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려워 하지마-94화 (94/290)

0094 / 0290 ----------------------------------------------

.

“김 선생 우선 저쪽으로 가세.”

정 상무는 성호를 데리고 주방이 있는 옆으로 갔다.

거기는 거실 같이 꾸며져 있는 곳으로 화로를 피울 수 있게 만들어져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곳에는 한국그룹의 회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 세기 한의원의 한의사인 김성호 한의사입니다.”

“어서 오시게. 만나서 반갑네.”

한국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이자 신화적인 인물로 유명한 정 지웅 회장이 성호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 성호라고 합니다. 정 지웅회장님.”

성호는 당당하게 어께를 피고 인사를 했다.

그런 성호의 모습에 정 회장은 눈빛이 빛났다.

자신의 앞에서 저렇게 당당하게 인사를 하는 사람을 오랜만에 보게 되어서였다.

비록 한의사라고는 하지만 저런 인물을 자신의 자식이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정 회장의 입가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생겼다.

“허허허, 이렇게 와주어 정말 고맙네.”

정 회장이 고맙다는 말을 하자 정 상무도 놀랐다.

아버지가 저런 말을 한 기억이 하도 가물가물 해서였다.

그만큼 정 회장은 고맙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고 자신이 그런 인사를 할 때는 그만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한 기억이 나서 놀라게 되었다.

그러면 정 회장의 눈에 성호는 그런 자격이 있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환자가 있다고 하는데 당연히 와야지요. 저는 그렇게 배웠습니다. 회장님.”

성호는 당당하지만 비겁하지 않게 행동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에 걸맞는 실력도 있었고 말이다.

정 회장은 그런 성호를 보며 아주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

“이런 손님이 오셨는데 차도 없네. 잠시만 기다려 주게.”

“저기 회장님 죄송하지만 저는 환자분을 먼저 보았으면 합니다. 오면서 내내 생각을 하였기에 먼저 환자분을 보고 싶습니다.”

성호는 정 상무와 오면서 환자의 관계에 대해 들었기에 정 회장이 저러고 있지만 마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 그런가? 알겠네. 그러면 먼저 안내를 해주겠네.”

정 회장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직접 성호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물론 정 상무는 성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일층의 한 방에는 연세가 많으신 노인이 침대에 누워있었다.

성호는 노인을 보고 병이 아니라 연세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저기 계시는 분이시네. 잘 좀 부탁하네.”

정 회장은 환자를 부탁한다는 말을 할 때는 정중하게 하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정 회장의 정중한 인사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바로 환자에게 다가가서는 바로 진맥을 하기 시작했다.

성호는 노인의 몸이기 때문에 강한 힘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치료의 힘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성호는 요즘 운기를 하면서 자신의 힘에 대한 정의를 내리게 되었는데 바로 내기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해서 결국 그냥 치료의 힘이라고 정의를 내리게 되었다.

자신이 사용하는 것은 결국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자신의 기운을 치료의 힘이라고 부르기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아무튼 치료의 힘은 천천히 노인의 몸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고 성호는 그런 상태에서 노인의 몸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한참의 시간을 그렇게 하고 있으니 정 회장도 정 상무도 궁금하기도 물어 보고 싶은 것도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신들은 환자를 두고 저렇게 오래 진맥을 하는 것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성호는 노인의 몸속을 조사하면서 이미 몸 안에 있는 장기들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

결구 노인은 더 이상 생명을 연장 할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지금도 노인이 살아 있는 이유는 바로 그동안 먹은 영약들 때문이었는데 노인이 죽고 싶어도 그런 약기운들이 노인의 생명을 잡고 놓아 주지를 않아서였다.

성호는 진맥을 마치고는 크게 숨을 몰아 쉬었다.

“휴우, 진맥을 마쳤습니다.”

성호가 진맥을 마쳤다고 하자 정 회장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 어떤가?”

성호는 정 회장의 얼굴을 보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맥을 잡아 보니 이분은 지금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이닙니다. 몸 안에 있는 장기들은 이미 기능을 상실하여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살아계시는 것도 거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아직 이러고 계시는 이유는 바로 보약들 때문입니다. 사람이 죽을 때 보약의 힘이 작용을 하여 생명을 잃지 않게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저도 이분은 더 이상 치료를 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성호의 진단에 정 회장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자신에게 마지막 남은 핏줄이었기에 더욱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그 눈물에는 슬픔이 가득 담겨 있어 성호도 마음도 괴롭게 하고 있을 정도였다.

정 회장은 눈물을 멈추고 성호를 보며 물었다.

“한가지만 부탁을 하세. 마지막 유언 정도는 들을 수 없겠는가?”

정 회장은 가시기 전에 마지막 말을 듣고 싶다는 말이었다.

성호는 그 정도는 할 수 있었지만 바로 허락을 하기에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저 환자분은 아마도 많은 의사들이 다녀 갔을 것이고 그런 뛰어난 의사들도 포기를 한 환자였는데 그런 환자의 상태를 갑자기 유언을 할 수 있게 하였다고 하면 아마도 난리가 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회장님 그렇게 하시려면 한가지 물건이 필요합니다. 준비를 해주시면 가능하지만 없으면 저도 곤란합니다.”

정 회장은 성호의 대답에 빠르게 물었다.

“어떤 것이 필요한가?”

“바로 백년 묵은 산삼입니다. 산삼만 있으면 마지막 유언 정도는 들을 수 있도록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다른 약재들도 있어야겠지만 다른 약재들은 금방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삼은 제가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에 하는 말입니다.”

정 회장은 산삼을 구하면 유언을 들을 수 있다고 하자 눈빛이 강렬하게 빛났다.

“들었으면 움직여라. 당장 가서 산삼을 구해와라.”

정 회장의 말에 문밖에 있던 남자들이 크게 대답을 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정 상무는 성호가 산삼을 구하면 유언을 들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자 속으로 정말 놀라고 있었다.

‘다른 한의사들은 그런 말을 하지 못했는데 김 선생은 정말 뛰어난 신의라고 할 수 있네. 정말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이네.’

정 상무도 놀라는 얼굴을 하였지만 정 회장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 회장은 지금 심장이 뛰고 있을 정도로 가슴이 벅차 있었다.

마지막 유언을 듣기를 원했지만 솔직히 정 회장은 포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호가 오기 전에 많은 의사들과 한의사들이 다녀갔고 그들에게도 같은 말을 하였지만 모두들 고개를 흔들고는 그냥 갔는데 성호는 그런 이들과는 달리 포기를 하지 않고 희망을 주었다.

정 회장은 그런 성호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세상을 살면서 돈이 많아도 죽는 것을 살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김 선생 정말 고맙네. 설사 산삼을 구해서 유언을 듣지 못해도 자네를 원망하지는 않을 것이네.”

정 회장의 말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성호는 그런 정 회장을 보니 정마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장님 한의사는 생명을 두고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산삼을 구해 오시면 책임지고 유언을 들을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믿으십시오.”

성호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고 믿음을 가지게 만들어 주었다.

정 회장은 그런 성호의 말에 점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동안 마음을 졸이며 살았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이 아주 편안해 지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허허허, 내가 말년에 아주 좋은 인연을 만났구나. 김 선생을 만나게 되니 이렇게 편하게 되니 말이야. 고맙네. 자네의 말이 나에게는 편함을 주었네.”

정 회장의 한마디에 정 상무는 깜짝 놀랐다.

“아버지 정말이세요?”

정 회장도 나이가 있어 점점 몸이 약해지고 있었다.

아직은 담당의들이 매주 검사를 하고 있어 아직은 건강에 위험 신호는 없다고 하지만 나이를 속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성호는 그런 정 회장을 보며 말했다.

“회장님도 진맥을 받아 보십시오.”

정 회장은 성호의 말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허허허, 자네가 오늘 완전 집안의 주치의가 된 것 같네.”

정 회장의 말에는 허락의 뜻이 담겨 있었다.

성호는 그런 정 회장에게 다가가 살며시맥을 잡았다.

그리고 치료의 힘을 천천히 주입을 하였다.

정 회장의 몸은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마음의 병이라고 해야 할지 심장이 좋지 않았다.

이대로 있으면 나중에 심장에 관한 질병이 생길 수도 있었다.

성호는 맥을 놓고는 정 회장을 보며 물었다.

“회장님 지금 회장님의 몸은 정상이 아닙니다. 마음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심장에 무리가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각종 질환이 예상이 되니 우선은 심장에 안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정 회장은 아번 주에 검사를 하면서 같은 이야기를 들었기에 놀라지는 않았다.

“나도 알고 있네. 그래서 치료를 하려고 생각중이었네.”

“우선은 오늘 제가 침을 놓아 드리고 나서 약재를 지어 드리겠습니다. 그 약을 매일 꾸준하게 드시면 한달 정도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가 있을 겁니다.”

성호의 말에 정 회장은 조금 놀랐다.

자신의 주치의는 일년은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한달 정도면 된다고 하니 놀란 것이다.

정 회장은 놀란 것을 숨기고 성호에게 물었다.

“그러면 한달 정도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인가?”

“예, 대신에 꾸준히 약을 복용하셔야 한다는 약속을 지키시면 가능합니다.”

성호의 말에 정 회장은 솔직히 성호의 말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자신의 주치의들 중에 한국에서도 유명한 한의사도 있었다.

그런 한의사도 일년은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성호는 불과 한달이면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장담을 하니 믿음이 가지 않아서였다.

정 상무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는 정 회장의 귀에 무언가 말을 해주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있던 정 회장이 놀란 얼굴을 하고는 성호를 보게 되었다.

“허, 정말이냐?”

“예, 제가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정 상무의 말을 듣고는 정 회장의 눈이 다시 믿음이 생겼다.

성호는 정 상무가 하는 말을 모두 들었다.

전에 자신이 치료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모두가 포기를 하였던 환자를 자신이 치료를 하였으니 믿음이 절로 생기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면 오늘 김 선생의 치료를 받겠네.”

“그러면 따로 방을 잡아 주세요. 한 30분이면 됩니다. 대신 따뜻한 물과 수건을 준비해 주세요.”

성호의 말에 정 상무는 바로 대답을 했다.

“그거는 내가 준비를 시키겠네. 방은 내가 안내를 하지.”

정 상무를 따라 환자의 방에서 나온 성호는 정 회장을 모시고 방으로 갔다.

방에 도착을 하자 성호는 물과 수건이 오기를 기다렸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똑똑

“누군가?”

“물하고 수건을 가지고 왔습니다.”

“안으로 들어오게.”

문이 열리면서 여인이 물과 수건을 가지고 왔다.

성호는 물과 수건을 받아 수건을 물에 적셨다.

“회장님 상의를 벗고 침대에 누우세요.”

“알겠네.”

정 회장이 누우니 성호는 수건으로 정 회장의 몸을 닦았다.

뜨거운 물을 적셔 아직은 수건이 차지 않았기에 성호는 여러번 수건을 적셔서 몸을 닦게 되었다.

몸을 닦은 성호는 가방에서 침통을 꺼내 정 회장의 몸에 침을 놓기 시작했다.

침에는 성호의 치료의 힘이 섞여 있어 정 회장의 몸을 치료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완전하게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했다가는 나중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성호는 어느 정도만 치료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약으로 치료를 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