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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78화 (78/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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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무서워하니 내가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있느냐. 내가 하는 말대로 이제는 나를 양아버지로 생각하고 앞으로는 그렇게 지내도록 하자. 나는 너를 나의 딸로 생각하고 너를 대할 것이니 말이다.”

    화 대인의 말에 소미는 두눈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흑흑 제가 이런 행복을 느껴도 되는 건가요?”

    소미는 고아였기에 남들에게 부모가 있다는 사실에 그동안 너무도 부러워하였는데 엄청난 분이 자신을 수양딸로 삼겠다고 하니 너무 기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런 이렇게 좋은 날 울면 복이 날아간다. 어서 눈물을 거두도록 해라. 그리고 나를 아버지라 불러 보아라.”

    소미는 화 대인의 다정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고는 힘겹게 말을 하였다.

    “아....버...지..”

    “허허허, 처음에는 누구나 다 그러니 신경쓰지 말고 앞으로는 그렇게 나를 부르도록 해라.”

    “예, 아...버지.”

    아까 보다는 조금 좋아졌지만 소미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너무도 생소한 기분을 들게 하였다.

    화 대인은 소미가 아버지라 부르자 아주 기쁜 얼굴을 하였다.

    “허허허, 그래 아주 잘했다. 그리고 오늘 너를 딸을 삼았으니 내 딸에게 선물을 주도록 하마.”

    화 대인을 그렇게 말을 하고는 서랍을 열어 안에서 작은 봉투를 꺼냈다.

    소미는 선물이라는 말에 눈이 동그래졌지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생긴 것만 해도 소미에게는 엄청난 일이었기 때문에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자, 여기에는 통장이 있다. 집을 구했지만 그 안에 살림살이는 하나도 없으니 이 돈으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서 집안으로 채우도록 해라. 이는 아버지가 주는 선물이니 어서 받아라.”

    화 대인의 말에 소미는 봉투를 받았다.

    하지만 소미의 눈에는 아직도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아버지.”

    목이 메인 목소리였지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아버지라 불렀다.

    “그래, 그렇게 하면 된다. 아주 기쁜 날이구나.”

    화 대인은 아주 즐거운지 얼굴 가득히 웃음이 넘쳐나고 있었다.

    성호는 내기를 운용하여 서재에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이거 확실히 화 대인에게 당한 것 같네. 그래도 소미에게 좋은 일이 생겼으니 좋게 생각하자. 소미가 저렇게 행복하게 생각하는데 내가 개입을 할 수는 없지.’

    성호는 화 대인이 소미를 딸로 삼는다는 소리에 저거는 자신 때문에 그런 것으로 확신이 들었다.

    아마도 자신의 실력을 보고 화 대인은 무언가 연을 만들고 싶어서 저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였다.

    성호는 화 대인이 개인적인 욕심으로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화 대인 같은 인물과 인연을 만들면 나쁜 것도 아니었기에 그냥 좋게 생각을 하기로 하였다.

    화 대인과 소미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나오고 있었다.

    “허허허, 김 선생에게 알려줄 것이 있소.”

    성호는 이미 알고 있지만 궁금한 얼굴을 하며 물었다.

    “무엇을 알려주신다는 말씀이세요?”

    “허허허, 다름이 아니라 여기 소미를 내가 수양딸로 삼게 되었다는 것이오.”

    성호는 깜짝 놀란 얼굴을 하였다.

    “아니 그게 정말입니까?”

    성호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소미를 위해 연극을 해주었다.

    “그래서 김 선생과도 할 말이 있소.”

    아마도 소미의 문제 때문일 것이다.

    딸로 삼았으니 이제 현지처로 삼는 것도 조금 문제가 생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아일 때는 아무 상관이 없었지만 자신의 수양딸을 현지처로 남기고 싶은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성호는 화 대인의 말에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김 선생과 소미의 사이는 알고 있고 김 선생이 한국에 결혼을 하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니 다른 말은 하지 않겠소.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김 선생이 결혼을 해도 우리 소미를 잘 보살펴 주기를 바라오. 결혼을 하고 소미를 박대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니 말이오.”

    화 대인의 말에 성호는 어이가 없었지만 화 대인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은 소미를 버릴 생각이 없었다.

    “알겠습니다. 비록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겠지만 소미는 저의 아내로 생각하고 잘 보살피겠습니다.”

    성호는 화 대인이 소미를 딸로 삼았기에 갑자기 호칭이 곤란해졌다.

    화 대인은 그런 성호를 보며 속으로 지금 엄청나게 재미있어 하고 있었다.

    ‘허허허 김 선생 이제 앞으로 나를 대하는 것이 조금 곤란할 것이오. 그래도 나와 인연을 가지게 된 것을 후회하지 않게 해주겠소.’

    화 대인은 내심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성호도 화 대인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고 있기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소미와 성호는 그렇게 다시 방으로 돌아왔고 소미는 지금 자신이 당한 것들이 마치 꿈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소미야, 이제 아빠도 생겼으니 좋겠어.”

    “저 정말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요?”

    “그럼, 우리 소미는 그런 행복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지.”

    소미는 성호를 만나면서 자신의 일생이 이렇게 변하게 될지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자신에게는 성호가 인생의 새로운 길을 가게 만들어준 은인과도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는 소미였다.

    ‘그래, 이제부터는 오빠를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나도 오빠의 아내이니 앞으로는 오빠에게 창피하지 않는 그런 여자가 되고 말거야.’

    소미는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소미의 장래는 아주 달라지게 되었다.

    성호는 이제 집을 구했으니 한국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미야, 내 말 잘 들어.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한국의 아내와 소미를 다르게 생각하지는 않을 거야. 소미도 나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내이기 때문이야. 이 말은 진심으로 하는 말이니 믿어도 좋을 거야. 그리고 오늘 집을 구했으니 나는 내일 한국으로 가야 해. 한국에서도 일이 있어 자주는 못 오겠지만 소미를 보기 위해 시간을 내도록 할게.”

    긴 이야기였지만 결국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소미는 성호가 한국으로 가야 하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집을 꾸미는 것은 보고 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바로 간다고 하니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저기 안을 꾸미는 것을 보고 가시면 안되나요?”

    소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성호도 중국에서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나도 소미하고 같이 있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 하는 내 사정을 조금 이해를 해주었으면 좋겠어.”

    성호는 소미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약해지고 있었지만 이내 강하게 마음을 먹고 말을 했다.

    소미도 성호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소미는 성호가 간다고 하니 자신이 이런 일이 생기게 된 성호가 없으면 모든 것이 다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우울해 지고 있었다.

    성호도 소미의 기분은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그렇다고 가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알았어요. 어차피 가셔야 한다면 보내 드려야지요. 대신 저하고 한가지만 약속해 주세요.”

    “그래, 말해봐.”

    “앞으로 자주 저를 찾아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저는 오빠를 하염없이 기다리고만 있는 여자로 만들지 마세요.”

    성호는 소미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렇게 할게. 소미를 보러 자주 중국에 올게.”

    성호의 약속에 소미는 조금 기분이 풀렸는지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소미는 사실 성호를 만나는 바람에 이런 행운이 자신을 찾아 오게 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결국 성호와 있으면 행운은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성호의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이미 알고 있으면서 함께 하기로 하였기에 하나의 약속을 받고 성호를 보내기로 마음을 정했다.

    중국에서의 일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성호는 지금 비행기안에 눈을 감고 있었다.

    자신이 가는 모습에 소미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팠지만 그렇다고 가지 않을 수가 없었기에 아픔 마음을 안고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한국에는 전화를 해두었기에 아마도 지연이 마중을 나와 있을 것이다.

    ‘지연이와 소미를 함께 데리고 살수는 없을까?’

    성호는 두 여자를 모두 데리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고 말았다.

    지연의 성격상 그런 일이 생겼다고 하면 아마도 난리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연은 더 이상 자신과 만남을 가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 눈에 보였다.

    ‘에이, 그냥 평범하게 살려고 했는데 그것도 잘 되지 않으니 나도 참 걱정이다.’

    성호는 중국으로 가서 만난 소미를 생각하니 한숨만 나왔다.

    지연과 결혼을 하면 앞으로 중국에 오는 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막말로 중국에서 소미를 만나는 것은 바람을 피는 것이기 때문에 지연의 입장에서는 그런 성호가 좋게 보이겠는가 말이다.

    비행기가 한국에 도착을 하고 성호가 내려서 입구로 가고 있었다.

    입구에는 지연이 마중을 나와 있었는데 그 얼굴에 반가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오빠, 여기에요.”

    지연은 손을 흔들며 성호를 반겨주었다.

    얼굴 가득한 반가움과 행복함을 가득 담고 있는 얼굴을 보니 성호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저런 여자를 두고 이러고 있으니 내가 죽일 놈이지 에효.’

    성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지연이 있는 곳으로 갔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에요. 저도 온지 얼마 되지 않아요. 아빠 때문에 중국으로 가게 해서 정말 미안해요.”

    지연은 이번 중국행이 아빠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 말을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모르니 저런 말을 한다는 생각이 드는 성호였다.

    ‘내가 중국에 가서 첩을 만들었다고 하면 아마도 나를 죽이려고 할거야.’

    성호는 그렇게 생각을 하니 갑자기 오싹한 기분이 되었다.

    “아버지 때문에 간 것도 있지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간 것이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으니 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되요. 어서 가요.”

    지연은 성호가 중국에 장기간 있었기에 피곤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성호는 그런 지연을 따라 이동을 하였고 지연은 자신의 차로 안내를 하였다.

    “오빠 차는 어디에 있어요?”

    “나는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여기에 두면 주차비를 줘야 해서 처음부터 가지고 오지 않았어.”

    “그럼 잘 되었네요. 제가 차를 가지고 왔으니 그걸로 가요.”

    지연은 자신의 차가 없었는데 이번 일로 아빠가 새차를 사주었기 때문에 사실 차를 자랑하고 싶어 가지고 온 것이다.

    성호는 지연이 차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운전은 그 사람의 성격을 따라 간다고 하는데 지연이 은근히 막가파라 조금 걱정이 되었다.

    ‘휴우 저 성격에 운전을 하면 아마도 주변에 있는 다른 차들이 조금 힘들겠다.’

    성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지연을 따라 갔다.

    지연의 차는 빨간 색의 승용차였는데 보통의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그런 차량이아 그리 고급스럽지는 않았다.

    “오빠 이게 제 차에요. 어서 타요.”

    지연은 들고 있는 키를 누르며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성호는 조수석에 문을 열고 타에 탔다.

    지연은 성호가 처음 승차를 해서 그런지 차분하게 운전을 하며 가고 있었다.

    성호가 보기에는 아직 익숙한 운전 솜씨는 아니었지만 저렇게 한다면 그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운전을 차분하게 잘 하네.”

    “호호호, 제가 성격은 좀 그래도 운전은 조심해서 해요.”

    지연이 조심스럽게 하는 이유는 바로 차를 새로 사서였다.

    새차이기 때문에 어디 기스라도 나면 안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세월이 지나면 아마도 저런 운전은 절대 하지 않을 성격이 지연이었다.

    성호는 지연의 성격을 알기에 그런 말을 믿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말을 하기는 곤란했기에 속으로만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래 차분하게 운전하니 보기 좋네.”

    성호는 지금 하는 운전이 차분하다는 칭찬이었다.

    “호호호, 오빠가 보기에도 제가 차분하게 운전을 잘 하지요. 그쵸?”

    “어, 그래 보이네.”

    성호도 지연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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