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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산삼은 자연의 기운은 간직한 영물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자연의 기운대신 치료의 힘을 간직한 영물로 변하게 되었기에 환자를 치료하는 일은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만들게 되었다.
문제는 얼마나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지에 대한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허어 이거 골치 아프게 되었네. 그냥 약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약효가 강한데 어떻게 하지?”
산삼의 약효라고 해도 죽은 사람을 살리지는 못한다.
이는 말로만 기사회생의 영약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말은 모두 다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산삼으로 인해 죽은 사람이 살아나게 되면 산삼의 약발이라기보다는 성호의 실력이라는 소문이 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성호는 골치 아픈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성호는 미안하지만 그런 일을 당할 수는 없었기에 처음의 생각대로 약효를 조절하기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그래, 산삼의 약발이라고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약효를 보이면 되는 거야.”
성호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는 탕약기에 있는 산삼의 기운을 일부 흡수를 해 버렸다.
자신이 주입을 한 기운이기 때문에 흡수는 어렵지가 않았기에 흡수는 순식간에 진행이 되었다.
성호는 기운을 흡수하여 적당하게 약효를 조절하였다.
어차피 약을 드시면서 자신의 기운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이 정도면 적당하네.”
성호는 흡수를 멈추고 약을 달이는 것을 더욱 약하게 조절하였다.
어차피 약기운 만들어졌지만 자신이 한 말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벌어야했다.
성호는 다시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식사도 하지 않고 이틀 반이라는 시간을 약만 달인 성호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끝났다.”
성호의 한마디에 정 상무는 놀란 눈을 하며 성호를 보았다.
“자네 괜찮은가?”
정 상무는 성호가 약을 달이는 모습에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성호가 너무 집중을 하고 있었고 그런 성호에게 자신은 감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기는 약을 달이기 전에 누구도 자신에게 집중을 방해하지 않게 해달라는 말을 하였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이기도 했다.
성호는 약을 달이는 것을 끝내고 간단하게 목욕을 하였다.
옷을 갈아입은 성호는 약을 들고 환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성호의 옆에는 정 회장과 정 상무가 그림자처럼 붙어 있었다.
방에는 환자인 노인이 누워있었고 성호는 그런 노인의 상체를 다리를 집어넣으며 일으켰다.
“어르신 이제 약을 드실 시간입니다. 이 약을 두시면 정신을 차릴 수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두세시간 정도의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마지막 하고 싶은 말씀을 모두 하십시오.”
성호는 마치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수저를 들어 약을 떠서 노인의 입으로 가져갔다.
약을 먹이는 일만 무려 한시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성호는 마치 성스러운 일을 하는 사람처럼 지루하지 않게 정성을 다해 약을 먹였다.
정 회장과 정 상무는 그런 성호를 보며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자신도 저렇게 정성스럽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 친구의 환자를 대하는 모습은 정말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감탄만 나오는 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친구가 치료를 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입니다. 아버지.”
정 상무는 성호가 치료를 할 때 느낀 성스러움을 생각하며 하는 소리였다.
성호는 마침내 약을 모두 먹였고 다리를 빼고 노인을 편하게 눞게 하고는 바로 이불을 걷어치우고 지압을 시작했다.
지압은 약효가 빨리 몸에 효과를 발휘하게 하기 위한 동작이었기 때문이다.
“어르신 조금씩 몸이 움직이시려고 하십시오. 지금은 어르신의 정신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성호는 지압을 하면서 어르신이라고 하며 계속 말을 걸었다.
정 회장은 성호가 저러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눈도 돌리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성호는 이마에 땀을 흘리며 지압을 하였고 마지막으로 머리를 만지기 시작하자 노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으으으....”
노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나오자 정 회장과 정 상무는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고함을 지르고 말았다.
“앗! 삼촌!”
“헉! 할아버지?”
두 사람은 동시에 고함을 질렀다.
성호는 신음이 나오자 노인의 몸을 자세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노인의 몸은 지금 죽어가는 장기들을 일시적이지만 움직이게 하고 있었는데 성호의 말대로 노인은 정신력으로 이겨 내려고 하고 있었다.
성호는 노인이 아직 죽지 않았기에 정신은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말을 걸었던 것이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노인의 힘겹게 눈을 뜨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정신이 없는지 주변의 윤곽기 희미하게 보였다.
“삼촌 정신이 드세요?”
정 회장은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노인의 손을 잡고 외치고 있었다.
지금 정 회장은 성호나 누가 있어도 부끄러움이 없는 삼촌을 걱정하는 조카의 심정만이 남아 있었다.
“할아버지...”
정 상무도 그런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눈물을 흘리며 서 있었다.
성호는 두 사람을 보며 마음이 시큰해졌다.
성호는 노인이 조금이라도 빨리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결국 침을 꺼냈다.
성호의 침은 노인의 몸속에 아직 방해를 하는 기운들을 물리치게 하였다.
십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노인의 얼굴에는 약하지만 혈기가 돌기 시작했고 눈에는 서서히 눈동자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으으 지..웅..이냐..”
노인이 정신이 드는지 정 회장을 알아보고 있었다.
정 회장은 노인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너무도 감격을 하고 말았다.
“흑흑흑 삼..촌.. 드디어 살아났네요. 삼촌.”
정 회장이 슬픔에 결국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무려 이년이라는 시간동안 노인은 이렇게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었기 때문에 정 회장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던 것이다.
그동안 정 회장은 노인을 위해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노인이 살아나기를 바라고 해보았지만 죽지는 않지만 정신을 차리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노인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정 회장이 약을 강제로 노인의 몸에 투입을 해서였다.
“지,,,웅,,,아..나를..좀...일으켜..주겠느냐.”
노인은 점점 말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정 회장은 노인이 눠잉ㅆ는 침대가 환자용 침대였기에 정 상무를 보며 말했다.
“침대를 올려라.”
“예, 아버지.”
정 상무는 침대의 밑으로 가서 돌리기 시작했고 노인의 몸은 점점 일어서게 되었다.
45도 정도의 높이가 되자 정 상무는 멈추었다,
그 이상은 노인에게 오히려 좋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성호는 묵묵히 노인을 보고만 있었다.
지금 노인의 몸은 죽음과 치열하게 전투를 하고 있었고 아직은 약기운이 강해 이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명의 불이 꺼지게 될 것이다.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다했기에 성호는 자리를 피해주기로 했다.
“회장님 남은 시간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세네 시간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의 능력으로는 이것이 최대라 죄송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나가버렸다.
정 회장은 이미 성호에게 들은 이야기였기에 고개만 끄덕였다.
정 상무도 성호가 나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성호는 나가서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음식을 먹을 수가 있었다.
솔직히 몸은 정상이지만 심신이 지쳐있었다.
식사를 하면서도 성호는 과연 자신이 잘한 일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인과 같은 사람을 살리게 되면 그 파장을 무시할 수가 없다는 것이 생각나자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아니었으면 마지막 유언도 듣지 못하고 돌아가셨을 것인데 이 정도만 해도 나는 최선을 다한 거야.’
성호는 스스로 그렇게 생각을 하며 자신을 다독였다.
정 회장이나 정 상무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을 하며 말이다.
식사를 마치자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저기 선생님, 쉬실 방을 준비하였으니 그리 가시겠어요?”
“예, 고맙습니다.”
성호는 방을 안내 받아 쉬고 있었다.
이미 정 상무는 성호가 나오면 쉴 수 있게 준비를 해두었다.
방에서 쉬면서 성호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음을 더욱 모질게 먹으려고 하였다.
남의 생명이 소중하기는 하지만 자신 보다는 아니었다.
그 사람을 살리면서 자신이 힘들게 살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일 수도 있지만 성호는 자신을 위해 행복하게 살고 싶지 타인을 위해 살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자신도 행복하고 같이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런 꿈과는 달랐다.
‘이제부터는 오직 나만을 생각하며 살도록 하자. 작은 호의가 나에게는 치명적인 일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을 하고 살자. 없는 사람들이 병에 걸렸다면 최대한 아무도 모르게 도움을 주겠지만 알고 있다면 처음부터 도움을 줄 생각을 하지 말자. 나에게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는 일은 처음부터 하지 말자.’
성호는 오로지 자신을 위해 치료를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처음과는 조금 달라지고 있었지만 이번 일을 경험하면서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이미 그 상대가 알고 있는 병이라면 도움을 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물론 환자의 상황에 따라 조금은 변하겠지만 성호는 우선은 자신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정리를 하고 있을 때 노인이 있는 방에서는 정 회장이 점점 의식을 잃어 가는 노인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흑흑흑. 삼촌...”
“할아버지. 엉엉엉.”
정 상무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성호의 예상대로 노인은 정신을 차린지 세시간만에 서서히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지웅아, 내가 한 말을 기억해라. 그리고 상수도 알겠느냐?”
“예, 삼촌..”
“예, 할아버지..”
두 사람은 노인의 말에 흐느끼면서 대답을 했다.
“으으으...지,,,웅...아....”
노인은 마지막으로 조카의 이름을 부르며 눈을 감고 말았다.
“으허엉, 할아버지...”
“사....삼....촌... 크흐흑!”
노인의 죽음에 두 사람은 슬픔에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성호는 시간이 되어 방 앞에 도착하니 그 때 맞추어 통곡이 나오고 있었다.
‘어르신 저를 욕하지 마세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디 성불하시기를 빕니다.’
성호는 노인이 죽음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 자신이 한 방법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노인의 장례식은 거창하게 진행이 되었다.
한국그룹 회장의 삼촌이라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인파들이 모여 들었으니 말이다.
성호도 장례식에는 참석을 하게 되어 많은 이들과 인사를 하게 되었지만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렇게 불편한 자리였지만 성호는 장례식을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었다.
이는 자신의 마음에 대한 사죄라고 생각하고 박 원장에게 이야기를 하여 시간을 낸 것이다.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성호를 정 회장이 함께 집으로 가자고 하여 오게 되었다.
집에 도착을 하자 정 회장은 성호를 찾았다.
“김 선생 잠시 이야기 좀 하겠나?”
“예, 회장님.”
성호와 정 회장은 아무도 없는 정원으로 걸어갔다.
“김 선생 정말 고맙네. 자네 덕분에 유언을 들을 수가 있었네. 그리고 장례식에도 남아 있어 주어 고맙네.”
정 회장은 진심으로 성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었다.
비록 아직은 슬픔이 남아 있었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을 해야 하는 문제였기에 성호도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저야 환자를 치료하지 못해 참석을 한 것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아닐세. 누가 그렇게 하겠는가. 나는 자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네. 그래서 우리 삼촌의 유언 중에 하나는 자네가 받아 주었으면 해서 불렀네.”
“유언을 받다니요?”
정 회장은 성호의 눈이 놀라는 것을 보고 천천히 이야기를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