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려워 하지마-99화 (99/290)
  • 0099 / 0290 ----------------------------------------------

    .

    노인은 자신을 치료하는 성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노인이 비록 몸은 움직이지 못하지만 정신은 유지하고 있었고 성호가 치료를 하면서 말을 걸지 않았다면 아마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었다.

    그러면서 감사의 선물을 주었는데 바로 노인이 가지고 있는 땅이였다.

    노인은 상당한 양의 땅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땅에는 임야도 딸려 있어서 나중에 병원을 짓기가 좋다는 말을 하며 성호에게 선물로 주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것이다.

    성호는 정 회장의 말을 듣고는 깜짝놀랐다.

    “아니 회장님 제가 그 땅을 어떻게 받습니까? 저는 받지 않겠습니다.”

    “이보게, 우리 삼촌이 마지막으로 하신 유언이네. 그러니 자네는 그 땅을 받아 병원을 짓던지 아니면 다시 팔던지 알아서 하게.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은 그 땅에 커다란 병원을 지었으면 하는 것이네. 자네가 힘들면 나도 도움을 줄 수 있다네.”

    정 회장은 노인의 유언을 들으며 성호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것을 찾았는지 그 땅에 커다란 병원을 지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성호는 그런 정 회장의 호의가 조금은 부담이 갔다.

    “회장님의 호의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일이 없는데 그런 호의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성호는 강하게 거절을 하였지만 정 회장도 고집하면 재계에서도 알아주는 똥고집이었다.

    나이를 먹어 요즘은 고집을 부리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그 고집이 어디로 가겠는가?

    정 회장과 성호는 엄청난 실갱이를 벌렸고 한참의 시간동안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고 있으니 합의점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정원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정 상무가 오게 되었고 정 상무는 정 회장과 성호가 의견충돌을 하는 이유에 대해 알게 되었다.

    ‘허어, 저 친구도 정말 고집이 대단하네. 감히 아버지와 의견충돌을 하고 있다니 말이야.’

    정 상무도 아버지의 고집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기에 하는 소리였다.

    둘이 말다툼을 하고 있기에 정 상무는 잠시 듣고만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자 정 상무는 드디어 개입을 하려고 다가갔다.

    “아버지, 김 성생 그만 하세요.”

    정 상무의 개입으로 정 회장과 성호는 그만 두었다.

    정 회장은 체면 때문에 그만 두었고 성호는 나이 드신 어른과 이러고 있는 것이 창피해서 그만 두었다.

    “김 선생 할아버지의 유언은 법적으로 김 선생이 받기로 되어 있네. 결국 그 땅은 김 선생의 앞으로 간다는 말일세. 나나 아버지는 그 땅에 욕심이 없고 어른의 유언을 어길 생각도 없으니 그 땅이 어디로 가겠나?”

    정 상무의 말을 들으니 유언을 이들을 지키려고 할 것이고 결국은 자신에게 유언이 전해지게 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정 상무나 정 회장이 돈이 없어 유언을 어길 사람들은 아니었다.

    성호는 정 상무의 말대로 가만히 있어도 땅을 유언으로 받게 된다는 말이었다.

    “휴우, 하지만 상무님 저는 정말 그 땅을 받고 싶지 않지만 결과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거기에 병원을 지어 주시겠다는 회장님의 말을 저는 따를 수가 없습니다.”

    정 상무는 성호가 거절을 하는 이유가 아마도 자신이 직접 짓고 싶은 마음이 있어 그런 것으로 보였다.

    “김 선생이 부담을 간다면 같이 짓는 것은 어떤가? 혼자 하려는 것 보다는 빨리 할 수 있고 그러면 환자들에게 그만큼 더 많은 써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겠나?”

    정 상무는 정 회장이 혼자 병원을 지어 주려는 것과는 달리 함께 하자고 하였다.

    혼자 큰 병원을 지으려면 아마도 평생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정 회장이 도움을 준다면 달랐다.

    정 회장은 혼자도 그런 병원을 지을 능력이 있는 분이었기 때문이다.

    성호는 정 상무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흔들렸다.

    자신의 꿈이 조금 빨리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쿵쾅 쿵쾅

    성호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빠르게 치료의 힘으로 마음을 다스리기 시작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가슴이 진정이 되었고 성호는 정 상무를 보았다.

    “상무님의 말씀 진중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성호가 생각해 보겠다는 말은 거의 성공을 했다는 말이기에 정 상무는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반대로 입맛이 조금 썼다.

    자신이 하는 말은 강하게 반대를 하더니 아들이 하는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을 하였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에잉, 젊은 놈이 무슨 고집이 그리 강해.”

    정 회장은 무엇이 그리 못마땅한지 인상을 쓰며 그리 말했다.

    상호는 그런 정 회장을 보며 웃고 말았다.

    “그러는 회장님도 만만치 않는데요?”

    성호의 대답에 정 상무는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가 없는지 크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푸흡흐흐 크하하하,”

    정 상무가 크게 웃자 정 회장은 더욱 인상이 좋지 않게 변했다.

    정 상무는 한참을 그렇게 원없이 웃었고 어느 정도 가라앉자 아버지를 보았다.

    “이제 그만 아버지도 그만 하세요. 김 선생도 부모님과 가족을 동시에 잃고 나서는 성격이 변해서 그런 겁니다.”

    정 상무는 성호가 있지만 아버지에게 성호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었다.

    성호의 가족들을 모두 사고로 잃고 나니 성호가 그 아픔 때문에 성격이 모질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정 상무는 설명을 해주었다.

    정 회장은 성호가 한의사를 하고 있어 그런 사정을 몰랐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성호가 힘든 삶을 살았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허어, 젊은 놈이 생각이 깊다고 느낀 이유가 바로 그런 일이 있어서였네.’

    사람은 누구나 힘든 경험을 하지만 성호처럼 그런 경험을 하게 되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점점 자신의 행동에도 많은 신경을 쓰게 되었다.

    물론 아닌 인간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변한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좋은 쪽으로 가는지 아니면 나쁜 쪽으로 가는지는 결국 본인이 결정을 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성호가 아무리 어려워도 꾸준히 노력하여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성호가 아주 대견해 보였다.

    물론 옆에 있는 정 상무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흐흐흐 이제 기대하게 할아버지도 돌아가셨으니 내가 본격적으로 자네의 중매를 서려고 하니 말일세.’

    정 상무는 자신의 조카를 성호에게 소개를 해주려고 하였지만 그동안 할아버지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어 해주지 못했는데 이제는 충분히 시간이 나기 때문에 확실하게 조카를 성호와 만나게 하려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세상 천지에 자신의 조카를 보고 관심을 가지지 않는 남자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을 하는 정 상무였다.

    그만큼 조카는 어질고 착했고 그 성격에 어울리는 청순한 외모 때문에 남자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여성이었기에 정 상무가 이렇게 확신을 하고 있었다.

    아무튼 성호는 정 회장의 집에서 정 상무의 개입으로 땅의 문제는 해결을 보게 되었다.

    땅은 성호의 명의로 하고 그곳에 병원을 짓기로 결정을 보았다.

    물론 정 회장과 정 상무가 절반의 공사비를 대기로 하였고 성호도 공사비를 데는 조건으로 말이다.

    대신에 정 회장은 병원의 지분은 30프로만 가지기로 하였다.

    기업에 병원의 일에 간섭을 하게 되면 제대로 운영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내가 살아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내가 죽고 나면 그 지분이 어디로 가겠나? 내 후손들도 나와 같지는 않을 것이니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야.”

    정 회장의 발언에 성호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 회장이 죽고 나면 그 지분은 모두 후손들에게 갈 것이고 그 지분을 가지고 병원에 간섭을 하기 시작하면 병원은 원하는 방향대로 운영을 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 회장은 30프로의 지분도 자신과 정 상무가 절반씩 가지기로 합의를 보았다.

    성호는 남은 지분만 있어도 충분히 병원을 운영하는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병원은 그렇게 하기로 하지요. 회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성호는 정 회장을 보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고맙기는 내가 더 고맙지 마지막 유언을 들어주게 해준 보상으로 조금 적으니 말이야.”

    정 회장은 사실 삼촌의 유언을 듣게 해주면 삼촌 재산의 절반을 주겠다고 하였지만 아무도 고치지 못해 결국 포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성호가 유언을 듣게 해주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절반을 주려고 생각을 했지만 삼촌의 마지막 유언이 자신을 살려준 분에게는 땅을 주고 나머지는 모두 기부를 해달라는 말을 하는 바람에 성호에게 땅만 주고 나머지는 모두 삼촌이 직접 만든 재단에 기부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정 회장은 그런 성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병원을 지어 주려고 하였다.

    그런데 젊은 놈이 얼마나 고집이 강한지 자신의 고집과 비슷해서 말이 통하지 않았기에 화를 내고 있었는데 그나마 자식 놈이 중간에 개입을 하여 병원을 짓는 것으로 정리가 되어 조금은 마음의 미안함을 풀 수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성호의 사정을 듣게 되었기 때문에 정 회장은 그런 성호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시련을 극복하고 성공을 한 남자는 세상에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대부분의 남자는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했고 스스로 포기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어려운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으니 저런 놈이 난 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정 회장이었다.

    ‘허허, 저놈을 어떻게 내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이 없을까?’

    정 회장은 은근히 성호가 탐이 나서 가지는 생각이었다.

    성격도 고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마음에 들었다.

    남자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고집이 없는 놈은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정 회장이었기에 성호가 더욱 탐이 났다.

    성호는 그런 사정을 모르고 정 회장에게 감사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김 선생 오늘은 여기서 저녁을 먹고 가게.”

    “알겠습니다. 상무님.”

    오늘 하루는 어차피 시간을 비워두었기에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솔직히 땅과 병원을 거의 거저 지워주겠다고 하는 분들과 식사를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오늘은 식구들을 전부 모이라고 전해라. 오랜만에 가족 회의를 해야겠다.”

    정 회장의 발언에 정 상무는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안 그래도 조카와 성호가 우연히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위해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자리를 이렇게 우연히 만들 수가 있게 되어서였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정 상무의 환해진 얼굴을 보는 정 회장은 의문스러운 눈빛을 하였다.

    ‘저놈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거지? 저런 요상한 눈빛을 하는 것을 보니 뭔가 있는데 말이야?’

    정 회장의 정 상무의 얼굴과 행동만 보아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하기는 기업을 운영하는 정 회장의 눈치도 엄청나게 빠른 사람이었기에 작은 변화에도 금방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험한 세상에 어떻게 거대한 기업을 운영하였겠는가 말이다.

    성호만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정 상무는 모든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였고 특히 신경을 쓴 것이 바로 조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무조건 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늘은 아버지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니 너는 무조건 와야 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냐?”

    “외삼촌 저도 오늘은 일이 있어요. 다음에 가면 안되요?”

    “가연아, 삼촌이 언제 이렇게 직접 너에게 오라고 전화를 했니? 하지만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이니 와야 한다. 이거는 명령이니 무조건 참석해라. 만약에 오늘 오지 않으면 앞으로 삼촌을 볼 생각하지 말고 알겠니?”

    정 상무는 아주 교묘하게 협박을 하여 무조건 참석을 하게 만들었다.

    조카인 한 가연은 정 상무의 여동생의 딸이었는데 정말 미모와 재능을 타고난 재녀였다.

    정 상무도 평소에 항상 가연을 챙겨줄 정도로 특별하게 귀여움을 받고 있는 조카이기도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