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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42화 (4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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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성호가 그런 곳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괜히 그런 이야기를 했다가 자신이 이상한 여자로 오해를 받을 것 같아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성호가 그런 지연에게 용기를 주는 바람에 말하게 된 것이다.

성호는 지연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았다.

이렇게 톡톡 튀고 성격이 나쁘지는 않지만 조금 대책이 없는 면이 성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성호는 그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오, 오빠, 왜 그래요?"

지연은 성호가 자신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고 있으니 마음이 불안해서 그런지 목소리도 떨리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지연을 보며 속으로 웃고 말았다.

"그래, 오늘은 지연이가 가자는 곳으로 가자. 그런데 우리 둘만 가는 거야? 보통은 나이트 가려면 많이 몰려서 가는 것 아니었어?"

성호는 항상 친구들과 나이트를 갔기 때문에 하는 말이었다.

"호호호, 오빠, 내가 전화만 때리면 나올 애들 있으니 걱정 마. 그런데 정말 내 친구들과 같이 가도 되는 거야?"

지연은 성호의 허락에 기분이 좋은지 아주 밝은 목소리가 되어 있었다.

"그래, 친구들과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연락해서 나오라고 해라. 오늘 지연이 친구들 보고 마음에 들면 내 친구놈들 소개해 주마."

"어머, 오빠가 중매 서는 거야?"

"중매는 무슨. 그냥 편하게 남자 친구 정도는 소개해 준다는 말이지."

"오빠가 소개해 주는 사람이면 친구들도 좋아하겠다. 헤헤."

지연은 친구들에게 성호를 인사시켜 주면서 자랑하려고 했는데 성호가 친구들에게 자기 친구들도 소개해 주겠다고 하니 오늘 자신이 친구들을 조금 뜯어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지연과 친구들은 서로가 경쟁을 하는 관계였지만 이상하게 친하기도 했다.

성호는 지연의 친구들을 보면 어느 정도 지연에 대해서 알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오라고 했지만 과연 성호의 마음대로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강남의 한 나이트의 입구에 도착한 성호와 지연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지연의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는 지연의 친구가 소개를 해주어 오게 되었는데 아직 친구는 도착을 하지 않았다.

"오빠, 지금 오고 있다고 하니 금방 도착할 거예요."

지연은 자신이 조금 미안한 상황이면 바로 존대를 했다.

아마도 이는 지연의 버릇 같아 보였다.

사람은 누구나 위기를 느끼게 되면 달리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지연이 그런 형태의 사람인 것 같았다.

지연은 자신이 실수를 하면 본능적으로 자기 보호를 위해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천천히 오라고 해라. 나중에 사고 났다는 소리 듣지 않게."

성호는 급할 이유가 없으니 하는 소리였다.

"호호호, 역시 우리 오빠야."

지연은 금방 얼굴이 환해지며 반말을 했다.

성호는 그런 지연을 보며 그저 웃기만 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격을 고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어서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지연은 전화를 받고 있었다.

"응, 어디야?"

지연의 친구들이 아마도 도착한 모양이다.

"나는 입구 쪽에 오면 있으니 그리로 와."

지연은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성호를 보며 설명했다.

"오빠, 지금 친구들이 도착했대. 이리로 오라고 했어."

지연은 친구들이 온다고 하니 금방 명랑하게 변했다.

"알았으니 이제 들어갈 준비나 하자. 저기 보니 사람들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호호호, 오빠는. 원래 나이트는 사람이 많아야 재미있는 거야."

지연은 나이트를 자주 다녔는지 아주 잘 아는 사람처럼 말했다.

지연과 그러고 있는데 저쪽에서 세 명의 아가씨가 걸어오고 있었다.

세 명의 아가씨도 모두 대단한 미인들이었고, 누가 보아도 날씬 몸매를 가지고 있어 한눈에 남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지연도 대단한 미인이었지만 이들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어머, 지연아."

"성미야, 지영아, 미선아, 어서 와라."

지연과 친구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사이처럼 인사를 하고 있어 성호는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다.

친구들이 모이자 지연은 바로 성호를 소개해 주었다.

"여기는 나랑 사귀는 오빠야. 모두 인사해."

지연의 말에 친구들은 모두 눈을 빛내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성미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미선이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지연의 절친인 지영이라고 해요. 앞으로 자주 보겠네요."

지연의 친구들은 자기소개를 아주 상냥한 목소리로 했다.

"반갑습니다. 김성호라고 합니다. 이렇게 미인들이 모여 있으니 이거 정신이 없습니다."

성호는 아가씨들이 미인이라고 하며 대답해 주었고, 그 말에 세 친구는 모두 눈빛이 달라지고 있었다.

보통의 남자들은 자신들이 모여 있으면 주눅이 들었는데 지금 자신들의 앞에 있는 남자는 그렇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연은 친구들이 성호에게 관심을 가지려고 하자 재빠르게 나섰다.

"자, 우리 이제 안으로 들어가자. 나머지는 안에 가서 이야기하자."

지연의 방해로 잠시 아쉬운 눈빛을 하며 성호와 일행은 안으로 들어갔다.

성호는 아가씨들의 숫자가 네 명이라 테이블보다는 룸을 선호했고, 지연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는지 성호의 말을 따랐기에 이들은 룸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룸으로 성호가 주문한 양주가 들어왔다.

"손님, 좋은 시간이 되십시오."

웨이터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나갔고, 이제 본격적인 질문의 시간이 되었는지 지연의 친구들이 성호를 보며 질문하기 시작했다.

"지연이는 어떻게 만나게 되신 거예요?"

"수영장에서 만났습니다."

"어머, 그러면 서로의 몸매를 보고 반해서……."

"호호호. 그거는 너무 심한 말이잖아."

지연의 친구들은 성호에게 장난을 치는 것인지 아니면 놀리려고 하는 것인지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물었지만 성호는 그런 지연의 친구들이 귀엽기만 했다.

성호가 담담하게 대답을 모두 해주자 친구들도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고, 지연은 그런 오빠가 마음에 드는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 하세요?"

"한의사입니다. 이번에 오픈하는 한의원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성호의 대답에 세 친구는 순간적으로 멍한 표정이 되었다.

"지, 진짜로 한의사세요?"

"예, 한의사 맞습니다. 그런 것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성호의 대답에 친구들은 갑자기 부럽다는 시선을 하며 지연을 바라보았다.

"에헴, 내가 이 정도 되는 위치야. 그러니 앞으로 나 잘 모셔야 한다? 그러면 오빠가 친구들을 소개해 주신다고 했으니 말이야."

지연은 친구들을 보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고는 바로 성호가 친구들을 소개해 준다는 말을 자신이 해주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저런 것은 누가 시켜서 해도 저렇게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출 수가 없을 텐데 지연은 아주 자연스럽게 타이밍을 맞춰 나가고 있으니 성호가 보기에 지연은 그런 일에는 타고난 것 같았다.

‘쟤는 다른 일은 별로면서 어떻게 이득이 되는 일만 생기면 저렇게 기가 막히게 할 수 있을까?‘

성호는 지연이 정말 대단하게 여겨졌다.

그런 성호의 생각과는 달리 지연의 친구들은 성호의 친구들을 소개해 준다는 말에 모두들 눈빛이 달라지고 있었다.

갑자기 이들이 조금 조신해졌다고 해야 하나? 성호가 보기에 이상해진 것은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어머, 진짜로 소개해 주는 거야?"

"그래, 지연이가 우리에게 분양도 좀 하고 그래야지."

성호는 분양이라는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내 친구들이 가축이야? 분양을 하게?‘

성호는 나이는 세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대화를 하는 것을 보면 최소한 열 살은 차이가 나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탓하고 있었다.

자신이 나이에 맞지 않게 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이다.

"걱정하지 말고 오늘 우리 오빠나 잘 모셔라. 그러면 내가 분명히 새끼 쳐준다."

"응? 지연아, 새끼를 친다는 말이 무슨 말이냐?"

성호는 지연의 말에 궁금함을 느끼고는 물었다.

지연은 친구들과 만나는 바람에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것을 알고는 이내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아, 저기, 오빠, 새끼를 친다는 말은……."

"새끼를 친다는 것은 지연이가 사귀는 오빠의 친구들을 소개해 준다는 말이에요. 혼자 독식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지연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조금 상태가 이상한 애들만 모여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성호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성호는 신세계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성호는 지난 시절 여자라고는 구경도 하지 못하고 살았었다.

그리고 대학을 다닐 때도 남들보다 부족한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에만 매달려도 부족한 상황이라 동기들과 만나지도 못하고 있다가 바로 군에 입대를 하게 되었다.

제대를 하고는 바로 러시아로 가서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성호는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가 있는 분들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기에 지금 지연과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쉽게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 지연이가 내 친구들을 지금 팔고 있다는 말인가요?"

"호호호, 오빠, 재미있게 표현하시네요. 하여튼 뜻은 맞아요. 지금 지연이가 오빠의 친구들을 팔려고 하고 있어요. 호호호!"

친구의 대답에 성호는 지연을 보게 되었고, 지연은 그런 성호의 시선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런 지연을 보고 친구들은 조금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친구는 그런 지연을 보고 크게 웃었다.

"호호호, 우리 지연이가 이번에 제대로 임자를 만난 것 같은데 어쩌나."

한 친구의 말에 지연은 더욱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속으로 이를 갈면서 말이다.

‘이 기집애들, 나중에 두고 보자.‘

지연은 성호에게는 이상하게 맥을 추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성격이 어디 가지는 않았기에 친구들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지연을 보며 참 재미있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반지의 힘을 이용하여 살아야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이들처럼 즐거움을 생각해보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호는 자신도 이들처럼 즐거움을 느끼며 목표를 이룰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 세상을 사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결국은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게 작용을 하고 있었구나. 목표를 세우기는 했지만 아직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나도 명확하지 않았는데 이제야 나도 확실하게 정할 수가 있겠다. 인생은 한 번밖에 없으니 나도 목표를 위해 즐겁게 살도록 해보자.‘

성호는 뜻하지 않게 완전히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대로 시행만 하면 되어서 속으로 상당히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겉으로는 전혀 다르게 무거운 분위기였지만 말이다.

지연은 성호의 눈빛이 갑자기 변하고 있는 것에 안절부절못하게 되었다.

괜히 친구들과 만나게 하여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는 후회가 지금 뇌를 스쳐 가고 있는 중이었다.

‘오빠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보니 나중에 또 혼나는 거 아냐? 에이, 저년들, 도대체 내 친구가 맞아?‘

지연은 성호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오해하고 있었지만 덕분에 지연의 행동이 조금은 조신하게 변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이들은 그렇게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성호는 지연의 친구들에게도 모두 말을 놓게 되었다.

친구의 오빠면 자기들에게도 오빠라고 하면서 말을 놓기를 원해서였다.

성호도 그런 이들의 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말을 놓게 되었지만 이들이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오빠, 친구들은 무슨 일을 하세요?"

지영은 아까부터 성호의 친구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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