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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236화 (236/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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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기에 근무를 하는 모든 한의사들이 실질적인 소유주가 성호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이제는 공공연히 소문이 퍼진 상태였기에 박 원장도 거기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을 가지고 말을 하는 것이 웃기는 짓이었고 말이다.

    조민기는 성호에게 해명을 해야 한다는 말에 가장 마음에 걸렸다.

    다른 한의사들이야 자신이 어떻게 해결을 할 수가 있지만 성호는 아니었다.

    “원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번은 그냥 어떻게 그냥 넘어 갈 수가 없을까요?”

    조민기도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아내의 친척 때문에 자신이 곤란해지니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지금의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조민기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자네의 개인적인 사정은 충분히 알겠지만 이번에는 여러 가지의 사정이 있어 그냥 넘어가기가 곤란하게 되었네. 특히 김 선생이 화가 많이 나 있어서 나도 어떻게 해주고 싶지만 자네도 알고 있지만 여기의 실질적인 주인은 김 선생이기 때문에 나도 김 선생의 말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 이번 사태를 김 선생에게 가서 이야기를 하고 풀어야 할거네.”

    박 원장의 이야기를 들은 조민기는 난감한 얼굴이 되었다.

    가장 곤란한 상황이 지금 자신에게 닥쳐서였다.

    세기 한의원에서 성호의 위치는 한의사들에게는 상당히 대하기 어려운 존재로 인식이 되어 있었다.

    이들은 성호에게 새로운 침술을 배웠고 그 침술을 사용하면서 침술의 효능에 대해 모두 놀라고 있을 정도로 침술은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성호에게 침술을 배운 한의사들은 대부분 이런 변화를 보였고 그 후로는 한의사들에게 성호는 절재 불가침의 존재로 인식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 존재에게 가서 자신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병원을 시끄럽게 하였다고 말을 하기가 곤란했다.

    “원장님 도와주십시오. 제가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세기에 와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날로 실력도 늘어가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를 떠나라고 하면 제가 어디를 가겠습니까. 그러니 이번 한번만 도움을 주십시오.”

    조민기는 박 원장에게 도와달라고 고개를 숙이며 부탁을 하였다.

    지금 자신이 사정을 할 사람은 박 원장 밖에는 없어서였다.

    성호가 박 원장과는 대화를 자주 나누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하는 소리였다.

    박 원장도 조민기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만 성호가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화를 내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 자신도 이번 일은 조심스럽게 해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휴우, 자네의 말은 알겠지만 김 선생이 진짜로 화를 내고 가면서 이번 일을 처리하라는 말을 남겨두었기에 나도 도움을 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네. 이번에는 자네만 곤란한 것이 아니라 나도 곤란하다는 말이네.”

    박 원장은 막말로 조민기 때문에 자신까지 피해가 오는 것은 사양하고 싶었다.

    자신이 이 나이에 어디를 가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받고 있는 대우를 생각하면 절대 그런 짓을 할 수가 없었다.

    박 원장의 말에 조민기는 진짜로 상황이 힘들게 되었다는 것을 몸을 느낄 수가 있었다.

    “원장님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조민기는 간절한 눈빛을 하며 박 원장을 보며 물었다.

    “지금 당장은 김 선생을 찾아가서 사정을 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 같네. 이미 내 손을 떠난 일이니 말이야.”

    박 원장은 성호를 찾아가도 아마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을 하였다.

    하지만 조민기를 보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줄 수는 없었기에 좋게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조민기도 눈치는 있는 사람이라 박 원장이 말하는 표정을 보고는 힘들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내가 어쩌다가 그런 일에 해가지고 미치겠네.’

    조민기는 아내의 친척들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 들자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김 선생님을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원장님.”

    조민기는 박 원장에게 인사를 하고 일어섰다.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네.”

    “아닙니다.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조민기는 인사를 하고는 조용히 나가서 바로 입원실로 달려가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 이런 꼴을 당한 일이 누구 때문인지를 알기 때문이었다.

    조민기가 입원실로 갔지만 이미 환자는 성호의 지시로 인해 퇴원을 하였고 조민기는 화만 더 나게 되었다.

    “이런 젠장할 이렇게 갈 일이었으면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하지 않아도 되었잖아.”

    조민기는 정말 열불이 나서 미칠 것 만 같은 기분이라 그냥 있을 수가 없었는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드드드

    “여보세요.”

    “내가 당신네 식구들 때문에 지금 어떤 상황이 되었는지 알아?”

    조민기는 다짜고짜 아내에게 그렇게 질문을 하였다.

    아내는 무슨 소리인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남편이 이상한 소리를 하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에요?”

    “당신이 부탁한 입원 환자 때문에 지금 병원에서 짤리게 생겼다고 하는 말이다.”

    조민기는 열불이 터지는 바람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조민기의 상황은 생각지도 않고 아내는 화를 내는 조민기에게 더욱 기름을 붙는 말을 하였다.

    “아니 당신이 한의사가 되기 위해 우리 집에서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거에요? 우리 집 덕분에 당신이 한의사가 될 수 있었으니 그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평소에 조민기가 아내에게 화를 내지 않고 어지간하면 참았던 이유가 바로 자신이 그동안 받았던 도움 때문이었다.

    아내가 허영심이 많아도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그런 일이 지금까지 참고 살았지만 아내가 하는 말에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는지 조민기도 화를 버럭 내고 있었다.

    “그래, 말 잘했다. 내가 그동안 그 도움 덕분에 당신처럼 허영심이 심한 여자와도 참고 살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으니 우리 그만 이혼하자. 나도 지겹다.”

    조민기가 평소에 아내의 허영심 때문에 항상 짜증이 나 있었지만 그동안 혼자 감추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 마음을 감추지 않고 터지게 되었으니 더 이상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아내와는 이혼을 해도 조민기는 그리 마음이 아프지도 않았고 말이다.

    처음부터 아내는 자신이 한의대에 다니고 있어서 접근을 하였고 자신은 당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그런 아내의 도움을 받았고 결국 그런 일로 인해 둘은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살면서 계속 이어지는 불만 때문에 조민기는 이 결혼에 대해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뭐라고요? 이혼을 하자고 누구 마음대로 이혼을 해요. 나하고 이혼을 하자고 하는 것을 보니 어떤 년이 생긴 것 같은데 누구 좋으라고 내가 이혼을 해요. 나는 절대 이혼을 해줄 수 없으니 그렇게 알아요. 그리고 바람을 피웠다가는 어떻게 되는지 알지요? 우리 아빠가 절대 그냥 두지 않을 거에요.”

    조민기의 아내도 자신이 허영심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친구들을 만날 때 자신이 이상하게 초라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이다.

    물론 다른 이들에게 좀 잘나게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어 그런 것도 있었고 말이다.

    속된 말로 조민기의 아내는 허영덩어리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조용하던 남편이 갑자기 이혼을 하자고 하는 것을 보니 다른 년을 만나고 있다는 오해를 하게 되었다.

    “바람을 피워? 겨우 생각하는 것이 그런 것이냐? 정말 한심해서 내가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당신처럼 몰상식한 여자와 살고 있다는 것이 창피해서 어디 가서 말도 하지 못하겠다. 이혼 서류 보낼테니 도장을 찍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고 오늘부터는 따로 살자.”

    “흥, 누구 마음대로 따로 살아, 어디 집에 안들어오기만 해봐 내가 그냥 있나.”

    “마음대로 해봐. 나는 이제 절대 당신 같은 여자와는 살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 말이야.”

    조민기는 지금까지 참고 살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강렬한 마음에 모질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조민기가 따로 살자는 소리에 내심 자신의 돈줄이 날아갈 것 같아 불안했지만 그래도 조민기 앞에서 그런 내색을 할 수는 없어 강하게 나간 것이다.

    사실 조민기가 벌어오는 돈만 가지고는 자신의 사치를 즐길 수가 없었기에 그동안 친정에서 도움을 받아 사치를 즐기고 있었던 것인데 조민기가 가지고 오는 돈도 무시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런 돈줄이 이제는 따로 살자고 하니 불안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집안을 생각하면 조민기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 강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전화를 마친 조민기는 아내 때문에 더욱 열불이 나고 있었다.

    “내가 미쳤지 저런 여자를 만나 지금까지 살고 있었다니 말이야. 이제는 절대 저런 여자와 더 이상은 살지 않을 것이다.”

    조민기는 이상한 일로 인해 결국 아내와 결별을 선택하게 되었지만 결코 후회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저런 여자와는 평생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들어서였다.

    조민기의 아내는 전화를 마치고 바로 친정에 전화를 했다.

    시간을 끌면 자신만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조민기의 아내는 김 민경이었고 그의 아버지도 김 성환이었는데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단단한 인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드드드.

    “무슨 일이냐?”

    “아빠, 조 서방이 나하고 이혼을 하자고 하는데 어떻게 해.”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나와는 더 이상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이혼을 하자고 해.”

    김 성환은 딸의 사치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방관을 하였는데 아직도 그 사치를 즐기고 있는 딸을 보고 한편으로 조 서방이 언젠가 저런 소리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내가 너 사치를 할 때 항상 고치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직도 고치지 않으니 그런 것이 아니냐?”

    “아빠는 내가 무슨 사치를 한다고 그래? 이 정도는 다른 친구들도 하고 그러는데 뭘?”

    딸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한심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휴우, 조 서방이 이혼을 하자고 언제 연락이 온 것이냐?”

    “아까 전화가 왔는데 오늘부터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겠다고 협박을 하잖아.”

    김 성환은 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는 이번에는 조민기가 조금 강하게 대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사실 조민기가 참고 사는 것을 보면서 참 용하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항상 자신의 부족한 딸 때문에 고민이 되기는 했다.

    “알았다. 내가 조 서방에게 전화를 해보마.”

    “아빠, 미안해.”

    김 민경은 이럴 때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집안의 외동딸이라 사실 애지중지하게 키워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버릇이 없이 컸고 자신의 아내가 너무 감싸주는 바람에 저렇게 되었다는 것을 김 성환도 알고 있었다.

    딸이 고쳐지지 않는 사치 때문에 조민기가 이혼을 하겠다고 하였으니 자신이 나서서 잘 이야기를 해주면 해결을 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조민기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의 이야기는 잘 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민경이 조민기를 처음에 소개를 할 때 그 눈빛을 보고 마음에 들어 도움을 주며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사실이었다.

    “조 서방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그래도 이제 와서 이혼을 시킬 수는 없으니 어떻게 잘 토닥여서 데리고 살게 해야겠다.”

    조민기는 장인에게 오는 전화를 보았지만 받지 않았다.

    장인에게는 솔직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더 이상은 저런 아내와 함께 살고 싶지가 않아서였다.

    조민기는 전화를 무음으로 돌리고는 성호가 있는 곳으로 갔다.

    ============================ 작품 후기 ============================

    자 한편 더 올라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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