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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45화 (45/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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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리고 그놈들도 가만있지 않겠지만 나도 삼촌에게 연락해야겠다."

    진한도 오늘 당한 것이 분한 것 같아 보였다.

    오늘 일은 혜영의 미모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진한과 혜영이 블루스 시간이 끝나자 안으로 들어오려는 것을 보고 있던 두 놈이 혜영에게 접근하여 치근덕거리자 진한이 화를 낸 낸 것이 빌미가 되었다.

    이후 놈들이 진한과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진한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는 것이다.

    진한은 기절할 정도로 두들겨 맞았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진한도 나름 파워가 있는 집안이라 놈들을 절대로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성호가 그놈들을 아주 작살을 내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지는 아직 모르지만 말이다.

    성호는 상황을 진한이 아직 모르고 있다고 생각되어 바로 이야기해 주었다.

    자신이 놈들의 뼈를 박살 내놓았다고 말이다.

    "성호야, 두 놈을 다 아작을 내놨다는 말이야?"

    "응, 친구가 맞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과하게 손을 쓰게 되었다."

    진한도 성호가 침술과 무술을 수련하였다는 사실을 본인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성호가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왠지 기분이 좋았다.

    "잘했다. 그 자식들은 그렇게 당해도 싸다."

    진한은 자신의 복수를 성호가 해주었다고 생각하자 얼굴이 밝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너, 진단을 조금 많이 부탁해야겠다. 그놈들은 두 놈이고 아마도 최소한 삼 개월은 나올 것 같으니 말이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삼촌에게 부탁해서 놈들이 난리 치지 못하게 할게."

    진한의 삼촌은 검찰에서도 제법 파워가 있는 자리에 있기에 진한이 이렇게 자신있게 큰소리칠 수가 있었다.

    "그래, 삼촌이 오시면 나도 사건에 대해 설명할게."

    "그래, 내가 지금 연락할게."

    진한은 바로 핸드폰으로 자신의 삼촌에게 연락하였다.

    신호가 가고 한참 만에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삼촌, 진한이에요. 바빠요?"

    "오, 우리 장조카가 무슨 일로 나에게 연락을 다 하시고. 이거 오래 살고 봐야겠는데?"

    "에이, 삼촌은.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지금 바빠요? 아니면 시간 좀 내주세요."

    "우리 조카가 시간을 내라고 하는데 내야지. 암."

    진한은 삼촌에게 오늘 일어났던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놈들이 법적으로 대적을 하기 전에 자신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말이다.

    "지금 어디 병원에 있는 거냐?"

    진한의 삼촌은 갑자기 목소리가 차가워지며 물었다.

    감히 자신의 조카를 두들겨 패고도 법적으로 처리하려는 놈들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였다.

    "예, 여기 강남에 있는 세이코 병원에 있어요."

    "알았다. 잠시만 기다려라. 금방 가마."

    삼촌과 통화를 마치자 진한은 성호를 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제 삼촌이 오면 법적인 문제는 걱정할 게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들어서였다.

    "지금 오신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리자."

    "그래. 그런데 애들은 왜 안 들어오는 거지?"

    성호는 지연과 친구들이 아직도 들어오지 않자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성호와 진한은 이상한 눈빛을 하며 궁금해하고, 지연과 친구들은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지연아, 성호 오빠가 진짜 한의사가 맞니?"

    친구들은 성호가 놈들을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보았기에 묻는 것이다.

    "나도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알고 있어. 조만간에 개원한다고 하면서 그때 병원 구경시켜 준다고 했어."

    "한의사가 어떻게 그렇게 싸움을 잘하니?"

    "야! 나도 모른다고 했지?"

    지연의 날카로운 말투에 친구들은 지금 지연이 짜증이 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연은 신기하게도 찌증이 났을 때는 잠시만 기다리면 금방 풀어지기 때문에 친구들은 바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한 십 분 정도 지나니 지연이 다시 사과했다.

    "미안해. 나도 성호 오빠를 생각하니 짜증이 나서 그랬어."

    역시 지연은 십 분이 한계였다.

    친구들은 지연이 바로 화를 풀자 웃었다.

    "호호호, 지연아, 내가 너를 모르니?"

    "그래, 우리 지연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장 잘 알지. 호호호!"

    친구들이 웃고 있자 지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친구들을 보았다.

    한참을 그렇게 웃다가 성미가 혜영을 보며 물었다.

    "너 안 들어가 봐도 되니?"

    "웅, 이제 들어가 보려고."

    "호호, 계집애, 진한 오빠가 걱정이 되기는 하는 모양이지?"

    "너무 그러지 마라. 혜영이도 이제 파트너 생겼다고 어깨에 힘들어 가지 않니."

    "나 일단 안에 들어가 볼게."

    친구의 놀림에도 혜영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며 돌아섰다.

    혜영이 안으로 들어가자 지연과 친구들은 모두 눈빛을 빛내고는 혜영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성호와 진한이 지연의 일행을 바라보았다.

    "이제 이야기는 다 끝난 거야?"

    성호가 지연을 보며 물었다.

    "응, 오빠."

    지연은 아까 성호의 품에 안겼다는 생각이 나서 그런지 아직도 성호를 보면 얼굴이 달아올랐다.

    성호는 그런 지연의 옆에 가서 지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지연은 친구들이 있는데도 성호가 자기의 머리를 쓰다듬자 조금 창피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기에 가만히 있었다.

    친구들은 그런 지연을 보고 속으로 짜증이 났다.

    ‘어휴, 저 기집애, 강아지처럼 쓰다듬는다고 가만히 있는 것 좀 봐라.‘

    ‘저런 여우같은 기집애, 여자 망신을 혼자 다 시키고 있네.‘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은 지금 속으로 지연과 성호를 열심히 씹고 있었다.

    다만 혜영은 그런 두 사람을 부럽다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혜영은 지금 속으로 갈등하고 있었다.

    성호의 소개로 진한을 만났지만 솔직히 오늘 저녁에 성호가 하는 행동을 보고는 대번에 성호에게 마음이 가는 것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진한도 좋은 남자라는 것은 알지만 마음에서는 성호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이었다.

    다만 아직은 성호에 대한 갈망이 강하지 않아 내색하지 않을 수가 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자신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고민되었다.

    ‘어떻게 하지? 나는 성호 오빠가 좋은데. 진한 오빠도 나쁘지 않고. 나 왜 이러지? 혹시 나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건가?‘

    혜영은 지금 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고민하고 있었다.

    "혜영아, 어디 아파?"

    진한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혜영의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아 보이자 물었다.

    "응? 아, 아냐, 오빠. 잠깐 다른 생각을 하느라 그래."

    "아, 그렇구나. 나는 어디 아픈 줄 알고 걱정했어."

    진한은 진심으로 혜영을 걱정하고 있었다.

    진한에게는 오늘 처음 만난 혜영이지만 혜영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고 나니 더욱 정이 갔다.

    이상하게 힘든 일이 생기고 나니 더욱 혜영에 대한 생각이 나고 있는 진한이었다.

    혜영도 진한의 진심을 느낄 수가 있었기에 진한을 보는 시선에 따뜻함이 담기기 시작했다.

    혜영과 진한은 그렇게 점점 서로를 좋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때 문이 거칠게 열리면서 한 중년의 남자가 들어왔다.

    "진한아!"

    중년의 남자는 진한이 누워 있는 것을 보고는 화가 난 얼굴로 다가왔다.

    "어? 삼촌, 빨리도 왔네요."

    "안녕하세요. 저 성호예요."

    "그래, 성호는 오랜만에 보는구나. 진한아, 어떻게 된 일이냐?"

    성호와 여자들이 있는 것을 보자 삼촌은 조금 안정을 찾았는지 차분하게 물었다.

    진한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중간에 성호가 보충 설명을 하기도 했다.

    한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삼촌은 진한과 성호를 보며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저기 있는 아가씨에게 수작을 부리려다가 막으려는 진한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팼고, 성호는 아가씨가 와서 이야기해 주는 바람에 나가서 그놈들을 두들겨 팼다는 말이지?"

    "예, 삼촌. 당시에는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너, 무엇을 배웠는데 그렇게 강한 거냐?"

    삼촌이 무슨 뜻으로 묻는지는 모르지만 성호는 대강 이야기를 만들어서 해주었다.

    "제가 군에 있을 때 인연이 된 분에게 배운 것입니다. 고대의 무술이라 알고 있는 사람도 없고 말입니다."

    삼촌은 성호의 대답에 눈빛을 빛내며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무슨 단증 같은 것도 없다는 말이네?"

    "예, 단증이 어디에 있어요. 그냥 제가 좋아 익힌 것인데요."

    "좋아, 그러면 다친 놈들은 얼마나 다친 거냐?"

    삼촌의 본격적인 질문에 성호는 아는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상대는 뼈가 부러져서 아마도 한동안은 병원 신세를 져야 할 것이라고 말이다.

    한참의 설명을 들은 삼촌은 무언가 생각에 빠지더니 진한에게 지시했다.

    "우선 진한이 진단서를 먼저 준비하고 내가 놈들을 한번 만나보도록 하마."

    "삼촌이 놈들을 왜 만나요?"

    "이번에는 성호가 상대의 뼈를 부러지게 했으니 그런 거다. 그렇지 않았으면 무조건 놈들에게 죄를 물을 수가 있는데 말이지."

    삼촌은 무언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해 주었다.

    성호는 아무리 화가 나도 상대의 뼈를 분질러 버리는 행동은 앞으로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때문에 진한이가 복수할 기회를 잃었다는 말이네. 앞으로는 아무리 화가 나도 조심해야겠다. 잘못하면 나도 구속될 수 있으니 말이야.‘

    진한은 복수에 대한 생각보다는 성호가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미 성호가 대신 복수를 했으니 더 이상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어차피 지영을 지키려고 한 행동이었고, 지영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니 이제는 쌍방이 합의를 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삼촌이 나머지는 알아서 해주세요. 저는 이 문제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해요."

    진한의 진심을 읽은 삼촌은 바로 대답해 주었다.

    "알았다. 이번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해 주마."

    삼촌의 대답에 성호와 진한은 서로가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한은 안심이라는 표정이었고, 성호는 무언가 불만이라는 표정이었다.

    성호에게 두들겨 맞은 놈들은 나이트클럽 사장의 조카와 그의 친구였는데 바로 전상철과 그의 친구인 정태식이었다.

    그중에 정태식이라는 놈은 상철보다 집안이 좋은 놈이어서 그런지 바로 집안의 변호사를 불러 성호를 고소하려고 하고 있었다.

    "당장 놈을 고소하세요. 감방에 처넣어 버리라고요!"

    태식은 지금 자신이 맞았다는 사실에 상당히 흥분하여 감정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말을 하고 있었서 그런지 그리 설득력없이 막무가내였다.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미 조사를 하였고 상대가 어찌 되었는지를 알고 있었기에 그런 태식을 보며 한숨만 나오고 있었다.

    이들이 다친 것도 있지만 문제는 상대도 만만치 않게 다쳤다는 데 있었다.

    더군다나 다친 상대가 그리 만만한 사람이 아닌 상황에 이러고 있으니 솔직히 화가 나는 기분만 들었다.

    솔직히 아무 상관이 없는 놈이라면 차라리 더 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피곤해지는 기분이었다.

    "자네, 지금 상대에 대해 알고 하는 말인가?"

    고문 변호사인 김정철이 약간 화가 난 얼굴로 말을 하자 태식은 수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정철 변호사가 저런 모습을 보일 때는 상대도 만만치 않은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상대가 누구라도 저희가 입은 부상이면 충분히 구속을 시킬 수 있지 않아요?"

    "구속이야 시킬 수가 있기는 하지.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자네들도 말짱히 있을 것 같은가? 자네들이 두들겨 팬 남자의 상태는 자네들보다 더 심하네."

    태식은 상대가 입은 부상이 자신들보다도 더 심하다는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언제든지 자신들이 두들겨 패도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평소와 다르게 사건이 진행되고 있어서였다.

    "아니 상대의 부상이 심하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두 명이지 않습니까?"

    "그 두 명이 상대를 그냥 일방적으로 두들겨 팼다는 것이 문제이지 않나. 자네들이 두들겨 팬 상대의 집안도 그리 만만한 집안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게. 그리고 상대의 삼촌이 바로 현직 검사라네. 아마도 여기로 오게 될지도 모르니 약간은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걸세."

    변호사의 말에 태식과 상철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가기 시작했다.

    항상 사고를 치기는 했지만 그리 문제가 되지 않게 사건을 처리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상대도 상대지만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은 불안한지 눈동자가 떨리고 있었다.

    현직 검사의 조카라면 이는 조금 처리가 골치 아프게 생겼으니 이들도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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