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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76화 (76/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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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감추려고만 하였지 나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네. 이렇게 멍청하게 살았으니 소미가 저런 말을 하는 것도 몰랐지.’

성호는 내심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하며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을 생각했다.

이제는 당당하고 멋진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성호의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고마워, 소미에게 오늘 좋은 것을 배우고 있네.”

성호는 아주 다정한 눈빛으로 소미를 보았다.

소미는 그런 성호의 눈빛에 화사하게 웃어 주었다.

그 미소의 안에는 남에 대한 배려도 있었지만 성호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었기에 그 미소가 더욱 화사하고 아름답게 빛이 나고 있었다.

성호는 소미의 미소가 환하게 주변을 밝혀주고 있다는 것이 아주 좋았다.

“호호호, 오빠가 자꾸 칭찬을 해주시니 부끄럽잖아요.”

소미는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웃으며 진짜로 부끄러운지 얼굴이 살짝 붉어지고 있었다.

그런 자태는 성호에게 더욱 흥분을 유발시키고 있었지만 성호는 힘들게 참고 있었다.

아직 화 대인이 도착을 하지 않았기에 언제 올지 모르는 사람을 두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요물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하네. 소미를 보면 말이야.’

여자 하나 때문에 나라간의 전쟁이 일어난다는 말이 갑자기 떠오르는 성호였다.

만약에 자신도 소미가 다른 남자에게 가겠다고 하면 과연 보내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니 성호는 갑자기 열불이 치미는 기분이 되었다.

‘흠, 그런 생각은 되도록 하지 말아야겠다. 괜히 성질이 나네. 쩝!’

성호는 소미에 대한 생각을 좋은 쪽으로만 하기로 내심 결정을 하고 있었다.

아직 소미와 어떤 약속을 한 것도 없었지만 자신은 소미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서였다.

성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소미는 성호와 함께 있으니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고 즐거웠다.

‘오빠와 있으면 이상하게 즐겁고 기분이 좋아 지네?’

소미는 자신이 왜 이런 마음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아무튼 기분이 좋으니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둘은 지금 마치 첫사랑을 하는 기분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그런 자신들의 마음이 첫사랑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아니 인정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보는 순간에 반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들은 그런 것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성호가 있는 곳으로 급하게 오는 남자가 있었다.

“선생님, 여기계셨군요. 지금 화 대인께서 도착을 하여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래요. 저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러면 같이 갑시다.”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 소미를 보았다.

“소미는 방에서 기다려줘. 화 대인과 이야기가 길어질지도 모르지만 최대한 빨리 가도록 할게.”

“저는 상관마시고 일을 보세요.”

소미는 다소곳하게 대답을 하였다.

성호는 소미가 참 마음에 들었다.

저렇게 남자를 편하게 해주는 여인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말이다.

성호는 소미를 뒤로 하고 화 대인이 있는 곳으로 갔다.

화 대인은 성호가 오늘 도착을 하여 소미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소미와 같은 여자라면 충분히 남자가 사랑에 빠질 수도 있을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여자였기에 성호에게 보낸 것인데 아주 잘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인 김 선생님이 도착하셨습니다.”

“안으로 모시거라.”

성호는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가니 화 대인이 일어서고 있었다.

“허허허, 김 선생 이거 내가 너무 늦은 것이 아닌지 모르겠소.”

“아닙니다. 저도 화 대인을 뵙고 부탁을 드릴 것이 있었습니다.”

성호는 이제 지연의 아버지에 대한 부탁을 하려고 하였다.

화 대인은 성호가 부탁이 있다고 하자 의외라는 눈빛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소미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속으로 웃고 있었다.

‘허허허, 남자라면 자신의 여인 정도는 책임을 져야겠지. 내가 사람을 잘 못 보지는 않았군 그래.’

화 대인은 내심 그렇게 생각을 하였지만 겉으로는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허허, 김 선생이 나에게 부탁을 한다고 하니 조금 놀랍군요. 그래 무슨 부탁이오?”

성호는 화 대인의 말에 조심스럽게 지연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록 성호는 설명을 하였지만 화 대인은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성호는 그래도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하였고 그 이야기가 끝이 나자 화 대인의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면 김 선생이 결혼을 하려고 하는 여자분의 아버지이니 장인이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결혼을 하면 처가도 챙겨야 해서 이런 부탁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성호는 부탁을 하는 입장이라 정중하게 말을 했다.

화 대인은 성호의 말에 무언가 생각을 하는 모습이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화 대인은 생각을 마쳤는지 입을 열었다.

“그분을 만날 수가 있겠소? 아직은 내가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그런 것이오. 그리고 김 선생의 부탁이니 그분이 필요한 것을 도와주도록 하겠소. 이는 나의 이름을 걸고 하는 약속이니 믿어도 좋을 것이오. 그런데 다른 것은 없소?”

화 대인은 성호가 한국에서 결혼을 할 여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조금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를 할 생각은 없는지 다른 부탁은 없는지를 물었다.

소미가 비록 남자들을 모시기 위해 수련을 한 여자이기는 하지만 화 대인이 가장 아끼는 아이였기에 성호와 관계를 가지게 하여 성호를 중국에 잡아 두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이미 한국에 결혼을 할 상대가 있다고 하니 화 대인은 다른 방법으로 성호가 중국에 자주 오게 하려고 하였다.

성호가 생각한 현지처를 화 대인도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소미라면 비록 현지처라지만 충분히 남자의 사랑을 받을 수가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화 대인은 그렇게라도 성호를 잡아 두고 싶어했다.

그만큼 성호의 가치는 엄청났고 화 대인은 그런 성호를 아주 높게 보고 있어서였다.

성호는 화 대인이 다른 부탁은 없냐는 질문에 내심 당혹해 하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속을 보고 하는 질문 같아서였다.

‘화 대인은 사람의 마음을 읽고 있는 것인가?’

성호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화 대인의 눈빛을 보니 무언가 기대를 하는 눈빛이라는 것을 보고는 마음의 결정을 하게 되었다.

“사실 화 대인에게 따로 부탁을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허허허,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하시오. 내 김 선생의 부탁이라면 만사를 제치고 도움을 줄 것이니 말이오.”

화 대인은 아주 호탕하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성호의 성품을 알고 있기에 성호가 부탁을 하면 그에 반드시 그 은혜를 잊지 않았기에 화 대인은 성호에게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하였다.

“사실은 소미의 문제입니다. 제가 비록 한국에서 결혼을 할 여자가 있기는 하지만 소미는 이미 저와 살을 섞었기 때문에 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대인께서 소미에게 다른 집을 사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소미가 따로 집을 마련하여 살고 있다면 중국에도 자주 올 생각입니다.”

화 대인은 내심 저런 말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대번에 얼굴이 밝아졌다.

“허허허, 소미가 아주 마음에 드셨는가 봅니다. 김 선생의 부탁이니 그 문제는 내가 해결을 해드리겠소. 그런데 내일 한국으로 가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소미가 집을 구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데 가능하시겠소?”

성호는 소미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대답을 해주었다.

“그 정도의 시간을 낼 수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소미가 살 집을 구하는 것을 보고 가도 상관이 없으니 말입니다.”

성호의 대답에 화 대인은 성호가 소미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화 대인의 능숙한 화술에 당한 사실을 모르는 성호로서는 화 대인이 집을 구해주겠다는 말에 상당히 고마워하고 있었다.

성호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소미를 편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일부터 집을 보러 가봅시다.”

“감사합니다. 화대인.”

“허허허, 나 때문에 여기에 오시게 되었으니 당연히 내가 책임을 져야지요. 아무튼 김 선생은 다른 생각은 하지 마시고 중국에 앞으로 자주 오도록 하세요. 소미를 너무 기다리게 하시지 마시고 말입니다.”

화 대인의 말에 성호는 화 대인이 소미를 상당히 아낀다는 묘한 뉴앙스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면서 이상하게 자신이 묘하게 엮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쁘게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고 그 수습은 자신이 해야했기 때문이다.

누구를 탓한다고 그 일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성호는 좋게 생각을 하였다.

화 대인과 대화를 마치고 식사를 한 성호는 기분 좋게 방으로 돌아왔다.

“소미야, 이쪽으로 와서 앉아봐.”

“예, 오빠.”

소미는 성호의 말에 금방 와서 성호의 앞에 앉았다.

“지금 화 대인과 이야기를 하여 소미가 따로 살 집을 구하기로 했어. 내가 한국에서 결혼할 여자가 있어 소미와 결혼을 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소미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싶어.”

성호는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해주었다.

소미에게 속이고 싶지는 않아서였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사실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고 시작을 하면 나중에 상당히 좋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기에 소미에게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 했다.

소미는 성호가 하는 말을 듣고는 조금 놀란 얼굴을 하였다.

자신도 성호와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집을 구해 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저는 이제 오빠의 여자가 되는 건가요?”

“그래, 나만의 여자가 되는 거야. 하지만 소미와 결혼을 하지 못해.”

“저는 상관없어요. 오빠랑 같이 있을 수만 있다면 저는 좋아요.”

소미가 커온 환경을 성호가 몰라서 그렇지 소미는 화 대인이 키우는 여인들과 생활을 하였기에 여인들이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 있기에 성호가 현지처가 되라고 하는 것도 소미에게는 행복한 일이었다.

여인들 중에는 버려지는 여인도 상당수 있었고 그런 여인들은 결국 나중에 술집으로 팔려가기 때문에 소미와 함께 생활을 하는 여인들은 좋은 남자를 만나 그 남자의 그늘에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소미의 대답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소미야.”

“아니에요. 저는 저만의 공간인 집이 생긴다는 것도 너무 행복해요. 오빠.”

소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는 어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성호와 함께 살 수 있는 집이 따로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행복하고 좋았기 때문이다.

성호는 소미의 얼굴에 보이는 행복감을 보며 지금 소미가 진심으로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소미를 보니 성호 더욱 마음이 갔다.

두 사람은 그렇게 또 다시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다.

다음날 일어나서 성호는 간단하게 운동을 하기 위해 정원으로 나가고 있었다.

소미는 아직 전날 밤의 뜨거운 폭풍 때문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지난밤에는 성화와 소미가 열정적으로 몸을 태우는 바람에 소미는 밤새도록 비명을 지르며 좋아 했기에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성호는 정원으로 나와 천천히 걸으면서 아침의 공기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성호를 보는 여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피어 있었다.

이들은 지난밤에 성호와 소미가 얼마나 뜨거운 밤을 보냈는지를 알고 있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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