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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는 자신을 두고 하는 말에 그냥 쑥스러움에 빙그레 웃으면 얼른 본인이 치료할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어르신 오늘은 진료를 하면서 치료를 할 생각입니다. 제가 오늘 치료할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침술이고 하나는 바로 추나술입니다. 과거 중국에서 인연이 있어 배운 것인데 어르신의 치료에 도움이 되어 사용할 생각입니다.”
“흠, 침술과 추나술을 사용하여 치료를 한다는 말인가?”
“예, 몸속에는 많은 약기운들이 있으니 그런 기운들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침술을 사용하는 겁니다. 그리고 기운들을 융화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추나술입니다.”
성호의 자세한 설명에 한 태봉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그러면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저기 침대가 있으니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우선 진료를 하지요.”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손을 잡으려고 하였다.
“아닐세. 우선은 내 집에 온 손님인데 차라도 대접을 해야 하지 않겠나. 우선 차나 한잔 하고 진료를 하도록 하세.”
노인의 말에 성호는 자신이 조금 서둘렀다고 생각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성호가 정중하게 대답을 하자 한 태봉은 그런 성호를 아주 흐뭇한 눈을 하며 보았다.
노인은 이미 이야기를 해두었는지 잠시 후에 문이 열리며 차를 가지고 오는 여인이 있었다.
아주 고아하게 한복으로 차려입은 여인이었는데 나이를 보아도 이제 이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할아버님 차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래, 수고 했다.”
여인은 차를 내려놓고는 성호를 잠시 흘겨보고는 조용히 나갔다.
성호는 여인이 자신을 보는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지 차를 보고 있었다.
성호는 차를 살짝 음미해보고는 바로 차가 어떤 것인지를 알았다.
“음, 삼지구엽차네요. 강정, 고혈압, 건풍, 건망증, 혈당강화, 류머티즘에 좋은 것이네요. 좋은 차를 마시게 되어 감사합니다.”
차를 접대하는데 성호가 바로 차의 종류와 그 성능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한 태봉은 놀라는 얼굴이 되었다.
“허어, 자네는 차에 대한 식견도 가지고 있었나?”
“예,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 알고는 있습니다.”
“그 정도가 조금이라고 하기는 그렇지 않나? 어느 정도 견식과 맛을 느끼고 있는데 말이야.”
성호는 노인의 말에 더 이상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오늘 자신이 여기에 온 이유가 치료가 목적이었지 차에 대한 식견을 자랑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노인과 성호는 차를 마시면서 평상시 하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고 정 상무는 그런 두 사람을 보고만 있었다.
‘음, 어르신이 김 선생을 마음에 두고 계시는 것인가?’
정 상무는 노인이 다른 사람들을 저렇게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을 오늘 처음 보았기 때문에 가지는 생각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은 지나갔고 성호는 노인을 치료를 하게 되었다.
우선 진맥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기에 성호는 노인의 맥을 잡고 진료를 하였다.
노인의 몸이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조금 안정을 찾고 있었기에 성호는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전에는 몸에 이상이 있어 약기운을 견디지 못하는 현상을 보였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는 약기운을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르신 어느 분이 몸을 치료하셨군요. 전과는 다르게 몸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성호의 말에 한 태봉은 잠시 흠칫했지만 이내 태연하게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허허허, 자네가 정확하게 진맥을 해주어서 조금 치료를 받을 수가 있기는 했네. 하지만 자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니 오해는 하지 말게.”
사실 한 태봉은 성호의 진료를 받고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바로 돌아와서는 내기를 사용하는 무인에게 약간의 치료를 받았다.
무인들이 사용하는 내상법을 치료하는 방법이었는데 이는 몸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태봉의 몸이 무인이 내상을 입은 것과 비슷한 증상이었기에 효과를 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한 태봉을 치료하였던 무인은 지금도 운기를 하고 있을 정도로 내기의 소모가 심하기는 했다.
“제가 무슨 오해를 하겠습니까. 저는 어르신의 몸이 좋아지는 것이 더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침을 사용하겠습니다. 우선 겉옷을 벗어 주세요.”
성호의 말대로 한 태봉은 자신의 옷을 벗어 침상이 있는 곳으로 갔다.
성호는 한 태봉의 몸을 확실히 진단을 하였고 어느 정도의 힘을 사용할지를 정했기 때문에 바로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성호의 말대로 처음에는 침을 사용하였고 그 다음에는 지압으로 추나술로 치료를 하기로 하였다.
성호가 사용하는 추나술은 과거 무인들이 추궁과혈이라는 말을 하였던 수법이었기 때문에 다른 추나술과는 근본이 다른 방법이었다.
아마도 무인들이 그런 사실을 알았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성호에게 그 비법을 전수 받으려고 할 것이었다.
하지만 성호가 입을 열지 않으면 누구도 모르는 비법이기도 했다.
이미 추궁과혈의 수법은 실전이 되어 세상에서 사라진 비법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태봉은 성호가 침을 놓을 때 마다 통증이 차장왔다.
“어르신 조금 고통이 있지만 참으셔야 합니다. 침술은 막힌 혈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통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
“허허허, 알겠네. 이 정도의 고통이라면 참을 수가 있을 것 같으니 어서 마무리를 하게.”
“알겠습니다. 어르신.”
성호는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바로 남은 침을 모두 사용을 하여 침술을 사용하였다.
간간히 한 태봉의 입에서 비명이 들렸지만 이미 사전에 이야기를 하였기 때문에 성호가 침을 놓는데 아무도 방해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지금 한 태봉이 치료를 받고 있는 문밖에는 두명의 남자가 자득 긴장을 한 얼굴을 하며 귀만 세우고 있었는데 아마도 안의 동정을 살피고 있는 것 같았다.
성호는 침을 모두 사용하고는 잠시 손을 멈추었다.
“이제 30분만 이대로 계시면 됩니다. 어르신.”
“이거 전에도 침을 맞았지만 지금의 것과는 다른 것 같네.”
“전에는 혈을 뚫는 것이 아니고 그 혈을 보호하는 침을 맞아서 그럴 겁니다. 지금은 어르신의 몸에 혈이 막혀 있어서 약기운들이 아직 모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침을 이용하여 막힌 혈을 뚫고 약의 기운들이 전신에 고루게 퍼질 수가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성호의 자세한 설명에 한 태봉은 고개만 끄덕였다.
사실 침을 맞는 동안 상당한 고통이 찾아왔다.
하지만 나이도 있는데 창피하게 고함을 지를 수는 없었기에 억지로 참았던 것이다.
정 상무는 성호가 침을 놓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한 태봉의 몸에 침을 놓는 것도 떨려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확실히 김 선생의 배짱은 천하제일이라는 생각이 드네. 도대체 간이 큰 거야 아니면 원래 저런 거야?’
정 상무는 성호가 어르신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도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성호는 시간이 되자 침을 모두 제거를 하였다.
“어르신 이제부터 추나술을 사용할 겁니다. 조금 고통이 심할지는 몰라도 하시고 나면 몸이 개운하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허허허, 또 아픈 건가?”
“이번에는 아까와는 다르게 심하게 아플 겁니다. 이는 기를 강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 힘드시면 말씀을 하세요. 어르신의 나이를 생각해서 저도 최대한 조심을 하겠습니다.”
“알겠네. 몸이 좋아지기 위해 하는 일인데 거절을 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겠는가?”
성호는 노인의 대답을 듣고는 바로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으윽!”
한 태봉은 생각 보다는 강하게 고통이 전해지자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비명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성호의 말을 이미 들었기에 최대한 참아 보려고 노력을 하였다.
성호는 그런 노인을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며 치료의 힘을 이용하여 추나술을 하기 시작했다.
치료의 힘이 가미를 하니 조금은 덜 했지만 그래도 몸이 약하기 때문에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한 태봉의 이마에는 땀이 흐르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고통을 느끼고 나서는 바로 시원한 느낌도 들게 하여서 한 태봉도 멈추게 할 수가 없었다.
이는 성호가 시작을 하기 전에 이미 이야기를 하였던 말과 일치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의 시간을 그렇게 추나술을 사용하고 있던 성호가 마지막으로 다리를 하고는 손을 들었다.
“수고 하셨습니다. 통증이 심했을 것인데 참고 견뎌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르신.”
성호는 그렇게 인사를 하였지만 한 태봉은 이미 잠이 들어 있었다.
“쿨~~”
성호는 그런 한 태봉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정 상무는 어르신이 잠이 든 것을 확인하고는 성호를 보았다.
“어떤가?”
“오늘 치료를 하였으니 삼일 후에 한번만 더 하시면 치료가 될 겁니다.”
“아니 겨우 두 번으로 치료를 한다는 말인가?”
정 상무는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을 하며 성호를 보았다.
“예, 전이었다면 최소한 한달은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두 번이면 정상으로 돌아오실 수가 있습니다.”
정 상무는 아까 성호가 누군가 치료를 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이해를 했다.
성호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었고 말이다.
성호는 담요를 끌어다 노인의 몸을 덮어 주었다.
“어르신은 아마도 하루 정도는 이렇게 주무시게 될 겁니다. 우리는 이만 가지요.”
“그렇게 오래 주무시면 가는 것이 좋겠네. 잠시만 기다려주게 나가서 이야기를 하고 오겠네.”
정 상무는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바로 나가고 있었다.
성호는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무인이라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 이상은 파고 들 생각이 없었다.
자신과 무인들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고 자신이 저런 이들과 만나고 싶지도 않아서였다.
‘무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살자. 나는 무인이 아니니 말이다.’
성호는 한의사로 직업을 정하고 나서는 무인과는 달리 자신은 한의사라는 생각을 강하게 먹고 있었다.
물론 무인들처럼 무공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이는 자신에게 필요한 힘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약자는 아무리 성공을 하여도 나중에 암살을 당할 수도 있지만 성호는 그렇게 죽고 싶지 않았기에 가지고 있는 힘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놈들에게만 말이다.
“김 선생 그만 가세.”
밖에서 정 상무의 목소리가 들리자 성호는 노인을 잠시 보고는 조용히 빠져 나갔다.
지금 노인은 정말 깊은 잠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문을 열고 나온 성호는 정 상무와 함께 저택을 벗어나고 있었다.
정 상무의 차를 이용하고 가는 것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으니 우리 점심을 먹고 가는 것이 어떤가?”
“저야 상관이 없으니 그렇게 하세요.”
“알겠네. 그러면 내가 자주 가는 곳으로 가세.”
정 상무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운전수에게 무언가 지시를 내렸다.
운전수는 정 상무의 지시대로 이동을 하였고 도착을 한 곳은 허름해 보이는 식당이었다.
“여기 이 집이 삼십년을 식당을 한 집인데 정말 맛은 보장을 할 수가 있는 집이네.”
“그래요?”
정 상무의 말과 함께 내린 성호는 안으로 들어가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눈으로 보기에도 돈이 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없는 사람도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여기서는 서로가 질서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 상무는 그런 성호의 의문스러운 눈을 보고는 웃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이 집에 음식을 만드시는 할머니는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아무리 권력이 가진 인물이라도 여기는 질서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네. 여기 보여 있는 이들 중에 절반은 여기에 계시는 분의 신세를 지고 살았기 때문이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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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서히 성호의 히로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일반 적인 생활을 가지고 에피소드를 만드는 일이 이거 생각 보다 쉽지가 않네요.
오늘 출간작 하나를 드디어 마무리를 하고 나니 맥이 빠지는 군요.
그래도 약속한 분량은 올려야하니 억지로 안굴러 가는 머리를 굴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