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려워 하지마-114화 (114/290)
  • 0114 / 0290 ----------------------------------------------

    .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하려면 속력이라도 내야 할 것 같아서였다.

    당장 갈 곳도 없는 놈이 바쁘기는 뭐가 바쁘겠는가?

    성호는 그렇게 신나게 달리니 조금은 기분이 풀렸다.

    다시 병원으로 가려니 눈치가 보일 것 같고 성호는 어디로 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나 정말 갈 곳도 없는 사람이네? 어떻게 이러고 살았을까?’

    성호는 자신이 생각해도 참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휴우, 오늘은 그냥 편하게 생각하자. 그동안 바쁘게 살았으니 오늘 같은 날도 있어야지.”

    성호는 그렇게 생각을 하며 차를 몰았다.

    목적지도 없이 달리는 차는 아직 기름이 빵빵하니 달리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말이다.

    한편 성호의 부탁을 받은 진룡은 사우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신의님이 부탁을 하셔서 지금 그 상대의 정보를 모으라고 지시를 내려 두었습니다.”

    “신의님이 생각하는 친구라면 우리가 조용히 개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도 알아두어라. 절대 신의님이 알게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사우는 성호 모르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말이었다.

    한국에 성호가 있지만 사우의 힘이라면 얼마든지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

    다만 성호가 그런 것을 바라지 않고 있기에 그냥 보고만 있는 것이었다.

    사우에게 성호는 그냥 신의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고 평생의 은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덕분에 철중이 사우의 도움으로 중국으로 진출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득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런 것은 성호에게 도움을 준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 사우의 마음이 문제였다.

    사우는 어떻게 하던지 성호에게 직접 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 같았다.

    “알겠습니다. 철저하게 알아보고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수고 하고 조만간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사우의 말에 진룡은 입에 절로 미소가 가득 담게 되었다.

    사우가 좋은 일이라고 하면 이는 자신이 상상하는 이상의 것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들이 성호의 일에는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성호는 자신의 주변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지금 열심히 차를 몰고 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목적지가 없었는데 지금은 바다를 향해 가고 있었다.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무언가 풀리지 않을 때는 바다를 찾아 마음을 풀고 싶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넓은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확 터지는 것 같아 성호는 바다를 찾았지만 요즘은 일이 바빠서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는데 오늘 시간이 되자 오게 된 것이다.

    “좋다. 역시 바다를 보면 마음이 편해지네.”

    성호는 바다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울적했던 마음들이 편안해지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은 민성을 만나 사정을 듣고 나니 답답했던 기분들이 조금은 풀리게 되었고 민성의 문제를 도와줄 방법을 생각할 수가 있었다.

    성호는 학교에서 유일하게 친구로 남은 민성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친구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으려니 성호가 골치가 아팠지만 그래도 이런 고민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그렇게 고민을 하던 성호는 갑자기 머릿속을 번뜩이는 방법이 떠올랐다.

    “그렇지 그렇게 하면 되겠다. 하하하.”

    성호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얼굴이 환해지며 크게 웃었다.

    성호가 보기에 민성의 결혼도 결국 민성이 한의사이기 때문에 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직 그의 아내를 보지는 못했지만 남편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니 돈을 보고 결혼을 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바로 돌변을 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에게 도움을 줄 방법이 떠오르자 성호의 기분이 아주 좋아진 것이다.

    성호는 좋은 생각이 떠오르자 이내 바로 차를 탔다.

    방법을 찾았으니 이제 해결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 만나기로 했지만 민성의 성격상 아마도 자신이 찾아가도 시간이 없다고 할 놈이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야 했다.

    하지만 성호가 그러고 있을 때 사우의 지시로 민성에 대한 조사를 하며 도울 방법을 찾고 있던 진룡은 서류를 보며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김 민성의 여자는 결국 돈과 명예 때문에 결혼을 한 것이고 자신의 집안에서 돈을 빌려 그 돈으로 병원을 짓게 하였는데 병원이 힘들게 되자 돈을 달라고 하며 김 민성을 괴롭히고 있다는 이야기냐?”

    “예, 주변에 알아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다른 것들은 어떻게 되었어?”

    “우선 그 여자는 의도적으로 접근을 하여 병원을 미끼로 결혼에 성공을 하였고 그의 아버지가 부도가 난 것은 같이 일을 하고 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해 부도가 난 것입니다. 그 당시 김 민성은 집안을 살리기 위해 그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된 것이고요.”

    진룡은 보고를 받으면서 이제야 모든 이야기를 이해를 하게 되었다.

    “결국 우리가 도움을 주려면 김 민성이 아닌 그의 아버지를 공략해야 한다는 말이네?”

    “이미 부도가 난 회사를 다시 살릴 수는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부도난 회사를 살리자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놈을 잡아야지 그리고 그놈에게 돈을 받아 돌려주어야 한다는 거지 그 일이 시간이 걸린다면 우선은 먼저 돈을 주고 우리가 가서 처리를 하는 방법도 있으니 말이야.”

    “상부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겠습니까?”

    수하는 진룡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불가능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사우님의 허락이 떨어졌다. 그러니 그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말고 바로 추진을 하도록 해라.”

    사우의 지시라고 하자 남자는 놀라는 얼굴을 하였다.

    하지만 놀란 얼굴은 하였지만 더 이상 반론은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내일 바로 작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명 돈 돌려주기네요.”

    “하하하, 돈 돌려주기라 아주 좋은 작전명이다.”

    둘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민성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았다.

    민성의 아버지는 부도가 나고 나서는 기운도 없고 의욕도 떨어져 지금 집에서 그냥 백수처럼 지내고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민성의 처가에서 돈을 빌려 얻은 전셋집이었다.

    “휴우, 민성이 병원은 어떻게 한다고 하는 거야?”

    “저도 모르겠어요. 주변에 큰 병원이 생기는 바람에 지금 힘들어 죽겠다고 하네요.”

    “나라도 뭐가 있어야 이럴 때 도움을 주지 그 빌어먹을 놈 때문에 아들까지 망하게 하는 구나.”

    민성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 때문에 하기 싫은 결혼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부부가 결혼을 하고 부부생활을 하지 않으니 자식이 없었고 민성은 그래도 부모님 때문에 최대한 열심히 살라고 노력을 하였지만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우리 민성이 불쌍해서 어떻게 해요? 요즘은 처가의 식구들이 자주 찾아와서 난리를 친다고 하는데요.”

    “휴우, 우리가 나선다고 무슨 방법이 있겠어?”

    민성의 아버지는 그런 자신이 한없이 답답하기만 했다.

    그 때 민성의 아버지의 핸드폰이 울렸다.

    지이잉

    “누구지? 여보세요?”

    민성의 아버지는 최근 자신에게 전화를 할 사람이 없어 무심코 전화를 받았다.

    “거기 김 대영씨의 자택이 아닙니까?”

    민성의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을 묻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지만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하게 대답을 하였다.

    혹시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또 있는지 하는 마음에서였다.

    “내가 김 대영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김 대영씨 본인이십니까?”

    “예, 제가 본인인데 무슨 일로 그러냐고요?”

    대영은 자꾸 자신을 확인하려고 하자 조금 짜증이 나기 시작하자 목소리가 좋게 나가지를 않았다.

    “혹시 최 지성이라고 아십니까?”

    최 지성이라면 자신을 배신하고 돈을 가지고 중국으로 도망간 놈이었다.

    “그놈을 잡았습니까?”

    대영의 목소리는 놀라 있었다.

    “아직 잡지는 못했지만 일부 자금을 회수하였기에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중국의 특수부서인데 지금 최 지성이 가지고 있던 자금을 회수하여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대영은 중국 특수부서라고 하며 자금을 회수하였다는 소리에 이거 혹시 보이스피싱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과는 조금 달라 우선은 상대의 이야기를 더 듣고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그래서요?”

    “최 지성이 가지고 있던 자금 중에 저희가 회수를 한 자금이 오억이라 이 돈을 피해자인 김 대영씨에게 보내려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대영은 오억이라는 금액을 듣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최 지성이 해먹은 돈이 정확하게 십칠억이었지만 그중에 오억이라는 자금을 회수하였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그러면 지금 저에게 오억을 입금해주겠다는 이야기입니까?”

    “예, 그 문제 때문에 본인 명의의 통장번호를 알려달라고 연락을 드린 겁니다.”

    대영은 이거는 절대 보이스피싱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계좌번호를 알아서 어디다가 쓰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우선은 통장 번호를 알려주자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여보 내 통장 좀 가지고 와. 아무거나 상관없으니 어서.”

    남편이 갑자기 통장을 가지고 오라고 하자 아내는 놀란 얼굴을 하였지만 이내 빠르게 서랍을 열어 남편의 통장이 들어 있는 가방을 꺼내 주었다.

    대영은 가방에 있는 아무 통장이나 꺼내 바로 번호를 알려주었다.

    “중국에서 입금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환율차이는 있을 것입니다. 이 점은 양해를 해주십시오.”

    “걱정 마시고 입금만 해주세요.”

    대영은 돈을 주겠다고 하는데 약간 차이가 난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았기에 바로 대답을 하였다.

    “그러면 바로 입금처리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돈을 회수하게 되면 이 통장으로 입금을 해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알기로는 총 피해액이 십칠억이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금액이 정확하네요.”

    사실은 신고가 된 금액만 그렇지 조금 더 많은 금액을 가지고 사라진 최 지성이었다.

    “그러면 나중에 다시 회수를 하면 그때 다시 연락을 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입금했으니 확인해보십시오.”

    그렇게 말을 하고는 전화가 끊어졌다.

    김 대영은 통장을 들고 바로 전화로 입금을 확인하게 되었다.

    대영의 손놀림은 지금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아내는 그런 남편을 보며 저렇게 빠를 때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김 대영의 손은 전화를 하면서 계속해서 떨리고 있었다.

    이번에 확실하게 돈이 입금이 되었다면 자식놈에게 도움을 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을 주며 마음에 들지 않았던 며느라와도 정리를 시키고 싶은 대영이었다.

    수화기의 안에서는 지금 잔액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정확하게 오억이라는 자금이 입금이 되어 있었다.

    “여...보 오억이 입금이 되었어. 이제 민성이도 살았어.”

    대영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아내인 혜숙은 지금 남편이 하는 말을 듣고는 너무 놀라 대답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눈에는 놀란 눈을 하고 있는데 입이 열어지지를 않아서였다.

    두 부부는 지금의 상황에 잠시 동안 놀라고 있다가 기어이 통곡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고 여보 이제 우리 민성이도 살았네요.”

    “그래, 이번에는 확실하게 민성이를 도와줄 수 있게 되었어. 이제 그 싸가지 없는 며느리를 보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다 시원하네. 하하하.”

    대영은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날 구멍은 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자신이 그런 경우를 당하게 되니 너무도 기뻤다.

    대영과 아내인 혜숙은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가 있었다.

    아들인 민성이 병원을 한다고 처가에서 빌린 돈이 모두 삼억이었고 자신의 집을 얻는다고 오천의 돈을 빌렸는데 이제 그 빛을 한방에 모두 줄 수가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