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스트 DUST-149화 (149/261)

역습 (2)

빗치는 과거에 대한 감정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유미는 그렇지 않았고, 황 씨 딸도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인아도 무감정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인경은 달랐다. 잠시 눈동자가 살짝 기울어져 인아를 봤을 뿐이었다.

모습이 변했기 때문일까? 빗치가 됐기 때문일까? 인경은 지독히도 차가웠다. 스펙을 겹쳐서 맞은 하나는 빠르게 회복했다. 잠시 대치가 이어지는 동안 위로 올라간 자들도 전멸한 것 같았다.

[치직- 신궁을 노리고 온 놈들은 전부 사살했습니다.]

“......”

[놈들이 탄약이 떨어져서 밀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8명 가운데 6명 사살 2명 포로로 잡았습니다. 아군은 3명 전사, 7명 부상입니다.]

“내려오지 말고 자리 지켜.”

[알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리던 총소리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총알이 없으니 토벌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도망을 치려고 해도 놈들이 풀어놓은 좀비들을 뚫고 도망쳐야 했기 때문에 탄의 소모가 더 심해졌다. 건물과 건물 사이로 이동하면 들켰다.

하수구는 예전에 철근으로 철망을 만들어 막았기 때문에 하수구로 도망치지도 못했다. 말 그대로 조금씩 조여지다 항복하거나 죽어갔다. 게릴라전처럼 치고 빠지려고 했건만 유미가 중심이 되어 추격하는 것을 막아낼 자들이 없었다.

“좀비들 때문에 오히려 발목이 잡혔군.”

“이거. 어쩌려고 그러지? 여기서 거하게 피를 봐야 할까?”

아직 인아의 두 팔은 뜯긴 그대로였다. 널려있는 게 시체니, 후딱 먹고 재생을 했으면 좋겠는데. 인아는 어쩐지 먹지 않고 있었다. 이제까지 스케빈져로 잘 살더니 갑자기 먹지 않겠다는 건 뭔가? 인경 때문일까? 좋지 않았다.

최소한 두 팔이 재생되든지 두 다리로 일어나 여기서 벗어나든지 둘 가운데 하나는 해줘야 했다. 감염이라는 독특한 변이-장각 기제를 가진 인아를 여기서 잃을 수는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약점은 인아였다.

“눈치 보지 말고 빨리 먹어. 먹어야 재생하지.”

“큿-”

인아는 인경을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뭔가 약간 원망하는 표정이었다.

“너 정신 차려. 잘못하면 죽는다.”

“이거야 원.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할까. 막내가 안 본 사이에 많이 과격해졌네. 다 살자고 하는 짓인데.”

하나가 허리춤에서 권총과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눈치가 빠른 년이었다. 총구는 인아를 노리고 있었다. 인경은 하나가 뭐라고 말하든 나만 노려보고 있었다.

“원하는 게 뭐지?”

둘을 단 번에 죽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인아만 없으면. 시간이 걸려도 충분히 죽일 수 있는데. ‘무시할까?’

“원하는 건 없어. 그냥 이대로 우릴 놔달라는 거야.”

“임무 속행.”

“조장. 잠깐. 우리 둘이서 혹까지 달고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그리고 막내 움직이는 거 봤잖아. 저놈 정상이 아니라고. 잘해야 동귀어진이라고.”

“임무 속행.”

흔들림 없는 말에 하나가 한숨을 푹-쉬었다.

“후- 들었지? 임무속행이란다. 오순도순 죽겠네.”

“......”

능글맞은 하나였지만, 당시 제일 신경 써줬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답이 없었다. 살려주는 것은 불가능. 잘해야 인아보고 물라고 해서 장악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제압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슬금슬금 하나가 인경의 뒤쪽으로 움직였다. 인경은 일도양단의 했던 자세를 풀었다. 큰 자세를 풀고 나이프 파이팅 자세로 힘을 뺀 채, 조금씩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게 더 힘들었다. 초진동 칼날이었기 때문에 힘을 빼고 살살 휘둘러도 절삭력이 어디 가는 게 아니었다. 내가 인상을 쓰자. 하나가 다시 혀를 차며 신경을 분산시켰다.

“막내야 난 말이다. 네가 배신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배신하려고 했다면 진작 했겠지. 너나 나나 어쩌다가 이렇게 꼬였는지 모르겠는데 말이지. 놔줄 생각 있냐?”

“......”

놔 달라? 인경은 어떻게 하고? 내가 말없이 웃자. 하나가 고개를 살짝 흔들더니 인경의 옆으로 나섰다. 그게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인경의 진동 칼날이 내 손목을 노렸다.

스아아앙!

손목이 아니면 나이프라도 절단 낼 요량으로 보였다. 살짝 손목을 비틀어 피했다. 왼쪽-인경이 노리는 방향은 왼쪽이다. 칼날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한 발 뒤로 뺐다.

허공을 가른 인경의 진동 칼날이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것처럼, 그대로 내 왼쪽 경동맥을 노리고 들어왔지만 이미 나는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다시 허공을 가른 인경의 칼날. 마치 인경이 두 번 허공에 헛손질 한 것만 같았다.

무표정한 인경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사삭! 다람쥐가 움직이는 것처럼 인경이 뒤로 빠졌다. 순식간에 거리를 벌린 인경이 다시 자세를 잡았다.

하나도 놀란 것 같았다.

“어. 어떻게?”

“.......”

인경은 흔들리는 눈동자를 바로 고치고 날 노려봤다. 차가운 표정이 더 날카롭게 변했다.

걱정했었지만 근접전에서도 내 능력이 먹혔다. 아슬아슬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스펙의 효과 때문인지 어떻게 반응하기는 했다. 문제는 공격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피하기는 피하는데, 피한 틈으로 카운터를 먹이는 게 되지 않았다.

잠시 대치가 이어졌다. 총소리는 이제 간혹 들렸다. 다른 쪽으로 퍼진 놈들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소탕되고 있는 것 같았다. 좀비들이 어디까지 밀고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면 전체 면적에서 1/3은 좀비들에게 넘어갈 판이었다.

“후- 항복하면 살려주지.”

“......”

나를 노려보던 무감정한 인경의 눈동자가 인아를 봤다. 오른손으로 초진동 칼을 내밀고 왼손으로 뒷짐을 지고 있었다.

‘수신호?’

인경이 하나에게 뭔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팔은 다 재생됐어?”

“......”

침묵. 아직도 팔을 재생하지 못했다는 의미. 욕이 저절로 나왔다. 2분 정도면 충분히 재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미에게 급속재생이 있듯, 인아에게도 급속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아직도 재생을 하고 있지 않지?

인경 때문인가? 그럴 리 없었다. 아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래서는 안 됐다.

“내가 막고 있을 테니, 뒤로 빠져.”

“......”

인아에게서 대답이 없었다. 두 팔을 복구하기 위해 식욕이 엄청나게 돌 텐데 그걸 참고 있었다.

“널 인질로 잡으려고 하고 있다.”

“......”

“설마 인경이 언니라고 넋 놓고 있는 건 아니겠지?”

“......”

내가 알아챘다는 것을 알고는 그 둘의 움직임이 미묘하게 다급해졌다. 하나가 인아를 잡아채려고 움직이면, 인경이 날 붙잡을 것이다. 그 반대가 될 수도...

갑자기 욱신-거렸다. 탕!- 뒤죽박죽 뒤섞인 경고음. 머릿속에서 경종이 울렸다. 고개를 비트는 순간, 내 안구를 노렸던 총탄이 살짝 귓불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나가 계속해서 총을 쐈다. 내 머리만 노리고 총을 쏘는 하나였다. 하나가 공격하는 것과 동시에 인경도 달려들었다.

탕!

총알을 피하자, 옆구리를 찔러오는 인경의 진동 칼날.

옆구리를 스친 칼날이 다시 내 목을 노렸다.

내가 피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처럼 연속해서 방아쇠를 당기는 하나.

총탄의 궤적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미리 반 박자 빨리 움직여 궤적에서 벗어났다.

탕! 탕! 탕!

연속해서 방아쇠를 당기는 하나였다.

점점 나를 겨냥하고 있는 총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 돼.”

하나가 순식간에 탄창 하나를 비워냈다. 놀라 중얼거리면서도 그녀는 순식간에 탄창을 교체했다. 왼쪽으로 피하고 오른쪽으로 피하면서 인경의 칼질도 피했다. 인경보다는 하나를 먼저 처리하는 게 나았다.

인아가 생각하는 것처럼 인경이 인아를 대할 리 없었다. 하지만 탈출을 하기 위해서라면 인질로 잡을 것이다. 하나를 잡는 동안 인경이 인아를 잡는다면. 나쁘지 않았다.

스칵! 등판을 찔러오는 인경의 진동 칼을 살짝 비틀어 피하면서 그녀의 무릎을 밀어 찼다. 무릎이 꺾이며 인경이 휘청거렸다.

탕!

“젠장!”

위기감응이 작동되지 않았다. 팍! 오른쪽 팔뚝에 총탄이 박혔다. 머리나 심장을 노리고 쐈을 때는 분명히 느껴졌는데, 팔이나 다리 같은 곳으로 날아오는 총알은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81mm박격포탄의 유효살상 반경이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살기가 없는 총질. 하나는 나를 죽이겠다는 생각보다 내가 인경을 공격하지 못하게 견제 사격을 했을 뿐이었다. 그 살기 없는 단순한 총질에 내 감각이 반응하지 못했다. 눈먼 총알이라고 하더라도 급소로 날아왔다면 피했을 것인데.

살기가 없고, 맞아도 죽지 않는 공격에는 감각이 발동되지 않았다. 한 발도 맞지 않고 잘 피하던 내가 총에 맞자, 하나의 눈빛이 달라졌다. 급소를 노리던 것이 내 몸통을 노리고 시작했다. 피하는 동작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하나와 술래잡기를 하는 동안, 인경이 인아를 향해 다가갔다. 인아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식욕을 견디고 있었다.

“이 바보 같은 년이. 먹어! 아니면 도망치라고!”

탕! 탕! 탕!

이제는 마구잡이로 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대충 범위 안에 들어오면 그냥 방아쇠를 당기는 하나였다.

어깨 배 허벅지를 향해 날아오는 총탄을 피하려면 몸을 옆으로 굴리는 수밖에 없었다. 데굴 몸을 굴리는 것과 동시에 오른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를 던졌다. 화살처럼 날아간 나이프가 하나의 가슴에 꽂혔다.

“캭!”

하나의 갈비뼈를 쪼개고 폐를 뚫은 나이프. 하나가 비척거리다 제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가슴에 손잡이 끝까지 박힌 나이프 때문인지 하나는 총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스펙의 효과로도 강한 충격을 해소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하나를 끝내려고 하자. 뒤에서 인경의 목소리가 들렸다.

“멈춰.”

무릎이 나갔던 인경이 인아의 목에 진동 칼날을 대고 있었다. 인아는 부들부들 떨면서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네 동생이라고 하던데 인질이 될까?”

동생을 인질로 삼겠다니...

“상관없다.”

“상관없다? 그럼 동생이라도 죽이겠다는 건가?”

인경이 무감정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이건 내 동생이 아니다.”

그 무감정한 목소리에. 꾹 다물었던 인아의 입이 열렸다.

“어... 언...”

“닥쳐.”

지이이잉! 진동하는 칼날이 인아의 목에 살짝 닿는 것과 동시에 질긴 피부가 휴지처럼 찢어졌다. 인아의 목에서 피가 흘렀다. 인아의 동공이 확대됐다. 인경이 들고 있는 진동 칼날이라면 순식간에 인아의 목을 끊어버릴 수도 있었다.

“정말 죽일 생각이야?”

“죽인다.”

인경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주 잠깐 고민이 됐다. 하지만 여기서 죽이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면 인아를 두 번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후- 조심하라고.”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인아의 목에 다시 진동 칼날을 들이대는 인경이었다. 아물었던 상처가 다시 터지며 피가 흘렀다.

내가 두 손을 들고 옆으로 비켜서자. 인경이 인아를 끌고 하나에게로 다가섰다. 일반인이었다면 죽었어야 할 하나가 죽지 않고 꿈틀거리고 있었다. 인경이 하나의 가슴에 박힌 나이프를 생으로 뽑았다.

스펙 때문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출혈이 멈춘 하나였다. 출혈이 멎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움직이는 건 힘들어 보였다.

“후-하-후- 조장. 저거 괴물이야. 못 죽여. 총알도 피하는데.”

“입 다물어.”

하나의 입을 틀어막는 인경이었다. 하나가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허리춤에서 알약을 꺼내 먹었다. 나이프가 박혔던 상처에 주사를 꽂아 넣고는 숨을 몰아쉬는 하나였다.

“조장 으윽- 내가 막을 게.”

하나는 다시 권총을 들었다. 양손에 권총을 하나씩 들고 날 노려봤다. 인경이 탈출하도록 내 발목을 붙잡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런 하나에게 인경이 고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움직일 수 있나?”

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인경의 무심한 눈동자가 날 쳐다봤다. 두 팔이 잘리고 여기저기 재생이 완전하지 않은 인아를 데리고 도망치는 건 불가능했다. 좀비들을 뚫고 가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걸 인경도 알 것이다.

인아가 왜 시체를 먹지 않았는지, 어째서 인경이 다가오도록 그냥 있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기분이 묘했다. 유미만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내 피를 먹고 사람을 잡아먹지 않는 유미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빗치가 되면 기억은 있지만 감정은 퇴색되고 식욕에 휘둘려 친인척이라도 잡아먹는 그건 괴물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아는 식욕에 휩싸여 인경을 공격하지 않았다. 부들부들 떨면서도 버티고 있었다.

도망치라고 시간을 벌어줬음에도 도망치지 않아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짜증보다 조금 더 큰 생각은, 인아도 유미처럼 특이한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여기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

“네가 붙잡고 있는 걔. 지금 한계다. 더 이상 자극하지 말고 항복해.”

“......”

인아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꼬르륵-소리가 들렸다. 한계를 넘어서면 목이 잘린다고 하더라도 덤벼들 것이다.

“정말 죽일 생각이야? 널 기억하고 있다고. 너희들도 알다시피. 빗치라고 하더라도 기억은 있다고. 심지어 감정도 있는 경우도 있고. 인아는 널 보고 언니라고 했다고. 근데 죽일 생각이야?”

“거기서.”

내가 조금씩 다가서자. 인경이 단호하게 말했다.

“항복해. 포로로 대우해 줄 테...”

인경이 인아를 내 쪽으로 확 밀었다. 힘없이 앞으로 밀려난 인아. 욱신-내리누르는 감각. 사선으로 느껴지는 궤적. 섬뜩한 느낌. 인아의 뒤에서 진동 칼날이 번뜩였다. 반사적으로- 인아를 잡아당겼다.

푸콱!

인아의 등판이 사선으로 갈라졌다. 나와 인아를 한꺼번에 갈라버리려고 했던 것을 실패하자 인경은 미련 없이 몸을 뺐다. 하나는 인경이 몸을 빼도록 견제사격을 했다.

탕! 탕! 탕!

총소리와 함께 인경과 하나가 도망쳤다. 사선으로 잘린 인아의 등판에서 피가 흥건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도망친 곳을 잠깐 돌아보곤 인아를 안자, 아직- 인아가 내 팔뚝을 물어뜯었다. 한계인지 이성을 잃어버린 인아였다. 옆에 흩어져 있는 고깃덩어리를 하나 들어 인아의 입에 밀어 넣었다.

으적으적

꿀꺽.

눈이 돌아가 아귀처럼 먹어대기 시작하는 인아였다. 갈라져 척추가 훤하게 보였던 상처가 아물었다. 언제 재생이 됐는지 재생된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 나에게 덤비지 않고 바닥에 흩어진 것을 먹어댔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우걱우걱

꿀꺽.

두 손으로 누군가의 허벅지였던 부분을 꼭 끌어안고 허겁지겁 씹던 인아가 갑자기 들고 있던 허벅지를 내려놨다. 한 참 정신없이 먹어대던 소리가 서서히 느려졌다.

뚝- 뚝-

그녀의 볼을 타고 맑은 물방울이 떨어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