 아이템을 얻었고.

"제기랄, 이게……!"

다른 남자가 불합격을 받았다.

이제 남은 건 일곱이었다.

"꽤 많이 살았는데?"

머피가 중얼거리며 마치 개미집을 관찰하듯 꼼꼼히 살폈다.

그리고 한 명씩 화면을 확대해보았다.

그렇게 쭉쭉 넘기다가, 상현이 나왔을 때 머피가 멈추었다.

건물 안에 자리를 잡더니 멘트를 이어가는 모습.

"흐으음. 방송을 켜둘 여유가 있을까? 응?"

머피의 혼잣말에 이어서 약속이라도 한 듯.

"크라라라!"

"취륵! 취르륵!"

몬스터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지상을 바글바글하게 채운 녀석들.

게다가 하늘에서도, 하피 따위의 녀석들이 슬슬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날갯짓 펄럭이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건물 안에만 숨어도 못 찾거든요? 저는 저어어언혀 큰일 나지 않습니다! 고작 이 정도로 큰일 난다고 하면, 시험은 어떻게 통과하겠어요?"

상현이 신나게 떠들었다.

머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재밌긴 한데, 자신감이 과해."

그리고 화면을 다시 돌렸다.

이번엔 대형 건물의 6층에 꽁꽁 숨었던 남자였다.

헉헉대며 자리를 잡고, 안전할 거라 확신하던 그의 앞에.

오크가 있었다.

"방심했군?"

머피가 히죽 웃었다.

"취르르르륵."

오크가 목울음을 뱉어내고, 남자가 어떻게든 도망칠 궁리를 하던 순간.

콰쾅!

무언가가 문을 완전히 부수며 들어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덩치가 오크의 다섯 배는 될 법한, 오우거였다.

"으르르릉!"

퍼억!

"취이이익!"

녀석은 거친 동작으로 오크를 날려버린 뒤 남자에게 쿵쿵 다가섰다.

남자는 전의를 잃었는지 짜증 가득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곧.

슈아아아!

오우거의 묵직한 몽둥이가 남자에게 날아들었다.

"한 놈 추가로 아웃."

머피 맥그레인이 중얼거렸다.

이어서 상현의 경악스런 외침이 들려왔다.

"아니! 5층인데! 왜! 어떻게 몬스터가!"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

아까 얻었던 기능. 주시자의 눈으로 상황을 파악한 것 같았다.

"벌써 놀라긴 이른데, 친구?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고."

머피가 히죽.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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