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두려워 하지마-43화 (43/290)
  • 0043 / 0290 ----------------------------------------------

    .

    "내 친구들은 대부분 회사에 근무하는데, 왜?"

    "회사요? 무슨 회사요?"

    "응, 한 친구는 지금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다른 친구들도 대부분 비슷해."

    다른 친구들이 회사에 근무한다는 것을 비슷하다고 하였지만, 지연의 친구들은 성호의 친구들이 대부분 집안이 빵빵한 것으로 듣고 있었다.

    지영은 성호의 대답에 눈빛에 빛나고 있었다.

    사실 지영은 미모가 뛰어나기는 했지만 솔직히 실력이 부족했기에 어디 취직을 하기에는 힘이 드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집안에 눌러앉아 놀고먹을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기에 항상 돈 많고 성격이 좋은 남자를 만나면 바로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성호를 만나게 되니 자신의 소원을 풀 수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성호는 그런 지영의 사정을 모르고 있었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그냥 해주었고 말이다.

    "오빠, 혹시 친구 중에 여자 친구 없는 분도 있어요?"

    "응, 내가 알고 있기로는 거의가 없을걸. 소개시켜 줄까?"

    성호는 진한이 생각나서 하는 말이었다.

    성호가 소개를 해준다고 하자 지영의 눈빛이 눈부시게 빛났다.

    "오, 오빠, 정말 소개해 주려고요?"

    "그래. 소개를 해주는 거야 어렵지 않지. 내 친구 중에 진한이라고 있는데 그 친구를 소개해줄게. 지금 오라고 할까?"

    성호는 지금 자신이 있는 자리에 지연의 친구들만 있어서 솔직히 조금 불편했기에 진한을 부르기 위해 하는 이야기였다.

    지금 이 시간이면 진한도 일을 마치고 집에 있을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지영은 성호가 지금 소개시켜 준다는 말에 정신이 몽롱해지고 있었다.

    지연과 친구들은 타고난 미모 때문에 남자들이 접근하기는 했지만 이들 스스로 남자들을 경계를 하고 있어서 사실 남자들과 아직 손목도 한번 잡아보지 못한 여자들이었다.

    특히 지영은 더 심했는데, 이는 지영이 나중의 미래를 생각해서 남자들을 만나지 않아서였다.

    그만큼 지영은 과거가 있는 여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성호의 말에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하게 전개가 되고 있었지만 지연은 오빠의 친구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얼른 대답했다.

    "오빠, 빨리 오라고 하세요. 나도 보고 싶어요."

    지연은 성호에게 죄를 지은 것이 있어 존대를 하고 있었다.

    하여튼 재미있는 지연이었고, 보면 볼수록 신기한 여자였다.

    "그래, 지금 전화해 볼게."

    성호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어, 이 시간에 어쩐 일이냐?"

    "지금 바쁘냐?"

    "아니. 나야 항상 한가하지. 지금 집이야."

    "그럼 너 이리로 와. 내가 아주 예쁜 아가씨를 소개해 주려고 하니까 어서 와라."

    "아가씨? 성호야, 너 약 먹었냐? 갑자기 무슨 아가씨를 소개해 준다고 그래?"

    진한의 대답에 지연과 친구들은 입을 손으로 막으면서 킥킥거리며 웃었다.

    "큭… 큭."

    소리는 작지만 충분히 들리는 소리였다.

    성호는 진한의 대답에 빠르게 대답했다.

    "진한아, 미모의 아가씨를 거부하니 우리 이만 끊자."

    성호가 진짜로 전화를 끊으려고 하자 진한이 다급하게 소리를 쳤다.

    "야! 거기 어딘데? 금방 갈게. 자식이 농담도 못하냐."

    "여기 강남에 있는 나이트인데, 오는 길은 말이야……."

    성호는 오는 길도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성호가 전화를 끊자 지연의 친구들은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호호호, 오빠 친구 정말 대답 한 번 죽이게 하네요. 약 먹었냐고요. 호호호."

    지연과 그 친구들이 성호를 보며 배를 잡고 웃으면서 성호를 놀렸다.

    성호도 진한의 말이 이들을 웃기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는 몰랐고, 진한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며 지켜보았다.

    성호가 조용히 있으니 더 이상 놀리는 것이 재미가 없는지 지영이 성호를 보며 말했다.

    "오빠, 이번에 오는 친구 분은 저에게 소개해 주는 거지요?"

    지영이 가장 먼저 선수를 치고 있으니 다른 친구들은 아차 하는 눈빛을 했다.

    "지영이 너 좀 빠르다?"

    지연은 지영을 보며 감탄한 눈빛으로 말했다.

    "호호호, 얘는. 그런 부분에서는 빨라야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지."

    지영은 진짜로 성호의 친구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지연의 친구들은 대부분 중류층이었지만 유일하게 지영만이 아니었다.

    아니, 지영도 얼마 전까지는 이들과 같은 부류였는데 지금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장이 망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그래도 친구들과 만나는 날에는 그런 사실을 숨기고 평소와 같이 행동을 하고 있기에 아직 친구들은 모르고 있었다.

    지영은 자신의 아버지를 무척이나 존경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공장이 망하면서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가슴이 아팠다.

    아버지는 지영의 친아버지가 아니었지만 지영을 위해서는 엄청난 고생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였다.

    지영은 아버지에게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자신이 지금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에 눈물도 많이 흘려왔다.

    결국 최대한 빨리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주변에 아는 남자가 없으니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누구처럼 돈 많고 명 짧은 남자를 만나는 일은 정말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아주 좋은 기회가 자신에게 찾아오게 되었으니 지영의 입장에서는 절대 놓칠 수 없었다.

    ‘하늘이 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니 무조건 잡아야 한다.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저 오빠의 말과 행동을 보니 친구들도 분명히 제법 있는 집안의 자식들일 거야.‘

    지영의 내심은 있는 집안의 아들이기는 바라고 있었다.

    진한은 지영이 원하는 있는 집안의 아들이기는 했지만 지영과 이루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아직은 춤을 추러 나가지 않고 대화만 나누고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불만없는 얼굴들이었다.

    성호가 중간 중간에 재미있는 말을 하기도 했고 지연의 친구들도 그런 성호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기고 있어서였다.

    드드드.

    "여보세요. 도착했냐?"

    드디어 지영이 기다리고 있던 진한이 도착했다.

    성호는 진한을 데리려 나갔고, 남아 있는 지연의 친구들은 나름 예쁘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지연아, 너는 성호 오빠 무조건 잡아라."

    친구인 미선이 지연을 보며 말했다.

    "호호호, 이미 우리 아빠의 허락을 받고 오는 길이다."

    지연의 대답에 친구들은 모두 놀란 얼굴을 하며 지연을 보았다.

    "어머, 벌써 허락 받은 거야?"

    "그래. 오늘 만났지. 아빠가 성호 오빠를 보고는 마음에 드시는지 바로 허락해 주더라."

    지연의 대답에 친구들은 부럽다는 얼굴을 했다.

    "지연아, 너 잊지 마라. 분양하는 거 말이다."

    "맞아. 우리는 시집가는 것도 함께 간다는 약속을 어기면 안 되지."

    이들은 예전에 약속을 했는데 모두 함께 시집을 가자는 약속이었고, 지금 성호를 보며 지연이 부러워 약속을 지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남편감으로 성호는 아주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한의사의 아내라면 모두가 부러워하는 자리라고 여긴 탓이다.

    한참을 그렇게 수다를 떨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며 성호와 진한이 들어왔다.

    진한은 성호에게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 들어오면서 반가운 얼굴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성호 친구 원진한이라고 합니다. 초면이니 예쁘게 봐주세요."

    진한의 소개에 지연이 친구들은 다시 까무러치게 웃고 말았다.

    "호호호, 저 오빠 되게 웃긴다."

    "호호호, 정말 재밌는 오빠들이네."

    지연의 친구들은 진한의 인사 한 방에 순식간에 편안한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진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영을 정식으로 소개를 받은 진한은 지영의 미모에 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오빠, 우리 나가서 춤춰요."

    지영은 진한의 옆에 붙어 조르고 있었다.

    성호가 보기에는 지영이 진한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았다.

    둘이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갑자기 만나 너무 쉽게 친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 나가자. 이런 곳에 와서 그냥 죽치고 있으면 지영이에게 뺀찌를 먹을 수도 있으니 나가자."

    진한의 대답에 지영은 입가에 즐거운 미소를 머금었다.

    진한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서다.

    지연의 친구들은 지영이 진한에게 하는 짓을 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평소의 지영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서였다.

    지영과 진한이 일어서자 지연도 성호를 보며 눈치를 주었기에 성호도 할 수 없이 일어서게 되었다.

    "전부 나가자. 남아 있는 사람은 외롭게 되니 말이다."

    지연은 친구들을 보며 나가자고 했고, 모두 흔쾌히 수락하여 모두 나가게 되었다.

    나이트의 스테이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지만, 지연과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놀기 시작했다.

    때로는 서로 몸이 부딪치는 일도 있었지만, 여기는 그래도 신사들이 와서 그런지 서로 사과를 하며 가볍게 해결하고 있어서 성호와 진한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보였다.

    성호는 블루스 음악이 나오자 지연과 춤을 추게 되었는데, 지연의 친구 중 한 명인 미선에게 모르는 남자가 춤을 신청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미선의 행동이 남자를 거부하는 데도 남자는 끈질기게 달라붙는 것 같았다.

    "지연아, 미선이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어떻게 할까?"

    지연은 성호의 말에 고개를 돌려 미선이 있는 곳을 보고는 인상을 쓰면서 대답했다.

    "오빠가 가서 좀 말려줘."

    지연도 친구인 미선이 곤란해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기에 성호에게 부탁하게 되었다.

    성호는 그런 지연의 말에 빠르게 미선에게 다가가서는 미선의 어깨를 잡아주었다.

    "무슨 일이야?"

    미선은 어깨를 잡은 손길에 놀라 고개를 돌리더니 상대가 성호라는 것을 알고는 안심이 되는지 바로 대답했다.

    "오빠, 저분이 싫다고 하는데도 자꾸 춤을 추자고 하잖아요."

    미선은 성호의 옆으로 가서는 남자를 지적하며 말했다.

    성호는 남자의 외모를 보니 제법 있는 집안의 자식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었다.

    "여기는 제 일행이니 그만 돌아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성호가 정중하게 부탁하자 남자는 상당히 곤란한 얼굴을 하며 성호에게 대답했다.

    "아까부터 보니 거기 일행 분은 이미 파트너가 있는 것 같은데 없는 분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호도 서로가 좋아서 만나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일방적으로 들이대는 것은 사양이었다.

    "물론 파트너가 없으니 서로가 만나는 것이야 문제가 없지만 상대가 싫다고 하는데 달라붙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호의 대답에 남자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얼굴이 저절로 일그러졌다.

    그러면서 성호를 자세히 보게 되었고, 성호의 폼이 그래도 상류층의 인물 같아 보였던지 더 이상 시비는 걸지 않고 돌아갔다.

    남자가 돌아가자 성호는 미선을 데리고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미 블루스를 추기에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생각 들어서다.

    룸에 들어온 성호는 진한과 지영만 아직 오지 않아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성호와 지연의 친구들이 대화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지영이 뛰어들어 왔다.

    "오빠, 좀 도와줘요. 진한 오빠가 맞고 있어요."

    성호는 지영의 말에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나갔다.

    나이트의 스테이지가 있는 곳에는 진한과 두 명의 남자가 싸우고 있었는데 진한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다.

    성호는 진한이 맞고 있는 모습을 보자 눈에 불이 났고, 이내 진한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순식간에 진한의 옆으로 오게 된 성호가 두 남자에게 공격했다.

    "진한아! 이 새끼들이 지금 누구를 때리고 있는 거야?"

    퍽퍽퍽!

    "크으윽!"

    "으윽!"

    성호의 공격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날아갔고, 두 남자는 그런 성호의 주먹에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성호가 두 남자를 두들겨 패기 시작하자 구경만 하고 있는 나이트 직원이 빠르게 달려왔다.

    "손님, 진정하십시오. 이러다가 이 사람들 죽겠습니다."

    나이트 직원은 성호의 몸을 잡으며 말렸는데 교묘하게 성호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두들겨 맞고 있던 두 남자는 그런 성호에게 복수를 할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바로 반격하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가 감히 나를 때려?"

    "이 새끼, 너도 죽어봐라."

    두 남자는 성호에게 주먹을 쥐며 달려들었고, 성호는 지금 이들이 모두 한패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들이 아주 죽으려고 환장을 했구나."

    성호는 나이트 직원을 그대로 밀어내고 공격을 하는 두 남자의 주먹을 피하면서 그대로 내공을 이용하여 발로 상대의 다리를 걷어차 버렸다.

    퍼걱!

    와지직!

    "크아악! 내 다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