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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101화 (10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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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회장의 막내딸은 자신도 모르는 인물이 오늘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신기한 눈빛을 하며 물었다.

    정 회장이 자식들 중에 유일하게 편하게 대화를 하는 딸이었다.

    막내라 그런지 조금 응석을 부릴 때도 있었지만 정 회장이 늦둥이도 태어난 딸이라 어지간하면 이해를 하려고 하였다.

    “아버지의 전담 한의사이다. 하지만 김 선생에게 실례를 하는 날에는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니 명심해라.”

    정 회장이 차가운 눈빛을 하며 딸에게 엄하게 경고를 하였다.

    막내는 아버지가 자신을 보며 저런 표정을 지을 때는 정말 실수를 했다가는 집안에서 쫒겨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바로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어머, 아버지는 오늘 같은 날에 그렇게 험한 말씀을 하세요.”

    막내이다 보니 조심을 하지 않는 성격을 알기에 정 회장이 미리 겁을 주었다.

    “김 선생은 오늘 내 손님으로 오신 거니 너희들은 손님으로 대하면 된다.”

    정 회장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성호를 보았다.

    성호는 지금 자리가 참 답답했다.

    자신은 이 자리에 있지 않아도 되는 자리였기 상당히 불편했다.

    그 때 정 상무가 누군가를 데리고 왔다.

    “어, 김선생 어디 갔었나? 한참 찾았는데 말이야.”

    정 상무가 오자 성호는 웃으면 대답을 했다.

    “상무님과 비슷한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성호는 정 상무를 보며 정말 재호랑 똑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성호는 정 상무를 보니 그 옆에는 정말 아름다운 여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눈으로 보아도 눈부실 정도로 미모가 빛이 나는 그런 여자였다.

    장 상무는 성호를 보며 바로 옆에 있는 아가씨에게 소개를 해주었다.

    “아, 너는 모르지 여기 있는 분은 세기 한의원의 한의사인신 김 성호 한의사란다.”

    정 상무의 소개로 여자는 성호를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안녕 하세요. 한 가연이라고 해요. 외삼촌이 누구를 소개하는 것은 처음이네요.”

    한 가연은 정말로 정 상무가 누구를 소개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다른 이들과 파티를 할 때는 정 상무가 항상 옆에 끼고 있으면서도 저놈은 별로라는 소리만 듣다가 오늘은 소개를 할 정도로 성호가 정 상무의 마음에 들었다는 것을 가연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아, 예, 저는 김성호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성호는 가연을 보며 간단하게 인사를 하였다.

    그런데 그 눈빛이 가연에게 반하거나 하는 눈빛은 아니었다.

    성호의 눈빛을 보고 있던 정 상무는 인상을 쓰고 있었다.

    ‘아니 뭐 저런 놈이 다 있냐? 우리 가연이 같은 미인이 인사를 하면 그냥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웃음이라도 지어야 하는 거 아냐?’

    정 상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미인이 가연이라고 생각하는 진실로 팔불출이었다.

    가연은 성호가 인사를 하는 것을 보았지만 성호에게는 자신을 보는 눈빛이 다른 이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어머. 저분은 눈빛이 아직도 맑은 빛이네?’

    가연은 대부분의 남자들이 자신과 이야기를 하면 눈빛이 이상하게 변하는 것을 보았는데 성호는 그런 남자들과는 달랐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런데 한의사라고 하셨는데 지금 어디에 계세요?”

    “서초동에 세기 한의원이라고 하는 곳에 근무를 하고 있어요.”

    “나중에 놀러 가도 되나요?”

    가연은 호기심에 자꾸 말을 걸었다.

    성호는 그런 가연을 보며 믿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흥미를 느끼지는 않았다.

    “병원에 오시는 일은 다치거나 아니면 병이 생겼을 때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환자들을 언제든지 만나주니 말입니다.”

    성호의 대답에 가연은 눈빛이 빛났다.

    감히 자신의 말을 거절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니 이거는 삼촌이 아니라도 자신이 도전을 하고 싶은 강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가연도 자신의 미모에는 자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미모가 통하지 않은 남자를 만났으니 가연의 눈에는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정 회장의 핏줄들은 이상하게 승부욕들이 강한 모양이었다.

    가연도 지금 이상한 것에 승부를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정 상무는 가연의 눈이 불이 붙은 것을 보면서 속으로 박수를 쳤다.

    ‘그래, 가연아 잘한다. 삼촌은 항상 너를 응원한다. 우리 가연이 파이팅!’

    정 상무는 성호가 가연을 보고도 담담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어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정 상무를 보는 시선이 있었으니 바로 정 회장이었다.

    ‘호오, 저놈이 머리를 쓰네? 그래 이 애비도 응원을 해주마. 김 선생 같은 이는 무조건 잡아야 하지 암.’

    정 회장은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고 금방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정 회장도 성호를 탐내고 있었기에 가연이와 연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정도였다.

    비록 외가이기는 해도 집안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 회장도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 환자가 아니면 만나주지 않은 건가요?”

    가연은 도전적인 눈빛을 하며 성호를 보며 물었다.

    성호는 가연이 왜 저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말꼬리를 잡으려고 하기 때문에 따끔하게 말을 해주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가연씨라고 했지요?”

    “예 한 가연이에요.”

    “가연씨는 병원이 무슨 장난을 치는 장소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군요? 병원은 환자들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오는 곳입니다. 물론 친한 사람이 찾아 올 수도 있지만 이는 사전에 약속이 되어 있어야 가능 하겠지요. 가연씨가 저랑 친한가요? 이상하게 말꼬리를 잡고 있는 것 같네요.”

    성호의 대답에 가연은 할 말이 없었다.

    성호의 말대로 병원은 환자들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가는 곳이었고 의사를 만나는 사람은 당연히 친분이 있고 사전에 이야기를 하고 약속을 정한 다음에 만날 수가 있다는 말도 틀리지 않는 말이었기에 가연은 그런 성호의 대답에 아무런 답변을 할 수가 없었다.

    정 상무는 성호가 가연에게 해주는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가연아 오늘은 너의 완패다.’

    정 상무가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가연은 내심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미모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찾아가겠다는 말을 하니 단 한마디로 거절을 하는 남자가 있을 것이라고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비록 엄마와 둘이만 산다고는 하지만 명색이 한국 그룹의 외손녀였다.

    그런 자신을 지나가는 여자처럼 취급을 하는 성호에게 가연은 열이 받았다.

    “죄송하군요. 잘 나가시는 분에게 말을 붙여 시간을 빼앗고 있었네요.”

    성호는 가연이 지금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겠지만 자신에게 저러는 이유를 몰랐다.

    그리고 솔직히 아무리 미인이라고 해도 성호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성호도 남자였고 미인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단지 가연처럼 저렇게 대놓고 대쉬를 하는 여자를 이상하게 성호가 우선 경계를 하게 되었다.

    “잘 생각했습니다. 저는 바쁜 사람이니 한가한 사람을 찾으시면 되겠네요.”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아예 몸을 돌려 버렸다.

    가연은 태어나서 이런 굴욕은 처음 당해보는 것이라 얼굴이 절로 일그러지고 말았다.

    사실 정 상무는 혼자 가연이 착하고 좋은 조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지로 가연도 다른 여자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미모와 주변을 이용할 줄도 아는 제법 머리가 잘 돌아가는 여자였다.

    단지 정 상무의 앞에서만 내숭을 떨었을 뿐이다.

    정 상무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조카였기에 막말로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가연이 모든 것이 다 착하고 선해 보였던 것이었다.

    ‘허허, 우리 집안과는 아무래도 혈연관계는 힘들 것 같구나. 가연이도 그동안 저런 모습을 감추고 산다고 고생 많이 했겠네.’

    정 회장은 가연이 하는 행동을 보고 바로 내숭을 파악했다.

    가연은 내심 씩씩 거렸지만 차마 집안의 어른들이 있는 자리에서 난리를 필 수는 없었다.

    그 때 재호가 다가왔다.

    재호는 가연의 저런 내면의 모습을 가장 잘 알고 있었지만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형님 고생 많습니다. 철없는 동생 때문에 말입니다.”

    재호는 성호에게 다가와 격의 없이 성호를 부르며 말했다.

    “고생은 무슨.. 어떻게 왔냐?”

    “하하하, 혼자 있으니 너무 심심해서요. 형님과 이야기라도 하려고 왔지요.”

    재호가 성호와 친하게 이야기를 하자 정 회장은 눈빛이 빛났다.

    집안의 인물들 중에 성호와 친분을 가지고 있는 이는 자신과 정 상무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재호가 이미 성호와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재호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었다.

    ‘허허허, 하나를 포기하니 하나가 새롭게 생기는 구나.’

    정 회장은 재호가 성호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는 역시 생각처럼 인생은 계획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이 생각지도 못하게 재호가 성호와 저렇게 친하게 지내고 있을지는 몰랐다.

    이는 정 상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 저놈이 김 선생을 어찌 알고 저러는 거지?’

    정 상무는 성호와 허물없이 대회를 하고 있는 아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아들이 아직 성호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였다.

    그렇다고 지금 좋은 관계를 파토내고 싶지는 않아 일단은 그냥 보고 있었다.

    정 회장의 집에서 식사를 마친 성호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집을 나오려고 차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자신의 차가 있는 곳을 지키고 있는 여인이 있었다.

    바로 한 가연이었다.

    성호는 가연을 무시하고 차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가연이 먼저 말을 했다.

    “원래 재벌가에 오시면 그렇게 행동을 하시는 건가요? 그렇게 튀는 행동을 해야 무언가 얻을 수 있을 것 같나요?”

    한 가연은 오늘 솔직히 기분이 많이 상해 있었다.

    그리고 얼굴을 보니 술도 한잔이 되어 있었다.

    성호는 그런 가연을 상대로 이야기를 하고 싶지가 않았다.

    성호가 가연이 하는 말을 무시하고 문을 열고 차를 몰고 가려고 하니 가연은 그런 차의 앞에 서서 가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정말 철없는 여자네. 저렇게 남들에게 행동 하고 싶을까?’

    성호는 저러는 가연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성호는 창문을 열고 가연을 보고 고함을 질렀다.

    “그만하고 비켜줄래요?”

    가연은 성호가 끝까지 사과는 하지 않고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하자 정말 화가 나기 시작했다.

    “당신 말이야 감히 나를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어떻게 나에게 이렇게 행동을 할 수가 있는 거지?”

    가연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화가 났는지 겉옷을 벗고 있었다.

    물론 지금 가연은 정상이 아닌 상태였다.

    가연은 지금 술이 취한 상황에서 자신을 무시한 남자가 자신의 몸을 보고도 그냥 갈 수가 있는지가 궁금해 옷을 벗고 있는 중이었다.

    성호는 그런 가연을 보며 이대로 있다가는 황당한 입장이 될 것 같아 빠르게 정 상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드드드

    “여보세요? 김 선생 아직 가지 않았나?”

    “상무님 지금 차가 가지 못하게 앞에서 막고 있는 조카 좀 어떻게 해주세요. 지금 차 앞에서 옷을 벗으려고 하고 있네요.”

    성호의 말에 정 상무는 누구인지를 금방 알아들었다.

    이거는 망신도 이런 개망신이 없었기에 정 상무는 세상에 태어나 가장 빨리 성호의 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정 상무가 도착을 하니 그때는 이미 가연이 상의를 거의 벗고 이제 마지막 브레지어만 남은 상태였다.

    정 상무는 급하게 상의를 벗어 들고 가연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가연아 왜 그러니?”

    정 상무는 그러면서 겉옷으로 가연의 상체를 가려 주었다.

    성호는 정 상무가 나오자 이제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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