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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166화 (166/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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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이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그냥 이혼을 하라고요?”

    “그래, 그렇게 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지 않니 애들을 생각해야지. 애들이 무슨 죄가 있니?”

    전 종섭의 아내는 애들이라는 말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남편은 이미 가망이 없다고 판정을 받았지만 애들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딸을 보며 다시 이야기를 하는 엄마였다.

    “이번에 좋은 남자가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다. 그 사람이라면 애들까지 책임을 질 수가 있는 경제력이 있으니 더 이상 이러고 살지 말고 이제는 좀 편하게 사는 것도 좋지 않겠니?”

    엄마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어서인지는 모르지만 그 자리에서 거절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알았어요. 저도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

    “그래, 잘 생각해라.”

    전 종섭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자신 때문에 아내와 자식들이 힘들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로 바로 집을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전 종섭이 가출을 하고 나서 일년 정도가 지나자 아내는 이혼법정에 가서 이혼 신고를 하였고 자신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가출을 하였기에 이는 법적으로 인정을 하게 되어 아내는 재혼을 하게 되었다.

    전 종섭은 가출 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죽지도 않고 노숙자와 같은 생활을 하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기에 지금과 같은 행운을 쥘 수가 있었다.

    이제는 병도 치료를 하였기에 어떤 일이라도 할 수가 있는 몸이 되어 직장도 잡았고 이제 돈만 벌면 아이들을 찾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질 수가 있었다.

    이러한 전 종섭의 개인사정을 모르는 성호는 전 종섭이 직장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에 바로 축하를 해주었다.

    “잘 되셨네요. 이제부터는 열심히 살기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정말 축하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선생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나중에 제가 조금 생활이 낳아지면 그 때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선생님.”

    전 종섭은 자신이 조금이라도 생활이 피게 되면 성호에게는 반드시 무언가라도 보상을 하고 싶어서 하는 말이었다.

    물론 성호가 자신보다는 잘 산다고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이는 잘 살고 못사는 것이 아니라 정성으로 무언가를 해드리고 싶어서였다.

    성호도 전 종섭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에 더 이상은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이제는 정말 열심히 사셔야 합니다.”

    “예, 정말 열심히 살겠습니다. 어떻게 살아난 목숨인데 헛으로 살겠습니까.”

    전 종섭도 성호의 말대로 정말로 열심히 살고자 하였다.

    성호는 전 종섭을 보니 정말 자신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흐뭇했다.

    비록 환약 한알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마음으로 느끼는 행복감은 돈으로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전 종섭이 돌아가고 병원에는 성호의 도움으로 암환자가 치료가 되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성호는 그런 소문을 들었지만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있었다.

    병원에서야 소문이 나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던 성호에게 드디어 동문회에 가는 날이 되었다.

    “오늘도 연구실에 가냐?”

    “아니 오늘은 가지 않을 생각이야. 너하고 동문회에 가야 하니 말이다.”

    “그래, 잘 생각했다. 나도 퇴근을 하면 바로 갈 생각이었는데 같이 가면 되겠다.”

    “그렇게 하자. 그리고 차는 내차를 타고 가자. 우리도 오랜만에 가서 폼 좀 잡아보자.”

    민성은 성호가 왜 이렇게 말을 하는지를 알기에 그저 웃기만 했다.

    “알았다. 그렇게 하자.”

    민성과 성호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였다.

    세기 한의원은 항상 많은 환자들이 몰려들어 매우 바쁜 하루를 마감해야 했다.

    그래도 한의사들은 바쁘면서도 아주 흐뭇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남들이 모르는 무언가가 여기에는 있는 모양이었다.

    이들이 그러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자신들을 대하는 것 때문이었다.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환자들이 세기에서 받은 진료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믿음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한의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환자들에게 명성이 있는 한의사로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한의사들도 힘이 들기는 하지만 흐뭇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저녁 시간이 되어 성호와 민성은 옷을 갈아입고 동문회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을 하고 있었다.

    “오늘 가면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있겠다.”

    “하기는 졸업을 하고는 한번도 가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우리 오늘은 가서 확실하게 놈들에게 개망신을 주도록 하자.”

    “그거는 나도 바라는 바이다.”

    성호와 민성을 한 마음이 되어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둘이는 그렇게 동문회가 열리는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경진 한의대의 총동문회는 서울에 있는 대왕 호텔에서 매년 개최를 하고 있었다.

    성호의 차가 호텔에 도착을 하자 발렛맨이 제일 먼저 달려와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성호의 차는 람보니기니였기에 차의 가치를 보고 손님의 질을 따지고 있는 이들의 입장에서 성호의 차를 보는 순간 이들은 최대한 정중하게 손님을 대하게 되었다.

    “오늘 여기 경진 한의대 동문회 모임이 있어 왔습니다.”

    “아, 안으로 들어가시면 안내를 받으실 수가 있을 겁니다. 차는 저희가 주차를 시켜 드리겠습니다. 손님.”

    성호는 차키를 주며 웃어 주었다.

    “잘 부탁합니다.”

    차를 잘 보살피라는 말이었다.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손님.”

    성호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민성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경진 한의대 동문회라고 적혀 있는 곳이 눈에 보였다.

    “저기인 것 같은데?”

    “가보자. 아니면 물어 보면 되지.”

    민성은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안내글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오늘 모임의 장소가 나와 있었는데 이층에 있는 홀이었다.

    이층에는 모두 두 개의 홀을 구비하고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인 에메랄드실이었다.

    둘은 이층에 동문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이층으로 올라갔다.

    아직은 늦지 않았기에 지금 가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호와 민성은 그렇게 이층으로 올라가니 그곳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저기네. 내가 아는 후배들도 있으니 가자.”

    민성은 아는 얼굴을 발견하자 바로 앞장을 섰다.

    성호는 그런 민성을 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따라갔다.

    민성은 입구에 도착을 하자 아는 얼굴을 보고는 아는 척을 하고 있었다.

    “태영이 오랜만이다. 그동안 잘 지냈냐?”

    “아, 선배님 오랜만입니다.”

    태영이라는 후배는 민성을 보자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민성이 인사를 하는 후배는 성호는 모르는 놈이었다.

    성호가 학교에 있을 때는 없었던 후배였기 때문이다.

    민성은 그런 성호를 후배에게 소개를 하였다.

    “여기 이 친구는 나하고 같은 학번이고 너도 알고 있는 요즘 화제의 인물인 김성호다.”

    민성의 소개에 태영은 눈이 동그래지며 성호를 보며 최대한 정중하게 인사를 하게 되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나 태영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선배님.”

    태영이 성호를 대하는 것은 정말 최고의 예의를 다하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후배의 태도를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반갑다. 오늘 얼굴은 처음 보네.”

    “예, 선배님의 위명은 듣고 있습니다. 저희 후배들에게는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태영은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첫날부터 말이 많은 놈으로 보이고 싶지는 않은지 자제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민성은 그런 후배들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오늘 성호 덕분에 아주 제대로 어깨에 힘을 넣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을 해주니 고마워.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하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네?”

    “아닙니다. 지금도 선배님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하신 분이십니다. 선배님 덕분에 우리 경진 한의대가 아주 인기가 좋아졋습니다. 지금 학교 후배들이 선배님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아십니까?”

    “나를 만나고 싶다고?”

    성호는 후배들이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소리에 의문스러운 눈을 하였다.

    “예, 선배님 때문에 우리 경진이 요즘 아주 인기 있는 학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이 그런 영향력을 가지신 선배님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합니다.”

    태영은 성호에게 학교의 일을 알려주었지만 성호에게는 전혀 생소한 이야기로 들렸다.

    “나를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이거 부담이 가네.”

    성호가 그렇게 대답을 하며 곤란한 얼굴을 하였다.

    “선배님은 우리 후배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주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저희들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솔직히 선배님 덕분에 오히려 좋은 대접을 받고 있으니 말입니다.”

    태영의 말대로 요즘 성호의 유명세 때문에 전과는 다르게 경진 한의대 출신들이 대접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경진 출신의 성호가 저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에 다른 큰병원에서도 경진 출신들을 더 고용을 하려고 하고 있어서였다.

    전국적으로 그런 추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성호는 아직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는 세기 한의원에 근무를 하는 모든 이들이 모르고 있었고 말이다.

    그런 이유는 바로 한의사들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바로 세기 한의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고용을 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세기에서는 더 이상의 한의사를 고용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하하,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니 나도 기분이 좋아지네. 아무튼 후배들이 좋다고 하니 오늘은 내가 오기를 잘 한 것 같아. 오늘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웠어.”

    성호는 그렇게 민성과 걸음을 걸었고 태영과 같은 후배들이 한명만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이들은 가면서 계속해서 인사를 받아야만 했다.

    성호는 후배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정말 이들에게는 영웅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런 대접은 나중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생각하는 성호였다.

    그만큼 성호는 자신감이 있었고 능력과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성아 이렇게 인사만 받다가 우리 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겠다. 그냥 가볍게 인사를 하고 안으로 바로 들어가자.”

    민성도 성호의 이름을 알려주면서 이런 일이 생길 것은 예상했지만 이거는 자신의 생각보다도 더 했기에 성호의 말에 바로 수긍을 했다.

    “그러자. 나도 인사만 하다가 볼일 다 보겠다.”

    민성과 성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바로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일일이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에게 인사를 하고는 바로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경진의 동문회가 이렇게 커지게 된 이유가 바로 성호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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