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2 / 0290 ----------------------------------------------
.
현아는 자신이 정말 마음에 드는 장소를 물색하였지만 경비가 장난이 아니게 많은 곳이라 솔직히 조금은 고민을 하였다.
그리고 성호가 만약에 거절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걱정이 되었고 말이다.
그런데 성호는 듣자마자 바로 그곳으로 장소를 정해주니 현아는 그런 성호가 정말 고마웠다.
“하하하, 현아야 그렇게 고마워하니 내가 말을 잘 한거네.”
성호는 현아의 의견에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찬성을 하였는데 현아의 반응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오빠는 항상 현아에게는 좋은 분이고요. 언제나 고마운 분이세요. 오빠 정말 사랑해요.”
“나도 현아 사랑해요.”
“오빠 오늘 저녁은 언제 마쳐요?”
“한 7시 정도면 마칠 것 같은데.”
현아는 저녁 7시에 마친다고 하니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오늘 제가 시장을 보고 오빠네 집으로 갈라고요. 맛있는 음식을 해두리고 싶어요.”
현아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음식을 성호에게 해주고 싶어서 하는 소리였다.
사실 그런 마음도 있지만 다른 응큼한 생각도 가지고 있는 현아였다.
현아는 아직 성호의 집을 모르고 있어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성호에게 음식을 해준다고 하며 집으로 놀러가서 문에 비밀번호도 알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언제든지 자신이 보고 싶을 때는 찾아 갈 수가 있다는 계산이 들어서였다.
성호는 그런 현아의 생각을 모르고 현아가 음식을 해준다는 소리에 기쁨에 비명을 질렀다.
“정말로 음식을 해주려고?”
“예, 오빠에게 그동안 너무 고마워서 제가 직접 만든 음식을 해주고 싶어요. 저도 엄마에게 배운 실력이라 그렇게 맛이 없지는 않아요.”
현아도 엄마에게 전수를 받아 요리에 대해서는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요리를 할 시간이나 재료들이 없어 하지 못했지만 그 실력이 어디를 가는 것이 아니었다.
“현아가 해주는 요리를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내가 거절을 할 이유가 없지 오늘 마치면 현아를 데리려 갈게. 어디서 볼까?”
“오빠가 오시지 말고 제가 병원 근처로 갈게요.”
현아는 자신이 더 일찍 마치기 때문에 하는 소리였다.
“그러면 우리 병원 근처에서 만나기로 하고 현아가 도착을 해서 연락을 하면 내가 바로 갈게.”
“예, 그렇게 해요. 나중에 봐요. 오빠.”
현아는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통화를 마치자 현아는 자신의 얼굴이 지금 홍당무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었다.
내심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통화를 하였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현아는 심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아이 내가 실수한 것은 없겠지?”
현아는 부끄러움에 혹시 자신이 실수를 하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다.
아직 사랑을 모르는 현아에게 처음으로 찾아온 첫사랑은 그만큼 현아의 가슴을 떨리게 해주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현아의 연락을 받은 성호는 일을 마치자마자 빠르게 퇴근을 하고 있었다.
“어디를 그렇게 급하게 가냐?”
“미안 나 지금 급하게 나가야 해서 나중에 이야기 해줄게.”
성호는 친구인 민성이 자신을 부르자 그렇게 변명을 하고는 급하게 나갔다.
민성은 성호가 급하게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요즘 애인이 생겨서 그런가? 참 바쁘네. 그래도 보기는 좋네.”
자기도 요즘 만나고 있는 연지와 좋은 사이가 되고 있어서 그런지 성호를 보며 즐거운 기분이 되었다.
사실 연지는 성호 덕분에 만나게 된 사이였지만 어쩐지 그런 성호에게는 연지를 소개하기가 조금 묘한 사이이기에 망설이고 있는 중이었다.
친구와 함께 간 술집에 근무를 하던 아가씨를 자신이 사귀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성호에게는 망설이게 되어 아직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다고 하여도 정식으로 사귀는 것은 또 다르게 느끼게 되어서였다.
민성은 그런 자신이 조금은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사라졌다.
성호는 현아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급하게 이동을 하였다.
“오빠, 여기에요.”
“금방 나온다고 했는데 오래 기다렸어?”
성호는 자신이 금방 나온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현아가 기다린 생각만 하는 모양이었다.
“에이, 금방 통화를 하고 나오셨는데 뭐가 오래 기다려요.”
“하하하, 그런가?”
성호는 현아의 대답에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성호의 어색한 연기는 자연스러운 것이라 현아가 보기에는 자신을 그만큼 챙겨주고 있다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둘은 간단하게 커피를 마시고는 바로 나왔고 성호의 차를 타고 지금 성호네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현아는 성호의 차를 타며 묘한 분위기에 지금 기분이 아주 묘해지고 있었고 성호도 마찬가지로 지금 기분이 아주 좋았다.
현아가 해주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성호였다.
성호네 집에 도착한 현아는 현관의 문을 열고 안으로 보았는데 남자 혼자 사는 집인데 상당히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조금 놀란 얼굴을 하였다.
“와우, 오빠 여기가 정말 혼자 사는 집이에요?”
“응, 내가 사는 집이야. 이상해?”
성호는 현아가 놀란 얼굴을 하며 묻자 대답을 하며 조금은 긴장한 얼굴이 되었다.
자신이 평소에 청소를 해두고 다니기 때문에 집안이 지저분한 것은 없을 것이라 자신하지만 그래도 남자가 보는 눈과 여자가 보는 눈이 다르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니요. 오히려 너무 깨끗해서 더 이상한 생각이 들어요. 남자가 혼자 살면 집안이 조금 더럽다고 하는데 오빠네 집은 정말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네요.”
현아는 미소를 가득한 얼굴로 그런 말을 하니 성호는 그런 현아를 보고 참 묘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거 칭찬으로 하는 소리이지?”
“예, 당연하지요. 집안을 보니 우선 더 이상 손을 보지 않아도 될 것 같고요. 이제 주방을 봐요. 음식을 하려면 준비물이 있는데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니까요.”현아는 그렇게 주방으로 가게 되었고 주방에 있는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그냥 웃고 말았다.
성호의 냉장고는 완전히 물하고 술종류 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식사는 거의 외부에서 하고 다니는 것 같아보였다.
그렇지 않으면 식사를 하기 위한 도구들이 있어야 하는데 성호의 주방에는 그런 도구들이 보이지를 않았다.
“오빠 식사는 외부에서 드시는 거에요?”
“응, 거의 그렇지 집에서는 간단하게 라면 같은 거나 술한잔 하려고 할 때만 먹고 그래.”
“안되겠어요. 오빠 나하고 같이 시장을 보러 가요. 우선 주방에 필요한 것들도 장만 하고요. 이래 가지고는 음식을 만들 수가 없잖아요.”
현아의 말대로 지금의 상태로는 음식을 할 수가 없었기에 성호는 군소리없이 현아의 말을 따랐다.
둘이는 바로 다시 나가게 되었고 성호는 현아와 함께 마치 신혼을 보내는 기분이 되었다.
마트에 가서 시장을 보면서 현아는 정말 즐겁고 행복한 얼굴을 하며 필요한 물건들을 고르고 있었다.
“오빠, 우리 이거도 사요?”
“그래, 필요하면 모두 구매를 해도 상관이 없어.”
성호의 대답에 현아는 더욱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둘은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장을 보았고 한가득 짐을 들고 돌아오게 되었다.
물건을 고를 때는 몰랐는데 집에 가지고 와서 정리를 하려고 하니 이게 보통이 아니었다.
한참의 전쟁을 하고서야 겨우 자리를 잡은 주방 도구들이었다.
주방에 모든 도구들이 자리를 잡자 현아는 성호를 보며 싱긋이 웃어 주었다.
“이제 거실에서 기다려주세요. 제가 정말 맛난 음식을 만들어 줄게요.”
“그래, 현아가 만들어 준다고 하니 이거 은근히 기대가 되는데.”
성호는 현아의 말대로 거실로 가서 기다리게 되었다.
사실 옆에서 보고 싶었지만 스스로 그런 자신을 다독이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은 현아가 웃는 모습만 보아도 기분이 좋았지만 현아는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고 아버지가 생전에 하신 말씀이 남자는 진득하고 묵직함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생각이 나서 물러서게 된 것이기도 했다.
거실에 앉아 성호는 그런 자신을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런 것이 정말 행복이라는 것이구나.’
성호는 마음이 행복하다는 의미를 지금에야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시기가 비록 길지는 않았지만 참 치열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말이다.
자신에게 새로운 능력이 생기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 자신이 이처럼 행복함을 느낄 수가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지만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내가 치료의 힘을 얻은 것도 돌아가신 부모님이 돌봐주셔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하자.’
성호는 그렇게 생각하자 치료의 힘이 더욱 마음에 들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강하게 먹게 되었다.
아직은 성호가 모르지만 솔직히 성호의 기운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중이었고 성호가 얼마나 더 강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한 가지 흠이라면 점점 강해질수록 성호가 냉정하게 변해 가고 있었는데 현아가 생기면서 그런 냉정함도 조금은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 성호에게는 좋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치료의 힘은 이성이 있는 것처럼 성호에게 좋은 쪽으로 변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는 했지만 성호에게는 나쁜 일이 아니었다.
물론 성호 자신은 그런 작은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말이다.
거실에서 즐거운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성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이제 오세요.”
현아는 음식을 준비하였는지 성호를 불렀다.
현아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 실력을 발휘하여 여러 가지의 음식을 만들었는데 성호가 시식을 해주기를 바라며 성호를 불렀다.
성호는 거실에서 주방으로 가니 식탁에는 상당한 수의 음식들이 가지런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니 이렇게 많은 음식을 다 만든 거야?”
“어때요? 가지수는 조금 되지만 오빠 입맛에 맞을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아기고 입맛이 다 뭐니 이거는 눈으로 보기만 해도 행복이 줄줄 넘치는데 말이야.”
성호는 자신이 지금 보고 있는 음식을 보고만 있어도 행복했고 입에서 군침이 흘렀다.
“어서 드세요. 식으면 맛이 없다고 했어요.”
“그래, 알았어.”
성호는 현아가 준비한 요리들을 시식하기 시작했다.
현아도 같이 먹지만 현아의 눈은 자신이 먹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성호가 먹으면서 어떤 말을 할지가 가장 기대를 하는 그런 눈빛이었다.
먼저 엄마의 음식을 먹으면서 성호가 하도 극찬을 하는 것을 보았기에 자신의 음식을 먹으면서는 어떤 극찬을 해줄지가 현아에게는 가장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다.
성호는 음식을 먹어 보면서 현아가 정말 어머니의 솜씨를 그대로 배웠다는 것을 실감할 수가 있었다.
“이거는 완전히 어머니하고 똑 같은 솜씨네. 정말 맛있어 현아야.”
성호는 음식을 먹으면서 연속으로 그런 칭찬을 해주었고 현아는 그런 성호의 칭찬에 절로 행복한 미소가 그려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행복한 식사시간을 보내고 현아와 함께 정리를 하였다.
성호는 현아와 함께 설것이를 해보니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짓이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마음이 행복했고 즐거웠다.
현아는 정리를 마치고는 성호를 보며 물었다.
“오빠 혹시 집에 차는 없어요?”
“커피가 있는데 마실 거야?”
“그러면 우리 식사 후에 커피나 마셔요.”
“오케이 그러면 커피는 내가 준비를 할게.”
성호는 현아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커피를 준비하였다.
거실에서 둘은 커피를 마시면 도란도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분위기가 조금 묘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이는 현아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유도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지만 성호도 그론 묘한 분위기가 싫지는 않은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