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장간의 랭킹 1위-1화 (1/200)
  • ◈1화

    정혁은 매캐한 연기에 눈을 떴다.

    주변은 무언가 부산스러웠고 눈을 뜨자마자 따끔함이 밀려와 굉장히 불쾌했다.

    귓전을 때리는 강한 마찰음들과 화끈한 온도가 불쾌감을 더했다.

    “이 자식이 아직도 쳐 자빠져 자고 앉아있어!”

    무언가가 강하게 정혁의 머리를 강타했다.

    정혁은 난생 처음 느껴 보는 아찔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뒤통수를 붙잡고 쭈그려 앉았다가 소리를 빼액 질렀다.

    “아, 왜 때려! 누구야!”

    “누구야? 이 쌔끼가, 반말이나 찍찍 해대고 정신 못 차리지?”

    다시 한번 뒤통수에 강한 충격이 닿았다.

    [경고! HP가 10% 남았습니다. 경고!]

    ‘눼?’

    머리가 아찔한 와중에 자신의 눈앞에 떠 있는 괴상한 경고 창을 본 정혁은 깜짝 놀랐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경고 창이었다.

    “빨리 정신 차리고 안 따라와? 쇳물에 머리 한번 담가 줘야 되겠냐?”

    맞은 뒤통수가 퉁퉁 붓는 것 같았다.

    앞이 흐릿했지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무시무시한 공포가 다가왔다.

    그는 재빨리 몸을 바짝 세워서 인상을 구기면서도 본능적으로 싱긋 웃었다.

    그리곤 자신을 때린 작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 너는?”

    정혁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그에게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러나 치켜든 손가락은 곧바로 꺾였고 손가락이 꺾인 방향으로 정혁의 몸 역시 배배 꼬였다.

    [경고! HP가 5% 남았습니다! 경고!]

    “잠만, 잠깐만! 아! 잠깐마안!”

    “이 쌔끼가 오늘따라 정신 안 차리고! 손가락질을 해? 오늘 진짜 세상 하직하고 싶냐? 난민촌에서 매달릴 때는 언제고!”

    정혁의 기억이 맞다면 그의 앞에 있는 우악스러운 사내는 “강철 망치”의 대장장이 조합장이었다.

    이름은 ‘조 패더럴’.

    플레이어들에게는 ‘줘 패도록’으로 불릴 만큼 NPC 중에서도 싸가지 없기로 유명한 존재였다.

    그러나 실력만큼은 출중해서 “강철 망치” 조합이 세계 최강의 대장장이 조합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든 일등 공신이었다.

    떠도는 소문으로는 드래곤의 비늘도 망치질 몇 번이면 늘이고 줄이고 자르고 연마할 수 있다고 했었다.

    “아니, 나 몰라?”

    “나… 몰라?”

    정혁의 말에 조 패더럴의 얼굴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그는 정혁을 지그시 보다가 헛웃음을 지었다.

    미소 사이로 번뜩이는 금이빨들이 보였다.

    그는 소매를 걷어 가뜩이나 두꺼워 보이는, 핏줄이 잔뜩 선 팔뚝을 내놓고는 옆에 놓여 있는 낡은 단검을 쥐었다.

    “난민촌으로 다시 보낼 필요도 없지. 낡은 단검이지만 네놈 모가지 따는 데는 10초도 걸리지 않을 테야.”

    정혁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30초마다 한 번씩 울리는 HP 경고 메시지와 더불어 정말 자신을 죽일 듯이 달려드는 조 패더럴을 피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대장간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

    정혁.

    그러니까 현실 세계에서의 정혁은 굉장히 유명한 게이머였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에서 ‘한’이라는 플레이어 네임으로 활동하는 그는 명실상부 세계 랭킹 1위였다.

    암살자로서 많은 적과 플레이어들을 암살하며 자유분방한 게임을 즐겼던 그는 꽤 오랜 기간 모든 길드와 국가들의 현상 수배범이자 유저로서는 최장기 레드 플레이어이기도 했다.

    몇 년 동안 수도 없이 많은 플레이어가 그를 노렸지만 수백 수천의 플레이어들이 모여도 그의 환상적인 플레이와 노련한 아이템 활용 능력, 그 뿐만 아니라 그의 잔혹성과 근성 앞에 모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점점 더 ‘오아시스’에서는 최고이자 최악의 존재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에 대한 몇 가지 사건을 소개하자면,

    그는 [오아시스 초보 구역에서의 대규모 살인 사건], [오아시스 세력 연합 회의 지도부 몰살 사건], [한‘s 10만 레이드 역토벌 사건], [100시간 랭킹 2위~10위 지속 살해 사건] 등등 도저히 인성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며 생각할 수 없는 더럽고 추악하며 저질적인 플레이들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정혁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세상에 얼굴을 비춘 적 없었다.

    아마 그가 고등학교를 자퇴한 18살의 대한민국 학생인 것을 안다면 세상이 더 뒤집어질 텐데 말이다.

    그런 그가 최근 오아시스의 유일한 존재 ‘신’과의 전투를 벌인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 이야기는 몇 달 동안 오아시스 전역에 떠돌았고 어디든 플레이어들이 모인다면 꼭 꺼내게 되는 가십거리가 되었다.

    소문은 정확히 사실이었다.

    그는 ‘신’에게 귓속말을 받았고 ‘신’의 영토로 초대되었다.

    한 번도 발견한 적 없었던 필드에 웅장하게 세워진 거대한 성에서 한은 ‘신’에게 성대한 대접을 받았지만, 성격이 어디 안 가듯 ‘신’에게 귓속말을 받은 순간부터 한은 ‘신’과의 대결을 준비했고 기회를 엿보다 이를 즉시 실행에 옮겼다.

    교만의 결과는 너무나 당연했다.

    오아시스 그 자체와 같았던 ‘신’에게 한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패배를 맛보게 되었다.

    오아시스에서의 패배는 곧 죽음이며 로그아웃이기에 끝났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뜬 정혁의 눈앞에 펼쳐진 곳은 엉뚱하게도 현실 세계의 궁핍한 그의 방 한구석이 아니라 바로 이 이상한 대장간 안이었던 것이다.

    ***

    조 패더럴의 씩씩거리는 거친 호흡 소리를 들으며 입을 틀어막고 건초 더미 안에 숨은 정혁은 강철 망치 대장간에서 비참한 신세로 전락한 자신의 상황을 다시 한번 복기해 보기로 했다.

    일단 그는 오아시스 안에 있는 것이 확실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들어 로그아웃을 시도해 보았지만 로그아웃이 실행되지 않았다.

    돌아오는 말은 “실행할 수 없는 명령어”라는 당황스러운 시스템의 대답뿐이었다.

    [HP가 서서히 회복됩니다.]

    시스템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지만 그런 말보다도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답했다.

    GM에 문의를 해야 하나? 하지만 어떤 설정 창도 뜨지 않는다.

    [음성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눈앞에 파란색 화면과 함께 메일창이 팝업되었다.

    정혁은 숨죽이며 메일 창을 열어 보았다.

    메일 창에서 정혁의 귓가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헬로, 한! 쪼렙으로 돌아간 것을 환영해. 이제 다시 오아시스를 천천히 즐기게 되었구나! 아, 이제는 정혁이라고 불러야 하나? 네 악명은 나도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이제는 그 악명도 다 흘러 전설이 되겠지? ‘한’이라는 캐릭터는 없어! 내가 ‘캐.삭’해 버렸거든? 아휴, 네가 나한테 안 덤비면 어쩌나… 노심초사했지 뭐얌. 더불어서 너를 내가 오아시스 안으로 불러들였어. 이제 너에게는 오아시스 안이 현실이 되어 버린 거야. 하하. 이 정도는 되어야 ‘신’이라고 불리지 않겠어?]

    [이거 진짜 찐이야?]

    [이거 진짜 찐이냐고? 아깝다. 아까 줘 패도록에게 진짜 한 대만 더 맞았어도 영원한 안식에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그치? 그렇다고 진짜 죽어 볼 생각은 하지 마, 정말 추천하지 않으니까. 죽는다고 로그아웃 같은 것은 되지 않는다구.]

    정혁의 등 뒤로 식은땀이 한 줄기 흘렀다.

    [자,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줄게. 다시 랭킹 1위가 되는 거야. 다만 직업은 대장장이! 다른 선택지는 없다구! 다, 네 업보라고 생각하고 패기 넘치게 랭킹 1위가 되어서 나에게 다시 도전해 봐! 랭킹 1위가 돼서 나에게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오아시스에 묶인 너를 풀어 주도록 할게! 만약에 이긴다면…? 글쎄, 세상의 모든 것을 네가 다 가질 수도 있겠지?]

    [아니, 잠깐만. 대장장이로 어떻게 랭킹 1위를 해!]

    [허허, 나도 모르지! 여하튼 죽지마! 오랜만에 재미 좀 보려니까! 아, 한 가지 더. 줘 패도록이 네 뒤에 있어.]

    “실성을 한 게 분명하구만. 허공에 대고 멍하니 뭐 하고 있나, 이 쌔끼야!”

    정혁은 다시 한번 사력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

    -깡, 깡, 깡.

    정혁은 퉁퉁 부은 얼굴로 모루에 올린 쇠뭉치를 두들기고 있었다.

    저 멀리서 조 패더럴이 팔짱을 끼고서 그를 노려보고 있다.

    강철 망치에는 꽤 많은 대장장이가 있었다.

    NPC도 있었지만 조 패더럴과 정규 계약을 맺고 그에게 대장장이 기술을 배우고 있는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강철 망치는 결코 작은 대장간이 아니었다.

    꽤 많은 길드에 정기적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있었고 거래하는 플레이어 리스트를 보면 한 가닥 하는 인물들도 많았다.

    하지만 플레이어들과 길드 그리고 고유 영지를 가진 귀족들 쪽에서 계약을 원해도 조합장인 조 패더럴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성사되는 거래는 없었다.

    ‘노땅, 꼰대, 분노 조절 장애.’

    정혁이 ‘한’이었을 때는 대놓고 그를 그렇게 불렀다.

    그러나 그럼에도 조 패더럴은 결코 그에게 싫은 티를 내지 않았다.

    조 패더럴이 강철 망치를 지금까지 키워 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한’이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한이 제공하는 재료들은 늘 최상급이었고 이는 조가 대장장이 스킬을 올리고 명성을 쌓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한’이 수도 없이 많은 적을 베고 넘겼던 오아시스 최고의 단검 중 하나인 “악몽의 비수” 역시 조의 작품이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부속 재료들이 추가되었기에 더 강력하게 제작이 가능한 무기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알고 지낸 지 오아시스 세계력으로 10년은 지났는데 정혁은 한편으로 서운하고 섭섭했다.

    “열정! 쌔끼야 열정! 망치를 때릴 때 열정!”

    조의 고함이 귓가를 때렸다.

    정혁은 이빨을 깨물었다.

    마음만 같아서는 그간의 정 같은 것 생각도 하지 않고 달려들어서 한 방에 때려눕히고 싶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한’이었을 때는 말이다.

    조가 박수를 두 번 쳤다.

    그러자 주변의 모든 대장장이가 “열정!”이라고 고함을 쳤다.

    계속되는 망치와 쇳덩이의 마찰음, 뜨거운 쇠가 차가운 물에 맞닿을 때 피어오르는 수증기, 열기를 쏟아 내는 화로들과 튕겨져 떨어지는 불씨들, 몇 시간이고 이어지는 망치질 속에 정혁은 정신이 다 아찔했다.

    [피로도가 한계치에 달합니다.]

    파란창이 뜨고 정혁의 이름이 노란빛으로 변했다.

    그러자 조가 몸을 일으켰다.

    “오케이! 오늘은 여기까지.”

    정혁이 망치를 내려놓으며 자리에 주저앉았고 주변의 대장장이들은 그런 정혁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뜨거운 대장간을 나갔다.

    조가 그에게 다가와서는 말했다.

    “네가 오늘 당번이다. 알지? 대장간의 불씨가 꺼지면 네 인생이 꺼지는 거다.”

    조의 웃음 속에 금니가 번쩍인다.

    저 간악한 표정을 어떻게 해 줘야 할까.

    정혁은 지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는 그의 다소 건방진 반응에 인상을 구겼다가 한숨을 쉬며 밖으로 나갔다.

    사실 조의 말엔 조롱이 섞여 있었다.

    강철 망치의 대(大)화로 ‘검의 심장’의 불꽃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과거 ‘한’이 불의 정령왕을 처치하고 나서 넘겨준 화염의 심장을 불꽃의 원천으로 쓰기 때문이다.

    이가 갈렸다.

    불과 방금 전까지만 해도 랭킹 1위의 위용을 가지고 모두가 두려워하던 존재였던 그가 최하급 대장장이로 전락해 버리다니 말이다.

    그리고 대장장이로 랭킹 1위에 올라야 한다니!

    “불가능해. 불가능이야!”

    머리를 감싸 쥐고 고개를 저어 봐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로그아웃도, GM 요청도, 설정 창도 확인이 되지 않는다.

    이곳의 모든 것은 실제와 똑같다.

    ‘신’의 말을 믿는 수밖에는 없다.

    다시 돌아가려거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랭킹 1위가 되어야만 한다.

    정혁은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정혁은 오른쪽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물주머니를 꺼내 목을 축였다.

    시원치 않은 물이었지만 피로도를 약간 더는 데 도움이 되었다.

    “시스템. 인벤토리와 상태 창을 열어 줘.”

    그렇다면 플레이어로서의 장점을 활용하자.

    오아시스라면 익숙한 세상이다.

    전투에 대한 경험치도 충분하다.

    세계, 정치적 난투, 세력의 거점들, 유명한 플레이어들 모두 알고 있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도전해 본다.

    대장장이가 대장간에만 있으란 법이 뭐가 있나.

    해 보면 되지. 해 보자.

    파란색 상태 창과 인벤토리가 눈앞에 펼쳐졌다.

    오아시스의 대장장이 ‘정혁’이라는 네임이 가운데 떠 있고 이름 색은 여전히 노란색이었다.

    쌓인 피로도가 아직 해소되진 않은 것 같았다.

    입고 있는 장비는 넝마에 가까웠다.

    방어도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하고 그저 입고 있는 옷가지에 지나지 않았다.

    인벤토리 역시 텅텅 비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다.

    “직업 특성.”

    생소한 직업이 아닐 수 없다.

    보통은 메인 직업은 전투 직렬에 있고 대장장이 같은 생산 직업은 부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오아시스 플레이어들의 기본적인 선택 흐름이었다.

    이례적으로 생산 직업을 메인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실질적으로 이를 통해 돈을 벌거나 기업에 취직하거나 혹은 그저 개인의 즐거움을 위해서 그렇게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대장장이는 유저들이 극히 꺼리는 직업이었다.

    기본적으로 필드의 몬스터들을 통해 좋은 무기를 얻을 수 있고 제작에 필요한 아이템들 역시 퀄리티가 좋지 않으면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없을뿐더러 육체적 피로도를 무시할 수도 없었다.

    “하….”

    정혁의 눈앞에 펼쳐진 대장장이 직업의 특성은 사실 지금 당장 캐릭터 삭제를 해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칭호 : 오아시스의 대장장이]

    - 숙련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 무기 및 방어구 제작의 성공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합니다.

    - 어디서든 무기와 방어구 제작 및 제련이 가능합니다.

    - 인벤토리 무게에 제약이 없습니다.

    - 근접 및 원거리 전투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 체력의 최대 범위가 레벨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랭킹 1위가 되기 위해서는 전투를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체력에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근접 및 원거리 전투에 취약하다니?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암살자였던 ‘한’은 암살자라는 직업적 특성상 체력이 적을 수밖에 없어도 기본적으로 동레벨대의 플레이어들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애초에 이런 패널티를 가지고 시작해야 하는 그에게는 이 상황이 너무나 끔찍했다.

    전투를 하지 않고 랭킹 1위를 어떻게 탈환한단 말인가.

    절망에 휩싸여 신을 향해 고래고래 욕지거리를 뱉고 있던 정혁의 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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