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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115화 (115/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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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민성의 아내인 정 현숙에게 더 이상은 수모를 당하면서 살지 않아도 되었기에 대영과 혜숙은 마음이 놓였다.

    대영은 돈이 입금이 되자 바로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드드드

    “아버지 무슨 일이세요? 저 지금 이야기를 하기 곤란하니 내일 연락을 할게요.”

    민성이 그렇게 말을 할 때 옆에 있던 아내의 목소리가 대영의 귀에 들렸다.

    “곤란하기는 뭐가 곤란해 돈만 주면 우리도 깨끗이 헤어지자고 하는 건데,”

    대영은 며느리가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속에서 열불이 났지만 지금은 참기로 했다.

    “내 이야기만 들어라. 이제 더 이상 처가 식구들과 싸우지 않아도 되니 내일 돈을 주겠다고 하고 집으로 오너라. 애비의 친구인 최 지성의 자금 중에 일부를 회수해서 지금 통장으로 오억을 받았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렇게 당하고 살지 말고 당당하게 대해라.”

    민성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지금까지 아내의 잔소리와 욕설을 참고 있었던 이유가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이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 진짜에요?”

    민성은 이제 아내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기에 크게 소리를 치며 물었다.

    “그래, 지금 입금을 확인했다.”

    민성은 아버지의 대답에 크게 웃었다.

    “하하하, 잘 되었네요 아버지. 이따가 찾아 갈게요.”

    민성은 그렇게 전화를 끊고는 아내인 정 현숙을 바라보았다.

    “이혼을 하자고 했지?”

    “그래, 내 돈만 갚으면 언제든지 이혼을 해줄게 이미 여기 서약서도 썼잖아.”

    민성은 아내와 결혼을 하고 병원을 하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그런 아내에게 잘 하려고 엄청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 말고도 만나는 남자가 있었고 그런 아내의 외도는 결국 민성에게 걸리게 되어 그 후로는 부부관계를 하지 않고 각자 따로 방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 민성에게 처가의 식구들은 처음에는 이해를 해달라고 하다가 병원이 힘들어지니 거지같은 놈이 돈도 없으면서 저런 아내를 데리고 사는 것만도 행복이라고 하며 모욕을 하고 수모를 주었었다.

    민성은 그런 수모를 받으면서도 묵묵히 참고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 때문이었다.

    당장 이혼을 하자고 하면 부모님이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도를 맞으면서 아버지는 진짜로 거지가 되었고 살 집도 없었기에 민성이 처가에서 빌린 돈으로 방을 얻었기 때문이다.

    민성은 잠시 과거를 회상하게 되었고 정신을 차리자 아내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 우리는 서로가 맞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이혼을 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다. 내일 돈을 지불하고 바로 이혼을 하러 가자. 나도 너같이 바람이나 피는 여자와는 더 이상 같이 살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민성이 당당하게 그렇게 말을 하자 현숙은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지금 큰소리를 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민성이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숙은 비록 각방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밖에 나가서는 민성에 대한 자랑을 하고 다녔다.

    한의사의 아내라는 자리가 친구들에게도 상당한 위치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민성이 이제는 당당하게 돈을 주겠다고 하며 이혼을 하자고 하니 겁이 덜컥 난 것이다.

    ‘진짜 돈이 생긴 것은 아니겠지?’

    현숙은 민성의 저런 태도를 보이자 솔직히 겁은 났지만 그래도 돈이 한두푼이 아니었기에 민성이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을 하였다.

    “그래, 그러면 내일 돈을 주고 바로 법정으로 가서 이혼을 하자. 병원이 망하고 나면 완전히 알거지가 되는데 나는 그렇게는 못살아 거지와 어떻게 살겠어? 차라리 이혼을 하고 혼자 사는 것이 났지.”

    민성은 현숙의 말에 그동안 자신이 이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아이가 없으니 서로 이혼을 해도 문제는 없었기에 민성은 그래도 좋게 해결을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하였다.

    처음에는 어찌 되었던 현숙의 집에서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일 2시에 법정으로 나와 거기에 나오면 절반을 주고 이혼을 하면 나머지는 주도록 하지.”

    민성은 돈을 전부주면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렇게 확실하게 정리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민성이 모질게 마음을 먹으니 그 목소리에 냉기가 돌고 있었다.

    현숙은 민성의 차가운 목소리에 이번에는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자신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도 돈만 받으면 되니 2시에 나갈게. 돈만 확실히 준다면 문제는 없으니 말이야.”

    “그렇게 하자. 이 집도 너희 집에서 사 준거니 가져가고 나는 옷만 챙겨 나갈게. 옷은 내 돈으로 산거니 말이야.”

    민성이 그렇게 말을 하며 바로 가방을 꺼내 자신의 옷을 챙기기 시작했다.

    현숙은 민성이 진짜로 옷을 챙기는 것을 보며 마음이 탔다.

    민성에게 모질게 대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이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용서를 빌지 못하여 일부러 다르게 행동을 하였던 것인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마니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민성이 솔직히 자신에게 얼마나 잘하려고 하였는지를 현숙도 알고 있었다.

    저런 남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자신의 식구들도 알고 있었지만 민성이 각방을 사용한다고 하자 식구들이 그런 민성을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돈으로 민성을 괴롭힌 것이었다.

    가방에 옷을 모두 넣은 민성은 가방을 들고 잠시 방안을 보더니 미련을 버리고 바로 나가버렸다.

    민성이 그렇게 인사도 없이 나가버리자 현숙은 잠시 멍하니 보고 있다가 갑자기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개새끼 내가 그러고 싶어 그런 거야? 나도 후회를 하고 있지만 용서를 빌지 못해 그런 것인데 그런 나를 조금 좋게 생각하면 안되는 거야?”

    현숙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었다.

    다만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이 되도록 민성을 그냥 볼 수가 없어 다르게 표현한다는 것이 이제는 습관처럼 행동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현숙의 행동은 민성의 가슴에 못질을 하였다는 것을 현숙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민성은 가방을 들고 바로 아버지의 집으로 갔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아버지 저 왔습니다.”

    민성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오랜만에 목소리에 힘이 넘쳐 있었다.

    그런 아들을 보는 엄마의 눈빛은 미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아들이 지금 이렇게 살게 된 원인이 바로 자신들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였다.

    “어서 와라. 아버지는 안에 계신다.”

    “예, 어머니.”

    민성이 밝은 음성에 이 여사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지금 이 여사는 남편의 말에 술상을 보기 위해 나와 있었다.

    남편은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싶다고 하여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동안 바쁜 것도 있지만 민성이 사정이 술을 마실 시간이 없었다.

    술을 마시고 들어가면 그날은 또 난리가 나기 때문이었다.

    남편을 아주 쥐잡듯이 잡는 현숙을 보며 이 여사가 한마디를 하면 그런 이 여사에게도 대드는 현숙이었다.

    돈이 없으니 이런 꼴을 당한다고 생각이 들어 그 다음부터는 민성의 집에는 가지도 않고 있었다.

    민성의 집안과 현숙의 집안은 이제 아무리 노력을 해도 화해를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이 여사도 이번에 민성이 이혼을 하라고 할 생각을 가지고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민성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아버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와서 앉아라.”

    “예, 아버지.”

    민성은 아버지가 설명을 해주기 전에는 먼저 말을 하지 않았다.

    이미 대강 이야기는 들었기에 자세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내 친구 중에 최 지성이라는 놈이 회사의 공금과 수금액을 담보로 돈을 빌려 중국으로 도망간 사실은 알고 있을 거다.”

    “예, 아버지 그 때문에 고생을 하시는 거고요.”

    민성은 아버지의 친구인 최 지성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대영은 민성의 대답에 바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오늘 중국에서 연락이 왔는데 최 지성의 자금 중에 일부를 회수하게 되어 그 피해자인 나에게 입금을 해주겠다고 하여 통장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그 무슨 사기치는 방법 중에 하나인 보이스피싱인가 하고 의심을 했지만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계좌번호만 안다고 해서 사기를 치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알려주었는데 그 통장에 오억이라는 자금이 입금이 되었다.”

    민성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우선은 오늘 오억이 입금이 되었지만 나중에 더 많은 자금이 입금이 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돈이 들어와야 내 돈이니 아직은 확신을 할 수 없는 일이고 지금은 그 돈 보다는 오악이라는 돈이 더 중요하게 사용할 수가 있어 나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억은 너를 위해 사용을 할 생각이니 이 돈으로 무엇을 하던지 알아서 사용을 해라. 한가지 애비는 솔직히 너의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구나. 너에게는 미안하지만 집안에는 여자가 잘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서로 헤어졌으면 한다.”

    아버지는 힘들게 말을 꺼내셨지만 솔직히 현숙이 때문에 가족들이 그동안 얼마나 치욕을 당하고 살았는지를 민성도 잘 알고 있었다.

    며느리라는 년이 시어머니에게도 대들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민성도 화가 치밀어 정말 때려죽이고 싶었으니 말이다.

    “아버지 그 문제는 지금 집을 나오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일 절반의 돈을 주기로 하고 법정으로 나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이혼을 하면 나머지 절반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민성의 대답에 대영은 얼굴이 환해졌다.

    “잘 생각했다. 너에게는 미안하지만 정말 며느리로는 최악의 사람이었다. 아직은 젊으니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니 여기서 인연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애비가 정말 우리 아들에게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었다.”

    대영은 그동안 아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 말이었다.

    지신들 때문에 원치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니 한결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아버지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저도 아버지에게 항상 고맙고 죄송한 마음만 가지고 있습니다.”

    두 부자간의 대화에는 정말 따뜻한 정이 느껴지게 하고 있었다.

    방문이 열리면서 어머니가 상을 들고 들어오는데 그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민성은 그런 어머니가 들고 있는 상을 얼른 받아주었다.

    “어머니 제가 들게요.”

    “그래, 역시 우리 아들이 최고다.”

    민성은 외아들이었지만 정말 좋은 부모의 밑에서 자랐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비록 친구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에게만큼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들이었기 때문이다.

    민성의 아버지인 대영은 아들과 오랜만에 취하도록 술을 마음 편하게 마실 수가 있었다.

    물론 아내도 오늘만큼은 잔소리를 하지 않아서 좋았고 말이다.

    민성도 아주 기분 좋게 술을 마셔서 그런지 기분 좋은 하루를 마감할 수가 있었다.

    다음날 병원으로 출근을 한 민성은 간호사들을 불렀다.

    “선생님 모두 모였어요.”

    “음, 오늘은 제가 중대한 발표를 해야 하니 모두 잘들어 주세요.”

    민성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일일이 간호사들을 둘러보았다.

    처음 시작을 할 때도 세명이었는데 아직도 세명의 간호사가 남아 일을 하고 있었다.

    세명의 간호사 모두 정말 민성에게는 고마운 존재들이었다.

    “우리 한의원이 힘들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주변에 큰 병원이 생기는 바람에 솔직히 더 이상 운영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니 말입니다.”

    민성이 말에 간호사들은 불안한 마음을 가졌는데 역시 하는 얼굴을 하였다.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우리 한의원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한달 동안만 더 운영을 하고 바로 정리를 할 생각이니 모두들 그렇게 알아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간호사분들은 가시고 싶은 곳이 있다면 몰라도 아니라면 제가 한군데 소개를 해주려고 하니 마음이 있는 분들은 이야기를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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