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3)
“염력이 깨졌어?”
윌슨이 어벙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알렉스라는 여자는 말을 못하는 벙어린지 자신의 염력이 사라지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양키 정신 차려.”
“어차피 물고기다!”
왼쪽에 있던 두 남자가 먼저 달려들었다. 둘 가운데 젊은 놈이 존재감을 옅게 하는 능력을 쓰려고 했지만 역시나 통하지 않았다. ‘칫!’ 혀를 찬 젊은 사내가 단도를 역수로 쥐고 달려들었다.
역수로 쥔 단도 손잡이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칙-소리와 함께 단도 날에 액체가 흘러내렸다. 날 사이로 흐르는 투명한 액체를 흩뿌리듯 거칠게 단도를 휘둘러 베어왔다.
욱신- 위기 감응? 고작 단순한 단도로 보이는데 위기 감응이라고?
생각은 나중. 반사적으로 어깨를 노리는 단도를 피했다. 단도로 공격하면 신경이나 동맥 같은 급소를 노릴 텐데 단순히 어깨를 노려? 아무리 봐도 무작위로 휘두르는 남자였다. 주춤주춤 물러서며 놈의 공격을 피하자 사내가 짜증 냈다.
“이 새끼 이상해!”
젊은 사내의 말을 받듯 조금 나이 든 남자가 긴 일본도를 빼 들고 달려들었다.
“알아! 오른쪽!”
카타나를 든 사내가 내 오른쪽을 노리자, 단도를 든 남자가 허리춤에서 단도를 하나 더 뽑아 양손에 각각 단도를 들곤 내 왼쪽을 노렸다.
머리와 허리, 다리가 동시에 욱신거리는 느낌. 기계체조 선수처럼 한 다리를 축으로 뒤로 회전하자, 내 머리. 허리. 다리가 있던 자리를 깨끗하게 베고 지나가는 세 자루의 날붙이들. 양손에 단도를 든 젊은 남자가 어이없다는 탄성을 냈다.
“하?”
“멈추지 말고 계속 몰아붙여! 백업한다.”
나이 든 사내도 약간 동요했지만, 금세 냉정함을 되찾고 발목을 향해 카타나를 휘둘렀다. 둘 모두 어떡하든 내 몸에 상처를 내는 게 목적이라고 보일 법한 행동이었다.
내가 간신히 피하고 막는다고 생각했는지, 두 남자의 칼질이 노골적으로 변했다. 조금씩 선착장 쪽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이 방향은 도로 폭이 좁아서 포위될 위험은 없었다. 이대로 선착장으로 유인만 하면 그만이었다.
‘무슨 칼인데 위기 감응이.’
소총탄도 튕겨내는 피부였다. 당연히 휘두르는 칼날 따위는 무시했어야 했는데 위기 감응이 미친 듯이 반응했다. 마치 바렛이 노리는 것만 같은 감각이었다.
“으야아아아앗!”
소리를 내지른 젊은 놈은 양손에 단도를 들고 달려들고, 조금 나이 든 사내는 일본도를 휘두르며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뒤에서 꼬맹이와 두 여자가 뭔가를 시작했다. 뒤를 보고 싶었지만,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칼날을 피하기만도 벅찼다.
“조금만 더 잡아둬!”
“됐다.”
“고개 숙여!”
그 말과 함께 딱 달라붙어 칼을 휘두르던 두 놈이 납작 엎드렸다. 동시에 쭈뼛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위기감. 옆으로 펄쩍 뛰다시피 몸을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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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로 공격했는지 모르겠지만, 뭔가가 내가 있는 곳을 스쳐 지나갔다. 서늘한 감각. 무슨 무긴지 모르겠지만 이건 위험했다. 욱신-욱신- 심장이 뛸 때마다 상처가 벌어지는 것처럼 위기 감응이 몸부림쳤다.
‘뭐지? 뭐로 공격한 거지?’
“와. 저걸 피하네.”
“이 거리에서 피해?”
“봤어?”
“어. 저 새끼 꼭 잡아야 해.”
“한 번 더 간다!”
“붙잡아!”
“OK!”
놈들의 정신계 능력이나 염력이 날 압박하고 않았다. 예상대로였다. 인면 뱀장어의 초음파 발산에 면역력이 강한 나는 3~5초 정도 흔들렸지만, 놈들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놈들이 예상치 못했던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나이 든 남자가 먼저 일직선으로 찔러 들어왔다. 찌른 뒤 그대로 가로 베기를 했던 패턴. 옆으로 피하면 그 틈을 노려 양손에 단검을 쥔 놈이 달라붙을 것이다.
슈각!
찌르기.
스거거거.
공기를 찢듯 휘둘러지는 가로 베기를 피하지 않자 카타나를 휘두르던 사내의 표정이 일순 흔들렸다가 비릿한 미소로 변했다. 그 미소에 불꽃으로 화답했다.
화르르륵!
“끄아아아아악!”
불타오르는 불꽃을 털어내기라도 하듯 사내가 얼굴을 흔들었다. 스트레이트로 사내의 명치를 내려치는 것과 동시에 놈이 위태롭게 잡고 있던 카타나를 낚아채 휘둘렀다.
스컥!
놈의 피부에 닿는 순간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졌지만, 이어서 미끄럽게 베어졌다. 정수리부터 사타구니까지 깨끗하게 양분된 사내가 두 쪽으로 쓰러졌다. 양손에 단도를 들고 달라붙던 젊은 남자가 몸을 멈추려고 했지만, 내가 더 빨랐다.
촤악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은 카타나를 단도를 교차시켜 막는 사내였다.
챙!
카타나와 교차한 단검이 충돌하며 단검과 카타나의 날을 타고 흐르던 투명한 액체가 사내의 눈동자에 튀었다.
치이이익!
“끄아아악. 눈! 내 눈!”
점성이 강한 투명한 액체가 마치 염산이라도 되는 것처럼 남자의 눈과 얼굴을 좀먹었다.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것 같은 반응. 재생력이 액체의 부식능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과연 이런 무기였던가?’
이건 마치 레드 존에 있던 소화액을 분비하는 괴물의 소화액을 정제한 것처럼 보였다. 이 칼날에 피부가 베었으면 잘렸을 것이 분명했다.
특수한 액만 있는 게 아니었다. 카타나는 자연적으로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미진의 기계 팔에 달려있던 진동 나이프보다 더 발전한 기술이었다. 어떤 원리인지 짐작하기도 힘들었지만, 카타나의 날 자체가 일정한 진동을 일으켜 절삭력을 높이고 있었다.
푸콱
양손으로 얼굴과 눈을 비비고 있는 남자의 목을 베자, 목과 두 팔이 깨끗하게 잘렸다. 비상식적인 절삭력이었다.
두 놈의 전투 패턴을 알 수 있었다. 상대방의 인식을 저하하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지운 뒤, 접근. 단도와 카타나로 썰어버리는 패턴이었다. 당한 쪽은 뭐가 공격했는지도 모르고 죽어 나갔을 것이다. 슬레이브든 빗치든 정신계 면역이 없다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었다.
욱신- 그대로 몸을 바닥으로 뉘었다. 흘러내린 내장과 피바다를 뒹구는 순간 보이는 건 쏘아진 무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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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해야 했다.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닥에 떨어진 팔뚝. 잘린 팔뚝은 단검을 꼭 쥐고 있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게 쏘아진 방향으로 집어 던졌다.
퍽!
이어서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컥. 컥. 큭.”
두 여자 사이에 있던 꼬맹이의 가슴에 단도가 틀어박혔다. 단도를 꼭 쥐고 있는 잘린 팔뚝이 흔들거리며 피를 뚝뚝 떨어뜨렸다. 꼬마의 얼굴은 기괴하게 변형되어 있었다. 대롱처럼 말려 총구멍처럼 길게 내밀어 진 주둥이.
뭔지 모를 것을 쏘아낸 것은 저 꼬맹이었다. 꼬맹이의 가슴팍에서 흔들리는 팔뚝을 떼어낸 가슴 풍만한 여자가 오열했다.
“아. 아아아- 안 돼!”
옆트임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달려들었다. 카타나를 들고 있는 나를 향해 킬 힐을 신은 다리를 내 뻗었다. 카타나로 막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걸 받아줄 생각이 없었다.
“타올라라!”
화르르르륵!
“끼아아아아악!”
여자의 전신에 파란 불꽃에 피어올랐다. 내 뻗은 킬 힐에서 물총처럼 액체가 뿜어졌지만, 불꽃에 먹혀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
“그럴 줄 알았지.”
이것들이 아무 생각 없이 달려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여자의 발차기를 단순히 피하거나 카타나로 막았다면 그 순간 뭔지 모를 액체를 분사하려고 했을 것이다.
“끼아아아악. 아아앗!”
전신에 불이 붙은 여자가 데굴데굴 바닥을 굴렀다. 바닥에 흩뿌려진 피와 내장이 여자의 몸에 달라붙은 불꽃에 그슬리며 매캐한 냄새가 났다.
“어. 어떻게?”
종합격투기 글러브처럼 생긴 글러브를 끼고 있던 윌슨이 부들부들 떨면서 알렉스라는 여자를 방패처럼 앞으로 내밀었다. 염력을 사용하라는 표시였지만, 알렉스란 라틴계 여자는 아직도 회복을 못 했는지 ‘아-아-’거리며 고개를 도리질할 따름이었다.
얼굴이 기괴하게 변형된 채, 가슴에 단검을 박고 나자빠진 꼬맹이는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단검이 박힌 부분이 심장이기도 했거니와 아마도 단검에 묻어있던 액체가 혈관을 타고 조직을 괴사시킨 것 같았다.
검고 파랗게 죽은 꼬맹이의 시체를 안쓰럽게 쓰다듬던 가슴이 풍만한 여자가 히끅-히끅- 딸꾹질 섞인 울음을 삼키며 고개를 들었다. 앞으로 쏠린 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날 쏘아봤다.
“알렉스. 막아. 저놈 막으라고!”
“아-우-아-아.”
아직도 인면 뱀장어의 초음파 공격에서 회복되지 못했는지 알렉스는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쓸모없는 년.”
우둑
고개를 흔들던 알렉스의 목이 꺾이는 소리. 이어서 털이 복슬복슬 난 윌슨의 우악스런 두 손이 알렉스의 머리통을 쪼갰다. 마치 호두까기 인형이 호두를 까는 것처럼 쪼개진 두개골 속에 보이는 뽀얀 뇌에서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후루룩. 우걱우걱. 윌슨이 알렉스의 뇌를 파먹자. 나를 노려보던 가슴 풍만한 여자도 가세해 알렉스의 뇌를 파먹었다. ‘이런 병신 같은. 뇌를 파먹는다고 뭐가 변하... 설마?’ 일반인들은 변이를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살만 먹었다. 그것도 조금씩 갈아서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만 먹었다.
하지만 따져보자면 육체 능력을 제외한 다른 능력은 초능력에 가까웠다. 애초에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가장 많이 변이를 일으킨 기관은 다름 아닌 뇌였다. 뇌를 파먹은 윌슨과 가슴 여자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크흐흐흐흣.”
“키히히히힛.”
급작스런 변이의 부작용 때문인지 둘은 이성을 반쯤 잃은 표정이었다. 침을 줄줄 흘리던 윌슨이 내 앞에 반쯤 탄 채 버둥거리는 여자를 노려봤다. 가슴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놈들이 움직이기 전. 먼저 친다.’
팍- 발을 박찼다. 20m 정도 떨어졌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기괴한 소리를 내던 두 남녀가 총알처럼 날아오는 나를 향해 팔을 뻗었다.
“타올라라!”
화르르르륵!
투명한 막이 갑옷처럼 두 괴물의 몸을 감쌌다. 타오르는 불꽃이 투명한 막에 가로막혀 허공을 불살랐다.
“염력?”
불꽃을 뚫고 윌슨이 쏘아졌다. 화살처럼 날아온 윌슨의 두 주먹에는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종합격투기용 글러브처럼 보이는 장갑은 일반 장갑이 아니라 전기충격기가 달린 장갑이었다.
카타나로 막을 수 없었다. 훅에 이은 스트레이트를 피하면서 옆구리에 카타나를 박아 넣었다.
끼이이익.
투명한 막을 긁고 지나가는 카타나. 이성을 잃은 만큼 자연스럽게 염력을 사용하진 못했지만 몸을 감싸 갑옷처럼 두른 채 달려드는 윌슨이었다.
욱신.
윌슨의 전기충격펀치를 피하는 순간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윌슨의 가슴을 발로 차면서 뒤로 몸을 던졌다. 투명한 무엇이 레이저 광선처럼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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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과 싸우는 동안 가슴 여자가 꼬맹이의 뇌를 파먹은 것이었다. 마치 물총 물고기와 모기, 사람의 얼굴이 뒤섞인 모습으로 변한 여자가 끼긱끼륵-소리를 내며 대롱처럼 변한 주둥이로 나를 노렸다. 가슴 여자는 완전히 변이에 먹혀 버렸다. 하얀 피부 밑으로 검게 변한 혈관이 거미줄처럼 맥동하고 있었다.
끼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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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가 쐈을 때보다 빠른 연사 속도. 생명체가 분출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정확하게 날아오는 무엇이었다. 윌슨의 배를 밀어 차 피했지만, 연속적으로 쏘아지는 것을 피하기엔 늦었다.
정신을 집중해 불꽃의 방어막을 만들었다. 염화 능력. 염력과 발화 능력이 결합한 힘. 단순한 불꽃이었다면 헬 파이어 미사일을 막아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미약하지만 염력과 유사한 힘이 불꽃에 깃들었기 때문에 막아낼 수 있었다.
한 겹. 두 겹 불꽃의 장벽으로 정체불명의 무엇을 막자. 불꽃이 둥그렇게 파 먹혔다. 치이이익- 타들어 가는 소리를 뚫고 윌슨이 달려들었다.
괴물로 변해버린 가슴 여자는 전신 화상을 조금씩 회복 중인 옆트임 드레스 여자를 향해 다가갔다.
“크... 크읏. 마리 읏. 너. 너 설마 먹은 거야?”
“끼이이이이.”
“마리 나야. 나라고.”
“끼으이이이.”
“오. 오지 마.”
염력을 갑옷처럼 두른 윌슨의 공격을 막아서는 데 어디선가 두개골 뚫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슴 여자가 대롱처럼 변한 주둥이를 화상을 입은 여자의 두개골에 박아 넣는 소리였다. 이어서 들리는 골 빨아먹는 소리.
“이런 씨발.”
이성이 반쯤 나갔던 윌슨은 나와 싸우면서 조금 이성이 돌아왔는지 내 욕설을 듣고 킬킬거렸다. 캉! 카타나가 윌슨의 염력을 뚫지 못하고 튕겼다. 윌슨과 공방을 몇 차례 주고받는데 갑자기 무거워지는 팔다리. 가슴 여자가 다시 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이제는 인간의 형체를 잃어버린 모습. 곤충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었다. 작은 팔이 팔뚝에 촉수처럼 돋아났고 팔뚝에는 눈꺼풀 없는 눈알이 데룩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눈알들이 나를 노려보는 순간.
전신이 솜을 먹은 것처럼 묵직해졌다. ‘둔화’와 ‘속박’을 깨뜨리는 그 짧은 순간 윌슨의 주먹이 내 턱을 노렸다. 피하지 못하고 카타나로 막는 순간 고압 전류가 튀었다.
“끄아아악!”
펑! 소리와 함께 뒤로 의식과 몸통이 통째로 튕겨 나갔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윙-윙-흔들리는 감각. 그저 척수반사처럼 그대로 몸을 굴렀다. 콰등! 윌슨의 주먹이 바닥을 때렸다.
“타올라라!”
화르르르륵
소용없다는 듯 윌슨과 괴물 여자가 염력을 몸에 두르고 서서히 다가왔다.
“으아아앗! 타버렷!”
화르르르륵!
작열하는 불꽃이 검은 연기를 피워 올리며 장벽을 만들었다.
“크키키키키키.”
“끼이이. 끼이이이.”
비웃는 것처럼 들리는 윌슨과 괴물의 소리.
“와라!”
불꽃과 연기로 놈들의 시야를 막고, 바닥에 떨어진 팔뚝을 걷어찼다. 양손에 단검을 들고 있었던 사내의 팔뚝. 하나는 꼬맹이를 죽이는 데 썼고, 남은 팔뚝이 허공을 날았다.
단검을 역수로 꼭 쥐고 있는 팔뚝이 피를 뿌리며 선착장 뒤편 바다로 떨어졌다. 빨려 들어가듯 사라진 팔뚝 뒤로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촤아아악!
물보라가 치며 인면 뱀장어가 머리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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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과 염력.
모든 것이 사라지는 찰나 검게 흩어지는 연기를 뚫고 카타나를 휘둘렀다.
서걱-
윌슨과 괴물로 변한 여자의 머리통이 동시에 허공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