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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46화 (46/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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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철은 변호사의 말에 조금 곤란한 상황이 되자 솔직히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태식은 그런 상철을 보며 무언가 결심을 하는지 눈빛이 달라지고 있었다.

    "상철아, 걱정 마. 우리 아버지에게 연락을 해서 검사 정도는 끼지도 못하게 할게."

    정치권의 인사들이 이번 일에 개입을 하게 되면 지금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정태식의 아버지인 정성용의 인맥을 알고 있기에 조금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정성용은 비록 지금은 건달들을 데리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때는 그도 재계의 기린아로 떠오를 때도 있을 정도로 잘나가는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정성용과 친분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정치권의 인사들이 있을 정도로 대단한 인맥을 가지고 있었고 아직도 정성용은 자신의 꿈인 정치인이 되기 위해 많은 정치인들과 만나고 있을 정도로 정치인과는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정성용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충분히 재판을 해도 승산이 있었다.

    ‘흠, 정 회장이 나서게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지만 과연 이번에 도움을 줄까?‘

    김정철 변호사는 아무리 아들이라지만 저런 개망나니를 위해 자신의 인맥을 동원할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가 들었지만 정태식이 독자라는 것에 희망을 걸고 싶었다.

    정태식이 그동안 사고를 쳐도 그의 어머니가 있기에 지금까지 별소리없이 해결해 왔지만 이번에는 사건이 조금 커지는 바람에 결국 정 회장에게도 알려지게 될 터였다.

    이미 정 회장은 아들이 사고를 여러 번 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내가 개입을 하고 있어 그동안 그냥 참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나올지가 솔직히 기대가 되기도 하는 김 변호사였다.

    만약 정 회장이 도움을 주기만 한다면 이번 사건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점 때문이었다.

    "태식 군, 아버님에게 연락을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겠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어머니에게 이야기하면 결국 아버지도 어쩌지 못하고 저를 도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태식은 아버지도 어머니의 말이라면 결국 자신을 도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금은 아버지인 정 회장의 말보다는 어머니인 최 여사의 말이 더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태식의 대답에 김 변호사는 약간의 희망이 생겨서인지 얼굴이 조금 환해지고 있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다른 문제는  모두 내가 알아서 처리를 하겠네."

    김 변호사는 정 회장의 힘을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었다.

    김 변호사의 대답에 태식과 상철은 얼굴이 밝아졌다.

    "제가 지금 바로 어머니께 연락을 하겠습니다."

    "어서 전화를 드려."

    친구인 상철은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는 재촉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이 두들겨 팼던 진한의 삼촌이 현직 검사라는 것은 이들에게 사실 많이 불리하게 작용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현직 검사라는 말은 지금 당장에 공권력을 사용할 수가 있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냥 평검사가 아닌 차장 검사니 이들이 더욱 곤란한 처지가 되는 것은 당연했다.

    더군다나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지 않던가.

    태식도 상황을 인식하고는 위기감을 느꼈는지 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게 되었다.

    띠리링.

    "여보세요."

    "태식이냐?"

    "네, 엄마. 이번에 일이 생긴 것은 아시죠?"

    "듣기는 했지만 아직 정확한 이야기는 모르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태식의 어머니도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 정확한 사건에 대해서는 모르는 모양이었다.

    태식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었고 듣고 있던 태식의 어머니인 최 여사는 자식이 지금 뼈가 부러졌다는 사실에 단단히 화가 나버렸다.

    "아니! 감히 어떤 놈이 그런 짓을 저지른 거야?"

    최 여사는 화가 나서 하는 말이었지만 아직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태식은 지금 자신들이 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다시 설명을 해주었다.

    "예, 저희가 때린 놈의 삼촌이 차장 검사라고 하네요. 엄마가 힘드시겠지만 이번에 아버지 좀 설득해 주세요. 앞으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할게요."

    태식은 어머니에게 이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고 있었다.

    최 여사는 자식인 태식이 이런 약속을 하는 경우는 없었기에 조금은 놀라는 표정이 되었고 바로 해주겠다는 말을 건넸다.

    자식이라고는 유일하게 있는 놈이었기에 그동안 사고를 쳐도 자신이 나서서 해결을 하였지만 지금처럼 이런 약속을 하는 일은 없었다.

    그런 만큼 태식의 약속에 기뻐하면서 나선 것이다.

    태식은 어머니의 대답에 김 변호사와 상철을 보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김 변호사도 통화를 들었기에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만약에 정 회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이번 사건은 그냥 거저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직 이들은 진한의 가족에 대해서 완전히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한의 삼촌만 본다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지만, 진한의 아버지인 정민을 생각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정민의 인맥은 김 변호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대단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상철은 태식의 어머니가 도와주겠다는 소리를 듣고는 바로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수고했다."

    "자식이 수고는. 이제 어머니께서 움직이시면 아버지도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주실 수밖에 없을 거야. 그러면 다른 문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상철은 솔직히 재판을 한다고 하니 조금 겁이 나기는 했지만 태식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들이 그동안 죄를 짓기는 했지만 언제나 어렵지 않게 해결되어 걱정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아 고민을 하였는데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되니 마음이 조금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태식은 어머니가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을 하니 바로 김 변호사를 보았다.

    "김 변호사님이 나머지는 알아서 해주시겠다고 했으니 저희는 이제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겠습니다."

    태식의 말에 김 변호사도 시원하게 대답했다.

    "정 회장님께서 도움을 주신다면 다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겠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김 변호사님만 믿고 있겠습니다."

    두 사람은 김 변호사의 대답에 아주 만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진한의 삼촌인 원정현 차장 검사는 이번 사건을 쌍방 과실로 처리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 당사자들을 만나보니 국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김정철 변호사가 이들을 변호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들의 뒤에 누가 있는지를 알아보게 되었고 그 인물이 제법 거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비록 건달들과 회사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한때는 대단한 인물로 재계에 알려져 상당한 인맥을 가지고 있는 정성용 회장의 아들과 그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조금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거 골치 아프게 됐군. 형님께 이야기를 하는 게 좋겠는데 말이야."

    정현은 형님인 정민에게 이번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는 약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 또한 정치권에 대한 인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그 힘이 매우 약했다.

    하지만 정민은 자신과는 달랐기 때문에 사전에 이야기를 해서 저들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저들이 움직이고 나서는 성호에게 불리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바로 정민에게 연락을 하는 정현이었다.

    "여보세요. 형님, 저 정현입니다."

    "그래, 무슨 일이냐?"

    "예, 사실은 이번에 성호가 진한이 때문에 폭력을 써서요."

    정현은 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정민의 친구 중에는 정보부에 근무하는 친구가 있어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면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바로 사실을 파악해 낼 수 있어서 유리한 상황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동생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정민의 얼굴이 차츰 변해가기 시작했다.

    진한이 그놈들에게 두들겨 맞아 입원을 했다는 말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성호가 대신 놈들을 두들겨 패주었다는 대목에서는 조금 시원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동생의 이야기 중에 놈들의 배경이 문제라는 소리가 그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정현이 말한 정성용에 대해서는 정민도 잘 알고 있었다.

    정현이 말을 이어나갔다.

    "저쪽에서 정 회장이 움직이면 성호가 조금 곤란해질 것 같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정당방위로 충분히 몰고 갈 수도 있다고 보이는데 아냐?"

    "성호의 입장에서는 정당방위이지만 저쪽에서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폭력으로 몰고 가면 아무래도 성호의 입장에서 조금 곤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도 고소해 버리면 되는 거 아냐? 진한이도 있으니까."

    정민이 생각하기로는 아들이 부상을 입었으니 이를 가지고 고소를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차피 고소를 한다면 서로 다치기 때문에 이번 일에 대해서는 조용히 양보를 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동생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마도 저들은 자신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형님, 고소는 가능하지만 성호가 저들을 폭행한 것 또한 사실이니 그렇지요. 쌍방 과실로 몰고 가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저쪽에서 정치적인 힘을 좀 쓰려고 하면 성호에게 불리하게 될 것 같아 하는 말입니다."

    정현도 성호가 친구인 진한을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폭력을 사용하였다는 점을 알고는 있지만 상대가 일반인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

    저들은 자신들이 폭행을 행사한 사실은 정당하게 만들고, 오히려 성호에게 두들겨 맞은 것으로 일을 몰고 갈 수도 있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그들과 관련이 있는 나이트클럽 안에서였다.

    이는 얼마든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목격 진술을 바꾸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했다.

    물론 정민이 모르고 있다면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 확신하는 정현이었다.

    그의 형인 정민도 인맥으로 따지면 결코 저들이 무시할 수 있는 그런 위치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비록 정치를 하지는 않지만 예전부터 갖은 정치인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막강한 인맥을 자랑하던 인물이 바로 정민이었다.

    "그러니까. 결국 권력싸움이 될 거다 이 이야기냐?"

    "예, 지금 상황이 그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형님."

    "알겠어. 내가 정 회장을 만나보지."

    정민은 성호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움직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도 했지만 아들의 친구이기도 한 성호였기에 자신에게는 아들과 같은 존재로 인식을 하고 있어서였다.

    "이런 일로 연락을 드려 죄송합니다. 형님."

    "아니야. 조카의 일로 고생하게 해서 내가 더 미안하구나."

    "하하하, 형님 진한이가 보통 조카입니까. 우리 집의 장손입니다. 제가 당연히 도와주어야지요."

    정현의 대답에 정민은 속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성호는 진한의 몸을 치료하고 싶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에 그대로 두고 있는 와중이었다.

    사건이 해결되면 바로 치료를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몸져 누워 있는 진한을 보며 성호가 물었다.

    "몸은 어떠냐?"

    "이제 아프지는 않아 그나마 편하다."

    진한은 모르고 있지만 성호는 진한이 다치자 바로 통증을 치료하였기 때문에 지금 아픔을 느끼지 않는 것이었다.

    물론 병원에서 진단을 마쳤기 때문에 치료를 해준 것이지만 말이다.

    상대도 많이 다쳤기에 성호는 진한의 진단이 나중에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 좀 더 진단을 높게 받으려는 생각에서였다.

    "삼촌에게 연락은 없었냐?"

    "어, 아직은 없네. 조금 기다리면 연락이 올 거니 걱정 말고 기다려."

    "그쪽 잘못이 명확한데 무슨 걱정이야."

    "하기는 네 말이 맞기는 하지."

    진한과 성호는 서로를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진한은 성호가 자신을 위해 놈들을 혼내준 것에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었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놈들은 건달들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놈들을 성호는 그대로 두들겨 팬 것이다.

    자신 때문에 생길 수도 있는 후환에 대해서는 걱정도 하지 않고 말이다.

    진한은 성호가 자신이 위험할 때마다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성호를 보면 항상 즐겁고 기쁘기만 했다.

    "진한아, 나 이제 그만 가야겠다."

    성호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말하자 진한은 그런 성호에게 손짓을 하며 말했다.

    "어, 그래. 어서 가봐라. 오늘이 개업하는 날이지? 미안하다. 내가 병원에 있어서 가지도 못하고 말이야."

    "하하하, 너 그러고 개업식에 나타났다가는 내가 애들에게 맞아 죽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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