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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237화 (23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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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가 지금 진료를 하고 있어 당장 만날 수는 없지만 점심 시간에는 만날 수가 있기 때문에 미리 가서 이야기를 해두려고 하였다.

    조민기가 도착하자 김 간호사가 먼저 인사를 하였다.

    “어머 조 선생님 오늘은 쉬는 날이 아니세요?”

    “일이 생겨 나오게 되었어요. 김 선생님은 지금 바쁘신 가요?”

    “예, 지금 진료를 하시고 계세요. 전해 드릴 말이 있으세요?”

    “그러면 점심시간에 잠시 시간 좀 내달라고 전해 주세요.”

    김 간호사는 조민기의 얼굴을 보고 무언가 급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예, 그렇게 전해 드릴게요.”

    “고마워요.”

    조민기는 김 간호사와 이야기를 마치고는 힘없는 걸음으로 돌아갔다.

    김 간호사는 그런 조민기를 보며 이상한 눈빛을 하였고 말이다.

    성호는 다음 환자를 만나기 전에 김 간호사가 전해주는 말을 들었다.

    “조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잠시 시간을 내주었으면 하면서 가셨어요.”

    조민기의 이야기를 듣자 성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성호는 어차피 조민기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대답을 하고 말았다.

    진료를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자 성호는 조민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조 선생님 지금 어디 계세요?”

    “김 선생님 진료실 밖에 있습니다. 점심시간이라 시간 맞추어 왔습니다.”

    “알았습니다. 지금 나가지요.”

    성호는 문을 열고 나가니 조민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성호와 조민기는 대화를 먼저 나누기 위해 회의실로 가게 되었다.

    회의실은 성호가 방음이 신경을 써서 외부에서는 들리지 않게 되어 있어서였다.

    “조 선생님 우선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성호는 조민기의 입장을 생각해서 우선은 상대의 말을 듣고 판단을 하려고 하였다.

    조민기도 성호에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제가 말입니다.”

    조민기는 자신의 개인적인 사정과 아내를 만나게 된 일까지 성호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여기서는 속여서 이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을 하였기 때문이다.

    성호는 조민기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동안 조민기가 마음고생을 한 것들이 충분히 납득은 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인적인 사정을 모두 자신이 봐 줄 수는 없다는 것이 성호의 생각이었다.

    “조 선생님의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그런 것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우리 병원이 조 선생님의 개인적인 사정까지 모두 감안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호의 대답에 조민기는 얼굴이 굳어지고 있었다.

    여기를 그만두고 나가면 자신은 당장 내일부터 먹고 살 걱정이 되었고 아내에게 큰 소리를 치고 이혼을 하자고 하였는데 더 이상은 물러설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김 선생님 이번 한번만 넘어 가실 수는 없겠습니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없을 것을 다짐하겠습니다. 이혼을 하자고 말을 하고 나왔는데 여기서 제가 그만두게 되면 제 인생이 너무 불쌍해서 그렇습니다.”

    조민기는 고개를 숙이며 진심으로 성호에게 호소를 하고 있었다.

    성호도 지금 조민기가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조금 고민이 되기도 했다.

    남자로서 조민기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가 가서였다.

    “조 선생님 우리 병원에 내년에 이전을 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이전을 하기 전에 저는 병원에 근무를 하는 분들 중에 좋지 않은 분들을 골라 그만 두게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말입니다.”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시 조민기를 보았다.

    조민기는 성호가 말을 하다가 그만 두고 자신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꿀꺽!

    긴장이 되어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성호의 눈길을 보고 있으니 절로 자신이 작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였다.

    성호는 잠시 조민기를 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람이 살다보면 여러 가지의 일들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런 사정을 모두 신경을 쓰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하지만 조 선생님이 진심으로 반성을 하고 있다는 것에 한번은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주세요. 그리고 우리 세기가 가장 원하는 것이 개인의 실력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조 선생님도 지금의 실력에 만족하지 마시고 더욱 노력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성호는 조민기의 사정을 듣고 처음의 마음을 조금 바꾸었다.

    조민기가 지금 반성을 하고 있는 것도 알았고 좋지 않은 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가서였다.

    성호의 말에 조민기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지만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앞으로는 노력을 하여 최대한 실력을 키우는 그런 한의사가 되겠습니다.”

    조민기와 성호는 서로 다른 학교 출신이었지만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실력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의 차이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차이가 있었고 조민기도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성호의 실력은 엄청난 것이라 한의사 모두가 그런 성호를 항상 부러움과 존경의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는 성호가 자신의 비전을 모두에게 공개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누가 자신의 비전을 남에게 공개를 하겠는가 말이다.

    아무도 그런 일을 하는 이는 없었는데 성호는 과감하게 자신의 비전을 공개하였고 모두가 배움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기에 한의사들 중에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성호는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자, 이야기를 마쳤으니 우리 식사나 하러 가지요.”

    “예, 그러지요.”

    조민기는 성호가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하니 눈물을 닦으면서 대답을 하였다.

    남자가 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지는 않지만 지금은 눈물을 보이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기분이어서 조민기는 상관이 없었다.

    성호와 같은 이라면 자신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호는 조민기가 생각 밖으로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조민기가 개인적인 일을 마무리만 하면 앞으로 상당한 발전이 기대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 선생이 앞으로는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 같으니 시간이 지나면 상당한 도움이 되겠다.’

    성호는 내심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조민기가 그동안 병원에 있으면서 보여준 행동들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나름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들어보니 집안에 복잡하니 집중을 할 수가 없어 발전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실력을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었고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물론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집중력을 가질 수가 없는 상황이니 그동안 실력이 항상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조민기와의 만남을 마치고 성호는 다시 진료실로 갔고 조민기는 그대로 돌아가게 되었다.

    한국그룹의 회장실에 정 회장은 정 상무가 와서 하는 보고를 듣고 있었다.

    “이번 해외 공사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냐?”

    “예,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공사기간의 단축을 방해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어느 놈이 감히 우리 한국 그룹이 하는 일을 방해한다는 말이냐?”

    “일본 놈들입니다. 저들은 우리와 같이 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자신들이 하는 구간은 아직 마무리를 할 수가 없으니 바로 옆에 우리가 하는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묘하게 방해를 하고 있어서 저들이 아니라고 하니 책임자가 미치지경이랍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일어나는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정 회장은 설명을 듣고 나서 무슨 소리인지를 파악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 놈들이 무인들에게 그런 짓을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냐?”

    “그렇지 않으면 그런 일을 할 수가 없으니 제 생각에는 무인들이 개입을 한 것 같습니다.”

    정 상무는 공사를 단축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하였고 이제 그 결실을 거두려고 하는데 일본이 방해를 하는 바람에 아직도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는 무인들이 개입이 되었음을 짐작하였다.

    “그러면 너는 치우회에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것이냐?”

    “우리도 무인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공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김 선생이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치우회 무인들에게 무예를 알려주고 있다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정 회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에 눈빛이 반짝였다.

    성호가 신비로운 의술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신이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였기에 알고 있었지만 무예도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김 선생이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냐?”

    “예, 저도 몰랐는데 치우회와 연관이 되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정 상무는 성호가 와서 이야기를 해주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성호가 무인들에게 무술을 지도할 정도로 실력이 강하다면 자신들이 하는 일이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편으로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정 회장은 성호가 가족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성호를 그냥 두고 볼 생각은 없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김 선생에게 이야기를 하면 도와주겠냐?”

    “제 생각에는 치우회에 이야기를 먼저 하고 김 선생에게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 선생도 치우회에 소속이 되었으니 어르신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 회장도 한 태봉을 생각하니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 회장이 알고 있는 한 태봉은 성격이 상당히 까다로운 인물이었고 조금만 실수를 하면 바로 응징을 하는 사람이라 친분을 가지지 않으면 상당히 곤란한 인물이었다.

    “내 생각에는 김 선생에게도 이야기를 하고 어르신에게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 선생이라면 우리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찾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국 그룹이 치우회에 도움을 얻으려면 그만한 무언가를 주어야 가능했는데 성호가 개입을 하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하는 소리였다.

    무인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자리라면 치우회에서도 제법 큰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라고 판단이 들어서였다.

    성호가 치우회에 소속이 되어 있는 것은 알지만 이들도 성호가 가지고 있는 위치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이는 성호 자신도 잘 모르고 있어서 벌어진 일이기도 했다.

    “김 선생에게 도움을 받는 것은 좋지만 혹여 이번 일로 김 선생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치우회는 소속이 되어 있는 인물에게는 상당히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곳이니 그리 크게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니 그대로 진행을 해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정 상무는 지시를 받았기에 바로 이행을 하기 위해 나갔다.

    정 상무가 나가자 정 회장은 무언가를 생각하는 얼굴이 되었다.

    ‘김 선생에게 미안하지만 치우회의 도움을 받으려면 김 선생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니 부탁을 하는 수밖에 없겠네.’

    정 회장은 성호에게 자신이 부탁을 하는 날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국 그룹이 아무리 한국에서는 제일 잘나가는 기업이라고 해도 세계를 생각하면 그리 큰 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특히 일본의 기업과 한국그룹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사사건건 저들과 좋지 않은 일이 생기니 이번에 확실하게 저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 정회장의 생각이었다.

    그에 성호의 힘이 반드시 필요했고 말이다.

    정 회장은 성호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자신이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가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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