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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86화 (86/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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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는 지연과의 관계도 문제이지만 자신에 대해서 더욱 의문이 생기고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그런 행동이었고 지연이 울 때 전이라면 분명히 다독여 주었을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성호의 마음이 식으면서 그에 따라 열정이 사라져서 벌어진 일이었다.

    성호는 지금 정신이 정상이기는 하지만 아주 냉정하게 판단을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사람이라면 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성호에게는 지금 그런 정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인간의 감정이 사라지고 있지만 예전의 그 마음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기에 아직도 소미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었다.

    소미 때문에 지연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지연이 화를 내면서 마음이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성호의 마음이 갑자기 변화가 생겼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성호도 자신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성호는 밤이 지나도록 생각을 하였지만 별다른 것을 얻지 못했고 결국 그대로 밤을 새고 출근을 해야 했다.

    한편 지연의 집에서는 서 여사가 지연이 어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무언가 일이 생겼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늦은 시간이라 묻지는 않았다.

    “아니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데 항상 일찍 일어나는 애가 아직도 나오지 않는 거야?”

    남편인 철중은 오늘도 새벽같이 출근을 하였고 지연도 집에 있지만 일찍 일어났는데 오늘은 도무지 일어날 생각이 없는 것에 서 여사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지연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방안에는 지연이 없다는 것만 확인하게 된 서 여사였다.

    “아니 어디를 가는데 말도 하지 않고 간 거지?”

    서 여사는 지연이 무언가 일이 있어 일찍 나간 것으로 생각했다.

    다만 자신의 느낌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것이 마음이 걸렸지만 말이다.

    지연은 어제 잠을 자다가 도저히 이대로는 잠을 잘 수가 없었기에 새벽처럼 집을 나온 것이다.

    차가 있어 그냥 차를 몰고 바다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되었다.

    아침부터 바다를 보니 조금은 마음이 진정이 되었지만 성호를 생각하면 다시 마음이 아파왔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오기도 생겼다.

    “내가 무슨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고작 화를 조금 냈다고 나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다시 생각해 보자고? 장난해? 어디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 주고 말거야. 나쁜 새끼!”

    지연은 성호의 말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픈 반면에 한편으로는 반발이 생기기도 했다.

    여자가 한번 화를 냈다고 해서 남자가 그 정도도 받아주지 못하는 남자라면 결혼을 해도 자신이 피곤해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지연은 지금 감정이 개입이 되어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성호가 자신에게 화를 낸 이유는 정확하게 지연의 성격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고 그 성격을 고치지 않으면 아마도 더 이상은 두 사람이 발전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연은 그런 이유를 모르니 성질을 내며 화를 풀고 있었다.

    “야! 이 나쁜 놈아 어디 가도 나만한 여자 만나기가 그렇게 쉬운지 아니? 나 같은 여자를 만났으면 공주처럼 대우를 해줘도 같이 살지 고민한다는 것을 알고나 있냐?”

    지연은 바다를 보며 고함을 지르며 속의 화를 풀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그리 좋은 관계로 남을지는 아직도 미지수였다.

    성호는 출근을 하니 박 원장이 가장 먼저 성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게.”

    “예, 오늘은 어떻게 입구에서 계시는 겁니까?”

    “사실 자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네. 일단 안으로 들어가지.”

    박 원장과 함께 사무실로 가니 그 안에는 다른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성호를 보자 바로 일어서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안녕 하십니까. 저는 한의사인 김 태호라고 합니다.”

    남자가 성호에게 인사를 하자 박 원장이 약간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소개를 해주었다.

    “여기 이 친구는 사실 나하고 이종사촌관계인 동생이네. 어제 자네에게 침술을 배우고 집에 갔는데 동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침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동생도 침술을 배우고 싶다고 하여 오늘 오게 되었네.”

    박 원장은 성호에게 미안한 얼굴을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성호는 박 원장을 빼고 다른 한의사가 침술을 배우는 것을 생각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당하게 되자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어차피 자신의 침술은 남들에게 공개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 누가 배워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원장님 침술을 알려주는 거야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제 이야기한 협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까요?”

    “나도 어제 많은 생각을 하다가 선배에게 물어 보니 좋은 기술을 알려주겠다는데 반대를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해서 다르게 생각을 하게 되었네. 자네가 침술을 알려주는 조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협회에서 반발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 돈을 받고 알려주는 것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고대의 기술을 그냥 알려주면서 한의사들의 명성을 올려주겠다는데 반대를 할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네.”

    박 원장과 대화를 하면서 성호는 자신이 아주 잘 판단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익히고 있는 침술이라면 한의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고 이는 바로 환자들에게 그만큼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전수를 하기로 정했는데 박 원장을 말을 들으니 아주 흡족한 기분이 되었다.

    “원장님이 그리 말씀을 해주시니 저도 기분이 조아 지네요. 그런데 지금은 바로 시작할 수가 없는데요?”

    진료를 해야 하는 시간이 되어 가니 자신의 한의원에 찾아온 환자를 두고 침술을 알려줄 수는 없어서 하는 말이었다.

    “걱정 말게 아무렴 진료시간을 빼서 전수를 해달라고 하겠나. 동생도 오늘 하루는 우리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기로 하였으니 일을 마치고 알려주면 되네.”

    박 원장은 동생과 어제 이미 이야기를 하였기에 하는 소리였다.

    “아, 좋은 소식이네요. 덕분에 오늘은 많은 환자들이 그냥 가는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성호는 한의원이 제법 이름이 알려지면서 주변의 손님들이 많이 오고 있었지만 한의사가 두명밖에 없어 그냥 가는 환자들도 있었기에 아주 반겼다.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더 고맙지요. 오늘부터 일주일은 침술을 알려주는 대신 이 병원에서 진료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형님이 일주일은 배워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기에 저도 그 기간동안은 병원에서 일을 하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다른 친구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태호는 성호와 비슷한 연령이라 다른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말이었다.

    성호는 어차피 많은 한의사들에게 알려주려고 하는 침술이었기에 병원에 도움이 되면 더 좋았기에 바로 수락을 하게 되었다.

    “저야 항상 환영입니다. 많은 한의사들이 저희 한의원에서 진료를 해준다면 이름도 많이 알려지게 되니 저도 좋은 일이지요. 사실 그동안 한의사가 없어서 그냥 가시는 분들도 있었거든요.”

    태호는 성호의 말을 듣고는 조금 놀라고 있었다.

    세기 한의원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벌써 환자가 넘쳐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성호의 침술이 그만큼 뛰어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 인해 더욱 욕심이 생겼다.

    “모두 김 선생님의 뛰어난 침술솜씨 때문입니다.”

    “하하하. 그렇게 말을 해주시니 제가 부끄럽습니다.”

    성호는 진짜로 쑥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남에게 이렇게 대놓고 칭찬을 들은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태호는 그런 성호를 보며 내심 아직은 사회생활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을 하였다.

    자신처럼 사회의 물이 들면 아마도 다른 행동을 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태호는 그렇게 세기 한의원에서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일을 하게 되었고 그 대신 성호는 그에게 새로운 침술을 알려주기로 하였다.

    세기 한의원은 갑자기 한의사들이 늘어 환자들에게 더욱 좋았지만 문제는 병원이 그리 크지 않았기에 한의사 개개인에게는 진료실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어 결국 입원실을 약간 개조하여 이들에게 제공을 하게 하였다.

    성호가 한의사들에게 새로운 침술을 알려준다는 소문이 전국으로 퍼지니 협회에도 알게 되었다.

    “회장님 새로운 침술을 공개적으로 알려주고 있다고 하니 협회에서 장소를 제공하여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떻습니까?”

    이들은 성호가 지금 개인적으로 한의사들에게 침술을 알려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어차피 모두에게 알려줄 것이면 협회에서 자리를 제공해주고 한의사들에게 생색이라도 내려고 하였다.

    협회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아직도 그리 도움을 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요? 다른 한의사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다른 한의사들도 새로운 침술을 배우고는 모두 놀라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침술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고대에 사장이 되었던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새로운 침술이 한의사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지요?”

    “예, 배운 한의사들은 모두 칭찬을 할 정도로 좋다고 합니다.”

    아직 성호에게 많은 이들이 배우지는 않았지만 배운 한의사들이 모두 칭찬을 할 정도로 침술은 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협회에서 우선 공문을 보내도록 하세요. 모든 한의사들에게 그 침술을 알려야 하니 공문을 보내 배울 사람은 와서 배우라고 하면 되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협회에서 제공을 한다고 하면 모두 좋아 할겁니다.”

    회장의 말에 남자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협회에서 제공하는 장소라고 해야 얼마 들지도 않고 비용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막말로 그런 돈으로 생색을 낼 수 있다면 이는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협회에서는 바로 공문을 작성하여 성호가 있는 세기 한의우너에 보냈다.

    우선은 성호가 동의를 해야 장소를 제공할 자리를 마련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소부터 마련하고 성호가 거절을 하며 아무런 소용이 없었기에 우선은 성호에게 공문을 보낸 것이다.

    사실은 찾아가야 하는 것이지만 이들은 아직은 공문을 보내는 것이 더 부담을 준다고 생각을 하여 성호가 연락을 해주기를 바라고 공문을 보낸 것이다.

    “선생님 협회에서 공문이 왔는데요?”

    “그래요? 우선 가지고 와 보세요.”

    성호는 공문이 왔다고 해서 공문을 보게 되었다.

    성호는 한참을 공문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공문을 들고 박 원장에게 갔다.

    박 원장은 성호가 갑자기 자신을 찾아오기에 무슨 일인지 의문스러운 눈빛을 하였다.

    “무슨 일인가?”

    “원장님 이거 좀 보세요.”

    성호가 주는 공문을 박 원장도 보게 되었다.

    한참을 공문의 내용을 보고 있던 박 원장의 얼굴이 좋지 않게 변했다.

    “아니 이게 무슨 공문이야?”

    박 원장은 공문이라고 온 것을 보고는 화가 났다.

    공문에는 새로운 침술을 모든 한의사들에게 공개를 하기 위해 협회에서 자리를 제공할 생각이니 협회에 방문을 해달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성호가 뭐가 아쉬워 협회에 가서 그런 짓을 하겠는가 말이다.

    지금도 침술을 배우려고 오는 한의사들이 줄을 서고 있는데 말이다.

    박 원장은 성호가 침술을 알려주며 일주일간은 한의사들이 진료를 해주고 있어 지금 아주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 협회에서는 그런 좋은 기분을 망치게 하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성호는 협회와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저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도 않았기에 원장에게 물은 것이다.

    “그냥 연락을 하지 말고 좀 더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네. 그리고 자네에게 침술을 배우고 있는 한의사들에게도 이 공문을 보여주도록 하세. 저들도 배운 사람들이니 협회에서 하는 짓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네.”

    결국 공문을 소문내자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되면 협회와 좋지 않은 사이가 되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침술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성호였다.

    “알겠습니다. 우선은 그냥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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