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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한 한의사가 입을 열었다.
“저기 원장님 차라리 소개를 받는 것은 어떻습니까?”
“응? 그게 무슨 말인가? 소개라니?”
“다들 출신 학교가 있으니 학교에서 실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 한의사를 소개해 달라고 하면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박 원장은 그 의견을 듣고는 머리가 확 깨는 기분이 들었다.
“좋은 생각이네. 예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네.”
박 원장은 지금의 명성이라면 충분히 소개를 받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세기 한의원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병원으로 소문이 나 있었고 한의사들도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 있어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러면 바로 연락들을 하기로 하지요. 정말 더 이상은 힘들어서 죽겠습니다.”
“예, 원장님 저도 정말 매일 지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겠네. 그러면 각자 인맥을 동원하기로 하고 학교로 연락을 하여 실력이 있는 사람을 소개나 추천을 받기로 하세. 최대한 빨리 해야 하니 오늘 당장 연락들 하게.”
“알겠습니다. 원장님.”
박 원장이 수락을 하자 한의사들은 각자 학교나 인맥을 동원해서 다른 한의사들을 수배를 하기 시작하였다.
세기 한의원에는 한의사들이 나서게 되면서 새로운 인재들을 소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병원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많은 한의사를 고용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인력으로 인해 한의사들이 전과는 다르게 조금 여유를 가질 수가 있게 되었다.
한편 성호를 시기하여 인터넷이 이상한 글을 유포하였던 의사들에게는 엄청난 시련이 찾아왔다.
우선 암 환자의 진단을 하였던 병원은 시청자들이 어떻게 소재지를 알아냈는지 몰라도 방송을 마치고 나서는 아무도 그 병원에는 가지를 않았고 병원에 입원을 하였던 환자들도 퇴원을 하여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있었다.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인터넷의 독설이 그들을 공격하여 나중에는 병원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자 병원에서는 더 이상 그들을 비호할 수가 없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자네에게는 미안하지만 자네 때문에 병원이 피해를 입을 수는 없지 않나? 그러니 미안하지만 그만 두었으면 하네.”
“아니 원장님 제가 병원에 무슨 피해를 주었다고 이러시는 겁니까?”
“자네가 우리 병원에 근무를 한다는 것만으로 지금 피해를 입고 있다네. 자네의 신상이 이미 인터넷에 알려져 있어서 우리 병원으로 항의전화가 오고 있다는 말이네. 자네처럼 실력도 없는 의사가 근무를 하는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하고 있네. 자네는 눈이 없어서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건가?”
원장은 인상을 쓰며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인터넷에 이들의 신상이 알려지면서 이들이 근무를 하는 병원의 이름도 알려져서 지금 병원의 입장에서는 손해가 장난 아니게 나고 있었다.
이들도 인해 병원의 다른 의사들까지 실력이 없는 의사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병원에서는 그들을 내칠 수밖에 없었고 이들은 병원에서 퇴직을 강요하자 법으로 따지겠다고 항의를 하였지만 그렇게 해주겠다고 하며 이들을 그만 두게 하였다.
“에이 시팔 병원이 여기밖에 없는 줄 아나? 나중에 두고 보자.”
문제는 이들이 병원을 떠나고 나자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는 이들의 신상을 알고 절대로 고용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들을 고용했다가는 병원이 문을 닫아야 하는데 누가 고용을 하려고 하겠는가 말이다.
자신들도 나름 인맥을 가지고 있었기에 취업은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취업 자체가 되지 않고 있었다.
병원에서 아예 이들의 명단을 작성하여 보유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졸지에 직업도 없는 백수로 전락을 하고 말았다.
결국 이들은 집에서도 대접을 받지 못하는 그런 존재로 살아가게 되었다는 말이다.
남을 험담하고 다니다가 결국 그 죄를 몽땅 자신이 뒤집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성호는 나중에 그런 이야기를 듣고는 아주 통쾌하게 웃었지만 말이다.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의사가 되자 성호에게는 거물들이 접근을 하기 시작했다.
“김 선생님 오늘 선약이 없으면 나와 좀 만날 수 없겠나?”
“죄송합니다. 오늘은 다른 분과 약속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허어, 그거 참 자네 너무 유명해지는 바람에 시간을 낼 수가 없지 않나?”
“죄송합니다. 의원님.”
요즘 성호를 찾는 의원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성호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예약을 하라고 하니 이렇게 개인적으로 만남을 가져 진료를 받으려는 술수였다.
성호도 처음에는 모르고 당했지만 계속해서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지금은 이렇게 대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일시적인 대처방법이기는 했다.
“아이고 골치아파라. 이거는 유명해지니 제기랄 어째 이런 전화만 오는 거야?”
성호는 거물들과 만나는 것이 그리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성호는 재계라면 몰라도 정치인과는 솔직히 별로 만나고 싶지가 않았다.
무슨 능구렁이도 아니고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전화는 이렇게 매일 오니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진료를 할 때 오는 전화가 아니기 때문에 성호도 어쩌지 못하고 말이다.
드드드
성호는 걸려온 번호를 보고는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
이번 전화는 지연이었기 때문이다.
“여보세요?”
“오빠, 우리 헤어지드라도 마지막으로 한 번 만나야 하지 않아요?”
성호는 지연과는 만나서 반드시 해야 할 말이 있었다.
사실 그동안 자신이 바쁜 일이 있어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 오늘 보자. 나도 할 말이 있으니 말이야.”
“알았어. 그러면 우리 자주 만나던 커피 전문점에서 만나.”
“지금 바로 갈게.”
성호는 그렇게 지연과 만나기로 하고는 바로 병원을 나왔다.
요즘은 침술을 알려줄 시간이 없어 당분간은 침술을 배우러 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세기 한의원이 유명하게 되면서 한의사들도 그런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를 해주었다.
성호는 그렇게 하면서 침술에 대한 강의를 테이프로 만들어서 배우고 싶어 하는 한의사들에게 무료로 배포를 하고 있었기에 다른 말은 나오지 않았다.
지연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이동을 한 성호는 안으로 들어갔다.
성호가 둘러보았지만 지연이 아직은 도착을 하지 않은 모양인지 안에는 보이지 않았다.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네.”
성호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자신이 창가에 있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지연이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그의 옆에는 지연의 어머니도 함께 오고 있었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니 단단히 작심을 했는지 얼굴이 그리 좋아 보이지가 않았다.
아마도 지연도 어머니의 말에 성호에게 연락을 한 모양이었다.
지연의 어머니는 성호가 변심을 하여 지연과 헤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아니면 사람이 하루아침에 그렇게 달라질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성호는 지연의 어머니가 함께 오자 자리에 서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기서는 이야기를 하기 곤란하니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으면 하는데 어때요?”
성호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보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성호는 지연의 얼굴을 보니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얼굴이 수척해 보였다.
지연은 성호를 만나니 조금 얼굴에 화색이 돌았지만 성호의 담담한 태도를 보고는 다시 인상을 쓰게 되었다.
“오빠, 나에게는 인사도 하지 않는 거야?”
“우선은 어른이 먼저이니 어머님에게 인사를 드린 거다.”
성호의 대답에 지연은 절로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전이었다면 저렇게 대답을 하지 않았을 것인데 지금은 완전히 남과 같이 자신을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머니는 그런 둘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우선 나가지요.”
그러면서 먼저 출입구로 걸어갔다.
성호는 그런 지연의 어머니를 보며 조용히 뒤를 따랐다.
밖에는 지연의 어머니가 차를 끌고 왔는지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차를 가지고 왔으면 여기에 두고 가요. 나중에 찾아가면 되니 말이에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그러고 성호는 지연의 어머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을 하게 되었다.
한참을 이동을 하니 야외로 나가게 되었고 차가 멈추려고 하는 곳이 보였다.
가든이었는데 아주 조용하니 위치도 나쁘지 않은 장소였다.
“식사를 하지 않았으면 여기서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도록 해요. 이 집이 음식은 일품이니 말이에요.”
“예, 저는 좋습니다.”
서 여사는 차량을 가든 안에 주차를 시키고는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성호도 그런 서 여사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지연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전이라면 지연이 성호의 팔짱을 끼고 있었지만 지금은 지연도 혼자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 달랐다.
서 여사는 가든 안에 방으로 잡았고 식사를 주문하고 있었다.
여기는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 같았다.
“식사를 주문했으니 조금 시간이 걸릴거에요. 우선 간단하게 맥주라도 마실래요?”
“아닙니다. 요즘은 술은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성호의 대답에 서 여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의사이기 때문에 술은 최대한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서 여사는 성호를 한참동안 보기만 하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오늘 보자고 지연이에게 전화를 하라고 하였어요. 왜 그런지 아세요?”
“저와 지연이 문제 때문이지 않습니까?”
“맞아요. 두 사람의 사이가 무슨 일로 이렇게 되었는지 너무 궁금해서 보자고 했어요. 지연이는 아직도 자신의 입으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나는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보자고 한 거에요. 그래서 당사자에게 직접 그 이유에 대해 듣고 싶어서 보자고 했어요.”
성호는 서 여사의 이야기를 듣고는 지연을 보았다.
지연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사실 지연도 성호가 갑자기 변한 이유가 궁금했다.
자신이 실수를 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관계가 악화될지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가 지연이와 관계가 이상하게 된 이유를 아시고 싶은 것이라면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성호는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한 것들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가족들이 사고로 모두 죽고 나서는 혼자서 힘들게 살아오게 되면서 스스로 결심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자신의 결혼 상대에 대한 것이었다.
가족을 잃은 자신에게는 항상 따뜻하고 자신을 포용해줄 수 있는 그런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자신도 지연이 그런 여성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연이 하는 행동이 조금 과격해지는 것을 보게 되었지만 충분히 이해를 하려고 하였지만 마지막으로 한 행동은 지금도 자신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지연이 그날 자신에게 한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서 여사는 성호가 하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귀를 열고 듣기만 했다.
오늘이 아니면 언제 성호를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록 성호의 이야기는 진행이 되었고 서 여사와 지연은 듣기만 했다.
마침내 성호의 이야기가 끝이 나자 서 여사는 지연을 보게 되었다.
“그날 지연이 한 행동은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짓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충분히 이해도 가는 말이었어요. 남자가 아니라 성인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이상형을 가지고 있으니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진행이 되는 것은 조금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서로가 싫어서 헤어지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상대가 적응을 할 시간은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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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지연과는 완전하게 정리가 되는 군요.
주인공에게는 앞으로 새로운 히로인이 등장하게 되니 기대를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