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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옆에서 듣고만 있던 언니가 중간에 개입을 하였다.
“그래, 우선 상대가 너무 대단한 사람이라 다른 말은 하지 못하겠고 우선은 그 상대를 만나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언니가 엄마와 만남을 가족들과 만남으로 하자고 하니 현아는 조금 고민이 되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했으면 문제가 없지만 이미 엄마와 만나기로 이야기를 하였는데 중간에 갑자기 변하게 되었으니 성호에게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지가 걱정이 되어서였다.
“저도 말은 해볼게요. 그런데 장담은 못해요. 아빠.”
현아는 미안한 얼굴을 하며 대답을 하자 아빠도 현아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지 웃음을 지어 주었다.
“그래, 우리 현아의 입장을 아빠도 이해를 하지만 아빠는 솔직히 현아와 사귀는 사람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네. 그리고 가족들과 만나고 나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구나.”
현아도 아빠가 하는 말을 충분히 이해는 하고 있었다.
자신도 성호와 사귀는 것을 가족들에게 공개를 하고 서로 안면도 익히면 좋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알았어요. 제가 전화를 해볼게요. 엄마와 만나는 것이나 같이 만나는 것이나 어차피 만나는 것은 같은 일이니 말이에요.”
현아도 그 정도는 성호가 이해를 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 현아가 이제 남자도 생기게 아빠는 섭섭해질라 하네.”
현아의 아빠는 진심으로 그런 표정을 지었다.
사실 현미 보다는 현아를 아빠는 더 사랑하고 있었는데 현미는 영악한 반면에 현아는 순수하여 더욱 마음이 가서였다.
딸을 키우는 남자들이 대부분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자신을 따르고 애교가 많은 아이들이 솔직히 더 정이 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현아는 밖에서 남자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아빠에게는 언제나 착하고 애교가 많은 딸이었다.
“아빠는 그런 소리 하지 마요.”
현아는 새초롬한 눈을 하며 아빠를 보았다.
그런 현아에게는 치명적인 유혹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고 현아의 아빠는 남자가 생기고 나서 변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허허, 저놈이 이제는 나를 떠나가려고 하네.’
아빠는 현아가 변한 모습을 보며 이제는 보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현아는 가족들과 대화를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와서 바로 전화를 걸었다.
드드드
“금방 헤어졌는데 전화를 주시고 영광이네.”
“호호호, 암 영광이지 오빠 잘 들어 갔어요?”
“그럼, 잘 들어왔으니 이렇게 현아의 전화를 받고 있는 거지.”
둘의 대화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고 즐거움을 나누고 있었고 어느 정도 분위기가 되자 현아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오빠, 아까 엄마하고 만나자고 한 이야기요.”
“응, 내가 시간과 날짜를 이야기한다고 했지 않나?”
성호는 현아에게 아까 이미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다시 그 말을 하자 의문스러운 말투로 대답을 했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사실은요.”
현아는 집에 와서 가족들과 한 이야기를 성호에게 모두 말해 주었다.
이런 문제는 속이거나 말을 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성호는 현아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가족들이 현아를 참 많이 사람하고 아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모님의 밑에서 자란 현아이기에 저렇게 꾸밈이 없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리 현아는 효녀네. 부모님의 말씀을 어기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말이야.”
“에이 그거는 아니다. 그런데 오빠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아는 말은 장난처럼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조금 걱정이 되어 긴장을 하고 있었다.
성호가 자신의 말을 어떻게 받아 줄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민감한 문제라고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과 만남을 가지고 싶다고 하신 아버지의 말대로 내가 시간을 내서 현아의 가족들을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어차피 한번은 만나야 하지 않나?”
성호가 긍정적으로 대답을 하자 현아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오빠도 나쁘지 않지요?”
“응, 나도 좋다고 생각해, 그리고 현아의 가족분들을 나도 궁금해서 만나고 싶고 말이야.”
성호는 현아의 가족들을 만나는 것을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정식으로 현아와 교제를 하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말이다.
무엇보다도 성호는 자신의 진심으로 부모님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현아의 아버지가 갑자기 자신을 보자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성호는 딸과 만나는 남자가 누구인지 정말 진심으로 만남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은 그들에게 그런 진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장래를 생각하고 만나고 있는 현아이기 때문에 성호도 최대한 정성을 다하려고 하였다.
“알았어요. 그러면 아빠에게 그렇게 전할 게요.”
현아는 신이난 목소리로 대답을 하였다.
성호가 보기에는 현아처럼 밝은 성격의 여자가 이런 말을 할 때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를 알 수가 있을 정도였다.
보통은 남자에게 이런 말을 하기 전에 내심 마음이 초조하고 긴장이 되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현아가 지금 그런 심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일 날짜를 정해서 연락을 할게 현아야.”
“알았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오빠,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현아가 갑자기 사랑한다는 말을 하니 성호는 자신도 모르고 같이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었다.
이는 성호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마음이었기에 자연스럽게 표현이 되었다.
현아도 성호가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니 마음이 기뻤다.
둘이 그렇게 즐거운 통화를 하고 있을 때 혼자 투덜거리는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성호의 친구인 진한이었다.
“에이, 먼 놈의 전화가 이리 길어 계속 통화중이네.”
진한은 오랜만에 성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중이라 연락을 할 수 없자 짜증이 난 것이다.
자신이 사귀고 있는 혜영과 이제 결혼 날짜를 잡았기에 가장 먼저 성호에게 연락을 하였는데 통화중이라 말을 하지 못해서였다.
진한도 혜영과 사귀면서 많은 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둘은 집안의 허락을 받아 결혼에 성공을 하게 되었다.
진한은 성호 덕분에 만남을 가진 혜영이 너무 좋았고 결혼까지 하게 된 것에 성호에게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원래 중매를 잘하면 술이 석잔이고 못하면 뺨이 세대라는 말이 있듯이 진한이 지금 그런 마음이었다.
성호에게 고마움에 양복을 한 벌 맞춰주려고 하고 있었다.
이는 부모님도 허락한 일이었기에 진한은 가장 먼저 기쁜 마음으로 연락을 하였는데 통화를 못하고 있으니 즐거움이 짜증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번에 해보고 아직도 통화중이면 그냥 문자로 대체한다.”
진한은 그렇게 중얼 거리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드드드
“어쩐 일이냐? 이 시간에 전화를 다하고?”
성호는 친구인 진한이 자신에게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은 것에 비꼬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내가 안하면 너라도 해야지 너도 연락을 안하냐?”
“그거야 삐져 있는 놈에게 연락 해야 나만 손해니 그렇지.”
“야! 삐지기는 누가 삐져 임마.”
진한은 성호가 삐졌다고 하자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를 쳤다.
“자식이 목소리만 커서는 그런데 무슨 일이야?”
성호는 진한이 지금 화가 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하는 말이었다.
하루 이틀 친구로 지낸 사이가 아니기에 말만 들어도 상대의 상태를 알 수가 있을 정도였다.
진한도 그런 성호의 장난에 금방 목소리가 변했다.
“어디랑 그렇게 통화를 하는데 계속 통화중이냐?”
“크크크, 궁금하냐? 궁금하면 오백원이다.”
성호의 장난에 진한은 입가에 웃음이 그려졌다.
“임마, 오백원 지금 당장 줄게 바로 불어라.”
“하하하, 진한아 나 요즘 연애한다고 바쁘다. 나중에 소개를 해줄게.”
진한은 성호가 혜영의 친구였던 지연과 사귄 것을 알고 있었고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지연과 헤어진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연과 성호가 헤어지게 된 사연이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기에 혜영과 사귀면서 입장이 곤란해서 그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성호가 지금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군데 천하의 김 성호의 마음을 훔친 거냐?”
진한이 보기에는 성호가 일에 미쳐 여자를 만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 성호가 연애를 한다고 하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그 여자를 좋아 하지 않고는 저런 말을 하지 않는 성격을 알기에 묻는 것이다.
“누군지 궁금하면 나중에 만나보면 알지 그러니 지금은 궁금해도 조금 참아라. 나중에 엉아가 다 소개를 해줄 것이니 말이다.”
진한은 자신이 오늘 전화를 한 목적도 까먹을 정도로 성호의 말에 홀려 있었다.
그러나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성호가 새롭게 애인을 만들었으니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성호야 나 말이야 혜영이랑 이번에 결혼 날짜 잡았다.”
“오우, 정말이냐? 축하 한다. 그런데 언제냐?”
“다음달 17일이다. 너 그날 사회 좀 부탁하자. 유명한 친구가 사회를 보면 내가 조금 있어 보이지 않겠냐.”
진한의 말에 성호는 크게 웃고 말았다.
“하하하, 그래, 너의 결혼식인데 내가 사회를 보는 거야 어렵지 않지 알았다. 그날은 내가 사회를 확실하게 봐 줄게 기대해라. 크크크.”
성호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음흉하게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진한은 성호가 조금 장난기가 심한 것을 기억하고는 이놈이 남의 결혼식에 무슨 장난을 치려고 저렇게 웃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 그날은 절대로 장난을 치면 안된다. 내가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나는 날인데 말이야.”
진한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무언가 두려운지 목소리가 조금은 떨리고 있었다.
“걱정 마라, 너의 결혼식이 영원히 머릿속에 기억이 되게 해줄게.”
성호의 장담하는 대답에 진한은 더욱 불안감이 온몸을 감싸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이 자식이 사람 불안하게 만들고 있어.”
“하하하, 아무튼 결혼은 축하하고 식 올리기 전에 혜영이 하고 친구들하고 같이 자리나 마련하자. 내가 한잔 살게.”
“그러면 이달 말에 보자. 나도 준비를 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 알았다.”
성호는 통화를 마치고 혼자 실실 웃고 있었다.
사회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성호도 전에 결혼식에 가서 사회를 보는 사람이 하는 말에 엄청 웃은 기억이 나서 이번 결혼식에 자신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나서 웃고 있었다.
친구의 결혼식이 영원히 기억속에 남게 해줄 말이 성호에게는 있었기 때문이다.
“크크크, 그날을 기대해라. 아마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말들일 거다.”
성호는 그렇게 혼자 중얼 거리다가 문득 진한이 혜영과 결혼을 하면 식장에 지연이 오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얼굴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헤어진 여자와 다시 만나는 일이 성호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고 과거의 애인과 현재의 앤이니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리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이거 결혼식장에서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
성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민을 하게 되었다.
성호의 이런 생각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혼자만의 상상이라는 것을 지금은 모르고 말이다.
진한도 성호와 통화를 마치고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 자식이 왜 그렇게 웃었던 걸까? 식장에서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 이거 은근히 불안하네.”
진한도 과거를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니 불안감의 정체를 알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성호가 사회를 보기로 하였기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자신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였고 지금은 상당히 유명한 인물이 되어 있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