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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하지마-37화 (3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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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운데 있는 남자가 부르자 옆에 있는 남자는 다른 소리를 하고 있었다.

    "몸매가 죽인다고 하더니 진짜로 죽이게 생겼네."

    "그렇기는 하네요. 저 정도 되니 여자들이 눈이 돌아버리지요."

    "야! 조용히 안 해!"

    남자의 외침에 주변에 있는 남자들은 그대로 침묵하고 말았다.

    성호는 문신을 한 남자가 자기를 부르자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결코 좋은 의미로 부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에게 볼일이 있습니까?"

    성호가 다가가면서 묻자 남자는 그런 성호의 당당함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인상을 쓰고 있었다.

    "어이, 얼굴도 되고 몸매도 된다고 지금 거들먹거리는 거여?"

    남자는 성호에게 바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성호는 남자가 시비를 거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저런 양아치 같은 놈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지금 바쁘니 다음에 이야기하세요."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옷을 갈아입기 위해 자신의 로커룸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했다.

    세 남자는 그런 성호가 지금 자신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바로 폭력적으로 변하게 하였다.

    "이런 씨발 놈은 좋게 이야기를 하면 들어 처먹을 생각을 하지 않아요."

    남자의 입에서 드디어 욕이 나오며 옆에 있는 의자를 발로 찼다.

    성호는 좋게 말로 하려고 하였는데 결국 양아치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지금 나한테 시비 거는 거냐?

    성호가 양아치를 보며 물었다.

    "너? 저게 진짜 죽고 싶은 모양이네? 애들아, 저거 손 좀 봐서 데려 와라."

    남자의 지시에 다른 두 명의 남자는 바로 대답하였다.

    "예, 형님."

    두 명의 남자는 성호에게 접근하며 공격하려고 하는 모습이었고, 성호는 정말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지난 몇 년간 무공을 익히면서 지내왔기에 싸움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지저분한 놈들에게 무술을 사용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성호는 이제 이놈들을 적이라고 인식하자 갑자기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너희 같은 양아치는 항상 느끼는 거지만 말로 해서는 들어 처먹지를 않으니 오늘 내가 직접 손을 봐주마."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두 명의 양아치부터 손보기 시작했다.

    퍽퍽!

    "컥!"

    "악!"

    더도 말고 두 방에 두 명의 양아치가 쓰러졌고, 성호는 쓰러져 있는 두 놈은 두고 가장 대장으로 보이는 놈에게 다가갔다.

    "자, 이제 마지막이니 잘 견디기 바란다."

    성호는 양아치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없기에 바로 공격하였다.

    양아치 대장 놈은 성호가 두 명의 동생을 때려눕힐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가 동생들이 쓰러지자 조금은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주먹이 날아오는 모습에 최대한 피한다고 피했는데 눈에 별이 보였다.

    퍽! 퍽!

    "……."

    그래도 대장이라 그런지 기절을 하지 않고 버티기는 하지만 이미 눈에는 초점이 없는 것을 보니 정신이 출장을 간 게 확실해 성호는 더 이상 두들겨 패지 않았다.

    "나중에 다시 한 번만 내 앞에 나타났다가는 어디 한 군데 부러지는 줄 알아라."

    성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옷을 갈아입고 나가 버렸다.

    성호가 나가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쓰러져 있는 놈들은 기절한 상태라 아직 깨어나지를 않았지만 대장 놈은 지금 기절한 것까진 아니고 의식이 희미하게 남아 있던 상태라 성호의 말을 듣기만 했을 뿐이다.

    성호가 밖으로 나오니 지연은 이미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남자분이 저보다 늦는 거예요?"

    "아, 미안해요. 지연 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오느라 그런 것이니 이해해 주세요."

    성호는 지연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고, 그 한마디에 지연의 입가에는 바로 미소가 생기고 있었다.

    "호호호, 진짜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네요."

    "자, 가시지요. 오늘은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네, 그러지요."

    두 사람은 그렇게 나가고 있었고, 두 사람이 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시선이 있었으니 바로 미영이었다.

    미영은 지연과 성호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나가는 것을 보고 자신도 바로 탈의실로 가서 옷을 빠르게 갈아입고 나와 있었다.

    입구에서 두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시간이 되어도 나오지를 않아 다시 들어오던 중 성호와 지연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이, 정말 신경질 나게 저 여우같은 년이 먼저 꼬리를 치는 바람에 남자가 넘어간 것 같은데 어쩌지?‘

    미영은 성호가 지연에게 넘어간 것 같아 지금 미칠 지경이었다.

    눈으로 보아도 자신과 비슷한 미모를 가진 지연이었기에 미영이 보아도 결코 만만한 적수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저 남자가 미영이 만난 남자 중에서 가장 멋있고 마음에 드는 남자라는 것이 미영이 지연에게 질투하도록 하고 있었다.

    성호는 그런 미영에 대해 모르니 지연을 데리고 자신의 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승용차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성호의 나이에 타고 다니기에는 그리 나쁘지도 않았다.

    "타세요. 오늘은 제가 모시도록 하지요."

    "예, 고마워요."

    지연은 이제 조금 자신이 본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성호의 모습에 정말 남자가 매너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그리 부족하지 않아 보여 기분이 좋았다.

    요즘 여자들이 남자를 보는 기준은 바로 첫째가 경제력이었고, 그다음이 매너와 성격이다.

    그런데 성호 같은 경우에는 이미 한의사라고 했으니 경제력에서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었고, 그다음에 매너도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 지연이었다.

    ‘호호호, 저런 남자라면 바로 결혼을 해도 걱정없겠다. 어머,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니?‘

    지연은 성호에 대한 생각만 하면 조금 오버하는 자신을 이제야 깨달았다.

    ‘맞아. 내가 이 남자만 보고 있으면 이렇게 오버를 하고 있었네. 조심하자. 이 남자, 어쩌면 선수일지도 모르잖아?‘

    성호는 지연을 데리고 전에 한번 가본 음식점으로 향했다.

    차가 떠나자 뒤에 남아 있던 미영은 발만 동동 굴렀다.

    "나쁜 년, 다음에는 내가 먼저 선수를 쳐야지."

    뒤를 몰래 계속 따르고 있던 미영은 다음에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며 자리를 떠났다.

    한편 탈의실에서는 세 명의 남자가 정신을 차렸는지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는 뭐가 어떻게 돼? 맞아서 기절하고 이제 깨어난 거지."

    "형님은?"

    두 사람은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잊은 것이 떠올라 주변을 둘러보다가 형님이라는 남자가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형님, 죄송합니다."

    "그런데 놈이 너무 빨라 움직이는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두 남자는 빠르게 변명하고 있었지만 그 형님이라는 남자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두 남자는 형님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는지 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형님!"

    동생들이 흔드는 바람에 정신을 차린 남자는 고개를 한 바퀴 돌리고는 동생들을 보았다.

    "아까 그놈은 우리가 상대할 놈이 아니니 다음에 여기에 오면 나에게 연락을 하고 감시만 해라."

    남자는 성호를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아서 그로기상태가 됐다.

    정말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지만 솔직히 실력을 보니 자신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인정해야 했다.

    혼자가 안 되면 단체로 상대하면 된다고 생각한 남자는 다음에는 절대 그냥 보내지 않을 것이라 마음먹었다.

    주먹이 안 되면 연장을 들어서라도 말이다.

    남자는 이 주변에 꽤 이름이 알려진 건달이었기에 나가기만 하면 제법 많은 동생들을 모을 수가 있었다.

    아직 조직에는 가입하지 않고 독고다이로 있지만 그래도 주먹의 이름은 그대로 남아 있었기에 아무리 조직이라고 해도 자신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그런 자신이 지금 당해도 제대로 당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상대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남자는 성호가 강한 것을 인정했고, 다음에는 강자에 걸맞은 준비를 할 것이다.

    "다음에는 이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야."

    남자의 중얼거림만 남아 있는 수영장 탈의실에는 이들이 기절해 있는 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가 이들이 떠나자 들어와서 옷을 갈아입었다고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건달의 문신은 공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성호는 지연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때요, 지연 씨?"

    "좋아요. 그런데 이런 곳은 어떻게 아셨어요?"

    "예전에 친구와 한 번 오게 되어 기억해 두었습니다. 저도 우연히 알게 된 곳이지요."

    성호는 예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진한과 함께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 그냥 갔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다시 한 번 가고 싶어 오늘 지연과 함께 오게 된 것이다.

    "좋은 곳을 알게 되었네요. 저도 다음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니 말이에요."

    "하하하, 다음에 지연 씨가 또 오자고 해도 제가 모시지요."

    성호는 지연을 보며 웃으면서 자기하고 같이 오자고 하였고, 그 말에 지연은 얼굴이 다시 붉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불빛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지연의 붉은 얼굴은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결코 성호의 눈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성호와 지연을 주변의 남자들이 모두 부럽다는 시선으로 보고 있으니 말이다.

    "자꾸 저를 놀리시면 저 그만 갈 거예요."

    지연이 붉어지는 얼굴로 성호에게 눈을 흘기며 대답하니 성호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꼴깍!

    성호의 이런 행동은 지연에게 바로 오해를 하게 만들었고, 그런 오해는 지연의 고개를 숙이게 하고 말았다.

    어째 상황이 묘하게 변하고 있었고, 성호와 지연은 조용히 말도 없이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성호는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지연에게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연 씨 집은 어디세요?"

    "저는 서울에 살아요. 왜요?"

    지연은 성호가 집을 묻자 자세히는 알려주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의 의도를 묻고 있었다.

    이는 아까의 이상한 느낌 때문이었는데, 혹시 하는 생각이 들어 자세히 알려주지는 않았다.

    성호는 본의 아니게 선수로 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아니요. 어디에 사시는지 알고 싶어서 물어본 것입니다. 저는 봉천동에 살고 있거든요."

    성호는 그냥 지연이 예쁘기도 하고 이런 기회에 여자를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이야기하려고 한 것인데 자신에게는 아직 여자를 다루는 솜씨가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저 장난이나 치는 수준은 되지만 정작 필요한 대화는 나누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연도 눈치는 빠르기에 성호의 의도를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먼저 접근하였다고 계속 그렇게 할 수는 없었기에 조금은 빼고 있었는데 성호는 바로 포기하려는 것처럼 보여 지연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있었다.

    ‘흥!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지, 어떻게 그냥 물러서려고 하는 거야?‘

    지연의 마음은 지금 성호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행동은 따로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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