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려워 하지마-93화 (93/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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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기는 삼촌 할아버지만 오시면 바로 마중을 갈 정도로 극진히 모신 것을 상수도 어린 시절부터 보았다.

    그러니 저러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가는 상수였다.

    “알았습니다. 제가 약속을 잡고 시간을 내서 함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상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자신의 방으로 왔다.

    상무실로 오게 된 상수는 성호에게 어떻게 말을 할지를 생각했다.

    상수도 요즘 성호가 엄청나게 바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는 상수가 협회의 일을 해결하면서 성호의 움직임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서였다.

    “일단은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아야겠다. 말을 해보고 방법을 찾으면 되지.”

    상수는 그렇게 생각하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

    드드드드

    늦은 시간이라 성호는 집에 도착해 막 잠을 자려고 하는데 걸려온 전화에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성호군 아직 자기 전인가?”

    “아, 상무님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상수는 성호가 아직 자기 전이라 말하기가 편했다.

    상수는 성호에게 자신의 사정을 모두 말해주었다.

    한참의 설명을 들은 성호는 연세로 인해 노환이 오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분의 치료도 가능한지는 성호도 장담을 하지 못하는 일이었기에 바로 대답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제가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가서 진맥을 해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대답도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대기업의 일족에 대한 병이었기에 성호도 조심스럽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상수는 개인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분이기에 최대한 조심을 하여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 언제 시간이 되는가? 요즘 바쁘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시간이 되겠는가?”

    “아무리 바빠도 사무님의 일인데 가야지요. 내일은 힘들고 모레는 가능합니다. 저녁에 퇴근을 하면 바로 가기로 하시죠.”

    “알겠네. 그러면 모레 저녁에 그쪽으로 가겠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도 차가 있으니 장소만 알려주시면 바로 가겠습니다.”

    “아니야. 가면서 우리 아버지도 만나야 하니 그러는 것일세. 그냥 부담을 가지지 말고 편하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네.”

    한국그룹의 회장과 만나야 한다고 하니 성호는 조금 놀라고 있었다.

    자신이 그룹의 회장을 만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서 만나는 것은 몰라도 말이다.

    “아니 아프신 분을 진맥하러 가는 것은 알겠는데 제가 회장님을 만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은 군요?”

    “하하하, 나도 마찬가지 생각이네. 하지만 그 양반이 유일하게 챙기시는 분이라 함께 가고 싶어 하시는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상수야 아버지니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있지만 성호는 그렇지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제가 불편한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네요.”

    “오늘만 이해를 해주게. 다음에는 그런 일이 없을 거네. 이거는 내가 개인적으로 하는 부탁이라고 생각해 주게.”

    정 상수는 계산이 빠른 사람이고 성호에게 자신이 은혜를 주었으니 이번에 가는 것으로 공을 까자는 말이었다.

    결국 서로 상부상조하자는 말이었다.

    성호도 말귀는 알아들었다.

    “알겠습니다. 상무님이 부탁을 하시니 특별히 들어드리는 겁니다.”

    성호의 대답에 상수는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한국 사람치고 한국그룹의 회장을 두고 저렇게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성호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였기 때문이다.

    하기야 자신이 본 성호는 실력도 좋았지만 그 성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남자라면 배포도 있어야 하는데 성호에게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절대 자만이나 오만함이 없는 성호였다.

    상수가 보는 성호는 시간만 지나면 엄청 큰 거물이 될 인물이었다.

    재계가 아닌 의료인이라 솔직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알았네. 그러면 모레 만나세.”

    정 상무는 성호와 통화를 마치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에게 오랜만에 큰 소리를 칠 수가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노환을 고칠 수는 없겠지만 편하게는 해줄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노환은 솔직히 정 상무도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에 노환을 고칠 수가 있다면 전 세계에서 돈을 싸들고 와서 부탁을 할 사람들이 천지였다.

    그만큼 아무리 의료행위가 발달을 해도 아직 노환에 대해서는 치료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생명의 연장은 인간의 오랜 꿈이었지만 아직은 그런 단계까지는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다.

    정 상무는 약속을 정했기에 바로 아버지에게 달려갔다.

    한편 성호는 정 상무와 통화를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그룹의 회장님이 챙겨야 하는 분이라고 하니 이거 은근히 신경이 쓰이네.”

    성호는 정 상무에게 받은 은혜가 있으니 그냥 넘어 갈 수가 없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우선은 가서 확인을 해야겠지만 환자분의 상태를 보고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성호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다시 일을 하였다.

    하루가 빠르게 지나고 성호는 약속한 날이 되었다.

    저녁이 되자 성호는 박 원장을 만나고 있었다.

    “원장님 죄송합니다. 정 상무님이 한 부탁이라 거절을 할 수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박 원장도 정 상무가 지난 번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지를 알기에 성호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었다.

    “하하하, 괜찮네. 이제 나도 새로운 침술에 대해서는 익숙해져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놀러 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환자의 상태를 보아야겠지만 어찌 되었던 환자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예, 아무튼 죄송합니다.”

    “그렇게 미안해하지 말고 가서 최선을 다하게. 기업의 총수가 함께 하는 자리이니 긴장을 하면 곤란하니 말이야.”

    세기 한의원을 더욱 크게 키울 수 있는 길이 생겼는데 박 원장은 성호가 가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박 원장은 요즘 병원이 커지는 것을 보며 하루가 즐거움에 빠져서 살고 있었다.

    예전에는 그런 즐거움을 몰랐지만 지금은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몸은 고되지만 마음이 즐거우니 몸도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기는 성호가 박 원장에게 몰래 치료의 힘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성호는 약속 시간이 되어 입구가 보이는 현관에 나와 있었다.

    그 때 어떻게 알았는지 시간을 맞추어 차가 도착을 하게 되었다.

    ‘기가 막히게 시간을 맞추어 오셨네. 저렇게 하기도 힘들 거야.’

    성호는 정 상무가 어떻게 자신이 내려오는 그 순간에 딱 도착을 하였는지 신기하게 생각하며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정 상무도 문이 열릴 때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어? 김 선생 어떻게 알고 나온 거야?”

    “정 상무님이 제가 내려오는 시간을 맞추어 도착을 하신 겁니다. 안에서 보고 바로 나온 겁니다.”

    “하하하, 그런가? 그럼 바로 출발 하게 타게.”

    성호는 정 상무와 함께 차를 타서 이동을 하였다.

    차에는 정 상무만 있었기에 가면서 편하게 대화를 하게 되었다.

    “오늘 가는 곳에 계시는 분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연세가 있는 분이라 노환이라고 알고 있네. 나는 자네가 가서 그저 그분이 편하게 해주었으면 해서 가자고 하는 것이네. 아버님에게는 삼촌이 되시고 나에게는 할아버지가 되시는 분이라 이런 부탁을 하게 되었네.”

    정 상무에게 할아버지가 되는 분이라는 말에 성호는 조금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렇다면 연세가 상당히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무리 치료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노환을 치료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는 치료의 힘이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다시 돌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기에 성호는 오늘 자신이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정 상무가 아무리 자신과 친분이 있는 분이라고 해도 이번 일은 자신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설사 치료를 할 수 있어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만약에 성호가 노환을 치료하게 되면 아마도 전 세계의 모든 어른들이 자신을 찾아오게 될 것이고 그들이 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치료를 하였는지를 조사하게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치료방법을 알게 되면 아마도 자신은 바로 납치를 당해 실험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성호가 아무리 강해도 국가를 상대로 싸울 수는 없는 일이었다.

    막말로 쪽수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었다.

    “오늘 제가 가서 해야 하는 일은 진맥을 하고 그분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드리면 되는 겁니까?”

    “그렇네. 아버지가 항상 마음을 졸이고 계셔서 자네에게 어려운 부탁을 한 것이네. 아무래도 자식이니 조금이라도 마음을 편하게 되었으면 해서 말이야.”

    정 상무도 효자인지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주 보기 좋았다.

    “알겠습니다. 제가 가서 진맥을 해보고 나서 이야기를 하지요. 지금은 아무래도 환자의 상태도 모르고 있으니 말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성호의 말에 정 상무도 고개를 끄덕였다.

    환자를 보지도 않고 대답을 하는 놈은 말 그대로 돌팔이나 마찬가지였다.

    정 상무는 그런 돌팔이와는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기에 성호의 말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거는 당연한 말이네. 이번에 가면 환자에게 약을 좀 지어주었으면 하는데 가능하겠나?”

    “약이야 필요하면 당연히 지어야지요. 가서 보고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알겠네.”

    정 상무는 성호의 딱 부러지는 말이 듣기 좋았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자신의 의견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놈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성호를 보고 있으면 아주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믿음이 가서였다.

    정 상무는 문득 성호가 아직 혼자라는 말이 생각났다.

    “김 선생 아직 혼자지?”

    “예, 갑자기 그런 말은 왜?”

    “아니 내가 잘 아는 여자가 있는데 소개를 할까싶어서 말이야.”

    “아이고 상무님 절대 그런 일은 하지 마세요. 여자라면 제가 알아서 구합니다. 저는 소개나 중매는 절대 사절입니다.”

    성호는 정 상무를 보며 강하게 말을 했다.

    이제 자신이 조금 잘나가니 주변에 그런 소리를 자주 듣고 있었고 이제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하하, 자네 중매 때문에 고생이 많은 것 같아 보이네.”

    “예, 안 그래도 요즘 아주 죽을 맛입니다. 이거 당장 여자를 구해서 옆에 두고 싶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성호의 말에 정 상무는 갑자기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사실 정 상무에게는 조카가 있는데 미모가 뛰어나고 성품도 좋아 정 상무가 아주 아끼고 아끼는 조카였다.

    전이라면 누구에게도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성호라면 조카와 아주 잘 어울리는 쌍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조카는 미모도 뛰어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마음이 아주 선해서 남자라면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여성이었다.

    그런 조카에게 아직 남자가 없었기에 정 상무는 그 조카에게 성호를 소개해 주려고 하였던 것이다.

    ‘흐흐흐, 김 선생 내가 자네 몰래 작업을 해주지 나중에 고맙다고 인사는 해야 하네.’

    정 상무는 내심 무언가 결심을 하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정 상무의 내심을 모르니 갑자기 정 상무의 입가에 미소가 생기자 의문스러운 생각만 하고 있었다.

    차는 한참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성호는 한국에도 별장을 이렇게 크게 짓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내리게.”

    성호는 정 상무와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성호의 손에는 작은 가방이 들려 있었다.

    그 안에는 성호가 치료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장비들이 있었다.

    정 상무는 입구로 걸어가니 경비인지 경호원인지 모르지만 남자들이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상무님.”

    “어, 수고 하네. 오늘은 손님이 있으니 그렇게 알게.”

    성호는 정 상무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그렇게 호화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궐 같은 인테리어가 꾸며져 있었다.

    ============================ 작품 후기 ============================

    선작과 추천, 그리고 쿠폰 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는 백회가 되는 날이라 그런지 많은 분들이 인사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여 재미난 작품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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