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4)
시로에게 요구할 약은 모두 셋이었다.
하나, 변이가 쉽게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의미였다. 불안정한 신체를 안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약. 반동으로 섭식 진화는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안정성이 우선이었다. 먹는 것 때문에 생각지도 않는 변이가 일어나거나, 세포붕괴가 일어나는 경우를 없애주는 약.
둘, 빗치들 사이에 적대감을 완화해주는 약. 동맹에서 사용하던 약은 하루나 이틀에 한 알씩 늘 먹었어야 했다. 아마도 동맹을 배신하고 빠져나갈 경우 다른 빗치들과 연합하지 못하도록 일종의 제한을 걸어 놓은 것 같았다. 그 제한을 풀어낸 약.
셋, 스펙으로 인한 부작용을 없애는 약. 스펙으로 인한 부작용. 마약적인 효과, 흥분, 중독, 호전성 증가, 신체부담으로 인한 세포, 장기 괴사 또는 융해(녹아내리는 것)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약. 동맹에서 만든 중화제가 어느 정도 부작용을 중화시키고 있지만, 이것도 적대감 완화제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제한을 걸어놓은 중화제 같았다. 그런 제한이 없는 약을 원했다.
마지막 약은 어차피 시로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면 만들어야 할 약이었다. 그러니 처음과 두 번째 약을 만든 뒤, 세 번째 약을 만들도록 했다.
“그러니까 살기 위해서는 먼저 요구한 약을 만들라는 소리군.”
시로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대답했다. 어차피 알아챘는데 추하게 아니라고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 그리고 문제가 있는데.”
“문제? 무슨 문제?”
“나도 그렇고 인아나 슬레이브들이 먹는 음식에 뭐가 들어갔는지 알고 있지?”
전투식량에 들어간 주요 성분을 암시하자, 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 그런데?”
“일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나?”
“그것까지 건드리려면 이것저것 복잡해지는데? 전투 식량을 먹어도 변이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꼭 일반적인 음식을 먹어야 할 이유가 있나?”
“이유? 있지.”
현재 시로를 제외한 인원은 전부 슬레이브가 먹는 전투 식량에 의존하고 있었다. 수색대가 전멸하면서 남긴 보급품들을 1톤 트럭으로 싣고 왔기 때문에 한동안 먹을 분량은 충분했다. 염화 능력을 극한까지 발동할 정도로 치열한 전투를 한다면 식량 소모가 많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2~3달은 버틸 정도의 양이었다.
2~3달 분량? 그 뒤에는? 전투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동맹이든 연방이든 공격해야 할까? 전투 없이 2~3달 분량은 많아 보였지만, 결코 많지 않았다. 전투가 벌어지면 기하급수적으로 소모되는 식량. 나만 하더라도 거의 4~5인분의 음식을 먹어야 했다.
에너지 소모가 큰 염화 능력 때문이기도 했지만, 유미가 내 피를 먹기 때문에 소실된 피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이 먹어야 했다. 이건 슬레이브들도 마찬가지였다. 부상당하면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에너지 소모가 컸다.
전체적인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일반적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돌아가는 것은 굉장히 중요했다. 아니라면 사람을 잡아먹어야 할지 몰랐다. 시로가 내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문제가 있었군. 하지만 원하는 것들이 전부 만만한 게 아니란 말이지. 특히 식육본능과 관련된 건 더 그렇고 말이야.”
시로가 조금 막막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동그란 안경 뒤에 가늘게 떠진 눈동자가 주변을 살피더니 하얀 백지를 꺼냈다. 펜을 들어 뭔가를 적어가기 시작하는 시로였다.
“이게 사실 하나만 건드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시로가 뭔가를 적었던 것을 북-실선으로 그어버리곤 생물병기라고 적었다. 생물병기라고 적은 단어 밑에 밑줄을 치듯 북-북- 몇 차례 실선을 그어 경계를 진하게 만들곤 다시 단어들을 적기 시작했다.
“문제는 통제에 있었어. 변이를 통제하기 힘들었고 어떻게 해서 변이를 통제하는 데 성공하면, 변이한 개체를 통제하기 힘들어졌어. 그래서 의도적으로 결함이 있는 개체를 만들었다.”
“빗치나 변종이 인간을 주식으로 삼는 이유가 의도적인 결함이라는 건가?”
알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시로가 사실을 말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던져봤다. 시로는 가볍게 긍정하면서도 살짝 말을 돌렸다.
“반쯤은 의도적이고 반쯤은 불가항력이었지.”
시로는 ‘자연적 변이의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적고 동그라미를 쳤다.
“처음에는 특수한 사료 같은 것만 먹도록 만들려고 했어. 유전자 조작 콩이나 옥수수들 가운데 특수한 제초제를 사용하거나 비료를 써야 수확량이 많아지게 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태는 이상하게 흘러갔다. 특수한 약물이 함유된 먹이로 강화된 생물병기를 통제하려고 했었는데 생물병기가 된 자들의 몸이 변이를 일으켜 자신의 몸에서 부족한 것을 찾아 흡수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사람을 먹게 됐다는 거군.”
“그렇지. 그런데 권력자들은 그걸 더 좋아했어. 사람을 잡아먹고 움직이는 병기라. 정치/경제 전반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그런 괴물이 나타나면 테러 효과로는 최고였으니까 말이지. 테러가 아니더라도 시가전을 상정하면 최고의 무기였으니까. 방사능 오염도 없고 말이야.”
시로가 낄낄대며 웃었다.
“그렇게 단순 생체병기를 만들려고 하는 실험이 계속됐지만, 자연은 위대하더군. 아니, 인간이라는 종이 위대하다고 해야 할까?”
“통제도 문제였지만, 다른 문제도 생겼어. 변이가 한 방향으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었거든.”
“통제 불가능했다는 건가?”
“실험실에서 통제했다고 생각했지만, 밖에서 실험하면 문제가 생겼어.”
“흐음. 그래서?”
“가장 큰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던 능력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거야. 초능력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능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는 능력을 가진 실험체들이 나오기 시작했지. 방사능에 강한 인류, 신체능력이 월등하고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인류에서 이제는 능력을 가진 인류라니. 신인류 아닌가? 권력자들은 열광했지.”
“그럴 만도 했군. 젊음에 긴 수명도 부족해서 초인적인 능력이라니 회가 동했겠지.”
시로가 다시 낄낄거리며 웃었다.
“생체 병기로 삼으려고 했던 놈들이 이능을 각성해버리고 통제 불가능하게 변하자. 연방 놈들은 그걸 통제할 방법을 찾았어. 먹는 것이든, 본능을 조작하는 것이든 하나로는 불안하니까 여러 방향과 방법으로 통제하려고 했다.”
“그래서 성공했나?”
“실패했지. 그래서 이능력을 가진 실험체들을 전부 폐기했다. 통제할 수 없는 병기는 병기가 아니니까.”
확실히. 일반적인 변종과 꼬맹이 미노 같이 염화 능력이 있는 변종은 차이가 났다. 미노는 이성을 가지고 있었다. 대화 가능했다. 말이 통하지 않았던 맨홀 변종과는 달랐다. 맨홀 변종이 동족 포식을 통해 강해지면서 스스로 신체 붕괴를 향해 나갔다면, 미노는 절제를 알고 있었다.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다양한 변이가 일어났고, 통제 불가능한 특이성을 가진 개체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등장했다는 소리였다.
“시시한 이야기기군.”
“아-그래 시시한 이야기다.”
시로가 웃음을 참는 얼굴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런데 이능에 대한 변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어.”
“......”
“통제에서 벗어난, 그것도 능력까지 있는 괴물들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얌전하게 길들일 수 있을까? 권력자들은 그 힘을 원했고 그 결과 하나의 능력을 찾을 수 있었어 그게...”
“정신지배라는 소린가?”
“그래. 맞아. 그래서 연방 놈들은 정신지배 능력을 독점해 귀족이 되려고 했다.”
“뭐. 좋아. 지금까지 자세히 설명해 준 건 좋은데 말이야. 그것과 일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지?”
“식인에 대한 욕구는 일종의 통제력이나 마찬가지라는 소리다.”
“자세히 말해봐.”
“유전자 전반을 연구한다면 가능하겠지. 단순히 변이를 억제하거나 부작용을 치료하거나, 빗치들 사이에 있는 본능적인 적대감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니까 말이야.”
“그래서 결론은 불가능하다는 소리?”
“......”
“시간만 낭비했군.”
내가 쓸데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표정을 짓자. 시로가 여백에 ‘chaos’(카오스)라는 단어를 적고 그 아래 밑줄을 북북 쳤다.
“모르겠나? 부작용도 통제를 위한 것이었다. 통제하는 데 성공했지만, 또 다른 부작용을 낳았어. 빗치들 사이에 적대감을 넣은 것도 이성이 있는 빗치들이 모여 하나의 조직을 만들지 못하도록 인위적으로 집어넣은 것이야. 그럼 그게 절대적이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랬나? 약을 먹지 않은 빗치들이 서로 싸우기만 했나?”
레드 존에 있던 그년이 떠올랐다. 휘하에 변종들과 빗치들을 거느리고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한 그년. 의도대로라면 빗치들은 서로 치고 받고 싸워야 했다.
‘서열전?’
유미가 다른 빗치들을 굴복시켰던 것이 떠올랐다.
“그래. 연방도 그렇고 동맹도 그랬다. 어떻게든 통제하려고 했지, 병기니까. 생물병기니까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연은 ‘스스로 길을 찾았어.’ 인위적으로 삽입된 본능을 ‘서열전’이라는 것으로 무시하고 집단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래서?”
“네가 요구한 과도한 변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약이나, 빗치들의 본능을 강제로 조작하는 것을 치료하는 약은 문제가 아니지만, 식인. 식육의 욕구를 완전히 없애는 약은 힘들다는 소리다.”
“왜?”
“우리가 통제하려고 했던 범위 내였다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었어. 하지만 수차례 실험을 해도 통제 범위에서 벗어나 날뛰었단 말이야. 분명히 사람을 잡아먹지 않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빗치가 되는 순간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연방의 USB에 나왔던 영상이 떠올랐다. 빗치를 실험했던 영상이었다. 공격당하던 여자가 빗치로 각성하면서 사람들을 찢어 죽인 동영상이었다. 그 당시 어떤 실험을 했던 것이었을까?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통제하는 실험이었을까?
“자연적 변이가. 자연이 인육을 먹도록 하고 있어. 먹이사슬 최상위에 올라간 변종들에게 인간을 먹으라고 하고 있다고. 인간을 먹어서 불안정한 변이 요소를 충족하라고 하고 있는데 그걸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소리다.”
“그런가?”
내가 ‘그렇군. 파악할 필요가 있겠어.’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이자 시로가 확신을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네가 가진 식육에의 욕구가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 일반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뭔지 알기 위해서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인육이라고 하더라도 성분으로 따지자면 개고기나 돼지고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건, 예측하기 힘든 어떤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해.”
“그래서?”
시로가 잠시 침을 꿀꺽 삼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계속했다.
“어떤 방식으로 변이가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변이로 인해 식육에의 욕구가 일어나는 건지 자세한 정보가 필요해.”
“자세한 정보라면? 뭘 말하는 거지?”
“유전정보가 필요하다.”
“유전정보? 내 유전정보가 필요하다고?”
“......”
“큽. 푸하하하.”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참을 수 없는 웃음. 시로는 내가 웃자 입을 꾹 다물었다.
“......”
“이 빌어먹을 새끼가 개소리하고 있네.”
내 욕설에 시로의 가느다란 눈이 살짝 크게 떠졌다. 시로가 동그란 안경 뒤로 눈을 크게 뜨고 항변했다.
“이해를 못 하는 건가? 식인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일반적인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더니 그게 아니었나?”
“개소리하지 말라고. 새끼야. 식인, 식육하는 이유가 이 몸뚱이가 가진 불안정한 유전자를 보완할 유전자를 흡수하기 위해서라고 했잖아? 앙? 아니야? 그래 놓고 원인을 알기 위해 내 유전자가 필요하다고? 이게 무슨 개 풀 씹는 소리야?”
“......”
시로가 동그란 안경을 고쳐 쓰며 날 노려봤다.
“네 말대로 변이로 인한 불안정성을 생명체가 스스로 극복하려고 한다고 하자. 그래서 필수 요소를 채우려는 행위로 식육을 선택했다고 치자. 그래. 그렇다고 해. 그럼 내가 만들어 달라는 첫 번째 약. 변이 위험성을 제거하고 낮춰주는 약을 먹으면 식육에 대한, 식인에 대한 욕구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마련이야. 아닌가?”
“......”
시로의 가늘게 뜬 실눈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설령 네 말이 전부 사실이라고 쳐.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일반 음식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식육에 대한 욕구를 억제할 수 있는 억제제는 만들 수 있다고 해야 하는 게 맞아. 내가 요구한 세 종류의 약을 만들 수 있다면 말이지. 아닌가?”
뭔가 말하려고 하는 것보다 먼저. 콱! 시로의 목을 움켜쥐었다.
“하루 이틀 편하게 지냈더니 대가리 굴릴 여유가 생겼단 말이지? 그렇지? 응? 내 유전정보를 알아서 뭘 하고 싶은데? 왕 놀이라도 하고 싶은 거야? 응? 그런 거야? 정말 죽고 싶어?”
시로에게 칙-칙- 연속해서 스펙을 놨다. 스펙의 효과가 돌자. 그간 안정을 취해서 정상이었던 시로의 피부에 붉은 반점이 일어났다. 몸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하자 몸부림치기 시작하는 시로였다.
“크허어어억. 크아아악.”
스펙을 중첩해서 놨기 때문인지 시로의 근력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숨통을 틀어쥔 내 팔을 뿌리치기에는 부족했다.
퍽! 퍽!
시로가 버둥거리며 내 얼굴과 가슴을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찼다. 둔탁한 충격이 느껴졌지만 허공에 붕 뜬 채로 허우적거리는 주먹질에 망가질 내 몸이 아니었다.
“스펙 부작용을 치료하는 약부터 만들 생각이라면 포기하라고. 약이 필요하니까 널 죽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착각이라고. 약은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억제제만 하더라도 충분히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분량이야.”
숨통을 틀어쥔 팔에 서서히 힘을 주자 시로의 입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왔다.
“크흐흑. 커어으흑”
“목을 꺾어 버리면 너는 좀비가 될까 아니면 그냥 시체가 될까? 실험해보고 싶지 않아? 내가 말했지? 개수작 부리지 말라고? 근데 이거 참 애매하게 노는 데? 약을 가지고 수작질했다면 볼 것도 없이 머리통을 박살 내 버렸겠지만, 주둥이만 놀렸으니 이걸 어쩌나? 목을 반만 꺾어야 하나? 응?”
시로의 목을 움켜쥔 손에 힘을 줬다. 우두둑- 목뼈에 금이 가는 소리가 손끝에서 느껴졌다. 살을 파고 들어간 손가락에 붉은 피가 묻어나기 시작했다. 스펙 1이 가진 치료 효과로 인해 금이 간 부분이 빠르게 재생됐다가 다시 금이 가기를 반복했다.
칙- 중화제를 주사하자, 뜨겁게 달아올라 붉게 두드러졌던 시로의 피부가 점점 가라앉았다. 상태를 보니 이대로 몇 차례만 반복하면 한계가 올 것 같았다. 숨통을 움켜쥐었던 손을 풀자 시로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컥컥-숨을 내쉬는 시로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안대를 씌웠다. 팔다리까지 꼼꼼하게 묶은 뒤 시로에게 속삭였다.
“귓구멍 열고 똑똑히 들어. 인아가 사람을 잡아오면 바로 약을 만들도록 해. 내가 요구했던 약은 모두 세 종류야. 개수작 부리고 싶으면 부려도 좋아. 확실히 온 전신이 녹아내리는 걸 경험하게 해주지. 알았어?”
*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처럼 나갔던 인아는 이틀이나 지나서야 돌아왔다. 셋이 나갔던 슬레이브는 둘만 돌아왔다. 슬레이브 하나를 잃은 것이었다. 트럭의 뒤에는 남자 셋이 묶여있었다. 둘은 군복을 입고 있었고 하나는 평상복이었다.
셋 모두 팔이나 다리 한 곳은 부러져 있었다. 중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저항이 극심했던 것 같았다. 인아가 피곤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