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시 (1)
내 품에 안겨든 유미가 약간은 촉촉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 페니가 갑자기 멈춰서 얼마나 놀랐다고요. 눈만 깜박이는데.”
링크가 불완전하게나마 끊겼었다는 소리였다.
“미안. 미안.”
“갑자기 연결이 끊겼다고 해서 얼마나 걱정했다고요.”
“그랬구나. 미안해.”
유미는 나를 꽉 껴안고 얼굴을 비볐다. ‘일주일 동안 설마.’라고 중얼거린 뒤, 휙-인아를 노려보는 유미였다. 인아는 유미의 눈빛을 받고는 요염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뭘 당연하지 않겠어. 오호호호.’하는 표정이었다. 순간 나를 안고 있던 유미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우두둑-
“억- 유미야. 유미야. 등-등-허리. 갈비. 잠깐.”
“앗- 괜찮으세요.”
유미가 화들짝 놀랐다. 척추가 반으로 접히는 줄 알았다. 접힌다고 하더라도 잠시 쉬면 회복되겠지만, 소모되는 칼로리와 접힐 때 느끼는 고통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인아가 그 모습을 보며 ‘후호호호홋 모든 것은 계획대로.’라는 표정을 살짝 지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전 언제나 당신 편이에요.’ 미소로 전환 시켰다. 그게 얄밉지 않았다.
“푸하. 이런 귀염둥이들.”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던 유미가 순간 얼음 동상처럼 쩍 멈췄다. ‘윽-갑자기 왜 이렇게 늙은이처럼 말투가 변한거지?’하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재회했다. 잠시 재회의 기쁨을 나눴지만, 상황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빨리 가야 해요. 개미들이 또 올 거예요.”
“개미?”
“네. 개미요.”
유미가 내 손을 잡아당기곤 급하게 가야 한다고 재촉했다. 우리는 한곳에 있지 않고 계속 이동했다. 중간에 풀을 짓이겨 풀냄새가 나도록 사방에 뿌리며 갔다. 냄새로 추적하는 곤충들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니 후추와 고춧가루로 좀비들 후각을 마비시키고 돌아다녔던 때가 떠올랐다.
“많이 컸네.”
“흐응- 그런가요?”
인아가 내 옆에서 ‘후후훗’ 웃으며 살짝 내 팔짱을 꼈다.
“아직 애죠.”
풍부하고 묵직한 느낌이 팔뚝을 따라 올라왔다. 막 앞장서서 가던 유미가 갑자기 멈칫하더니 고개를 휙 돌렸다. 언제 떨어졌는지 팔뚝이 허전했다. 유미가 갸웃-하더니 다시 앞장섰다. ‘곰 같은 계집애 눈치는 좋아서.’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났다.
“응? 뭐라고?”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아니라고 대답하는 인아였다.
그나저나 개미라.
“유미야. 개미들이 왜 추적하는데?”
“저도 모르겠어요. 침투해서 들어갈 때 외에는 따로 싸우지도 않고 그랬는데.”
개미들이 선제공격을 하고 있다는 소린가? 그것도 목표로 잡고?
“어떻게 추적하는지 알겠어?”
“짐작도 못 하겠어요. 개미가 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귀신같이 추적하더라고요. 풀냄새로 교란을 시켜도 잘해야 4~5시간 정도? 그랬어요.”
유미가 조금 지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상황이 어쨌든 지금은 개미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쉬어야 할 때였다. 능력이 7할 정도 회복됐지만 이렇게 변해 버린 세상에서 7할의 전력이라는 말은 그만큼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소리였으니까.
“네이팜은?”
“아까 개미들을 유인했을 때 쓴 것 말고는 쓰지 않았어요.”
‘저 잘했죠.’하는 표정으로 대답하는 유미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개미들이 불에 약하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돌아왔을 때를 대비해서 최대한 아끼고 있었다는 소리였다.
네이팜이 넉넉하니까. 개미들을 한 번 청소할 필요가 있었다. 이 숲은 아직 변이를 일으키지 않고 있었다. 이끼와 비슷한 식물도 없었다. 가능하다면 개미들이나 거대 곤충들을 한 번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초가을 바람이 북쪽에서 불어오는 때가 잦았다.
바람의 방향을 고려해 숲에 대규모로 불을 놓아, 동맹의 방어선 쪽으로 곤충들을 몰아내는 방법이 떠올랐다. 아마 동맹도 수도권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승리한 뒤, 곤충들을 잡을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삼중 철책을 치고 대비하고 있었겠지. 그 때를 조금 앞당겨주는 것일 뿐이었다.
“좋아. 숲에 불을 지르자. 전체적으로 불을 질러 동맹군 진지로 곤충들을 몰아내는 거야.”
동시에 4곳에서 불을 질렀다.
건조한 초가을 날씨와 맞물려 불길은 삽시간에 번졌다.
화르르르륵!
야트막한 동산이 통째로 타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하루였다. 불길은 바람을 타고 남쪽 대전 방향으로 내려갔다. 밤이 되자 대전 방향에서 조명탄과 신호탄이 터졌다. 한참 떨어진 이곳에서도 급박한 상황이 느껴졌다. 수도권으로 보급물자를 운반하느라 여유가 없던 블랙호크까지 동원해 폭격을 하는 동맹이었다.
“설마 뚫리지는 않겠죠.”
인아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뚫리지 않을 거야. 곤충은 불에 약하니까. 가자.”
“어디로요? 강원도로 가는 거예요? 아니면 펜트하우스로 돌아가는 건가요?”
유미가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펜트하우스는 조금 위험하고 강원도로 가기엔 아직 시기상조라서. 장거리를 움직이려면 능력을 회복해야 하는데 아직 컨디션도 회복하지 못했고... 저놈에게도 궁금한 게 있고 말이지. 일단 세종시에 대기시켜둔 슬레이브를 회수하고 결정하자.”
대규모 산불 때문에 붉게 물든 하늘 위로 블랙호크 2대가 애처롭게 폭탄을 투하하고 있었다. 세종시 방면에서 날아오는 헬기는 없었다. 분명히 정부청사 건물 옥상에 헬기가 있었는데 그 헬기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곤충들을 잡는데 장갑차나 탱크는 큰 힘이 됐다. 개미들의 평균 크기는 몸길이 50~60cm 정도였다. 큰놈이 1m가 넘지 않았으니 탱크나 장갑차로 깔아버리면서 기동해도 충분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오지 않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가보면 알았다. 인아의 슬레이브를 회수하는 김에 살펴보는 것이니, 선택하고 말고 할 것이 없었다.
인아가 쓸 수 있는 슬레이브는 세종시에서 대기하고 있는 둘밖에 없었다. 강원도로 따라간 슬레이브가 있었지만, 그들을 오라고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거기까지 텔레파시가 전달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금쯤이면 강원도에 진입했을 텐데 거기서 충청도까지 내려오는 것은 힘들었다. 인간의 흔적이 없던 정부청사를 떠올리자 약간 불길했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서울이든 어디든 전부 불길함이 넘치는 세상이었다.
“인아야. 슬레이브들은 무사하고?”
“네. 별다른 느낌은 없어요.” “지금 우리가 갈 테니까. 주변을 탐색하라고 해봐. 뭔가 이상하면 무조건 도망치게 하고.”
“수색하라는 말이죠? 안으로 들어가서 수색할까요?”
“아니. 밖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건 위험할지 모르니까.”
“알겠어요.”
사람들이 어디론가 대피한 거라면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정비를 해도 나쁘지 않았다. 멀리서 폭탄 터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펑! 펑! 펑!
밤하늘에 떠오른 조명탄이 작은 태양처럼 빛을 내뿜었다.
*
도로를 타고 이동했다. 가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야. 한국말 알지. 대답해.”
시로는 내 말을 듣고 눈만 끔벅끔벅했다. 그러고 보니 입을 막은 재갈이 그대로였다. 이런 바보 같은 입을 막아놓고 대답하라고 했으니.
“재갈 풀어줘.”
“......”
시로의 입을 막고 있던 재갈을 인아가 풀어줬다. 재갈을 풀어줬지만, 시로는 눈만 천천히 깜박거렸다. 앞이 안 보인다는 것처럼 휑한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봤다.
“안경이 필요하냐?”
“......”
시로는 묵묵부답이었다.
“안경 씌워줘.”
유미가 앞섬에 넣어뒀던 동그란 안경을 씌워주자,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시로의 눈빛이 돌아왔다. 예의 그 비릿한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시로였다.
“우리 서로 편하게 가자고.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말이야.”
“......”
“서로 얼굴 붉히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다지 어려운 걸 묻지는 않을 테니까.”
“......”
시로는 필립과 함께 있었던 놈이었다. 옆에서 사람이 죽어가도 모를 정도의 광적인 집중력. 종이에 적어 내려가던 수식 같은 것은 난생처음 보는 수식이었다. 화학식과 수식을 끝없이 적어가던 모습을 보면 이놈은 꽤 많은 것을 알고 있어 보였다.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라면 GPS추적기 같은 추적기를 삽입해 놓지 않았을까?
“너 몸에 추적기 같은 거 달려있냐?”
“......”
내 말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시로 내게서 시선을 옮겼다. 시로의 눈동자가 향한 곳에는 유미가 있었다. 놈은 유미를 보고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유미는 그 노골적인 시선을 받고는 어쩔 줄 몰라 했다. 눈으로 더듬는다고 할 정도로 노골적인 눈빛. 끈적끈적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음흉한 눈빛이었다.
“눈깔 뽑아줄까? 네 몸뚱이에 추적기 달려있냐고?”
“......”
시로는 내 고함을 못 들은 것처럼 행동했다. 유미를 핥듯 쳐다본 시로의 눈동자가 인아에게로 옮겨졌다. 시로가 인아를 보는 것과 동시에 인아가 시로의 싸대기를 때렸다. 짝-
고개가 휙 돌아가며 쌍코피가 주륵 흐르는 시로였다.
“아-진짜 더럽게 쳐다보네.”
인아가 시로의 따귀를 때린 손을 허공에 털며 중얼거렸다. 뭔가 오물을 때린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인아였다. 그래 놓고는 다시 시로의 따귀를 때리려다 나를 보곤 흠칫-한 표정으로 급 조신한 자세를 취하는 인아였다. 그런 인아를 보곤 시로가 비릿하게 웃었다.
“크흐흐흐.”
“와- 웃음소리 봐 진짜 재수 없어요.”
유미가 뭔가 기괴한 웃음소리를 들었다는 것처럼 흠칫했다.
“이. 씨. 우- 눈깔아.”
인아가 거하게 욕설을 하려다 꾹 참고. 시로에게 으르렁댔다. 시로는 인아의 협박에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주룩- 인아의 강렬한 싸대기가 만들어낸 코피가 서서히 인중을 지나 시로의 입술에 닿았다.
“크흐흐흐.”
낮게 웃던 시로가 자기 코에서 흐르는 쌍코피를 혓바닥으로 핥아 먹었다. 혀로 콧구멍을 후볐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긴 혓바닥이 쌍코피를 꼼꼼하게 핥고는 입안으로 사라졌다. 맛있다는 것처럼 꿀꺽 삼키면서 귀싸대기를 때린 인아를 다시 쳐다보는 시로였다.
“윽-”
인아가 더럽다는 표정으로 몸을 뒤로 뺐다. 이거. 자폐증 비슷한 놈인 줄 알았더니 제대로 미친놈이었다.
“오케이. 거기까지. 좋아. 몸에 추격기가 달렸는지 달리지 않았는지 모른단 말이지?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우리가 알아서 대비하는 수밖에. 가자.”
“크흐흐흐흐...”
시로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음흉하게 웃었다. 시로의 입에 재갈을 다시 물렸다.
“저 사람 이상해요. 미친 거 아니에요?”
유미가 내 팔짱을 끼며 부르르 떨었다. 필립도 그렇고 시로나 레이나 모두 광기 가득한 눈동자를 번들거렸다.
“제정신은 아니라고 봐야겠지.”
“근데 왜 데려오셨어요. 대화가 통하지 않잖아요.”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통하게 하면 되지.”
“어떻게요.”
“근처에 버려진 자동차 가운데 시동이 걸리는 차부터 찾자.”
인아와 유미, 페니가 흩어져서 자동차를 찾았다. 한참 동안 버려졌기 때문인지 배터리가 방전된 차들이 대부분이었다. 한참을 뒤진 뒤에야 시동이 걸리는 차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시동을 걸고 배터리를 충전시켰다.
“버려진 차에서 배터리만 뜯어와.”
“배터리요? 방전됐는데요?”
“이 차로 충전하면 되니까 괜찮아.”
“그냥 뜯어오면 돼요?”
“어. 상관없으니까 그냥 뜯어와.”
“얼마나요?”
“한 20개?”
인아와 유미, 페니가 자동차 배터리를 뜯어왔다. 같은 용량의 배터리끼리 연결할 준비를 했다. 대충 15V부터 하나씩 더하면 되겠지 싶었다. 150V에 사람이 죽었나? 전자기기가 고장 났었나? 그러고 보니 펜트하우스에는 전기가 들어와서 편했었는데, 기름 발전기도 있었고.
“이거 이렇게 해도 되나요?”
인아가 이래도 되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미도 자동차 배터리를 연결해 전기고문을 할 분위기를 풍기는 날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생체실험도 한 놈인데, 그런 놈에게 고문은 애교였다.
“놈이 한국어를 모른다고 하니까 말이지. 하는 짓도 재수 없고. 놈의 몸에 추적기를 박아놨으면 동맹에서 추격할 거란 말이야. 혹시 모르니까 겸사겸사 하는 게 맞아.”
꼭 고문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것. 해볼 필요가 있었다. 하는 짓으로 봐서 말로 하긴 글러먹은 놈이었다. 생체칩을 태울 필요도 있었고.
“그래도 살살 달래서 연구하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말로 달래? 저놈을? 절대 그럴 놈이 아닐걸.”
보면 견적이 나왔다. 인아가 배터리 선을 서로 붙였다 떼면서 튀는 스파크를 가지고 놀자 ‘흐이- 유현씨가. 유현씨가.’ 그러는 표정을 지었다. 유미도 인아의 의견에 동의했다.
“저 사람 자기... 약 만들려고 잡아온 거잖아요. 앙심을 품고 엉뚱한 약을 만들면 어떻게 하려고요.”
나에게 자기라고 말하고는 부끄러운지 확 달아오른 얼굴로 웅얼거리는 유미였다. 내가 쳐다보자 꾸우욱-금속 우그러지는 소리가 났다. 유미가 쥐고 있던 쇠파이프에 손가락이 파고 들어가면서 손가락 자국을 냈다. 그러고는 화들짝 놀라, 쥐고 있던 쇠파이프를 등 뒤로 숨기는 유미였다.
“큼-흠-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나도 이런 건 처음이라서. 영화 같은데 본 대로 할 텐데.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닐 테니 나가 있을래?”
“아니에요. 우리도 같이해요.”
“네. 맞아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시로가 나른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무료한 시로의 눈동자는 빠르게 인아와 유미를 향해 옮겨졌다. 다시 번들거리기 시작한 시로의 눈빛.
“뭐 한국말을 모른다고 하니까. 행동으로 가자고.”
시로가 입고 있는 가운을 풀어헤쳤다. 시로의 상반신이 드러났다. ‘흐익-’ 유미가 그 모습을 보곤 작게 소리를 냈다. 재갈을 문 시로가 유미의 소리를 듣고는 ‘쿱-큽-’ 웃었다.
“이봐. 진지하게 말하는데 난 시작하면 끝을 보는 타입이야. 마지막으로 묻지. 생체칩을 어디 박았는지 말해주지 않겠어. 추적기가 있는 곳을 말해줘도 좋고 말이야.”
재갈을 풀어주자 시로가 씩 웃었다.
“FUCK YOU!”
“오케이 생큐.”
다시 재갈을 입에 물리고 확인부터 들어갔다.
인아는 빗치의 일종이었다. 그런 인아가 힘을 조절해서 따귀를 때렸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이라면 그 충격에 제정신을 못 차려야 정상이었다. 근데 시로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도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쌍코피가 난 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쉽게 피가 멎을 리 없었다. 시로가 일반인이 아니라 변이가 일어난 개체라면? 연구원들 가운데 높은 지위에 있으니 일반적인 변이가 아니라 안정적인 유전자 변이과정을 거쳤을지도 몰랐다. 본래 자기 몸을 끔찍하게 챙기는 게 인간이었으니까.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해 보면 될 일이었다.
치이이익-
달궈진 자동차 시거 잭으로 시로의 가슴을 지져봤다. 화상을 입었던 시로의 피부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실시간으로 재생되기 시작했다. 인아와 유미가 그걸 보고 놀랐다. 재갈을 물고 있는 시로의 얼굴이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이제 어쩔 거냐?’는 표정이었다.
“마음이 조금 무거웠었는데 덕분에 가벼워졌어.”
어떻게 할 지 행동으로 보여줬다.
파지지지직!
끄으으으읍!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시로를 보고 활짝 웃어줬다. 너 일반인이 아니었구나. 다행이다.
내 미소를 보곤 시로의 광기에 찬 눈동자가 당혹스러워했다.
끄으으으읍!
“응? 뭐라고? 미안 내가 영어가 짧아서. 일본어도 모르고. 쏘리.”
파지지지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