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대륙의 낭인무사-7화 (7/200)
  • # 7

    Chapter 2. 역천검(逆天劍) (4)

    빗소리에 가려져 몇이나 다가오는지 알 순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어떡하지?’

    정천우는 속이 타는 갈증을 느꼈다.

    겨우 한시름 덜었다고 생각하던 찰나였기에 정신적인 충격이 몇 배나 더 심했다.

    내공을 보충할 시간도 없이 또 도망쳐야 할 상황이었다. 투덜거릴 틈도 없다. 칭얼댄다고 해서 추격자가 받아 줄 리 없을 테니까 말이다.

    막 자리를 뜨려던 정천우가 식겁한 얼굴로 협봉검을 들었다.

    파바밧! 차앙!

    “우와아악!”

    오른손에 충격이 전해지는 순간, 정천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다.

    살기를 품은 검이 풀을 가르며 다시 날아왔다. 머리가 생각이란 걸 하기도 전에 몸이 제멋대로 반응해 피해 냈다.

    몸을 날리면서 협봉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몸을 일으키면서 협봉검을 던져 상대를 혼란시킬 생각이었다.

    “멈춰요!”

    정천우가 반격을 생각하며 질퍽한 바닥을 구르는 순간,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의문을 느낄 새도 없이 몸을 일으킨 정천우가 재빨리 두 자루의 협봉검을 세우고 정면을 노려봤다.

    “응? 위진충 대협? 후와아…….”

    정천우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만큼 긴장했던 것이다.

    이번엔 꼼짝없이 죽는다고 생각했다. 정말 운이 좋았다. 반응이 조금만 늦었어도 몸에 바람구멍이 생겨났을 것이다.

    “미안합니다. 적인 줄 알았습니다.”

    위진충은 정천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낭인들이 쫓기고 있을 줄은 몰랐다. 아니, 애초에 낭인들이 쫓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복면인이 노리는 것은 역천검을 지닌 자신들이지, 낭인들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선문에서만 살아온 위진충이었기에 강호인들이 얼마나 잔인한지 몰랐다. 그러니 낭인들을 모아 위장할 생각을 했다.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진정 생각지 못한 것이다.

    “당신을 마주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진미령은 모호한 얼굴로 정천우를 쳐다보았다.

    만나서 반갑다는 것인지 아니면 싫다는 것인지, 경계가 불분명한 표정이었다.

    “왜 쫓기는 것입니까? 야반도주 때문은 아닌 듯합니다만?”

    정천우는 진미령에게 물었다.

    그나마 진미령이 상세가 나아 보였다. 곧 죽을 듯한 얼굴로 숨을 몰아쉬는 남궁석이나, 붉은 핏물로 옷을 온통 적신 위진충에게 묻기는 찜찜했다.

    여행하면서 수상한 냄새가 풍기긴 했지만 이건 좀 심했다. 아무리 사위 될 놈이 싫다고 해도 이런 무차별 살인이라니.

    그럼에도 야반도주라고 변명한다면 정천우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올 차례다.

    “……역천검 때문이에요.”

    진미령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비밀이라서가 아니라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처량맞아서였다. 가문이 사라지고, 낭인들을 죽게 만들었고, 이제 자신까지 죽을 위기에 처했다.

    역천검이 다 뭐라고…… 그녀는 현 상황이 그저 한스럽고 괴로울 뿐이었다.

    “쫓아오는 모양입니다.”

    “지독한 놈들! 아가씨, 도망치십시오.”

    남궁석의 경고를 들은 위진충이 나직하게 말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라 진미령이 눈을 크게 떴다. 말투가 이상하게 들렸다. 혼자 도망치라는 뜻으로 들리지 않았던가.

    “백부님…… 지금 그 말씀은…….”

    진미령은 설마설마하는 얼굴로 말끝을 흐렸다. 차마 자신의 입으로는 말을 꺼내기도 두렵다는 표정이었다.

    “저와 석이는 가망이 없습니다. 차라리 아가씨께서 몸을 피하실 시간을 버는 게 낫습니다. 성함이…….”

    위진충이 고개를 흔들며 진미령의 뜻을 거부했다. 그러고는 정천우를 바라보았다.

    낭인들 사이에서 대형이라고 불리던 사람이다. 함께 싸우면서 언뜻 무공을 파악하기도 했다. 삼류 수준에 불과했지만 묘한 분위기를 풍기던 사내였다.

    아니, 그때와 지금은 느낌이 조금 달랐다. 정천우가 단약을 복용하는 바람에 기세가 달라진 것이지만 위진충이 그것을 알 리가 없었다. 오히려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망가진 자신들보다 정천우에게 진미령을 맡기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정천우라고 합니다.”

    “이 검과 아가씨를 부탁합니다. 남궁세가에 무사히 모셔다 주십시오.”

    위진충은 등에 매었던 역천검을 끌러 정천우에게 내밀었다.

    ‘뭘 믿고 나한테 이런 일을 맡기려는 건데?’

    정천우는 역천검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처럼 복잡한 일에 휘말리는 건 위험하다. 애초에 ‘가늘고 길게 살자’라는 게 그의 좌우명이었다. 역천검을 받아들이면 일이 꼬일 게 분명하다.

    “받아 주십시오. 어차피 저희가 막지 못하면 도망칠 시간도 부족할 겁니다. 만나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이들은 목격자를 남겨 두지 않습니다. 남궁세가에 몸을 의탁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일 겁니다.”

    위진충이 다시 한 번 역천검을 내밀었다.

    그의 진정성 가득한 말이 망설이는 정천우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울상을 한 채로 창백하게 질린 진미령을 보았다.

    ‘씨발! 겁에 질린 모습도 더럽게 예쁘네.’

    정천우가 속으로 툴툴거렸다.

    야반도주가 거짓이라는 게 확실해졌다. 그렇게 생각하니 진미령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왠지 모르게 자꾸 눈이 가던 여자다. 유부녀가 아니라는 걸 알고 나니 더 마음이 끌린다.

    ‘니미! 용감한 새끼가 미녀랑 떡 친다고 했지?’

    이렇게 된 바에야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군요. 알겠습니다.”

    정천우는 입맛을 다시면서 역천검을 받아 등 뒤에 대각선으로 걸쳤다. 그러고는 봇짐에서 시커먼 무언가를 꺼내어 위진충에게 내밀었다.

    “진천뢰?”

    “목숨이 달렸는데 아낄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놈들이 완전히 다가오기 전에 사용하시면 효과가 괜찮을 겁니다.”

    정천우는 씁쓸한 얼굴로 말했다.

    주먹만 한 진천뢰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낭인 일을 하면서 얻은 몇 안 되는 귀물(貴物)이다.

    혹시나 싶어 챙겨 둔 것인데, 이들이 시간을 오래 끌어 줄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니 아까워도 내주는 게 맞다.

    “고맙습니다. 그럼 아가씨를 부탁합니다.”

    “백부님…….”

    “제가 모시면 좋겠지만 몸이 이러니 어쩔 수 없습니다. 정천우 소협, 믿겠습니다.”

    “제 목숨도 달렸으니,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정천우는 포권을 취하고는 진미령을 바라보았다. 지체할 틈이 없다. 놈들이 쫓아오는 건 시간문제다.

    “아가씨, 어서 가십시오. 저희가 최대한 막겠습니다.”

    “배, 백부님! 하지만…….”

    “다 같이 죽을 순 없지 않습니까. 제 억울함까지 더하여, 반드시 역천검을 남궁세가에 가져가 주십시오. 당장 떠나십시오.”

    “네…… 알겠어요. 흑…….”

    진미령은 말문을 잇지 못하고 몸을 돌렸다. 그녀의 뒤를 따라 정천우가 경공을 발휘했다.

    “석아,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한다. 마음의 준비는 되었느냐?”

    “꾸민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가씨의 낭군까지 했던 몸입니다. 무슨 여한이 있겠습니까. 모조리 저승길 동무로 만들어 버릴 겁니다.”

    남궁석은 핏기 없는 얼굴을 하고서도 웃었다. 살아남기를 포기한 그의 얼굴에는 비장한 기운이 넘쳐흘렀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구나. 아직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했는데…….”

    “쿡!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제대로 피면 제가 진선문의 문주가 되게요?”

    “녀석…… 오는구나. 준비해야겠다.”

    힘든 내색도 없이 농을 건네는 남궁석의 모습에 위진충은 가슴이 찡해졌다. 웬만하면 남궁석도 도망가라 권하고 싶지만 상처 입은 몸으로 도망가 봐야 얼마 못 가서 잡힐 것이 뻔하다.

    그 사실을 둘 다 알고 있다.

    비록 믿음직스러워 보이진 않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정천우를 만난 건 다행이었다.

    ‘아가씨…… 부디 무사하셔야 합니다.’

    위진충은 진미령과 정천우가 도망친 방향을 잠시 쳐다보았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쏟아지는 비를 뚫고 검은색 야행복을 걸친 복면인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

    “일각(약 15분)! 그때까지 무조건 뛰어야 합니다.”

    “흐흑…… 백부님.”

    경공을 펼치고 반의반 각도 되지 않아 멈춰 선 진미령이 울음을 터트렸다. 이대로 뒀다가는 위진충과 남궁석에게 되돌아갈 법한 모습이었다.

    정천우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었다.

    “이럴 때가 아닙니다. 그분들도 소저가 무사히 도망치기를 바랄 겁니다.”

    눈시울을 붉히며 자꾸 뒤를 돌아보려는 진미령의 팔을 정천우가 붙들었다.

    일각!

    정천우의 보잘것없는 내공을 사용해 경공을 펼칠 수 있는 최대 시간이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이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천우 혼자라면 가능한 일이지만 진미령에게 그런 걸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무조건 멀리 이동하고 함정을 파야 한다. 함정을 만들면서 내공을 회복하고 도망치기를 반복해야 살 확률이 높아진다.

    질질 눈물이나 짜고 있을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여야만 한다.

    “계속 이러면 나 혼자 가겠습니다!”

    정천우는 일부러 매정하게 말했다.

    가만히 놔두면 무한정 저러고 있을 것 같아서다. 최대한 거리를 벌린 다음에 슬퍼해도 늦지 않는다.

    정천우가 자신을 바라보며 재촉하자 진미령은 아랫입술을 이로 깨물었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 희생을 택한 사람들이다.

    지금은…… 지금은…… 슬프지만 움직여야 할 때였다.

    “아, 알았어요. 흐흑…….”

    진미령은 애써 눈물을 거두며 다시 경공을 발휘했다.

    콰광!

    “흐흑!”

    진미령은 방금 들려온 폭발음이 무엇인지 깨닫고 경공을 발휘하면서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다리를 멈추지는 않았다.

    정천우와 함께 남궁세가까지 가는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복면인들을 물리치며 살아남은 정천우에게 기대야 한다. 그와 떨어져서는 안 된다.

    ‘시작했어! 얼마나 막아 줄지 모르겠군.’

    정천우는 폭발음을 들으면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진천뢰가 생각보다 너무 일찍 터졌다. 그만큼 적과 거리가 가깝다는 의미다.

    그들의 목적은 역천검이라고 들었다.

    자신의 등에 걸린 한 자루의 검 때문에 쫓아오고 있다니, 추격조를 따로 보낼 게 틀림없다. 살아남으려면 추적하기 어렵게 해야 한다.

    구질거리긴 하지만 비가 와서 다행이다. 빗물이 흔적을 감춰 줄 테니까.

    “소저, 흔적이 남지 않도록 최대한 나무뿌리와 돌을 밟으면서 이동해 주셔야 합니다.”

    “네, 그렇게 할게요.”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도 진미령은 시키는 대로 따랐다.

    두 사람은 이제까지와 다르게 땅 위로 드러난 나무뿌리와 바위를 밟으며 경공을 발휘했다. 그들이 밟고 지나간 흔적은 금세 비에 씻겨 내려갔다.

    정천우와 진미령은 중간에 방향까지 바꾸면서 도주를 이어 나갔다.

    “잠시 쉬었다가 가야겠습니다.”

    정천우는 내공이 불순해져 경공을 발휘하기가 어려울 지경이 돼서야 진미령에게 말을 걸었다.

    “쉴 곳이…….”

    진미령 역시 피곤하긴 마찬가지였기에 내심 쉬고 싶었다. 그러나 비를 피할 곳조차 없었기에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내공을 회복하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지금은 다른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전 공짜로 일하지 않습니다.”

    정천우는 긴박한 와중에도 낭인으로서의 원칙을 잊지 않았다.

    “제가 가진 게 없어요. 하지만 여길 벗어나서 전장에 가면 돈을 찾을 수 있어요.”

    진미령은 이런 상황에서 의뢰비 얘기를 꺼내는 그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내 수긍했다.

    진선문의 사람이 아닌 이상, 대가를 받는 게 당연하다. 받는 게 있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걸 이번 여행에서 배웠으니까 말이다.

    “아뇨, 전 다른 걸 받고 싶습니다.”

    “다른 거요?”

    “당신이요.”

    “…….”

    “아, 제 말은 그게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얻고 싶습니다.”

    정천우는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그냥 질러 봤다. 그녀가 호응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되면 좋고 안 되면 말자는 식으로 내질렀다. 용감한 자가 미녀와 떡을 친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다.

    여자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정천우이기에 할 수 있는 용감한(?) 고백이었다.

    “너무하시네요. 지금 바로 대답해 드려요?”

    진미령은 화났다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아무리 자신이 우습게 보여도 그렇지, 위급함을 틈타 이런 식으로 무례한 요구를 할 줄은 몰랐다.

    마음을 얻어야만 일하겠다, 그건 정(情)을 내주지 않으면 버리고 가겠다는 말과 같다. 진미령에게는 그의 요구가 협박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 그게…… 지금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정천우가 허둥댔다.

    그녀의 분위기로 보아 좋은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미, 미안합니다. 괜한 소릴 해서…… 제가 돌아올 때까지 근처에 몸을 숨기고 계십시오.”

    정천우는 단단히 일러두고 막 등을 돌리려고 했다. 순간, 진미령이 그의 옷을 붙잡았다.

    “응? 왜 그러십니까?”

    “도, 돌아오실 거죠?”

    진미령은 불안해하는 얼굴로 정천우를 바라보았다.

    그에게 화가 났지만 막상 그가 훌쩍 떠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후우…… 내 복에 무슨…….’

    정천우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확실히 자신은 무공뿐만 아니라 여자 후리는 재주도 삼류임을 인정해야만 했다.

    ‘진짜 예쁘긴 더럽게 예쁘네.’

    애처롭게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에 정천우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심장이 떨렸다.

    분장한답시고 얼굴에 묻힌 흙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바람에 아름다운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게다가 옷이 젖으면서 착 달라붙어 몸의 윤곽이 확연하게 도드라졌다.

    “음, 음! 돌아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천우는 자신의 옷을 붙잡은 진미령의 손을 잡았다.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이었지만 정천우는 속으로 아차 하고 말았다. 조금 전에 한 말이 있어서 더욱 그랬다.

    손을 잡은 순간, 진미령이 당황해했다. 아무런 악의 없이 행동한 것이지만 받아들일 사람이 불편해한다면 악의적인 행동이나 마찬가지다.

    “미안합니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그동안 이걸…….”

    “……네.”

    진미령은 정천우가 내민 물건을 받았다. 기름종이에 싸인 건량이었다.

    그녀가 고맙다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정천우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하고서 몸을 돌렸다. 그녀의 손을 잡았던 오른손에 부드러운 감각이 남았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괜한 소리로 그녀에게 미움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숲에 들어간 정천우는 봇짐을 열었다.

    덫을 놓기 위해서였다.

    화의룡과 함께 복면인을 상대한 것도 덫을 적절히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에도 덫을 활용해 복면인들의 발을 묶을 생각이었다.

    낭인으로 살면서 쌓아 온 경험을 유용하게 써먹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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