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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109화 (109/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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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진한과 혜영은 이미 몸을 섞은 사이였기에 더욱 사랑이 불타고 있는지도 몰랐다.

“혜영이가 오지 말라고 하면 가지 않고 오라고 하면 갈게.”

“오빠 장난치지 말고요. 저는 지금 심각하단 말이에요.”

“혜영아 우리 서로가 사랑하고 있지?”

진한의 진중한 물음에 혜영은 바로 대답을 했다.

“예, 그래요. 저는 오빠를 정말 사랑하고 있어요.”

“나도 그래, 서로가 사랑하는데 무엇이 문제야? 나는 혜영과 살고 싶은 것인지 집안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오늘 아버지에게 말씀을 드렸고 허락도 받았으니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생활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오늘 인사를 갈게. 퇴근하고 함께 가자.”

진한의 마지막 말에 혜영은 진심으로 진한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혜영의 집은 사실 진한의 집안과는 많이 달랐다.

부모님이 장사를 하시지만 그리 잘 사는 집안이 아니었는데도 진한은 그런 것은 문제로 삼지 않고 있어서였다.

“오빠, 알았어요. 저도 집에 연락을 해둘게요.”

“하하하, 오늘 잘하면 나 닭먹는 거 아냐?”

“닭을 먹어요?”

“아, 사위가 가면 장모님이 씨암닭을 삶아 준다고 하잖아.”

혜영은 진한의 말에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인사를 하러 간다고 해서 벌써 사위 타령을 하고 있어서였다.

“오빠, 자꾸 그렇게 장난만 칠거에요?”

“내가 무슨 장난을 친다고 그래? 나는 지금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는 거야.”

진한의 말에 혜영은 그런 진한이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가 보여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진한은 자신이 긴장하고 있으면 항상 저렇게 재치있게 대화를 하며 긴장감을 풀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혜영은 진한과 대화를 하니 조금 긴장이 풀렸는데 진실로 진한에게는 사람의 긴장을 풀어주는 재주가 있다고 믿고 있었다.

물론 이는 자신만 해당하는 문제라는 것을 모르고 말이다.

여자나 남자나 사랑을 하게 되면 오로지 그 사람만 보이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도 그 상대만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반응이 나오는 곳이다.

진한과 혜영은 그렇게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고 오늘 저녁의 일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었다.

진한의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여자의 집으로 인사를 가는 것이었고 이번 방문의 목적이 결혼이었기에 솔직히 진한도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런 자신이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면 혜영이 불안하게 생각할 것 같아 농담을 하면서 긴장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주려고 하였다.

전화를 마치고 진한은 크게 숨을 들이 쉬었다.

“흐읍,”

진한은 혜영과 통화를 하고 나니 이제 성호에게 전화를 걸게 되었다.

아까는 망설였지만 지금은 그냥 편하게 생각이 들어서였다.

드드드

하지만 성호는 진한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금 성호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자식이 바쁜 모양이네. 연락을 했으니 시간이 나면 전화를 하겠지.”

진한은 그렇게 생각을 하였다.

누가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 말대로 친구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었다.

친구라는 단어는 모든 것을 용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해는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진한은 성호가 지연과의 관계에서 틀어져도 이해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친구의 연애관계에 자신이 뭐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성호는 핸드폰이 온지도 모르고 열심히 진료를 하고 있었다.

“환자분은 식사를 하실 때 소식으로 자주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 위가 많이 부담을 느끼고 있으니 조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가시면서 처방전 받아 가세요.”

“예, 그렇게 할게요. 선생님.”

성호는 환자의 진료를 마치고 나자 점심시간이 되었다.

한의사들은 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돌아가면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오늘은 성호가 일찍 식사를 하는 날이었다.

“선생님 식사는 어떻게 하실 거에요?”

병원은 식사를 대놓고 먹고 있었는데 가끔은 따로 식사를 할 경우도 있었다.

“오늘은 따로 먹어야 할 것 같네요. 김 간호사.”

“예, 그렇게 알고 있을 게요. 맛있게 식사하세요. 김 선생님.”

김 간호사는 그렇게 말을 하며 화사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성호는 식사를 하기 위해 나가려고 옷을 갈아입고는 호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보았다.

부재중 전화에 진한의 번호가 나와 있어 성호는 피식 웃고 말았다.

“자식이 전화를 할거면서 팅기기는..”

성호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바로 진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이 아니면 저녁이나 되어야 통화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 연락을 했는데 이제 전화를 하는 거냐?”

“까불고 있네. 무슨 일로 천하의 진한이가 먼저 전화를 하셨나 그래?”

“자식이 아직도 삐져 있냐? 말투가 왜 그래?”

“얼레? 내가 삐진 것이 아니고 너가 삐졌잖아 우리말은 똑바로 하자.”

둘은 처음부터 티격태격하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도 결국은 화를 푸는 과정에 불과한 이야기였다.

한참의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진한이 먼저 본론을 꺼냈다.

“오늘 혜영이네 집에 인사를 하러 간다. 응원 좀 해줘라.”

진한의 말에 성호는 조금 놀랐다.

“호오, 진짜로 인사를 가는 거야? 아니면 결혼 허락을 받으러 가는 거냐?”

“둘 다지. 결혼도 해야겠고 인사도 가야 하니 말이다.”

진한은 이제 성호에 대한 마음을 모두 풀었는지 대화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래, 축하한다. 가서 잘 하고 임마.”

“흐흐흐, 내가 가서 단방에 결혼 승낙을 받아 오마. 기다리고 있어라.”

“그렇게 해라. 혜영이도 좋아 하겠네. 이거 앞으로는 혜영이라 부르지도 못하고 재수씨라고 해야겠다.”

“재수씨는 무슨 형수님이라고 불러 자식아.”

진한은 성호의 말에 바로 발끈했는데 진한과 성호는 생일이 가튼 날이었다.

그래서 둘이는 태어난 시간을 따졌는데 문제는 성호는 그 시각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기에 진한과 매번 시간가지고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크크크, 자식이 형수는 개뿔이 원래 친구 사이에는 모두 제수로 통하는 거야 알겠냐?”

성호의 대답에 진한도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둘이는 그렇게 통화를 마쳤고 성호는 진한과 기분 좋게 대화를 하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졌다.

진한과 성호는 잘 싸우지도 않았는데 그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였다.

성호에게는 친구들이 제법 있지만 진한처럼 친한 친구도 없었다.

막말로 진한은 성호에게는 고치 친구라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저녁이 되고 진료를 모두 마친 성호에게 한의사가 찾아왔다.

“김 선생님 혹시 학교는 어디 나오셨나요?”

“저요? 저는 경진을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신데요?”

“아, 저도 거기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김 선생님은 처음 뵙는 것 같네요. 언제 졸업 하신 겁니까?”

같은 학교를 나왔어도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아, 같은 학교를 나오셨군요. 저는 05학번입니다.”

“아, 저 보다는 선배님이시네요. 저는 07학번의 김대환이라고 합니다. 선배님.”

사실 성호는 학교에 다닐 때는 공부벌레로 소문이 나서 학교의 친구들도 그리 많지가 않았다.

항상 공부만 한다고 도서관에서 생활을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학과의 동기들도 제법 있지만 이들과는 졸업을 하고는 잘 만나지 않아서 그리 친하다고 할 수도 없었고 말이다.

결국 학교는 졸업했지만 친하게 지내는 인간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당시에는 성호의 사정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그렇게 지내게 되었다.

성호는 바로 선배님이라고 하는 김대환을 보았다.

“그래, 나 보다 후배를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네. 아무튼 반갑다.”

“저기 선배님은 왜 학교 동문회에 참석을 하지 않는 것인가요?”

오늘 대환이 찾아온 이유가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에 지금 김성호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런 성호가 졸업을 한 학교가 소문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고 학교에서는 여러번 동문회에 참석을 하라는 문자를 보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참석을 하지 않은 성호였다.

사실 성호가 동문회에 가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힘들 때는 연락도 하지 않더니 이제 조금 잘나간다고 하니 연락을 하고 있어서 그런 곳에 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을 하였기 때문이다.

성호는 대환을 보며 물었다.

“여기 온 이유가 따로 있었나?”

대환은 성호의 질문에 조금 당황이 되었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답을 했다.

“아닙니다. 제가 여기 와서야 연락을 받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을 전달해 달라고 하여 이렇게 찾아오게 된 겁니다.”

성호는 대환이 지금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성호는 그런 대환을 보며 천천히 자신의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신이 한의사가 된 이야기를 모두 설명을 해주게 되었다,

한참을 이야기를 해주니 대환도 성호가 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힘들 때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가 잘 되고 나니 무언가 얻어먹으려고 하는 동문들이 좋게 보이지가 않아서 가지 않는 거야.”

성호의 냉정한 대답에 대환은 솔직히 자신도 성호와 같은 입장이라면 그렇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저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우리 동문이 모두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후배들 중에 일부분이 그런 이기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운영을 하니 다른 분들에게 나쁘게 이미지를 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참석을 하고 있는 동문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선배님.”

대환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성호에게 전달을 하고 있었다.

사실 대환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일부 이기적인 놈들이 상층부를 구성하고 있으니 동문회가 욕을 먹는 것이지 대부분의 인물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다만 한의사라는 신분이 있으니 조금은 거들먹거리는 것은 있었다.

성호의 친구들 중에도 그런 놈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후배의 말은 알아들었으니 그만 하자.”

“선배님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우리 동문들이 선배님을 정말 존경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 주십시오.”

경진한의대를 졸업한 인물들 중에 성호가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그런 성호에게 계속 콜을 보낸 것이고 말이다.

비록 유명한 대학은 아니었지만 나름 전통을 가지고 있는 학교였기에 그런 학교의 이름을 알리게 해준 성호에게 학교의 입장에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성호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성호도 자신의 능력 때문에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사실 그동안 매우 바쁜 일들이 많아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쓸 시간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후배라고 하며 살갑게 구는 대환을 보니 이런 후배들이 많다면 한 번 쯤은 동문회도 갈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서 살아갈 수는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성호였다.

학교의 인맥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되었고 무시할 수 없는 문제였기에 성호도 이제는 다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나도 바쁘고 솔직히 가고 싶지 않아 연락을 받아도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나도 제법 이름이 알려졌으니 참석을 하면 나를 무시할 인간은 없을 것이다. 이제 나도 나가서 사람들도 좀 만나보아야겠다. 최소한 같은 학교를 졸업했으면 얼굴은 알고 지내야지.’

성호는 그렇게 내심 결정을 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대환은 선배들 중에 가장 잘 나가는 성호였기에 그 눈빛에는 존경을 담고 있었다.

실지로 성호의 후배들 중에 많은 이들이 성호를 존경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의 이름을 빛낸 최고의 한의사라고 말이다.

이는 교수들이 성호의 이름을 일부러 거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학교 출신의 선배가 유명한 인물이 되었다고 하자 바로 조사를 하게 되었고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 후로는 성호를 존경하는 무리들이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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